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 씨, 왜 그래?" 손가을이 이상함을 감지하고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손씨 그룹의 주식이 폭락하고 주주들이 투자를 철회했을 때도 염구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괜찮아, 확인해 볼게 있어서. 잠시 전화 좀 하고 올게." 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한쪽 구석으로 걸어갔다.오늘의 계획은 손씨 그룹의 존망과 관계되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되었다. 지씨 가문은 당연히 그런 능력이 없었지만, 그 배후의 고씨 가문은 달랐다.같은 시각, 지프 랭글러 두 대가 험한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무리안이 바깥으로 통하는 길은 사람을 찾아 고쳐야 한다니까요. 가기 힘들어 죽겠어요."수안이 차를 몰면서 불평불만을 해댔다. 진작 길이 이렇게 험할줄 알았더라면 차를 몰지도 않았을 것이다.뒤에 앉은 제정도가 놀리며 말했다. "수안 문주의 목소리는 정말 우렁차시네요.""조심해요, 기습이 있어요!"그때, 앞 좌석에 있던 수안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너무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라 두 사람은 자세한 상황도 모른 채 데리고 있던 부하들과 함께 서둘러 차에서 뛰어내렸다.쾅!곧이어 그들이 탄 차는 떨어진 돌에 맞아 골짜기 밑으로 추락한 후 폭발했다.차를 몰다가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조금은 짜릿했다."반응이 빠르네. 이것도 눈치챌 수 있다니."이때 산비탈에서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그들을 막았다. 모두 전신경지에 이른 사람이었다."당신들은 누구죠? 본 적도 없는데 왜 저희를 공격하는 거죠?" 제정도는 신중한 편이라 충동적으로 행동하려는 수안을 막고 물었다. "고씨 가문 사람이다.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두 사람도 꺼리지 않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고씨 가문?'용하국에서 고씨 가문은 명성이 자자했는데, 전 세계의 강호가 모두 고씨 가문을 알고있어 감히 건드리는 사람이 아주 적었다."저희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말이에요. 좀 비켜 주셨으면 합니다."제정도는 화를 가라앉히며 겸손하게 말했다.고씨 가문은 그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
"지금 꺼지면 이 칼 뽑을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빨리 결정해."수안은 한 방을 먹인 다음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다시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고씨 가문의 사람들을 죽일 수는 있지만 염구준의 일에 늦어서는 안 되었다. "으악…. 가자!"고씨 가문의 사람들은 두려워져 욕도 내뱉지 못한 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떠났다. "쯧쯧, 하여튼 무서운 뱀이라니까요. 전신경지 강자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버리다니."전투가 끝난 후 제정도는 뱀을 보면서 끊임없이 감탄했다. 솔직히 그도 한마리 키우고 싶었다.띠리링.그들이 막 출발하려고 할 때, 수안에게 염구준의 전화가 걸려왔다."여보세요? 길에 무슨 문제가 생긴거야?""두 명이 저희를 기습하긴 했지만, 방금 모두 철수했습니다." 수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럼 됐어. 멘딘 제레가 이미 전용기를 준비해놨으니까 그 사람 찾아가. 이륙하자마자 바로 오면 돼."염구준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고 또 다른 곳에 전화를 걸었다.조심하라고 통지하는 전화거나 강자를 보디가드로 두라는 전화였다. 그가 초대한 사람들한테 오늘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고씨 가문에는 강자가 많아 아무리 그들이라도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시간이 지나자 손씨 그룹 발표회 현장에 오는 사람이 점차 늘기 시작했고, 시작 시간도 서서히 다가왔다."구준 씨, 발표회가 곧 시작되니 이제는 무대로 가야 해."손가을은 전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를 가리켰는데 오직 손태석만이 그곳에 앉아있어 다소 휑해 보였다. 염구준이 초대한 사람들은 고씨 가문 사람들에게 막혀 아직 도착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더욱 허전하게 느껴졌다. "안심해. 손씨 그룹은 괜찮을 테니까."염구준은 아내를 위로하며 그녀를 데리고 무대에 올라갔다.발표회는 그들의 등장과 함께 정식으로 시작 되었다.앞에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과 초대석의 빈 자리를 보며 손씨 그룹의 이사회 사람들은 조금 자신이 없었지만 계속 침묵할 수도 없으니 먼저 아무말이나 몇 마
"염구준, 시간이 다 됐는데 네가 초대한 사람들은 대체 어디있지?"발표회장 안에 갑자기 울린 지천만의 목소리에 모두가 집중했다. 지금은 양측 모두에게 있어서 복권 당첨자를 뽑는 것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에 쏠렸다.바로 지금 이 문에 성공과 실패가 달려있다! 귀를 살짝 움직인 염구준은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바깥의 소리를 들은 것이다."이미 밖에 있잖아요."'어디 있는데?'지천만은 자기 눈이 잘못된 줄 알고 밖을 몇 번 더 쳐다 보았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하하. 염구준, 손씨 그룹이 망할까 봐 미치기라도 한 거야?"지천만의 미친 듯이 웃는 소리가 일층 전체에 메아리쳤다."누가 감히 오라버니의 존함을 직접 부르는 거야? 죽을래?"외침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한 여자가 발표회장 안으로 들어왔다!수안은 속도가 매우 빨라 그녀가 가장 먼저 발표회장 안에 도착한 것이였다."잠깐만요. 왜 이렇게 빨리 뛰어요?" 그 뒤를 이은 건 제정도였다.곧바로 염구준이 초대한 사람들이 속속들이 도착했는데 모두 10여명정도 되었다.참석한 사람들 중에 있던 유명인사들 중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정체를 알아챘다."얼른 저기 좀 봐. 동남아시아의 패자, 멘딘 제레 아니야?!""그리고 저기 있는 서양인은 아서잖아. 그 은행 지역 수석 집행관 말이야.""저 사람은 유럽의 비즈니스 여왕, 앨리스네."모두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정도의 거물들을 모을 수 있을 정도로 손씨 그룹의 능력이 좋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일자로 줄을 서서 염구준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를 올렸다."염 선생님, 그리고 손 대표님 반갑습니다.""네, 모두 자리에 앉아 주세요." 염구준은 인사를 받으며 옆에 있는 한 줄의 빈자리들을 가리켰다.사실 그 또한 매우 난감했다. 지금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지 모르지만 조금 있다가는 손가을한테 이 상황을 설명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손가
“...”발표회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해 귀를 한번씩 후벼팠다.40억이 누구 개 이름인가?! 사람들이 여전히 충격에ㅈ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염구준과 멘딘 제레는 이미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정말 감사합니다, 멘딘 씨."계약을 마치고 손가을이 손을 내밀어 악수하려고 했지만 멘딘 제린은 염구준의 여자를 함부로 건디릴 수 없어 악수 대신 예의 바르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진짜야?'모든 것이 너무 꿈만 같아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체가 완료되었습니다."그러자 대형 스크린에 계좌이체 진도 표시줄과 함께 시스템 안내음이 울려 퍼졌다."정말 돈이 많네..!"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결국 놀라움을 참지 못하고 감탄하기 시작했다. 멘딘 제레는 한 지역을 제패하는 사람으로 많은 부를 끌어모았기에 차고 넘치는 게 돈이었다. 염구준이 그더러 겸손하게 행동하지 말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그는 손해액 140조 전체를 다 메꿔줬을 것이다. 지천만은 순식간에 벌어진 놀라운 상황에 배가 아파졌다. 한 사람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았는데 10여명이 빌려주면 얼마나 많은 돈이 모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는 몹시 당황하고 화가 났다. "저는 그럼 20조를 빌려드리겠습니다.""저는 15조 빌려드리겠습니다.""저는 2조 빌려드리겠습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빌려줄 수 잏는 액수를 말하기는 했지만, 앨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빌려줄 수 있는 액수가 제한되어 있었고, 제정도는 정말 돈이 없었기에 10억을 빌려줌으로서 성의를 보여줬다.끊임없이 줄어드는 액수를 들으며 지천만은 다소 안심했다. 확실히 적지 않은 돈을 모으긴 했지만 140조나 되는 손해액을 메꾸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었다.이때 한 사람이 일어나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그 사람은 바로 육 선생이었다."육 선생도 돈을 빌려줄 줄은 몰랐네. 재미난 구경을 할 수 있겠어."육선생이라 불리는 노인은 천용 투자 그룹의 회장으로, 아직 대중들이
오늘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일부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었기에 갖고 있는 게 모두 돈 뿐이었다.그렇게 순식간에 주식은 빨갛게 변했고, 심지어는 너무 빨개져서 자색빛을 띌 정도였다. 오늘날의 손씨 그룹은 이전보다 더욱 강대해졌다. 손가을의 주식도 이미 50% 를 초과한 상태였다. 염구준은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 기회틀 틈타 준비한 선물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에 마이크 쪽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가을아, 이건 내 주식인데 전부 너에게 줄게."그는 서류 한 묶음을 꺼내서 손가을에게 건네주었다.'주식?'지금까지 염구준은 회사 돈을 관리한 적도, 주식을 가진 적도 없었기 때문에 손가을은 더욱 의아했다. 반신반의하며 서류를 열어 본 후 그녀는 모든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신이 손씨 그룹의 수혈팩이었어...? 당신이 줄곧 우리 그룹을 돕고 있던 거였구나..!”손가을는 흥분된 마음을 더는 진정시킬 수가 없어 소리를 지르며 염구준을 냅다 껴안았다.자신을 위해 모든 걸 막아주는 남자가 줄곧 옆에 있었다니 감동의 물결이였다. "안는 건 집에 가서 안고, 먼저 일부터 처리하자."염구준이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얄밉기는!"손가을은 이 상황에도 일부터 처리하는 염구준이 꽤씸해 가볍게 때렸다.'지금 염장질 하는 거지?'현장에 있는 사람이든 라이브를 보고 있는 사람이든 모두 이 모습을 보고 어이 없어 했다. 오락가락하던 손가을의 주식은 그렇게 공포의 90% 에 달했다!손씨 그룹은 큰 발전을 거쳐 다시 손가을의 손에 돌아올 수 있었다.다만 염구준이 조금 애를 먹었을 뿐이다. 손씨 그룹을 연명 시키기 위해 무덤 살 돈까지 전부 쏟아부을 뻔 했으니까 말이다. 발표회는 이제 샴페인을 터뜨리며 끝났다고 할 일만 남았다.그러나 지천만은 아직 있는 수를 다 쓰지 못한지라 이대로 마무리 하게 냅둘 수 없었다. "잠깐만, 아직 피해자들이 더 있습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수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 한 무리가 들어왔는데 모양새
지천만은 정말 자신의 뺨을 몇 대 후려치고 싶었다. 염구준의 명성을 망치려고 했는데 되려 도와준 셈이 되어 버렸다. '이런 젠장.'"이만 가자."지천만은 화를 내며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다.허점이 없어 보였던 판이 염구준에 의해 깨졌으니 더 이상 여기 있기엔 자기 자신이 너무 하찮고 창피하게 느껴졌다. 원래는 고씨 가문의 기습을 기회로 삼아 한 번에 손씨 그룹을 빼앗으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나중에 손씨 그룹을 다시 상대하려고 하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리라."멈춰. 일 벌여놓고 그냥 가려고? 세상에 그렇게 쉬운일이 어디있어?"수안은 소리 치며 단번에 지천만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염구준 제외,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성격이 줄곧 좋지 않았다."하, 정 얄미우면 때리던가."지천만은 눈앞의 계집애가 이렇게나 많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때리지 못할 거라고 오해했다. 그러나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뺨의 아픔을 느꼈고 곧 멀리 날아가 버렸다.쿵.바닥에 떨어지자 그의 오른쪽 뺨은 빨갛게 부어 올랐고 입안은 피투성이가 되었으며 침을 뱉자 부러진 이빨 몇 개가 튀어 나왔다."다들 저 계집애가 날 때린 거 봤지? 얼른 찍어! 신고해버릴 거니깐." 지천만은 심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혀를 내돌렸다.기회만 찾으면 일을 내려는 모습이 정말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아저씨, 난 계속 가만히 서 있었어. 억울한 사람 몰아가면 안 되지." 수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녀가 성격이 나쁘기는 해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이런 자리에서 염구준을 난감하게 만들 리는 없었다. '안 움직였다고?'그제서야 지천만은 자신이 방금 전에 손이 아닌 기류에 맞은 거였음을 알아차렸다. 수안은 정말로 움직이지 않았다.'고수였다니..'"나를 모함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부딪치다니. 좀 대단한 걸?" 수안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상대방을 비꼬았다."뭣들 하고 있는 거야? 당장 때리지 않고!"지천만은 당한 것이 억울해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아
염구준은 자료를 한 번 쓰윽 보고 인원수를 훑어보고는 빠르게 배치하기 시작했다."수안, 너는 북부 지역을 책임져. 제정도 씨는 남부 지역을 맡으세요.""용준영 씨는 계속 전국에 고씨 가문이 벌린 사업장들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봐주세요.""진영주, 너는 이 명단을 가을이에게 넘겨서 가을이가 사업상에서 상대방을 압박하게 해."이 외의 나머지 지역은 염구준이 책임질 생각이었다. 능력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일하는 게 정석이니까. 수안과 제정도는 염구준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남아 있었다."네!"그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한편, 진영주는 매우 흥분했다. 처음으로 이런 작전에 참가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자신이 한 편의 첩보 영화를 찍고 있는 것만 같았다.'짜릿해!'"매제, 그럼 나는?" 용필은 자신의 이름이 안 불리자 따돌림을 당한 것 같아 되짚으며 물었다. "형님께서는 손씨 그룹 빌딩 본부를 지키면서 저희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세요."염구준은 자신이 자리를 비운 틈에 누가 공격하지 않도록 용필을 배치했다."알겠어!"용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매우 대단하다고 느끼며 환하게 웃었다.마지막으로 염구준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엄숙하게 말했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작전 목표는 오직 우두머리와 강자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함부로 공격하지 마세요.""네!""그럼 빠르게 움직입시다."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모두 경비실을 나와 사람들을 이끌며 자신의 임무를 하기 시작했다.염구준은 하루 안에 청해시에 있는 고씨 가문의 사업장을 무너뜨리고, 일주일 안에 전국에 분포된 고씨 가문의 사업장을 전부 무너뜨릴 계획이었다.경제적 원천이 없으면 그들도 더 이상 건방지게 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어차피 전에 손씨 그룹을 공격한 사람 중에는 그들도 있으니까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고씨 가문을 겨냥한 반격이 시작되었다. 염구준은 혼자 행동했는데 제일 먼저 간 곳은 당연히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그는 이번에 새로
지천만은 그의 사악한 미소를 보면서 마치 죽음이 자시을 향해 손짓하는 것처럼 끔찍하게 느껴졌다."내가 잘못했어.. 이 일은 나와 관계 없는 일이야. 그냥 내가 돈에 눈이 멀었었나 봐." 지천만은 결국 무릎을 꿇고 앉아서 계속 사죄를 했지만 염구준은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외쳤다."3초 줄 테니까 이 일과 무관한 사람은 전부 꺼져."그의 말에 저택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입구로 나가거나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모두 급하게 도망치기 바빴다. 3초 후 큰 저택은 이내 텅텅 비었다. "가문에서 당신을 상대하려고 강자를 보냈는데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는 거야?" 고황호는 일어서서 원망 어린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한쪽 팔이 상대방에 의해 불구가 된 것을 그는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었다."한 팔만 남았는데도 가만히 있지 못하네?" 염구준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는 다섯 번이나 고황호를 놓아주었는데,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더욱 설치고 다녔다. "감히 내 앞에서 팔 이야기를 꺼내? 이게 다 당신 때문이잖아! 죽어 버려!"고황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도망칠 생각도 하지 않고 염구준을 공격했다.지금의 그는 분노로 뒤덮여 아이큐가 0이 되어 버렸다.팍!그러나 고황호는 몇 걸음 다가가지도 못하고 염구준에 의해 목이 잡혔다.또 목이 잡힌 것이다!염구준이 그에게 여러번 써먹은 수법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피하지 못했다."이거 놔! 능력 있으면 둘이 붙어! 난 오늘 당신한테 도전할 거니까."그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아서 어렵게 입을 열었다."도전이라니까 이젠 봐주지 않을게."염구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는 상대가 누구던지 늘 도전을 신성하게 생각했고 신중하게 대했다. "당신이 봐주지 않아도 나는 당신을 죽일 수 있어!" 고황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살기를 방출했다."이미 그러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덤벼."염구준은 그를 한쪽으로 집어던진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상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