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공격은 무섭지 않지만 한 무리가 집결해서 공격하면 버틸 수 없다.염구준의 방어 기운이 곧 파괴될 것 같았다.부하들의 공격이 끝나자 다섯 반보천인이 근거리에서 공격을 펼쳤다.무기가 없는 탓에 염구준은 약간 밀려서 조금은 버거웠다.1 대 5 싸움에만 전념하고 원거리 공격은 몸으로 버텨내야 했다.실은 염구준이 혼자서 한 무리와 싸우는 것이었다.쿵!전쟁터에서 강력한 기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주변은 여파로 인해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싸움이 지속되면서 염구준의 몸에 상처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전에 용과 싸우면서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낭패하지 않았을 것이다.‘초상비, 언제 오는 거야?’염구준은 속으로 욕하면서 눈을 흘겼다.이미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가장 미친 계획으로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었다.“하하하, 염구준. 강호에서 너를 재능이 뛰어나다고 찬사를 하던데 이제 보니 멍청하고 무식한 놈이었구나.”우위를 차지한 문수찬이 비아냥거렸다.“멍청하다고? 그럼 누가 멍청하게 먼저 죽을지 두고 보자.”염구준이 버럭 화를 냈다.갑자기 그의 몸에서 황금색이 번쩍이더니 용의 기운과 체내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융합했다.“미친놈, 귀한 보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전력으로 저놈을 막읍시다.”용의 기운이 사라지게 되자 마음이 다급한 문수찬이 재촉했다.염구준이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그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게다가 경솔하게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지금 염구준은 칼끝에 서서 춤을 추는 격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의 단전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기운을 최고봉 상태로 끌어올렸다.다섯 사람은 공세를 가했지만 결국 실패했다.쿵!용의 기운이 어느 정도 융합되자 염구준의 기운이 이상하리만큼 난폭해지면서 몸이 터질 것 같았다.“물러서세요!”문수찬은 두려워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정말 몸이 폭발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죽지는
“이 기운은 뭐냐?”다섯 반보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검을 잡더니 염구준의 기운이 순식간에 이 정도로 폭증할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최강 실력을 갖추었다.“공격합시다!”문수찬 일행은 준비한 후 기운을 쇠구슬에 주입하고 염구준에게 던졌다.쇠구슬이 스치는 곳마다 청석판은 부서지고 지면은 가라앉았다.지금 상황에서 물러서는 것은 이미 늦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을 앞으로 찌르며 검기를 쇠구슬에 조준시켰다.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검초식이 완벽하지 않았다.쿵!쌍방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대치하다가 쇠구슬이 갑자기 폭발하자 쇠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바로 앞으로 돌진했다.“도망쳐!”왕 영감 외에 나머지 네 사람은 각자 쇄룡산맥으로 쉬지 않고 도망쳤다.그들 모두 투기주의자라 사투를 벌일 생각은 없었다.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재빨리 도망쳤다.게다가 방금 공격으로 이미 졌다.“나쁜 놈들!”반응이 반 박자 늦은 왕 영감은 화를 냈지만 염구준이 곧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그는 해머를 들고 전신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필사적으로 돌진했다.쿵!순식간에 염구준이 돌진하면서 그를 살해했다.평범한 반보천인 따위 그의 초식을 받아낼 수 없었다.“꿀꺽!”다섯 반보천인에서 한 사람이 죽고 네 명이 도망쳤다.관전하던 부하들은 마른 침만 삼킬 뿐,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했다.염구준이 작정하고 공격한다면 그들은 도망칠 기회도 없을 것이다.촤아아악!염구준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한 방향으로 돌진했다.바로 문수찬이 도망친 방향이었다.문수찬은 상대를 죽이지 못하니 도망친 것이다.“도망쳐! 이곳에서 떠나!”남은 5대 가문의 부하들은 소리를 지르며 진씨 저택에서 도망쳤다.우두머리들이 도망치고 없는데 계속 여기 있는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방금 치열하게 싸우던 진씨 저택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의 목표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바로 문수찬.나머지 반보천인
“됐어. 이제 네 말은 안 믿어.”염구준의 공세는 꺾이지 않고 여전히 날카로웠다.문수찬에게 숨 돌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런 늙은 여우가 하는 말은 신뢰가 낮아서 들어줄 가치도 없었다.게다가 이미 용의 기운을 얻었으니 이것으로 거록 존주를 유인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수상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커졌는데 거록 존주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의 공격은 점점 거세졌다.문수찬은 번마다 밀려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날 죽이면 안 된다. 문씨 가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문수찬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풉!하지만 염구준이 검을 빠르게 휘두르자 그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문수찬은 목이 베어서 죽었다.염구준은 검을 거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미 텅 비어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반보천인 세 명은 진작에 도망친 것 같았다.“아쉽게도 용의 기운은 이미 3분의 1밖에 융합하지 않았네.”염구준은 손을 들어 기운을 끌어내자 황금색 빛이 반짝거렸다.체내의 기운은 조금 더 순수해졌을 뿐, 타인의 말처럼 천인 경지에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다.어쩌면 염구준은 원래 실력이 막강해서 용의 기운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때 숲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초상비가 이연을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염구준, 여기 있었구나!”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음에 시간을 잘 지켜. 아니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어.”경고할 필요가 있었다.“알았어. 다음에 또 이러면 내 머리를 내놓을게.”초상비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늦게 도착한 탓에 염구준이 피동적인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알았으면 됐어. 짐들 챙기고 날이 밝으면 출발하자.”염구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빠, 온몸이 피투성이예요. 붕대라도 감아드릴까요?”이연은 염구준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필요 없어. 찰과상일 뿐이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나아.”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세 사람은 얘기를 나누면서 진씨네 저
그제야 이연은 이해했다.염구준의 말은 대장이 다른 일행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대장은 그녀의 선배이자 여기까지 오면서 일행을 알뜰하게 보살핀 착한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살인자와 연상하겠는가?아무리 추운 밤도 대장의 식은땀을 억제하지 못했다.“염구준, 다 죽었어.”한참 뒤, 텐트에서 초상비의 목소리가 들렸다.대장은 본인이 한 짓이 들통나자 한 손에 비수를 꺼내면서 눈앞의 이연을 붙잡으려 했다.인질로 가장 약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이렇게 악랄하고 결단력 있는 수법은 처음 같지 않았다.퍽!하지만 대장의 손이 이연의 팔에 닿기 전에 보는 앞에서 비수가 멀리 날아갔다.염구준이 검기로 비수를 날려버린 것이다.“아아악!”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탓에 한참 뒤에야 대장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소리를 질렀다.손목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허공에서 대장의 몇몇 혈자리를 찍었다.일단 목숨을 살려주려고 피가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다.“초상비, 영상 찍어.”그 말에 초상비는 휴대폰을 들고 옆에서 영상을 찍었다.이미 겁에 질려 넋이 나간 이연은 옆으로 털썩 주저앉았다.“말해. 왜 죽였어? 솔직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보내줄게.”염구준은 이유를 알고 싶었다.비록 일행은 죽었지만 진실은 남아있을 것이다.대장은 피가 멎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봤다.“오늘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오설희 그 천한 년은 본인이 예쁘다고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리고 대영은 집에 돈이 좀 있다고 매일 큰소리나 치잖아. 죽어 마땅한 놈이야.”…대장은 모든 사람이 죽어 마땅한 이유를 내세웠다.대부분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연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매일 웃던 얼굴 뒤에 이런 악마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너도 똑같아.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손 대표가
그는 자신의 죄에서 벗어나려고 변명하였다.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됐어.”염구준은 손을 들어 초상비에게 멈추라는 제스처를 보냈다.그리고 한 줄기 기운으로 대장의 이마를 관통하여 죄악을 저지른 삶을 끝내버렸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그동안 이연은 수많은 일을 겪어서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다.결국 울다가 기절해버렸다.만약 초상비랑 같이 염구준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진작에 싸늘한 시체로 되어버렸을 것이다.“여기 시체들은 어떻게 처리할 거야?”초상비가 물었다.“좋은 일한다 셈치고 유골들은 가져가자.”염구준은 손가락에 화염을 일으키더니 시체에 뿌렸다.빠르게 타오른 시체는 얼마되지 않아 하얀 가루로 변했다.깊은 산속에서 시체를 업고 나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아침.이연은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났다.세 사람은 짐을 챙기고 산 밖으로 나갔다.충격을 받은 이연은 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청해에 돌아간 후, 염구준은 유골과 촬영한 영상을 이연에게 건네고 집으로 돌아갔다.8명이 탐험하러 갔는데 이연이 혼자서 돌아왔으니 확실한 증거가 필요할 것이다.염구준은 집에 가는 길에 거록 존주 때문에 주작에게 연락했다.“강호와 은세가문에게 용의 기운이 내 체내에 있고, 보름 후에 연화한다는 소식을 퍼트려.”집에 도착했을 때 벌써 오후였다.두 노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기에 간만에 집이 떠들썩했다.하지만 금발에 황색 피부인 낯선 남자아이가 눈에 띄었다.혼혈이었다.“구준아, 돌아왔어?”“아빠, 또 혼자서 놀러 갔어요?”염구준이 들어오자 가족들이 반갑게 맞이했다.화목한 가정에 돌아온 것이었다.“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며칠 지체했어요.”염구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가족들을 보았다.집에 돌아온 느낌이 너무 좋았다.“돌아왔으면 됐어. 다치지는 않았어?”손가을이 다가가 염구준의 몸을 살펴보았다.전에 초상비가 검갑을 가지러 왔을 때 걱정했었다.“괜찮아. 팔다리 다 붙어 있어.”그는 아내가 안심할 수 있도록 몸을 움
각자 분주하게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제이든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염구준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엄청 화가 난 것이다.“용하는 무술의 고향이라고 했는데 난 믿지 않아요. 서양권법이야말로 최고예요. 그러니까 우리 대결해요.”비록 녀석은 혼혈인이지만 몸속에 용하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이렇게 조상들을 모욕하다니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듣다 못한 염희주가 염구준에게 뛰어갔다.“너는 학교에서 어린 애들은 싸우면 안 된다고 교육받지 않았어?”“나보다 고작 2살 많으면서 누굴 어린 애라는 거야?”두 아이는 지지 않고 입씨름을 벌였다.염구준은 딸을 번쩍 들면서 제이든을 쳐다봤다.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노릇이었다.“너 정말 용하의 무술을 보고 싶어?”“얼마든지 덤벼요.”제이든은 아주 정확하게 서양권법 자세를 취했다.윙!염구준이 살짝 기운을 끌어올려 그가 꼼짝 못하게 몸을 감쌌다.그냥 녀석이 물러서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힘을 크게 사용하지 않았다.“구준 씨, 어린 애라도 손님이야.”손가을은 남편의 옷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겼다.“됐어. 이제 요리하러 가자.”염구준은 기운을 거두고 주방으로 갔다.“휴.”기운이 풀리자 제이든은 철퍽 주저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그리고 염구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몸을 벌벌 떨었다.사부님의 실력보다 백 배는 강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주방에 돌아와 앞치마를 걸치더니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염진과 한설이 도착할 때,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다들 즐겁게 식사를 했다.염진과 손태석은 거하게 취해 염구준을 잡고 셋이서 의형제를 맺자고 다그쳤다.얼마나 취했으면 저럴까?술상에는 원래 기이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그렇게 식사는 늦은 밤까지 계속 진행되었다.제이든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계속 염구준을 힐끗 쳐다봤다.표정이 조금 이상했지만 그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한 모양이었다.염구준은 계속 녀석을 무시했다.그는 식사를 마친 후, 부모님들을 각자 방에 모셔다 드린 다음 자기
염구준도 아주 조심스럽게 용의 기운을 주입했다.얼마 남지 않은 폭력을 제거했으니 아주 안전했다.만약 은세가문에서 용의 기운이 전부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그가 던진 미끼가 모두 거짓이라고 할 것이다.두 사람은 천천히 진행하여 새벽이 되어서야 비소로 완성했다.다 끝났을 때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구준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손가을은 한마디만 하고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녀의 기운도 종사 절정까지 이르렀다.염구준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면서 이불을 덮어주었다.최근, 강호인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각 은세가문들도 속세에서 소란을 피웠다.앞으로 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 아내가 자신을 보호할 정도로 강해지길 바랬다.이튿날 아침,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었다.하지만 어떤 강호인들은 몰래 청해에 잠복하여 염구준의 체내에 있는 용의 기운을 노렸다.우두머리는 바로 진씨 저택에서 손해를 본 5대 가문이었다.오랫동안 계획했는데 결국 타인이 좋은 노릇을 했으니 억울하기 그지없었다.거록 존주는 지금도 행방이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전국에서 발생한 인구 실종 사건이 그와 관련이 있었다.그는 사악한 기운을 수련하는 길에서 점점 더 멀리 가버렸다.염구준은 모든 일을 처리하고 용의 기운과 관련된 지인을 만나러 갔다.그런데 제이든이 계속 뒤를 따라다니며 아무리 핫한 관광지도 가지 않았다.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너를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일단 차에 타.”염구준이 농담소리를 했다.제이든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알아서 차에 올라탔다.염구준의 차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글로리 호텔 입구에 도착하고는 익숙하게 한 룸으로 들어갔다.“딸을 등교시키느라 늦었어.”염구준이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괜찮아. 나도 이제 도착했어.”고대영이 일어나더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어제 용의 기운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염구준에게 연락했다.그리고 중요한 일로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사양하지 말고 앉아.
“위천인은 들어봤지만 극한 반보천인은 처음이야. 어떤 건지 설명해 봐.”염구준은 새로운 경지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옆에 있던 제이든은 두 사람의 대화가 이해되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세계에는 종사 경지가 이미 대단한 고수였다.예를 들면 그의 사부가 종사 경지였다.반보천인이라는 말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다.고대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극한 반보천인의 중점은 ‘극한’에 있어. 즉 각 방면에 반보천인의 극치에 도달했다는 것을 설명하지. 그리고 네가 손에 넣은 용의 기운으로 기운을 연마하면 점점 순수해지거든. 그래서 특별히 알리러 온 거야.”…고대영은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했다.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정도로 정보량이 많았다.솔직히 염구준이 그 기운을 낭비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주구장창 늘어놓은 것이었다.이렇게 귀한 물건은 아무 곳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염구준이 이미 사용한 이상 도로 내놓지 않을 것이다.“극한 반보천인은 얼마나 강하지?”염구준이 궁금해서 물었다.“전설에 의하면 천인을 죽일 수 있다고 했어.”고대영은 엄숙하게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이내 해맑게 웃었다.“물론 다 전설일 뿐이야. 실제로 기록되지는 않았어.”극한 반보천인이든 천인이든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니 싸우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그건 좀 과장이라 생각해.”염구준이 본인 생각을 말했다.천인 경지와 싸운 것은 한 순간이었지만 그 힘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하지만 극한 반보천인이 되는 조건은 극히 까다로워서 현실적이지 않았다.“비록 전설이라고 하지만 네 손에 용의 기운이 있으니 기운을 순수의 극치로 연마할 수 있을지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손대영이 권고했다.두 사람은 한 편이라서 염구준의 실력이 강해지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거록 존주를 잡고 다시 얘기하자.”염구준이 핑계를 댔다.그래도 속으로는 은근 기뻤다.용의 기운은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