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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8화

Author: 잔영
염구준은 검을 내리쳐 단번에 땅을 잘라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공격하려 할 때, 주변에서 익숙한 기운을 감지했다.

“왔으면 숨어 있지 말고 나와.”

염구준의 말이 떨어지자 숲이 흔들리면서 열 명 넘는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청룡 전존님의 휘하에 있는 칠살입니다. 정예팀과 함께 주상을 뵈러 왔습니다.”

염구준이 일행을 힐끗 보며 물었다.

“청룡은 어디 갔어?”

“어제 연락이 끊기고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칠살은 청룡이 벌을 받을 것을 알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평소 전신전을 지키던 청룡이 멋대로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고 염구준이 화난 줄 알았던 것이다.

“알았어. 먼저 저기 무술인들을 잡아.”

그런데 염구준은 따지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1팀은 진법으로 실력이 강한 무술인을 체포하고 2팀은 다른 무술인들을 상대한다.”

칠살은 부하들을 재빠르게 배치하고 싸울 준비를 했다.

그들은 전신전의 정예병으로 모두 무술인 출신이었다.

염구준이 고대 옥패에 기록된 무학을 필사하여 전신전의 핵심 구성원들에게 나눠준 덕분에 모두의 실력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었다.

칠살과 같은 정예병의 대장들은 이미 무성 절정 경지에 도달하여 일반 무술인들을 제압하는 것은 문제없었다.

곧 쿠네 일행은 잡혀서 염구준의 앞에 끌려오고, 습격했던 다른 원주민들은 도망치고 없었다.

“염 선생, 살려주세요. 염 선생을 노리고 여기 온 게 아니에요.”

염구준은 대꾸도 하지 않고 칠살에게 지시했다.

“핵심 정보만 캐내고 나한테 보고해.”

“알겠습니다. 주상!”

칠살은 곧바로 일행을 끌고 옆으로 가서 심문했다.

지레 겁을 먹은 일행은 굳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알아서 술술 불었다.

그때 염구준은 여 족장에게 다가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원주민들이 그를 살려서 신으로 받들고 음식까지 내주었지만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

그들에게 그저 지나가는 여행객일 뿐이었다.

염구준이 한참이나 설명했는데도 여 족장은 여전히 의심하며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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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87화

    칠살은 일을 신속히 정리하고, 직접 정찰에 나섰다.피유!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를 찾았음을 알리는 붉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쳤다.염구준이 사람들을 이끌고 도착했을 때, 몇 명의 사람들은 환한 웃음을 띤 채 기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두 명이 반보천이었다.“염 전주, 또 뵙게 되었군요!”크레토는 거짓된 웃음을 지으며 용하국 무림계의 예를 따라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첨에는 이렇게 예의 바르게 나오다가 말이 안 통하면 또 무력을 쓰려하겠지.’염구준은 상대방의 속내를 꿰뚫어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내 기억이 맞다면, 너는 마리아 성전의 사람이었어. 그럼 넌 성조국 특수부대 소속이겠군.”하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염구준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의 이름은 별로 기억하지 않았다.“하하, 염 전주께서는 기억력도 참 좋으십니다. 식사를 준비해 두었으니, 안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 나누시지요.”크레토는 공손하게 몸을 옆으로 틀며 손짓했다.“사양하지. 네 사람을 돌려줄 테니까 너도 내 사람들을 돌려줘.”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옆에 있는 에밀리와 붙잡힌 열여 명 남짓한 포로들을 가리켰다.이 사람들과 한 자리에 앉아 밥을 먹으면 밥이 들어가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에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염구준, 건방지게 굴지마. 우리가 진짜 널 무서워하는 것 같아?”팍!이미 염구준에게 불만이 쌓여 있었던 에이블은 손에 들고 있던 조약돌을 바닥에 내던졌다.그는 전에 리아 성전이 박살난 일로 무력 대응을 주장했으나 국왕의 제지로 인해 마음대로 하지 못했었다.휙휙.이 돌 던지는 행동이 암호인 것처럼, 주변 숲속에서 순식간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손엔 다양한 무기들이 들려져 있었다.“그럼 널 죽이고 찾아야겠네.”이를 본 염구준은 표정을 굳히며 검집에 손을 가져다댔다.금방이라도 싸움이 벌어질 기세였다.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그 순간, 크레토가 얼른 나서서 제지했다. 그는 싸우고 싶은

  • 군신의 귀환   제2586화

    케니스는 짧은 도끼 두 자루를 들어 올리고 온몸의 기운을 폭발시키면서 돌진했다. 그는 설령 상대가 절정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몇 수 버텨낼 자신이 있었다. 우웅.염구준은 양손으로 검을 쥐고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리더니, 곧장 휘둘러 어마무시한 기세의 일격을 날렸다.갑자기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감에 케니스는 깜짝 놀라며 공격을 포기하고 도끼로 앞을 막았다.‘뭐하는 녀석이야?’그는 공격을 막으면서 생각했다. 콰앙!구자검이 정통으로 도끼를 내려쳤고, 그 충격에 케니스는 뒷걸음치며 밀려났다.“무기는 괜찮은데, 주인이 별로네.”염구준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연속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다.수 차례의 공격이 쏟아지자, 케니스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너 전신전의 전주, 염구준 맞지?”강한 압박에 케니스는 마침내 상대방의 정체를 떠올렸다.‘이건 싸울 수가 없잖아!’와일드 카 레이싱족의 고수들이 전부 달려든다 해도, 염구준을 상대하기엔 벅찼다.리아 성전이 누구의 손에 없어졌는지, 성조국의 세력들은 잘 알고 있었다.“그래, 맞아.”염구준은 말하면서 다시 한 번 검을 내리쳤고, 케니스는 중상을 입으며 쓰러졌다.최강 반보천인의 경지가 된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염구준의 공격을 막아내기란 불가능이었다.“쿨럭.”“날 죽이면 안 될 걸? 우리 손에는 서른 명이 넘는 인질들이 있으니까 말이야.”케니스는 피를 토하며 더는 싸울 힘이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인질을 언급했다. 한 번만 더 공격을 받으면 죽을 게 분명했다.“인질은 나도 있어. 네가 아닐 뿐이지.”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케니스를 베어버렸다.상대가 전신전의 사람들을 죽이지 않은 건, 무언가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게 분명했다. 케니스를 죽이든, 안 죽이든 모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란 얘기다.반보천인의 강자를 남겨봤자 후환이 될 게 뻔하니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었다.우두머리가 망하면 수하들이 뿔뿔이 흩어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대장이 죽

  • 군신의 귀환   제25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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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84화

    그러나 염구준은 싫은 기색을 내며 바로 뺨을 후려쳤다. “얌전히 있어. 안 그러면 옷 다 벗기고 거머리 밥으로 던져줄 거니까.”그의 눈에 그녀 같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었다.“하하!”“분수도 모르긴. 넌 사모님 발끝에도 못 따라가.”이 모습을 본 칠살은 결국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미색으로 염구준을 유혹하기란 불가능이기 때문이다.시간은 점점 흘러 어느새 야밤이 되었다.보초를 서던 이들도 슬슬 피곤함을 느끼던 그때, 갑자기 울린 엔진 소리가 모두를 깨웠다.“경계 태세를 갖춰!”칠살은 잔뜩 경계한 채 소리치면서 무기를 꺼내들었다.이곳은 각 세력이 모여있는 우림이라 매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게다가 엔진 소리를 들어보면, 아군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쾅쾅!이윽고, 연달아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불빛이 여기저기서 터져 올랐다.칠살이 미리 설치해 둔 방어용 지뢰가 터진 것이다.멀지 않은 우림 쪽에서 곧이어 욕설과 비명이 뒤섞인 소리가 터져 나왔다.“으악... 살려줘!”“매복이다, 조심해!”“이건 전신전의 수법이야! 붙잡히면 전부 죽여버리겠어!”...그들은 사방을 수색했지만, 적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고, 되려 열 명이 넘는 인원을 잃었다.“와일드 카 레이싱족이네.”칠살은 불빛을 빌어 그들의 복장을 보고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말하는 걸 보니 우리를 노리고 왔나 보군.’“돌격해라! 전부 죽여버려!”칠살은 생각을 하며 마지막 지뢰가 폭발하는 타이밍을 정확히 계산해, 망설임 없이 명령을 내렸다.적이 혼란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공격의 최적기였다.“와아!”칠살의 지휘 아래, 열 몇 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부대가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부대를 향해 돌진했다.싸우는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운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좋아. 전신전은 물러나지 않는다!”염구준도 검을 뽑아들고 앞장서 달려들었다.그가 전신전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싸우자 칠살 등은 더 사기가 올라 더 용맹하게 싸웠다.“적이 몰려온다, 방어해!”와일드 카 레이

  • 군신의 귀환   제2583화

    염구준은 에밀리를 죽이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아직 전신전의 성원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그녀의 일행을 인질로 활용해야만 했다.게다가 네 개 세력이 연합해 청룡과 대적했다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걸 설명했다. ‘구조를 하지 못한 걸 보면 청룡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거겠지.’그는 생각했다. 이후 염구준은 모두에게 간단한 식량을 챙기도록 지시하고, 이영한을 업은 채 정글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처음엔 이영한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업히는 걸 도저히 할 수가 없어 거절했으나 염구준이 명령이라고 하자 체념하고 시키는 대로 업혔다.물론 가슴 한 켠으로는 이미 잔뜩 감동한 상태였다. 오늘, 만약 염구준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부상자는 당연히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칠살과 다른 이들은 딱히 질투하지 않았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그들이 우림 속을 가로지르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한편, 어딘가 낮은 습지대.황혼 속에 희미한 불빛들이 깜박이고 있었다.나무로 엉성하게 만든 감옥들 안에는 삼십 명이 넘는 인원이 갇혀 있었지만, 조용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야, 이거 풀고 한 판 붙자! 나랑 단판으로 끝내자고!”“젠장, 당당하면 내 단전 막지 말던가!”“귀 먹었냐? 누구든 나와서 대답 좀 해 봐!”감옥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납고 투지에 불탔다. 죽음 따윈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였다.만약 반보천인의 강자가 제때에 나타나 그들의 단전을 봉인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이미 자폭했을 것이었다.그들은 모두 전신전의 전사들이며, 밤중에 자고 있다가 몰래 들이닥친 습격에 당하였다.가장 비열한 점은 반보천인들이 몇이나 나섰으면서 정정당당하게 붙는게 아니라 기습을 했다는 거다.이들을 가둬둔 네 개 세력은 지금 꽤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포로들을 임시 거주지로 데려온 이후로, 한시도 조용할 때가 없어서였다. 그들은 상대방이 도대체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오는지 궁

  • 군신의 귀환   제2582화

    에밀리는 염구준의 말을 듣고는, 전에 봤던 정보가 기억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염구준?”“만약 네가 말한 사람이 리아 성전을 없앤 염구준이라면, 나 맞아.”염구준은 에밀리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살기를 드러냈지만, 검을 뽑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눈앞의 상대가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아니, 염 선배님. 제가 아까 한 말은 그냥 개소리였다고 생각해 주세요, 네?”전의가 사라진 에밀리는 살기 위해 연신 빌면서 애원했다.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계속 싸우다간 죽을 게 뻔하다는 걸 말이다.‘청룡만 왔다고 했는데, 염구준까지 왔을 줄이야.’그녀는 애원하는 한편 생각했다. “네 생각엔?”염구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맹렬한 기세로 공격을 퍼부었고, 이에 놀라서 제대로 막지도 못한 에밀리는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항복하겠습니다!”이 상황을 본 에밀리의 부하들은 더 이상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아 전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항복했다.이로써 짧지만 치열했던 소규모 전투는 막을 내렸다.“아까 가라고 했을 때 갔어야지. 네가 기회를 안 잡은 거니까 내 탓 하지마.”염구준이 말을 하며 에밀리를 죽이기 위해 주먹을 높이 치켜들자, 조급했던 그녀는 살기 위해 중요한 정보를 던졌다.“전신전의 사람들이 꽤 많이 잡혀갔어요!”“누가 잡아갔는데?”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주먹을 거두고 에밀리를 거칠게 붙잡아 번쩍 들어올린 뒤, 큰소리로 물었다.작전 중 희생자가 생기는 건 불가피하지만, 그는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다.염구준의 반응에 에밀리는 전보다 밝아진 얼굴로 조건을 걸었다.“제가 말하면 살려주실 수 있나요?”“너한텐 협상할 자격이 없어.”염구준은 싸늘하게 말하며 그녀의 고운 목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지금 조건을 받아들이면, 다음엔 또 다른 요구가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켁, 켁... 말할 테니까 손 좀 놔줘요.”에밀리는 결국 죽음 앞에 굴복했다.퍽!염구준은 손에 힘을 풀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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