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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2화

Penulis: 김원호
윤구주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해 일전은 확실히 위험했어. 거의 해결 불가능한 상황이었어.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운이 좋았어.”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사해 이후에 네가 설계한 일들은 그저 평범했어. 심지어 마지막 몇몇 관문에서 내 마음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어.”

곤륜 구역 천옥이 끝난 후, 북경과 수산, 종문 동맹이 윤구주에게 줄 수 있는 압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맞아. 내가 마음이 약해졌거든. 이미 네 마음을 아프게 했고 너를 다치게 할 때마다 나 자신도 다쳤으니까. 너를 찌를 때마다 내가 더 깊은 고통을 겪었어. 그래서 모든 관문에는 허점이 있었어. 원래는 널 죽이려고 했지만 결국 네겐 그저 경험치만 주는 일이었어.”

이렇게 생각한 문아름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 그녀처럼 도도하고 차가운 여자가 윤구주와 연애할 때는 영락없는 바보가 되었다. 평범한 커플처럼 장난치고 같이 게임도 하고 그랬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갑자기 문아름은 마치 무언가를 예감한 듯 몸을 떨더니 갑자기 험악한 얼굴로 윤구주에게 소리쳤다.

“구주야! 얼른 나를 죽여. 난 네 손에 죽고 싶어!”

윤구주의 손에 죽는 건 그녀의 영광이었다. 그녀도 자신을 전사로 여기고 상대방의 손에 죽는 걸 영광으로 여길 것이다. 휠체어에 주저앉아 힘없이 죽음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윤구주는 반응하지 못하고 속으로 갈등하고 있었다.

지금 손을 쓰면 그녀가 원하는 걸 이뤄주는 것이지만 임정설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를 도와줄까, 아니면 그녀가 이렇게 고통스럽게 죽도록 복수해야 할까, 아니면...”

윤구주가 갈등하는 사이 문아름의 끝이 다가왔다.

천도의 반서가 다가오고 죽음의 기운이 문아름의 몸에 침입하여 그녀의 남은 생기를 앗아갔다.

문아름은 순식간에 수십 년은 노쇠해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초췌한 노인이 되었다.

청춘은 사라졌다. 한때 화진의 제일 미인이었던 그녀는 지금 늙고 못생겨졌다. 더 절망적인 것은 그녀가 저항할 힘도 없고, 자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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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10화

    그들 모두 생사를 함께한 경험이 있었고 둘 다 윤구주를 구한 적이 있었다. 임홍연은 그래서 두 사람이 윤구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윤구주는 그녀의 말을 듣고 어이없어했다. 임홍연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도 딱히 할 말은 없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일들은 윤구주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쳤었다.곤륜 구역에서 수련할 때, 많은 사부님들이 그에게 공법을 가르쳐 주기 전에 먼저 사람 됨됨이부터 가르쳤다.사랑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윤구주는 화공두목 사부가 한 말을 떠올렸다. 그는 평소엔 나약해 보이고 아무것도 못 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상대방이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 걸고 상대방을 구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김도현도 윤구주에게는 사부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윤구주의 사부님들은 모두 같은 신념을 지니고 있었고 윤구주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김도현도 진심으로 소채은을 높이 평가했다.임홍연이 지금처럼 억지를 부리며 화를 내는 이유는 윤구주가 위험할 때 목숨 걸고 그를 구하거나 그를 찾으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이 원망스러워서였다.“난 널 탓한 적이 없어...”“그래! 넌 날 탓한 적이 없지. 하지만 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줬잖아. 난 이젠 널 배신한 문아름보다도 못한 존재야!”임홍연은 울면서 하소연하며 계속하여 윤구주에게 성질을 부렸다.그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서요산 진인은 동료에게 눈빛을 보냈고 서요산 사람들은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임씨 가문 사람들도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임홍연이 윤구주 앞에서 화를 내며 성질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윤구주가 그녀를 그만큼 아끼기 때문이었다.윤구주가 그녀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임홍연이 막무가내로 굴 수 있는 것이다.왕실 사람들도 자리를 떴고 4대 군신도 떠났다. 떠나기 전 백호는 참지 못하고 장난스럽게 말했다.“국주님께서는 평생 헌신하셨는데 돌아가신 뒤에도 결국 편히 쉬지 못하시네.”“멍청하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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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더러 국주가 되라고 하신 건가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제가 국주가 된다면 가장 먼저 구주군부터 없애버릴 거예요! 그리고 예로부터 신하가 국주로 즉위하게 되면 동기가 무엇이든 역사에는 부정적으로 기록됩니다!”육도진은 씩씩대면서 말했다.신하가 즉위한다면 십중팔구 역사에 국주의 자리를 꿰찬 것이라고 기록될 텐데 그것은 대역죄였다. 육도진은 그러고 싶어도 그럴 배짱이 없었다.본인뿐만 아니라 육씨 가문의 명성을 고려해야 했으니 말이다.윤구주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곧장 위패 앞으로 걸어갔다. 임홍연은 상복을 입고 아버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청룡, 백호, 주작, 현모 네 사람도 흰색 옷을 입고 옆에 서 있었다.“저하!”청룡 등 네 사람은 일제히 윤구주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백호는 호들갑을 떨면서 인사를 마치자마자 문아름에 관해 물었다.“저하! 문아름 그 여자는 어떻게 된 겁니까?”주작은 바로 욕부터 내뱉었다.“저하, 그 빌어먹을 여자는 왜 데려오신 겁니까? 아, 알겠어요. 그 여자가 국주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거죠? 그 여자를 이곳으로 데려온 뒤 국주님의 위패 앞에서 그 여자를 죽이려는 거죠? 저하께서 직접 손을 쓰기 껄끄러우시다면 제가 하겠습니다!”“...”임성진도 바로 눈치를 챘는데 청룡 일행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윤구주가 침묵하자 나이가 가장 많은 청룡이 두 사람을 혼냈다.“둘 다 조용히 해. 저하께서 따로 생각이 있으시겠지. 너희 둘이 무슨 자격으로 멋대로 결정을 내리려는 거야?”현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장 침착하고 머리가 좋은 현모는 이미 뭔가를 짐작하고 있었다. 윤신우의 말을 떠올린 그는 문아름의 지혜가 지금의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문아름도 이젠 화진을 배신할 이유가 없었다.문아름의 내공을 감지한 현모는 문아름의 실력이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윤구주가 그녀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윤구주는 설명하는 대신 겉옷을 벗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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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구주가 먼저 궁으로 들어갔다. 임씨 일가 사람들은 이미 소식을 듣고 그곳에서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사실 따지고 보면 윤구주는 화진의 이성왕으로 친왕인 임성진보다 지위가 훨씬 낮았고 국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왕실 구성원들이 아무리 이성왕을 존중한다고 해도 예를 갖출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현재 윤구주를 향해 예를 갖추는 왕실 구성원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윤구주에게는 자격이 있었다.윤구주는 이미 황자였고 당장 국주로 즉위할 수도 있었다.동시에 그는 화진의 인황이기도 했다. 인황은 천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고 황제 위에 군림할 수도 있었다.지위만 따지고 본다면 쇠약한 왕실은 이미 윤구주보다 훨씬 아래였다.지위를 떠나서라도 윤구주는 이미 임씨 가문을 위해 수많은 일을 했다. 윤구주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임씨 가문에서는 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을 것이다.화진에서는 가문에서 황자가 탄생한다면 역사에 기록되게 된다. 지금도, 앞으로도 화진이 존재한다면 후세는 영원히 임씨 가문을 기억할 것이다.임정설이 오직 죽음만을 바란 건 다른 사람들을 탓할 수 없었다. 임씨 가문 사람들은 아직도 임정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나 일은 이미 벌어졌다. 만약 윤구주가 종문 동맹과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더라면 임정설의 시신은 영원히 타국에서 떠돌았을 것이다.그러니 윤구주는 임씨 가문의 은인이었고 은인에게 예를 갖추는 건 당연했다.“여러분, 어서 일어나세요. 여러분들은 제게 빚진 게 없어요. 가족끼리 이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고요.”윤구주는 손을 들면서 말했다.그의 말에 왕실 사람들은 뒤늦게 반응했다. 그들 중 명망이 높은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그 말을 들으니 구주왕이 우리 임씨 가문의 사위라는 게 이제야 생각나는군요.”‘윽...’윤구주는 당황했다. 굳이 따지자면 그런 셈이었다.“여러분, 그러면 저는 국주님의 위패를 참배하러 가보겠습니다.”윤구주는 인사를 한 뒤 궁 안의 정원을 지나 국주의 위패가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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