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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Author: 김원호
강성시에서 DH 그룹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DH 그룹이 강성시 최고 재벌인 것 외에 남부 창용 부대를 뒷배로 두고 있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의 거래는 군부대와 협력하고 있었다.

지금 강성시에서 제일 번화한 시내 중심에 위치한 고층빌딩이 DH 그룹 본사였다.

88층이나 되는 높은 건물이다.

이때 한 택시가 DH 그룹 앞에 멈췄다.

차 문이 열리고 웅장한 체격에 군주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윤구주가 보였다. 그는 긴 다리를 뻗어 차에서 내렸다.

그는 고개를 들어 DH 빌딩을 한번 보더니 빌딩 안으로 걸어갔다.

빌딩 밖에는 슈트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DH 그룹은 반은 군수 기업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 들어가는 사람을 엄격히 제한해야 했다.

윤구주가 문 앞에 도착하자 매끈한 슈트를 차려입은 경호원이 그를 향애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여긴 외부 인원의 참관을 금지하는 구역입니다. 물러나 주세요.”

윤구주가 경호원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사람을 찾는다고요? 죄송합니다.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호원이 재차 말했다.

이 말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경호원을 난감하게 하지 않았다. 이렇게 큰 회사가 외부인을 통제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당신들 사장님 주세호를 만나러 왔는데 들어갈 수 없나요?”

윤구주가 다시 한번 말했다.

경호원은 윤구주가 사장님의 이름을 대자 그를 다시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윤구주를 보며 경호원이 잠깐 고민하더니 물었다.

“혹시 저희 사장님과 아는 사이신가요?”

“아니요. 하지만 이 물건을 건네주면 저를 알 거예요.”

윤구주는 이렇게 말하며 몸에 지녔던 구주 영패를 경호원에게 전했다.

경호원이 멈칫하더니 윤구주에게서 영패를 건네받았다.

“이게 뭐죠?”

“주세호 씨한테 보여주면 알 거예요.”

경호원이 어리둥절해 있는데 갑자기 먼 곳에서 경적이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빨간색 마세라티 오픈카가 회사 방향으로 달려왔다.

차 안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까만색 정장을 입은 예쁜 여인이 앉아 있었다.

대략 스물여섯에서 스물일곱 살쯤 되어 보였다.

차 안에 있었지만 경호원은 그녀를 한눈에 알아봤다.

“큰아가씨입니다.”

경호원은 이렇게 말하며 얼른 마세라티에 앉은 절세 미녀를 향해 군례를 올렸다.

그러자 굳게 닫혔던 자동문이 열렸다.

마세라티에 앉은 주안나가 문 앞까지 차를 몰면서 바깥에 선 경호원에게 물었다.

“뭐가 이렇게 느려요?”

“죄송합니다. 큰아가씨. 저 사람이 주 사장님 좀 뵙고 싶다고 하셔서...”

주안나가 이를 듣더니 길게 뻗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며 예쁜 눈동자로 윤구주를 쳐다봤다.

“아빠를 찾는다고요?”

“누구지?”

경호원이 말했다.

“저 사람 말로는 사장님과 아는 사이라고, 그러면서 이 물건을 사장님께 보여주면 사장님도 저 사람이 누군지 안다고 했어요.”

경호원이 이렇게 말하며 구주 영패를 주안나에게 건네주었다.

주안나가 구주 영패를 받아 여기저기 살피더니 하찮다는 듯 말했다.

“이 고물은 뭐야?”

“이걸 가지고 우리 아빠를 만나겠다고?”

“아빠 회사 안 나온 지도 3일이나 됐는데.”

주안나가 이렇게 말하더니 차를 운전해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요. 제 영패!”

자신의 영패를 가져가는 주안나를 보고 윤구주는 어이가 없었다.

윈워터힐스.

이곳은 주씨 집안의 별장이었다.

오피스룩에 까만 스타킹을 입은 주안나가 윈워터힐스에 들어서더니 서둘러 아빠를 찾으러 갔다.

주변에 서 있던 보디가드가 주안나를 발견하고는 일제히 인사했다.

“큰아가씨.”

얼마 지나지 않아 주안나는 고풍스러운 방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는 기골이 장대한 늙은이가 서 있었다.

늙은이는 광대가 튀어나왔지만 안색은 혈기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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