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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2화

작가: 김원호
“그러니까 해방을 원한다고요? 하지만 당신은 삼안 여황제의 혼술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으니 나를 도울 수 없다는 거죠?”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윤구주를 향해 찬탄의 눈빛을 보냈다.

“이번 세대의 화진 인황은 특별한 존재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군.”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족장님께서 나를 도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있겠죠? 예를 들어 7만 년 전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이에요.”

윤구주는 말했다.

그에게 있어 노인의 칭찬은 의미가 없었다. 그가 인정해 준다 해도, 그것은 그저 공허한 말일 뿐이었다.

“결단력 있고 황자다운 기풍이로군.”

“그래, 나는 그때 일어난 일을 자네에게 말해줄 수 있어. 하지만 그건 오직 자네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

“왜냐면 소채은과 임홍연은 모두 제물이기 때문이야. 제물로서 그렇게 많은 걸 알 자격은 없지.”

말을 마친 노인은 손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두 개의 큐브가 소채은과 임홍연을 감싸며 그들을 윤구주와 노인으로부터 격리했다.

제물이라는 말을 들은 소채은과 임홍연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 하지만 소채은은 금세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의 눈빛은 확고했고 만약 자신의 희생이 윤구주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생명까지 바칠 각오를 하고 있었다.

반면, 임홍연은 한동안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눈물을 흘리긴 했으나 끝내는 그 운명을 받아들였다. 윤구주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숨길 수 없는 서운함이 묻어났다.

두 여인의 반응을 모두 지켜본 노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새로운 인황, 자네는 내가 아는 화진 역사상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야. 역대 인황들은 모두 세상을 제패했지만 결국엔 모두 혼자가 되어 외롭게 늙어갔어.”

“하지만 자네는 달라. 자네가 가는 곳곳에 자네를 위해 생명을 바칠 사람들이 있어. 심지어 자네를 배신했던 그 여인까지도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자네를 위해 목숨을 바칠 거야.”

윤구주는 침묵했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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