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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한참이나 기다렸지만 말풍선 옆의 1은 요지부동이었다.

구승훈은 핸드폰을 패대기치고 싶은 충동을 꾹 누르며 눈을 감았다.

하, 이렇게 쉽사리 놓아주는 게 아니었는데.

강하리가 이토록 통제를 벗어날 줄 알았더라면.

후회가 밀려들면서 이성이 점차 제어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뼛속부터 피어오른 악랄한 기운이 이성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강하리가 단식투쟁을 하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라도 잡아둬야 했었다.

강하리의 모든 몸부림을 옥죄어서라도, 철창 속에 가둬서라도 자신 곁에 남겨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이성이 그를 말렸다.

안 된다고. 그러면 강하리를 점점 더 밀어내는 거라고.

차에 다시 탄 구승훈이 운전대를 쾅 내리쳤다.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갑자기 핸드폰 액정에 톡 하나가 떴다.

강하리인 줄 알고 부리나케 집어든 구승훈의 미간이 확 좁아졌다.

[형, 송유라가 자살했어]

승재가 보낸 톡이었다.

회신을 하기도 전, 안현우의 전화가 들어왔다.

“송유라가 너 가자마자 룸 화장실에서 손목 그었어. 지금 명인병원 응급실이야.”

“알았어.”

짧은 통화를 마쳤고, 구승훈이 명인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 밖에는 룸에 있던 일동과 송동혁, 장진영 내외까지 있었다.

장진영은 한바탕 울었던지 눈가가 벌개져 있었고, 송동혁은 어두운 얼굴로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구승훈이 다가오자 모두가 일제히 그를 돌아보았다.

“형, 송유라 위독하대.”

승재가 다가왔다.

구승훈의 관자놀이가 꿈틀했다.

“이상한 낌새 같은 것도 없었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길래 그러려니 했지. 우리가 따라가 지켜볼 수도 없고.”

승재는 약간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듯한 말투였다.

자해까지 서슴지 않더니 자업자득이지 뭐, 라고 말하는 듯한.

갑자기 장진영이 구승훈 앞에 털썩 꿇어앉았다.

“구 대표님, 우리 유라 좀 살려주세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요. 제발……!”

그 말에 승재가 눈을 희번덕였다.

지금 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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