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지상의 강자가 뺨을 두 대 맞고 죽다니, 상대방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상상되지 않았다.“응?”염구준이 노려보자 일행은 겁에 질려 벽을 뚫을 기세로 뒤로 물러났다.리더가 죽었으니 그들은 저항할 힘도 없었다.“너희들 중에서 또 누가 장모님을 때렸어?”염구준이 싸늘하게 말했다.“저희는 안 때렸어요. 진숙영 여사님은 클럽 VIP 회원이라 우리보다도 지위가 높습니다.”벽에 서 있던 한 사람이 다급하게 설명했다.여기서 즉사할까 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댔다.염구준은 그들을 훑어봤다.다들 지레 겁을 먹어서 싸울 의향이 없었다.“가서 너희 우두머리한테 전해. 이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삼선 클럽은 그의 가족을 끌어들이고 손씨 그룹을 넘보았을 뿐만 아니라 돈을 갈취하기 위해 천리에 어긋나는 짓을 했다.이런 독종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했다.“알겠습니다. 저희 반드시 전달하겠습니다.”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아직 살려둘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염구준은 진숙영의 앞에 다가가 그녀를 업고 밖으로 나갔다.“에휴, 이번 일로 장모님이 제발 정신 차렸으면 좋겠어.”호텔을 나오면서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진숙영이 어떻게 될지는 깨어나면 알게 될 것이다.염구준이 따뜻한 기운을 주입하자 진숙영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구준아, 여기 어디야?”혼수상태에서 정신을 차린 그녀는 눈앞이 빙빙 돌았다.“도로에 있죠. 이제 집에 가시죠.”염구준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도로에 있다고? 그 사람들 널 해치지 않았어?”진숙영은 완전히 정신이 차렸는지 다급하게 물었다.“그럴 리가요.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 겁도 없이 장모님을 때리길래 제가 어른을 존경하는 도리를 가르쳐줬어요.”그는 그럴듯하게 말을 꾸며서 대답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심장병이 도질까 걱정되었다.“무사하면 됐어.”진숙영은 따지지 않고 침묵했다.“장모님, 삼선 클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요?”그는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었다.사실은 진숙영이 삼선 클럽에 대해 어떤
"제가 장모님 때린 놈들 다 한번씩 때려놨으니까 화 푸세요." 염구준이 팔을 잡아당기며 말렸다.지금 집 분위기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이 다음 일은 속으로 세워둔 계획대로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 되기도 하고 말이다.삼선 클럽과 청해시에 있는 그 지부는 염구준의 눈엔 이제 망한 것과 다름 없었다. ‘설치고 다닐 날도 이제 며칠 안 남았어.’"난 괜찮아, 그냥 혼자 좀 쉬고 싶어."진숙영은 아까보다는 많이 진정되었지만 그래도 흐느끼면서 말했다.그녀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설득하지 않고 그녀가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오직 혼자의 힘으로만 벗어나야 하는 일들도 있으니까 말이다.염구준은 진숙영의 모습을 보면서 첫번째 플랜을 쓰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그걸 썼으면 화가 나서 미치셨겠지.’그가 세웠던 첫번째 플랜은 바로 진숙영의 앞에서 직접 청해시에 있는 삼선 클럽의 관리자를 죽여 상대방이 아무 쓸모 없는 놈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었다.이 플랜을 썼더라면 물론 그녀가 빨리 헤어나오게 할 수는 있었을 테지만 그대로 미쳐버렸을 수도 있었다. 그후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진숙영이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신상들을 보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다.그녀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구준 씨, 우리 엄마 정말 괜찮은 걸까?" 그러나 손가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물론이지. 장모님 지금 모습을 보면 전보다 훨씬 나아지셨는 걸."이에 염구준은 아내를 품에 안고 위로했다.그는 진숙영이 지금도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아직 계기가 하나 더 필요하단 말이지.'지잉.이때, 손가을의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대표님, 삼선 클럽의 도련님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대표님을 글로리 호텔에서 만나 뵙고 싶어 합니다. 노부인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한 사건이 채 마무리 되지도 않은 지금,
"이 파렴치한..."상대방의 말 뜻을 단번에 알아들은 손가을은 바로 화를 냈다."가을아, 먼저 들어가봐. 난 조금 이따가 따라갈게."염구준은 상대방을 상대할 방법을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응,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마."손가을은 대답을 한 뒤 바로 안으로 들어갔고, 누구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그녀는 염구준이 뭘 하려는 건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한편, 남아있는 염구준을 보면서 도어맨은 의혹스러웠다. 원래는 상대방이 반보천인이라는 정보를 받고 살짝 겁에 질려 있었는데, 무려 반보천인의 강자가 자신의 아내가 호랑이굴에 들어가는데도 빤히 바라만 보고 있을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뭐야, 순 겁쟁이었잖아?’"역시 내 말대로 그것들이 임무를 실패해놓고 핑계를 댄 거였어. 하긴,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반보천인이 있겠어?"그들은 지금 모두 자신들이 받은 정보가 가짜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염구준에게서 일반인처럼 아무 기운도 느껴지지 않으니 이 생각에 더 확신이 들 수밖에 없었다. "비켜, 이 호텔은 내 소유니까. 지금 당장 들어가서 장부를 조사해 봐야겠어."염구준은 말을 하며 앞으로 걸어갔다.자신의 소유지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흥, 네 거면 뭐? 도련님께서 들어오지 말라하시면 넌 여기서 그냥 기다리고 있어야 해."이에 선두에 선 도어맨이 크게 소리 지르며 기운을 풀었다.기운으로 봐서는 전신 경지의 강자 같았는데, 그 주제에 감히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다니, 정말 용기가 가상했다."그냥 밖에 있지 그래? 들어가서 라이브라도 보면 얼마나 어색해?"이때, 누군가가 비꼬듯이 말했다.쾅!그러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먹에 입을 맞은 그는 바로 뒤로 날아갔고, 이빨이 다 부러지고 혀까지 잘릴 뻔 했다."왜 갑자기 조용해졌어? 계속 말해봐." 염구준은 말을 하며 상대방을 힐끗 쳐다보았다. 방금 전에 얻어맞은 사람은 항상 말조심해야 한다는 도리를 전혀 몰랐다."꽤 하네?
같은 시각, 2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운홍은 마냥 따분하게만 느껴져 손에 든 술잔을 가지고 놀면서 수시로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고용인에게 말했다."약속시간이 됐으니까 사람이 왔는지 가서 좀 봐봐."평소에 그를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조금 화가 난 상태였다. "왔습니다." 고용인은 고개를 들자마자 멀리서 걸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한 사람이 더 있는 걸 본 도운홍은 매우 불쾌했으나 곧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떴다."안녕하세요."방금 전까지도 염구준과 웃고 떠들던 손가을은 도운홍을 보자마자 얼굴을 차갑게 굳히고 인사했다.딱 봐도 홍문연이므로 굳이 좋게 대할 필요가 없어서였다. "도운홍이라고 합니다. 삼선 클럽 청해시 지점의 이인자라고 할 수 있죠. 손 대표님은 약속시간을 잘 지키시는 분은 아닌 것 같군요."도운홍 역시 표정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그는 상대방의 기를 누르기 위해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억지로 침착한 척 하기는.’염구준은 상대방의 생각이 꽤 깊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도 같네.’"원래는 시간을 잘 지킵니다만, 입구에 있는 개 몇마리가 길을 막아서요. 개를 산책시키실 거면 목줄을 제대로 채우셨어야죠."염구준은 일부러 상대방의 신경을 긁었다.물론 별로 심한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이 자식이, 그건 다 내 정예 경호원들이야!"이에 도운홍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을 구긴 채로 소리쳤다.‘들켰네.’이 모습을 본 고용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련님께서는 역시 아직 어리셔. 생각하는 정도든, 모략을 하는 정도든 주인님과 차이가 너무 크군.’염구준은 이로써 자신이 원하는 걸 얻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그저 방비할 필요도 없는 바보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편, 폭주하던 도운홍은 자신의 추태를 알아차리고는 인차 자리에 앉아 일부러 무게를 잡았다."으흠, 미안해요, 요즘
"이런 일만 말할 줄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 손가을은 조소하면서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아 염구준의 팔짱을 끼었다.‘이번에야말로 삼선 클럽의 우두머리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바보를 만날 줄이야.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대단해."염구준은 보기 드물게 강한 태도를 보인 아내를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긴, 손가을에게 정말 어느 정도의 능력이 없었더라면 그 큰 그룹을 혼자 이끌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흥, 그렇다고 무슨 일이든 나한테 떠넘길 생각하지마."이에 손가을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가 있는 한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다 내가 처리할게."상대방의 웃는 모습에 염구준 역시 따라 웃었다. 남편으로서 아내를 지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대화할 거리가 생기자 두 사람은 주위의 사람들을 무시하고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밖으로 걸어갔다.염구준은 오늘 기분이 꽤 좋기 때문에 도운홍같은 바보를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오늘 온 목적이 아내가 협상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되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멈춰, 내가 가라고 했어?" 도운홍은 마음이 급해져서 더 이상 매너 따위는 챙기지도 않았다."용건 있어?"이에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계약을 체결해야 갈 수 있어."도운홍은 계속 협박하는 말투로 말했다.오늘 일은 그가 그의 아버지를 속이고 한 거였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계속 그를 쓸모없는 놈이라고 부를 게 뻔했다."허, 내가 지금 당장 가야겠다면 어떻게 막을 건데?"그러나 이런 방식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호찬, 저 남자를 잡아서 저 여자가 사인하게 만들어."도운홍은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않고 무력으로 손가을이 사인하게 만들려고 했다."알겠습니다."그의 명령에 호찬은 말을 달지 않고 공수를 하고는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상
"네 아빠가 삼선 클럽에서 도대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지?" 상대방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뇌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을 확인하고 싶어 물었으나 도운홍은 그가 걱정이 되어 이렇게 물어본 거라고 여겼다."내 아빠 이름은 도명욱이야. 삼선 클럽 청해시 지점의 총책임자지. 어때, 무섭지?"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바로 득의양양해졌다.‘그럼 맞네.’염구준은 본래 도운홍의 신분이 별로 좋지 않아 그 뒤에 있는 대어를 못 낚을까 봐 걱정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삼선 클럽은 매우 은밀해서 전에 임시 거처를 알았음에도 청해시의 책임자를 알 수 없었었다.염구준이 말을 하지 않는 걸 본 도운홍은 상대방이 겁에 질려서 그러는 줄 알고 계속 거만하게 말했다."빨리 날 풀어주고 계약서에 사인해. 그러면 이 일을 따지지 않을 테니까.""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줄 알아."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너무 우습게만 느껴졌다.‘세상에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흔하지는 않지.’"다 말했어?""어느정도는."도운홍은 오만한 얼굴로 기뻐했다.퍽!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곧바로 상대방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고, 그를 누르고 있던 손가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툴툴거렸다."쓸데없는 말이 정말 많단 말이야.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전투력도 약한데 자기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그녀는 속으로 이런 사람들을 제일 업신여겼다."가자."염구준은 도운홍을 둘러업고는 아내에게 말했다."이 사람을 데리고 가서 뭐하려고?"이 모습을 본 손가을이 물었다."아, 어린 놈을 잡아가야 큰 놈도 나오지 않겠어?"염구준은 딱히 숨기지 않고 알려줬고, 이에 손가을은 바로 알아차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오늘의 외출은 그래도 수확이 있는 셈이었다.한편, 청해시의 외부에 있는 소봉산은 이제 곧 난리가 날 게 뻔했다. "운홍아!"건장한 남자가 고급 제비집 스프를 들고 방에 들어간 뒤 얼마 되지 않아 크게 화를 냈다."이게 무슨 소리야? 경호원들은 어디있어?"방에서 나올 때 그의 손에는
바로 이때 문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찬과 도련님의 경호원들이 돌아왔습니다.""운홍이는?"도명욱은 이 말을 듣고 느낌이 좋지 않아 서둘러 나가 보았다."저희를 벌 해주십시오, 주인님!"호찬과 경호원들은 그를 보자마자 모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도련님을 잃어버린 건 아주 큰 잘못이니까 말이다.생사가 도명욱의 기분에 달려있는 그들의 삶은 정말 개보다 못했다."이 병신 새끼들. 너희들 도대체 뭔 쓸모가 있어?"도명욱은 크게 소리 지르며 분풀이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미친듯이 때렸다.아무리 강한 호찬이라도 그에게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어릴 때부터 도씨 가문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사상을 주입받았기 때문이었다."하아... 하아..."도명욱은 살아있는 사람이 몇 안 남을 때까지 때리다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염구준이 나선 거야?"낮에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염구준은 반보천인이라고 했다."네, 아주 강합니다. 도주님들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만큼요."호찬은 어렵게 일어나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짝!이 말을 들은 도명욱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힘껏 뺨을 때렸다."닥쳐, 외부의 벌레새끼가 어떻게 도주님들과 비교할 수 있겠어?"이 강한 위력에 호찬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한바탕 화를 내긴 했으나 일은 그래도 처리해야 하니 도명욱은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 "사람들을 대기시켜. 내가 직접 염구준을 만나봐야겠으니까."비록 조직 내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도 반보천인이기에 약한 편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호찬을 한 눈 보고서 곧 상대방을 제지했다."잠깐만, 방금 전 계획은 취소한다. 염구준이 오도록 편지를 써서 보내."호찬의 말이 조금 거북하기는 했으나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니 도명욱은 경각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염구준을 시험해보는 것도 괜찮겠지.’귀염둥이 아들이 소중하기는 하지만 그의 야망에 비하면 아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날 밤, 도운홍을 처리하고
보름 전, 이곳에 세 개의 신상들을 들여온 후 이곳을 삼선 클럽의 청해시 지점으로 선정했고, 그 후 대량의 신도들과 회원들이 이곳에 와서 ‘신의 물' 을 구하기 위해 절을 하고 돈을 냈었다. 가끔 기적이 일어나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이건 초상비가 염구준에게 알려준 거였다."미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돈을 바치러 오다니, 삼선 클럽 장사 잘 되네."염구준은 산꼭대기에서 산기슭까지 줄을 선 행렬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하긴, 장모님도 그러셨겠지.’그러나 바로 이때, 눈앞에서 벌어진 갑작스러운 장면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긴 대열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몇 명의 젊은이들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었다."아버지, 저희 이제 돌아가요, 네? 집에 더 이상 돈이 없어요." 젊은이가 노인의 팔을 잡아당기며 설득했다."안 가, 나는 ‘신의 물’을 원해. 난 영생을 원한다고. 내가 돈 좀 쓰는 게 어때서 그래?"이에 노인은 옆에 있는 큰 나무를 껴안고는 죽어도 놓지 않으려고 했다.가족들은 모두 노인이 다칠까 봐 지나치게 힘을 쓰지 못하고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이거 다 거짓말이에요. 어떻게 불로장생 할 수 있게 만드는 물건이 있을 수 있겠어요?"그들에겐 정말 방법이 없었다.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만큼 했지만 노인의 마음을 끝내 돌리지 못했다."쉿, 허튼소리 하지 마. 삼선님한테 불경하게 굴어서는 안 돼."그들의 말에 노인이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곳은 삼선 클럽의 구역인 소봉산이었기에 모두의 일거투속이 전부 감시카메라에 찍혔다."흥, 삼선 같은 소리하네. 이건 그냥 다 돈 벌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요." 그의 말에 노인의 가족들이 끝내 폭발했다.노인이 삼선 클럽에 가입한 이후로 그들 가족은 한시도 평온한 하루를 보낸 적이 없었다. "감히 삼선을 욕해? 건방지기는!"이때, 큰 외침소리와 함께 소봉산의 치안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들을 에워쌌다. 여기서 난리를 치면 돈 버는데에 피해를 주니 당연히 가만히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성주님, 방금 전달받은 소식입니다. 천기문 등 세력들이 염구준의 인솔하에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참 시기를 잘 맞추네. 어제 미리 출관하여 잠깐 싸웠더니 체내의 기운이 폭동해서 내가 나설 수 없다. 네가 모든 결사대를 파견하여 저놈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 수량을 소멸해!”석문 안에 있는 누군가가 냉정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안배했다.목소리에서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같지 않았다.“알겠습니다.”석문 밖에 있는 무술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물러갔다.조용하던 동굴안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에휴, 다 베르 그놈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고수와 맞서다가 손해만 봤어. 그런데 염구준은 만나고 싶구나.”그는 계속 눈을 감고 무공을 수련하면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곧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스텔라성은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역사이래 처음으로 방어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스텔라성의 주둔지를 빠져나갔다.그들 모두 결사대였다.끼익!울퉁불퉁한 흙 길에 차 대열이 갑자기 멈추었다.길게 뻗은 전조등만 봐도 엄청 길고 그 규모는 엄청났다.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염구준이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상황이죠?”“염 선생님, 길이 끊겨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맨 앞의 차에 앉은 노신기가 통신기로 즉시 상황을 보고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텔라성의 짓일 것이다.염구준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했더니 목적지까지 아직 100킬로미터는 남아 있었다.이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만약 전신 경지 하위 무술인들이 질주한다면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도보로 가면 몇 갈래 길이 있습니까?”염구준은 음모의 냄새를 맡고 미간을 찌푸렸다.“두 갈래 있습니다. 흑석림과 백양습지인데, 백양습지는 속도가 느려서 흑석림으로 가야 합니다.”노신기는 이미 표시해 둔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염구준에게 보냈다.스텔라성이 이미 움직였으니 방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염구준은 지도
현재, 천기문의 마당은 이미 각 세력들의 본부가 되었고 수많은 무술인들이 모였다.스텔라성과 맞서기 위해 과거 친구들과 적들이 모두 동맹을 맺고 살길을 도모했다.염구준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이에 가주들은 회의실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느라 시끌벅적했다.“이번 동맹에 총지휘자를 선택했으니 부지휘관도 선발합시다.”“노신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어설픈 실력으로 순위에도 못 오를 겁니다.”“그럼요. 다들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이 사람들은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복하지 않았다.그들이 시끄럽게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구준이 회의실에 들어가며 물었다.“얘기 다 끝났어요?”“염 선생님!”각 세력의 가주들이 벌떡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들의 생사와 복수 계획은 전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스텔라성의 본부가 어디 있어요?”“여기 북만 얼음굴에 있습니다.”노신기가 재빨리 일어서서 지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부하들을 소집하고 출발합시다.”염구준은 좌표만 기억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지금 말입니까?”노신기는 어두컴컴한 바깥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제 막 천기문에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방금 아내와 통화한 후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 빨리 이곳의 일을 해결하고 청해로 돌아가고 싶었다.“하지만 우리 아직 준비도 못했는데 너무 성급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만 얼음굴은 작은 지방도 아니고 일단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인원수를 배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노신기는 갑작스러운 명령이 적응되지 않아 자신의 우려를 털어놓았다.다른 가주들도 비슷한 의견인지 염구준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난 노세를 치고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책임지세요. 끝입니다.”염구준의 입장에서 거의 절반은 몰락한 스텔라성을 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즉시 안배한 것이
“뭐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어? 스텔라성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입에 올리는 거야?”헤르빈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방금 노신기 일행이 공격해서 스무 명 정도밖에 살해하지 않았으니, 헤르빈의 입장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그는 스텔라성의 이름만 들었을 뿐, 작은 촌구석에서 판을 치는 깡패라 눈앞에 있는 장로들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시끄러!”노신기는 홱 하고 돌아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 손으로 헤르빈의 두정골을 눌렀다.엄청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헤르빈은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실력이 강한 무술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한다면 현장에 있는 오합지졸들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뭐 하는 거야? 죽… 악!”노신기가 손에 힘을 주었더니 불복하던 헤르빈이 그만 바지에 실수하고 말았다.“염 선생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노신기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지시를 기다렸다.“죽여요. 남겨도 쌀만 낭비하는 놈이에요.”염구준은 자신의 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사람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잠깐만!”노신기가 손에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오합지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주고는 상체를 낮춰 인사를 올렸다.백발 노인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 사이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은 바로 헤르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 부두를 장악한 진짜 세력이었다.“살… 살려줘요.”구세주가 등장하자 헤르빈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자신을 구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두 어른이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닥치고 얌전히 있어!”능구렁이 두 노인은 워낙 식견이 넓어서 노신기 일행을 보자마자 알아보았다.“노 문주님, 장로님들. 저희 손자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천기문과 대어당 같은 대가문에서 실력이 제일 약한 부하를 내세워도 헤르빈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엄청났다.“우린 아는 사이도 아닌데 용서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