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집에 돌아온 강수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피로가 몰려왔다.
강수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은 박 형사가 처음이었다. 그동안은 혼자만의 고민이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때로는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자신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기가 겁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했다. 하지만 예전과 지금의 의미는 많이 달랐다.
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한숨을 쉬던 강수는 아버지가 항상 앉아있던 책상 앞 낡은 회전의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비어있던 아버지의 의자에서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버지는 천천히 뒤돌아보며 빙긋이 웃었다.
강수야, 내가 왜 관상을 시작했는지 얘기한 적 있니?
…….
물론,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관상쟁이에게 끌려
하교 시간이 되었지만, 강수는 그냥 집에 갈 수가 없었다. 교직원 주차장 근처에서 어슬렁거렸다. 어떻게 알고 재욱이 또 따라붙었다.야, 강수. 여기서 뭐하냐?응? 아, 아무것도이 자식이 또…. 내가 참지. 사이코 차는 저기 파란색 세단 4444야. 햐! 죽이지 않니? 저런 튀는 파란색에 번호가 역시 사이코야.강수는 재욱을 돌아봤다. 보면 볼수록 예리한 놈이었다. 어쩌면 재욱과 함께 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알았어. 그럼 나 좀 도와줘. 일단 사이코가 퇴근하는 걸 봐야겠어.진작 그럴 것이지. 참, 너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이제 알았네.강수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생각했다.드디어 이놈이 나의 정체를 알아버렸구나. 어떻게 설명하지?너 미스터 빅한테 찾아갔다며? 너 미쳤나? 맞아 죽으려고 환장했니?강수의 예상은 빗나갔다. 재욱은 그저 강수가 미스터 빅을 찾아간 얘기를 들은 것이었다.그럴 일이 있었어.그럴 일이 뭔데? 난 그게 궁금하거든.그때 마침, 사이코가 나와서 차로 다가갔다. 둘은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사이코의 차는 주차장 입구를 빠져나와 학교 정문 쪽을 향했다. 강수와 재욱은 재빨리 차를 뒤따라갔다.야, 너 설마 저 차를 뛰어서 따라가려는 건 아니지?재욱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강수도 그러려는 건 아니었다. 딱히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하지만 사이코가 언제 퇴근하고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그냥 보고 싶었을 뿐이다.갑자기 차가 교문을 통과하기 전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창문을 내려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 그 누군가가 차로 다가갔다. 재욱의 눈이 커졌다.쟤… 은서 아냐?은서? 그렇다면 사이코가 전화해서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던….사이코가 무슨 말을 한참 늘어놓자 은서는 쭈뼛거리더니 사이코의 옆자리에 올라탔다. 강수와 재욱은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쳐다봤다. 차가 정문을 지나 우회전했다. 일단 사이코의 집 방향이었다.강수는 마음이 급했다.재욱아, 너 지금 빨리 미스터 빅한테 가서 내가
일단 집으로 돌아온 강수는 속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몇 번 고민하다가 여진에게 전화를 했다. 한참 신호가 간 후 여진이 전화를 받았다.밤늦게 전화해서 미안해.…….진짜 미안한데, 한 가지만 확인하자.…….한참 말이 없던 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뭘?그놈이… 사이코 맞지?전화기 너머 신음 소리가 들렸다. 강수는 더 이상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그놈이 사이코라는 것을 확신했다.알았어. 일단 나에게 맡겨. 네가 일일이 얘기 안 해도 돼.전화를 끊으려는데 여진이 갑자기 말을 했다.강수야, 그러지 마. 나뿐만 아니라 여럿 다쳐.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여진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수는 다리의 힘이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겉으로는 보기에, 무심하고 기가 세 보이는 여진이지만, 아직 어린 소녀였다.뭔 말인지 알겠어. 조심할게. 하지만….…….너의 말대로 너뿐만 아니라 여럿이라서. 진짜 미안하지만, 그냥 덮을 수는 없을 거 같아.전화기에서 여진의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재욱의 소식통에 의하면 사이코가 오늘 갑자기 출근했다고 한다. 강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교무실로 뛰어갔다. 마침 교무실 문이 열리고 사이코가 한 여선생과 키득거리며 나왔다. 웃던 사이코와 강수의 눈이 마주쳤다.짧은 정적. 사이코는 강수를 보고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는지 웃음을 멈추었다. 강수는 지그시 사이코를 응시했다.너, 선생님께 무슨 버릇이냐? 인사도 안 하고. 지금 째려보는 거야?사이코가 갑자기 시비를 걸어왔다. 강수는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을 밥 말아먹고 학교 오는 것 같아….사이코가 여선생과 함께 지나가며 하는 말이 강수의 귀에 들어왔다.강수는 다시 한번 그의 얼굴에서 확신을 얻었다. 악마의 기운이 흘렀다. 가면 갈수록 어둠의 힘이 커질 것 같았다.마음이 급해졌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강수는 그 길로 3학년 선배들의 교실 쪽으로 뛰어갔다.미스터 빅, 그러니까 오대산은 교실
사이코, 그래 그 사이코. 그러고 보니 요즘 못 봤네.너 몰랐어? 사이코 지금 휴가 중이잖아. 갑자기 휴가를 내고 쉬고 있다는데. 어디가 아프다고 했다던가?뭐, 휴가?그래서… 내 생각에는 뭐가 있는 거 같아. 현지의 입원과 사이코의 휴가.강수는 눈앞이 번쩍하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를 아무리 뒤져봐도 ‘그놈’이 보이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학생이 아니고 선생님이었다. 더군다나 요즘 학교에 안 나타나고 있는 선생님.강수는 사이코의 얼굴을 떠올려봤다. 며칠 전 복도에서 여진의 팔목을 잡으려 하던 사이코. 그리고 자신들을 돌아보던 그 눈빛. 분명 어두운 기운이었다.그래, 사이코다. 분명 그놈일거야.하지만 직접 얼굴을 봐야했다. 그래야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그 이후였다. 강수는 재욱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왜 그렇게 쳐다봐. 무섭게.재욱아, 너 진짜 대단하다. 천재야, 천재.강수가 갑자기 재욱을 덥석 안았다. 재욱이 기겁을 했다.얘가 갑자기 안 하는 짓을? 그래 알았다. 형한테 그동안 많이 잘못한 거 이제야 느끼는구나.재욱이 아니었으면 감을 잡을 수 없었을 수도 있었다. 말 많은 게 결코 나쁘기만 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예리한 수다쟁이라니.혹시, 너 사이코 연락처와 집 주소 알 수 있니?왜? 뭐… 그거야 1분이면 알 수 있지.강수가 다시 한번 재욱을 번쩍 안았다.강수는 마음이 급했다.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곧바로 재욱이 알아낸 주소로 사이코의 집을 찾아갔다.선배들도 다 초능력자야. 어떻게 알고 별명을 사이코라 지어준 거야?강수는 사이코라는 별명이 너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박형석은 이 학교에 부임한 지 대략 3, 4년 된 젊은 선생이었다. 인물이 훤칠해서 여학생들이 좋아했다. 하지만 오자마자 별명이 사이코가 되었다. 선배들이 지어준 별명이었다.일단 수업 중 그의 언행이 좀 특이했다. 아슬아슬했다. 성희롱에 가까운 농담과 여학생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부담스러웠다.그리고 같은
안 돼. 여진아. 내가 해결해줄게. 그놈을 내가 잡아줄게. 그놈 때문에 네가 왜? 미쳤니? 복수를 해야지. 복수.강수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게 말이 줄줄 나왔다.강수의 말에 여진의 눈이 둥그레졌다. 한참 강수를 쳐다봤다.네가… 네가 어떻게 알아? 도대체 뭘 아는 거야?강수는 일단 여진을 안전한 곳으로 끌고 내려왔다. 여진은 놀란 표정으로 강수를 보며 순순히 끌려왔다. 강수는 여진에게 자신이 옥상에 와서 이런 말들을 하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려웠다.그냥 느꼈어. 아니 그냥 봤어. 네 얼굴에서.여진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한숨을 쉬었다.네가 뭘 보았던 무슨 상관이야. 너의 일이 아니니 넌 그냥 내려가라.안 돼. 그럴 순 없어. 내가 끝까지 너를 지켜줄게.여진이 서서히 고개를 들어 강수를 보았다. 강수는 자기가 한 말이 민망하기는 했으나 정말 그러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진을 지켜주고 싶었다.여진은 시간이 지나자 진정이 된 모습이었다.내가 진짜 죽으려고 한 건 아닌 것 같아.여진의 말이 좀 이상했지만, 강수는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옥상 난간에서 여진이 돌아봤을 때 느꼈다. 그녀는 혼란 상태였다.맞아. 그냥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 그랬겠지만, 넌 죽을 운명이 아니야. 죽을 이유도 없고.여진이 강수를 돌아봤다.그리고 무엇보다 넌 강한 사람이야. 결코 그런 일에 포기하고 그럴….너…, 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일이라니? 네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여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순간 강수는 당황했다.무, 무슨 일인지는 나도 모르지.근데 왜…?강수는 호흡을 한번 고르고는 지그시 여진을 바라보았다.내가 하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고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일단 믿어 줘. 뭐라고 설명하기가 그래서 그래.…….누구니?뭐?널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여진이 겁먹은 표정으로 강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일
그러고는 안 팀장의 노트북에 연결해 영상을 보여줬다. 강수가 범인들의 사진을 맞추는 장면들이 녹화된 취조실 영상이었다.안 팀장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그러더니 박 형사의 서류철을 빼앗아 사진들을 보면서 영상과 비교했다. 박 형사의 말이 최소한 꾸며낸 이야기는 아니었다.내말 맞지? 이건 백퍼센트 리얼이라고.음…. 이거, 이거 참…. 이 영상 조작 아니죠?뭐?당연 아니겠죠. 형님이 왜 그러겠어요. 믿어요, 믿죠. 믿긴 한데….안 팀장은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근데 얘가 도대체 누구예요?이 친구? 그러니까… 최근에 한 남자가 이상하게 죽었는데, 그걸 목격한 아들이야.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요? 근데 이상하게 죽었다니?처음 보는 시신이었어. 그게….박 형사는 강수에 얽힌 일련의 사건을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 충격으로 인해 기절한 후 며칠 만에 깨어난 것. 그리고 아버지 시신의 특이한 점에 대한 이야기까지. 안 팀장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는 한참 생각에 빠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빛을 반짝거리며 박 형사를 바라보았다.형님, 일단 이 애를 한번 보고 싶어요.보면? 봐서 내 말이 확실하다면?뭐…. 확실하다면야…. 아, 우선, 저희 법의학 연구소에서 검사를 좀 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친구를 맡길 마땅한 사람이 있어요.마땅한 사람? 누굴 누구에게 맡긴다고?네, 프로파일러인데, 심리학 박사이기도 하고. 이런 쪽 일을 좀 하는….이런 쪽 일이라니?안 팀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기밀이라도 되는 것처럼.강수는 학교 교문에 도착하자 선글라스를 벗어 가방에 넣었다. 사람들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껴 보았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차마 학교 안에서는 그러기가 민망했다. 이유를 설명하기도 그렇고.강수는 그럭저럭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일단, 칠판 글씨가 너무 잘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수업내용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그
집에 돌아온 강수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피로가 몰려왔다.강수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은 박 형사가 처음이었다. 그동안은 혼자만의 고민이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때로는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자신이 이해할 수가 없었다.사람들의 얼굴을 보기가 겁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했다. 하지만 예전과 지금의 의미는 많이 달랐다.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한숨을 쉬던 강수는 아버지가 항상 앉아있던 책상 앞 낡은 회전의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비어있던 아버지의 의자에서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버지는 천천히 뒤돌아보며 빙긋이 웃었다.강수야, 내가 왜 관상을 시작했는지 얘기한 적 있니?…….물론,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관상쟁이에게 끌려가서 매 맞으며 배운 거지만. 나는 말이야. 이게 천직이라고 생각해. 사람을 본다는 것은 말이야. 사람의 마음을 보고 인생을 본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능력인 거야. 거의 슈퍼맨, 배트맨이 되는 거지. 아니 그 이상이지. 흥분되지 않니?…….사람의 마음을 보고, 사람의 과거를 보고, 사람의 미래에 대해 조언해 주고, 바른길로 안내해주는 거지. 못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고 고쳐나가게 설득하는 것. 얼마나 멋있는 일이냐? 그래서 난… 그 뭐냐… 나를 성직자라고 생각해. 신부, 스님, 목사 같은 성직자. 참 보람된 일이지.아버지가 생전에 가끔 하던 말들이었다. 그때 강수는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렸지만, 오늘따라 생생하게 그 말들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생각과 철학과 고민과 보람을 조금도 이해해주지 못한 게 너무 가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