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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Author: 김원호
문 뒤에 서 있는 노인은 그저 미소를 지은 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자신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부님?”

윤구주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다름 아닌 윤구주의 사부님 화신 화공두목이었다.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한쪽으로 돌려 그의 몸에 가려진 사람을 드러냈다. 그는 칼을 메고 차가운 눈빛으로 서 있었다. 그저 가만히 서 있음에도 마치 칼날이 목을 겨누고 있는 듯한 압박감을 주었다.

“김도현 님.”

블랙홀 속의 빙신전 대 제사장은 김도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많이 놀란 듯했다.

“검도 도주, 김도현.”

진동왕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곧 그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뒤에 있던 현모도 그에게 인사를 하며 예를 표했다.

두 쪽은 서로 인사를 마친 뒤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두 명의 절세 강자는 윤구주를 깊이 바라보고 유유히 사라졌다.

불꽃으로 휩싸인 문이 천천히 사라지더니 문안에서 소채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스승님, 화공 할아버지, 아까 그 사람 구주 맞죠?”

이때 문이 완전히 사라졌기에 두 사람이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했다. 두 명의 절세 강자가 지켜주고 있으니 소채은은 안전했다.

화공두목은 아마도 문씨 가문이 벌인 일을 알고 윤구주가 위험에 처할 것을 예감했기 때문에 이곳에 찾아왔을 것이다.

문이 열리고 윤구주와 눈을 마주친 순간 그는 이 제자를 얕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모, 임 삼촌, 10만 대군을 이끌고 천옥 북쪽 현관으로 가세요. 제가 직접 밖으로 보내줄게요.”

윤구주가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은 잠시 망설였다. 윤구주는 그들이 천옥을 떠나도록 호위해 주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떠나면 윤구주는 어떻게 될까?

“지금 제 명령을 의심하나요?”

“아닙니다.”

두 사람은 윤구주의 명령대로 즉시 대군을 소집했다.

귀신족은 이미 전멸했기에 이제 남은 것은 10만 대군을 천옥에서 무사히 철수시키는 것이었다.

대군 소집을 마치자 하늘이 어두워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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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344화

    “이 망할 놈! 윤구주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내 인황 자리를 빼앗는 거야! 내가 바로 화진의 인황이다! 국운이 눈이 먼 거야?”염황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 하지만 그가 울부짖을수록 국운은 그에게서 더 멀어져 갔다.삼안 여황제는 상황파악이 안 됐는지 그 자리에 멍해져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고작 이십 년 동안 수련한 수련자가 국경을 넘어 국운을 이 땅으로 소환하다니.“말도 안 돼.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그녀는 이제 자신의 실력마저 의심하게 되었다. 그녀는 예전처럼 자신감 넘치지 못했다. 이 전투에서 지고 윤구주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꽉 채웠다.윤구주가 허공을 밟고 경계를 가뿐히 넘어 한 걸음 한 걸음씩 삼안 여황제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칠만 년 동안이나 수련한 수련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삼안 여황제, 어때? 아홉 마리 성용이 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네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다니? 성용 아홉 마리가 뭐 어쨌다고! 네가 화진의 국운을 불러왔다고 나를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윤구주, 너에겐 그럴 자격 없어!”삼안 여황제는 윤구주의 그 눈빛이 혐오스러웠다.분명 하늘과 땅을 주무르는 신은 삼안 여황제였다. 천하를 굽어보는 강자도 삼안 여황제였는데 윤구주 따위가 감히 그런 눈길로 그녀를 모욕하다니.“정말 우습구나. 넌 지식이 부족해. 내가 너를 죽이려고 국운을 불러온 것 같아? 아니야. 난 그냥 천상 구역과 너의 연결을 끊으려고 그런 거야.”윤구주가 아무런 표정 없이 대답했다.지금의 그는 그 어떤 감정의 파동도 없이 차갑기만 했다.이는 삼안 여황제를 제압할 수 있다는 윤구주의 자신감을 보여줬다.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마주하면 당연히 태연할 수 있는 법이었다.삼안 여황제는 그제야 천상 구역과의 연결이 완전히 끊긴 것을 느꼈다. 화진 국운의 소모 속에서 그녀의 전법은 점점 약해질 것이다.이런 식으로 소모전이 지속한다면 그녀는 반드시 목숨을 잃을 것이다.“이런 방법으로 기린을 구하려는

  • 구주, 왕의 귀환   제23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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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3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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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340화

    “하하하! 윤인황, 방금 그거 뭐야? 꽤 대단한걸? 깜짝 놀랐잖아!”“7만 년 전의 나라면 분명 그 칼날 아래 죽었겠지. 하지만 지금 네 앞에 선 나는 무려 7만 년을 견뎌낸 존재다. 내 동력은 네가 상상도 못 할 만큼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진정한 고통을 겪은 자만이 정점에 오를 자격이 있지! 이게 너의 마지막 관문이다. 내가 지난 7만 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직접 느끼게 해주마!”삼안 여황제의 이마 한가운데에 있던 세 번째 눈이 번쩍 뜨였다. 괴이한 광휘를 내뿜는 그 요안의 힘은 공간마저 일그러뜨렸고 온 세상을 미친 듯이 흔들기 시작했다.쿠우웅!찰나의 순간에 무거운 압력이 윤구주의 원신을 짓눌렀다. 그 진동은 그의 존재 자체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강력했다.그리고 임홍연이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삼안 여황제의 세 번째 눈이 원신에서 이탈하더니 이내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 해와 달과 별을 대신한 거대한 혈동으로 변모한 것이다.그 혈동은 붉은빛만 머금고 있지 않았다. 다채로운 오색 빛이 반사되어 나왔고 그 빛은 세상의 원래 색채를 완전히 뒤엎었다. 그 세계에선 생명을 가진 것이 오히려 흑백으로 보여지게 된다.“젠장! 이건 삼안 요괴가 창조한 금단의 섭혼술이야! 혼술을 수련하는 자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궁극의 경지지!”“만화경이 열리면 모든 자들의 목숨은 더 이상 자기 것이 아니게 돼. 이 경계 안에서는 삼안 요괴가 곧 신이나 다름없다고!”김도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긴 세월 동안 수련자들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노련한 고수였고 생사의 갈림길도 수없이 겪어본 사람이었지만 오늘처럼 뼛속까지 두려움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흥, 무지한 놈 같으니. 이건 혈기은월이다.”삼안 여황제는 냉소 섞인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무슨 은월이든 간에 널 베어버리면 그만이지!”김도현은 낮게 포효하며 인검합일이 되어 만법귀일의 기세로 검을 삼안 여황제에게 날렸다.“만화경이 펼쳐진 순간 이미 너희 운명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해.

  • 구주, 왕의 귀환   제2339화

    소채은은 옳고 그름이 뭔지 잘 몰랐다. 다만 윤구주의 말에 따라야 한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다.다시금 치솟는 불길은 몸을 태우기 시작했고 산 전체를 휘감는 봉황의 불꽃은 타오르는 성화가 되어 다시 한번 염황의 탄생을 억눌렀다.“봉황! 너는 우리 일족의 수호신이거늘 어찌하여 윤씨 일가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냐!”염황은 분노에 몸을 떨었다. 7만 년 동안 억눌린 그의 본성은 삼안 여황제 못지않게 격렬하고 난폭했다.“하하하! 상상도 못 했군! 7만 년이 지나도 고대 화진의 인황은 이제 막 떠오른 새 인황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 봉황마저 너의 말은 듣지 않는구나!”삼안 여황제가 비웃음을 터뜨렸다.염황이 다시금 억눌리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조롱은 더욱 커졌다.쿵!윤구주의 원신이 삼안 여황제 앞에 떨어지자 그의 살기를 감지한 여황제는 무심코 동공을 좁혔다.“정말로 나를 죽이겠다는 거냐? 그만큼 잔인해질 수 있단 말이야? 내 목숨은 천상 구역과 연결되어 있다. 그곳은 날 파괴하지 못해. 하지만 내가 죽는 순간, 천상 구역은 함께 무너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아름과 기린수도 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한 명은 내가 만났던 것들 중 가장 영리한 인간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성수의 혈맥을 완전히 융합한 고금 유일의 수련자지. 내 목숨 하나로 그 둘을 데려가면 손해는 아니겠지. 하지만 문제는 너야. 그중 하나는 네가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고 다른 하나는 생사를 함께한 형제다. 정말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어? 진심으로 그렇게 잔혹해질 수 있단 말이냐?”삼안 여황제는 싸늘한 눈으로 윤구주를 응시했다. 그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였기에 그의 마음이 그렇게 잔인할 리 없다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지긋지긋하다는 듯 말을 잘랐다.“싸울 거냐, 말 거냐? 설마 싸울 용기도 없어진 거냐?”슈욱!삼안 여황제는 숨을 삼켰다.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윤구주의 눈에 자신을 향한 깊은 경멸이 피어올랐다.“너 지금 나를 얕잡아본 거니? 감히 날 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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