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가족의 완성은 혈연일까, 아니면 함께 보낸 시간일까?" 완벽주의 변호사, 자유분방한 예술가, 무뚝뚝한 체육관 관장, 정체를 숨긴 재벌 3세. 각자의 상처와 결핍을 안고 타인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던 네 남자가 핏덩이 아기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삶을 양보하고 희생한다. 육아라는 극한의 일상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아이가 자라는 만큼 어른들도 함께 성장해 나가는 따뜻한 코믹 힐링 스토리를 그리고자 한다.
View More2월의 찬바람이 아직 가시지 않은 저녁, 셰어하우스의 훈훈한 공기는 여름이의 폭탄선언에 의해 단숨에 얼어붙었다. "나,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만들 거야! 지훈이 주게!" 소파에서 예능을 보며 귤을 까먹던 강태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귤이 푹 터졌다. 식탁에서 노트북으로 코딩 작업 중이던 유준은 허공에 손을 멈췄고, 서류를 보던 태준은 안경을 벗으며 미간을 짚었다. 마당에서 두부의 털을 빗겨주던 이수마저 동작을 멈추고 거실을 돌아보았다. "지, 지훈이...? 그 3학년 2반 박지훈 말하는 거니?" 태준이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물었다. "응! 지훈이가 저번에 체육 시간에 피구공도 막아줬단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제일 예쁘고 맛있는 초콜릿 만들어서 줄 거야! 아빠들이 좀 도와줘!" 해맑게 웃으며 방으로 쏙 들어가는 여름이의 뒷모습을 보며, 네 남자는 약속이나 한 듯 씁쓸하고도 복잡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벌써 짝꿍한테 초콜릿을 주겠다고 나설 나이가 된 건가..." 태준이 헛기침을 했다. "아니, 그 녀석이 뭔데 우리 여름이의 수제 초콜릿을 먹어? 내가 헬스장 가서 덤벨이나 들게 해줄까?" 강태가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결국 '딸바보' 네 남자는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기왕 주는 거, 초등학생 남자아이는 감히 상상도 못 할 고퀄리티 초콜릿을 만들어 기선을 제압하자는 묘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다음 날, 셰어하우스 주방은 난장판이 되었다. 평소 무거운 운동 기구만 들던 강태는 조그만 과도를 쥐고 카카오 블록을 썰려다 도마 밖으로 초콜릿 파편을 사방에 튀겼다. "아유, 이거 왜 이렇게 안 썰려!" 유준은 한 손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베이킹 영상을 켜고, 다른 한 손엔 온도계를 든 채 호들갑을 떨었다. "형! 중탕 온도 45도 넘어가면 분자 구조 깨져서 망해요! 빨리 찬물! 코딩 디버깅하는 것보다 템퍼링 맞추는 게 더 어렵네!" 태준은 레시피 책을 들고 잔소리를 하며 지휘를 하려 했지만, 정
민족 대명절 설날 아침. 까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셰어하우스는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고운 색동 한복을 차려입은 여름이가 두부와 치즈에게 세배(?)를 가르치며 까르르 웃고 있었고, 전직 요원들은 모처럼 무장 해제된 상태로 거실 소파에 늘어져 명절 특선 영화를 시청 중이었다. 주방에서는 의경이 식구들끼리 오붓하게 먹을 분량의 떡국을 여유롭게 끓이고 있었다.그 완벽한 평온은 요란한 초인종 소리와 함께 무참히 깨어졌다.딩동- 쾅쾅쾅!"어이! 형님들! 문 좀 열어보십쇼!"현관 모니터에 비친 불청객들의 정체를 확인한 태준의 안경 너머로 서늘한 안광이 번뜩였다. 과거 중동 지역에서 연합 작전을 수행했던 사설 용병단 '블랙 베어'의 거구 3인방이었다. 명절에 갈 곳 없는 독거(?) 용병들이, 과거 자신들의 전설적인 지휘관이었던 태준과 동료들을 핑계 삼아 양손에 굴비 세트와 한우 갈비를 들고 무작정 쳐들어온 것이다."삼촌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여름이가 배꼽인사를 하자,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누비던 털보 용병들이 순식간에 무장 해제되어 껄껄 웃으며 지갑에서 수표가 든 세뱃돈 봉투를 꺼냈다.훈훈한 분위기도 잠시, 2m가 넘는 거구 세 명이 거실에 주저앉자 의경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큰일 났습니다! 식량이 부족합니다. 저 인간들 먹성을 생각하면 지금 준비한 떡국과 전으로는 턱없이 모자랍니다!"순간, 네 남자의 눈빛이 일제히 교차했다. 외부 세력 앞에서 셰어하우스의 빈약한 보급 능력을 들키는 것은 스페셜리스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태준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앞치마를 집어 들었다."현 시각부로 작전명 '명절 한상차림 화력 지원'을 선포한다. 전 요원, 주방으로 즉각 투입!"거대한 주방이 순식간에 숨 막히는 서바이벌 전장으로 변모했다."내 구역은 만두다. 압도적인 질량과 속도로 승부하지."강태가 양손에 중식도를 들고 도마 앞에 섰다. 타다다다닥! 기관총 연사 소리를 방불케 하는 무자비한 칼질로 순식간에 고기와 채소가 다져졌다. 그는 엄청난 악력으
12월 중순, 거리에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셰어하우스 거실에도 반짝이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다. 캐럴을 흥얼거리며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던 평화로운 저녁, 여름이가 툭 던진 한마디가 거실의 공기를 싸늘하게 얼려버렸다."아빠들, 근데 산타 할아버지는 진짜 없는 거지? 지훈이가 그러는데, 그거 다 엄마 아빠들이 새벽에 몰래 선물 놓고 가는 거래. 들키지 않으려고 수염 달고 변장하는 거라고."쨍그랑-태준이 닦고 있던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파에서 귤을 까먹던 강태는 귤을 통째로 으깨버렸고, 유준의 노트북 모니터에는 알 수 없는 에러 코드가 줄줄이 떴다. 이수는 쥐고 있던 리모컨을 부러뜨릴 뻔했다.'동심 파괴.' 그것은 셰어하우스 요원들에게 있어 국가 1급 보안 시설이 뚫리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치명적인 사태였다.여름이가 자러 방에 들어가자마자, 불이 꺼진 거실에는 무거운 침묵과 함께 긴급 전술 회의가 소집되었다."현 시각부로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방어전을 선포한다. 작전명은 [S.A.N.T.A - 동심 수호 위장 침투 작전]."화이트보드 앞에 선 태준이 비장한 표정으로 작전명을 써 내려갔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여름이의 뇌리에 '진짜 산타'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감히 우리 딸의 동심에 스크래치를 내?! 그 지훈이란 녀석, 내가 당장 찾아가서 썰매에 묶어버리겠어!" 강태가 씩씩거리자 이수가 그의 뒷덜미를 차갑게 눌렀다."어리석은 짓 마라. 외부 세력을 응징하는 것보다, 우리가 완벽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첩보전의 기본이다."유준이 빔프로젝터로 셰어하우스의 3D 입체 도면을 띄웠다."목표일은 12월 24일 밤 11시 50분. 굴뚝이 없는 우리 집 구조상, 유일한 침투 경로는 2층 발코니 창문입니다. 제가 집 안의 스마트 홈 시스템을 해킹해 가짜 썰매 종소리와 옥상의 인공 눈송이 분사기를 타이밍에 맞춰 가동하겠습니다.""산타 역은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진 강태, 네가 맡는다."태준의 지시에 강태가
11월 중순, 낙엽이 바스라지고 날카로운 초겨울의 삭풍이 창틀을 때리던 어느 서늘한 아침. 평소라면 가장 먼저 일어나 두부, 치즈와 함께 거실을 우다다 뛰어다녀야 할 여름이의 방이 쥐죽은 듯 고요했다. 아침 식사 시간이 다 되도록 인기척이 없자, 기이한 위화감을 느낀 태준이 2층 계단을 성큼성큼 밟고 올라갔다. 조심스레 방문을 열어본 태준의 안경 너머로, 이불을 목 끝까지 뒤집어쓴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작은 형체가 포착되었다.태준이 다급히 다가가 아이의 이마에 손을 얹는 순간, 그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체온계의 전원을 켜고 아이의 귀에 가져다 대자, '삐빅-' 하는 전자음과 함께 액정 패널에 '38.5도'라는 붉은 숫자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과거 적진 한가운데서 폭발물 타이머의 마지막 1초를 목격했을 때도 이토록 눈앞이 아득해지진 않았다. 태준은 즉각 아이를 두꺼운 이불로 감싸 안고 1층으로 뛰어 내려가며 사자후를 토해냈다."전원 비상! 코드 레드! 여름이의 체온이 38.5도를 돌파했다. 즉시 셰어하우스 메디컬 방어전으로 돌입한다!"태준의 일갈에 거실에서 여유롭게 모닝커피를 즐기던 네 남자의 평화가 산산조각 났다. 커피잔이 바닥에 나뒹굴 새도 없이, 전직 스페셜리스트들의 몸에 각인된 위기 대응 매뉴얼이 폭발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뭐라고?! 우리 딸이 아프다고?! 당장 헬기를 띄워! 아니, 내가 강남에서 제일 큰 대학병원을 통째로 짊어지고 오겠다!"강태가 눈을 까뒤집으며 현관문을 부수고 나갈 기세로 포효했다."강태, 진정하고 포지션 지켜라. 외부 이동은 타겟의 체력 저하를 가속할 뿐이다. 셰어하우스 전체를 무균 양압실 수준으로 통제한다."이수가 서늘하게 강태를 제압하며 곧각 의료용 라텍스 장갑을 양손에 튕기듯 껴안았다. 그는 특수 살균 소독제가 담긴 분무기를 양손에 들고,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입자 단위로 박멸하겠다는 듯 집안 구석구석을 미친 듯이 소독하기 시작했다. 암살자의 스텝으로 거실을 누비는 그의 궤적에는 한
오전 5시 30분.이태준의 아침은 언제나 완벽한 통제 아래 시작되어야 했다. 알람이 울리기 1분 전에 눈을 뜨고, 세안 후 피부 수분 유지를 위해 정확히 3초 안에 달바(d'Alba) 미스트를 뿌리는 것. 그것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승률 99% 변호사 이태준의 철칙이었다.하지만 오늘, 그의 완벽한 아침은 알람 시계 대신 고막을 찌르는 앙칼진 사이렌 소리에 무참히 박살 났다.**"으아아아아앙-!!!"**"아악! 내 귀!"태준이 침대에서 튀어 오르며 방문을 열어젖혔다. 거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밤새 한숨도
강남 로펌에서 연희동 셰어하우스까지 정확히 45분. 이태준(32세, 변호사)은 대문 앞에 서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에 젖은 그의 손에 들린 각 잡힌 루이비통 서류가방이 평소보다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퇴근길이었다. 매사를 분 단위로 쪼개며 철저한 루틴대로 살아가는 그에게, 입주 한 달 차를 맞은 이 셰어하우스는 그야말로 통제 불능의 무법지대였다."하… 진짜 미치겠네."대문을 열고 들어선 태준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비틀즈와 머라이어 캐리의 희귀 빈티지 LP판들이 위태로운 탑처럼 쌓여 있었다. 비닐도
"거기, TV 장식장 모서리! 1mm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붙여! 애 이마 찢어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주말 아침, 이태준의 불호령이 셰어하우스를 뒤흔들었다. 한 손에 줄자를 든 태준은 마치 건설 현장 소장처럼 거실을 누비며 위험 요소를 색출하고 있었다.여름이가 '뒤집기'라는 신기술을 장착한 지 불과 3일. 얌전히 바운서에 누워있던 천사는 사라지고, 눈만 떼면 매트 밖으로 굴러가 바닥을 핥거나 테이블 다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직진형 굴삭기'가 탄생했다.결국 태준은 '제2차 베이비 룸 개조 작전'을 선포했다."아니, 형!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4월의 주말 오후.평화로운 연희동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거실 한가운데 깔린 뽀로로 퍼즐 매트 위. 그곳에는 엎드린 채 낑낑거리며 용을 쓰고 있는 생후 7개월 여름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네 명의 성인 남자가 숨죽인 채 둥글게 포위하고 있었다.사건의 발단은 10분 전이었다.매트 위에서 모빌을 보며 놀던 여름이가 갑자기 한쪽 다리를 번쩍 들더니, 허리를 활처럼 휘며 몸을 옆으로 틀기 시작한 것이다."어? 어어?! 형들! 이거 봐! 여름이 몸이 반으로 꺾였어!"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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