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337화

Author: 잔영
한 시간 뒤, 손씨 그룹의 경호원들이 대형 버스에 조훈 패거리를 태우고 청해밖으로 보냈다.

천맹그룹에서 그들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는 손씨 그룹에서 알 바가 아니었다.

그 외에도 염구준은 부하들에게 조훈의 행방을 주시하라고 지시했다.

오늘 청해에서 발생한 일은 상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다.

천맹그룹이 강세로 청해에 지사를 차리려 했지만 발도 붙이지 못하고 손씨 그룹에 의해 쫓겨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든 말든 염구준은 차용증을 챙기고 현장을 떠났다.

청해 지사는 무너졌지만 천맹그룹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었다.

“구준 씨, 당신이 조훈을 청해에서 쫓아냈어? 방금 사장님들이 전화가 왔었어.”

천맹과 손씨는 이미 적대 관계가 되어서 눈엣가시인 조훈이 사라졌으니 그녀도 마음이 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염구준이 이렇게 빨리 해결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당신이 그놈들 싫어하는 거 같아서 빨리 쫓아냈어.”

염구준이 헛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혹시나 아내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되어 혼자 해결하려고 상세한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다.

손가을이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역시 당신밖에 없어. 그럼 무슨 상을 줄까나?”

그녀의 말속에 살짝 야한 느낌이 들어있었다.

“일 끝났으면 일찍 집에 가. 주말에 아버지 보러 가자. 원재료에 관한 일은 내게 맡겨. 5일 내에 해결할게.”

염구준은 장난치지 않고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솔직히 신에너지 프로젝트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그보다 천맹그룹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너무 수상하게 느껴졌다.

“알았어. 당신 말 들을게.”

손가을은 배시시 웃을 뿐, 더는 묻지 않았다.

모든 일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통화를 마친 후, 염구준은 집으로 돌아가 아내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한편, 청해를 떠난 조훈은 천맹그룹 본부에 들렀다 몰래 해외로 빠져나갔다.

염구준의 지시를 받고 뒤를 미행하던 부하들은 능력에 한계가 있어 멀리서 떠나는 조훈을 지켜보기만 했다.

황폐한 산장에 도착한 조훈 패거리는 상처를 돌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군신의 귀환   제2338화

    흑풍이 회의실 가운데로 오더니 포권을 취하며 명령에 따르는 척했다.지금 남에게 얹혀살면서 도움을 받아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황계웅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네 상처는 다 나았어?”흑풍은 잠시 황계웅의 질문에 무슨 의도가 있는지 몰라 대답하지 않았다.속이 깊은 사람 앞에서 상대방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항상 조심해야 했다.회의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황계웅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식물의 잎을 닦으면서 흑풍이 대답하길 기다렸다.“걱정해줘서 고마워. 조금만 더 요양하면 다 나을 거야.”흑풍은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며 그의 표정을 살폈다.두 사람은 손을 잡은 것 같지만 솔직히 서로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래. 너한테 시킬 일이 있어. 용하에 가서 요양하면서 처리해.”황계웅은 걱정하는 것처럼 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용하?”그 말에 흑풍은 얼떨떨했다.용하에 그의 숙적인 염구준이 있어서 일단 잡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게 될 것이다.“왜, 무슨 문제 있어?”그의 표정을 본 황계웅이 불쾌하게 물었다.“셋째 형의 지시인데 당연히 가야지.”흑풍은 더는 의심하지 않고 대답했다.지금 황계웅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지 않으면 경계적으로 도움을 받아 염구준을 상대할 수 없게 된다.부귀도 위험을 피하지 못한다는 말이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것 같았다.“그럼 수고해. 임무에 대한 정보는 이따가 보내 줄게.”황계웅은 그제야 만족스러운지 손동작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초강력 반보천인을 부려먹을 수 있는데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흑풍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질문했다.“근데 궁금한 게 있어.”“말해. 형제 사이에 사양하지 말고 물어봐.”황계웅은 기분이 좋은지 태도가 전보다 좋아졌다.앞의 사람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는데 계속 인상을 찌푸릴 수가 없었다.흑풍이 서슴없이 말했다.“조훈 일당은 일은 성사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계획을 망쳤는데 왜 살려줬어?”“그놈들은 무식하고 두려움이 없어. 게다가 저놈들의

  • 군신의 귀환   제2339화

    아들과 며느리 식구들을 본 염진은 얼마나 기쁜지 몰랐다.이 나이가 되고 보니 다른 것들은 부질없고 가족들 모임이 기다려졌다.전에도 염구준이 몇 번이나 은퇴하고 청해에서 함께 살자고 했는데, 염진은 아직 10년, 20년 일해도 문제없다면서 염씨 가문의 산업을 지키고 있었다.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자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자주 보러 오는 수밖에 없었다.“다들 서 있지 말고 앉으세요.”그때 한설이 거실에 나오더니 염희주를 빼앗아 안으며 싱글벙글 웃었다.염구준은 그동안 친아버지를 보살핀 계모를 인정하고 있었다.“이모, 아버지 성격을 맞추느라 그동안 고생했어요.”“가족끼리 무슨 소리야. 점심은 먹었어?”한설이 다정하게 물었다.“아직이요. 공항에서 곧바로 오는 길이에요.”어차피 한 가족이니 손가을도 어려워하지 않았다.“먼저 다과라도 먹어. 내가 만들어 올게.”한설은 염희주를 안은 채로 방으로 들어갔다.온 집안에서 손녀가 하나뿐이니 아무리 큰 손녀라도 기꺼이 안아주고 싶었다.한참 후, 한설과 손가을, 진숙영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염희주는 조용한 곳에서 숙제를 하고 남자들끼리 거실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다.집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밥 먹읍시다.”얼마되지 않아 향기 좋은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가족들이 식탁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행복한 시간이 짧아도 즐겁게 보냈다.한창 술을 마시다가 염구준이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가버렸다.왜냐면 손태석이 거하게 마신 것을 보고 자칫하다 또 자신과 형제를 맺자고 할까 봐 미리 피한 것이었다.방에 돌아와 보니, 생모가 생전에 꾸며줬던 인테리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염구준은 기운으로 알코올을 삭이지 않고 취기를 즐겼다.“적당히 마셔. 또 많이 마시면 그땐 상관하지 않을 거야.”그때 손가을이 입으로만 경고를 주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오늘따라 창밖에서 비추는 달빛이 밝고 별들이 반짝거리는 것이 염씨 저택에 은빛 옷을 덮어놓은 것 같았다.그날 저녁, 염구준은 아주 편한 밤을 보냈

  • 군신의 귀환   제2340화

    “구준이 형! 흑흑…”그때 한 사람이 염구준의 이름을 부르다가 옆 사람에게 입을 틀어 막히고 말았다.‘나를 알아?’염구준이 눈썹을 찌푸렸다.상대방의 말투로 보아 거짓말 같지 않았지만 이런 목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었다.“미안해.”우두머리가 포권을 취하더니 기운을 발사하며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정진왕자야.’생각보다 상대방의 실력은 약했다.하지만 염씨 저택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여기까지 오는 것이 놀랍지 않았다.윙!염구준은 제 자리에 서서 기운으로 일행을 포위했다.그러자 세 사람은 천금 같은 기운에 억눌려서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벌써 온몸은 식은땀으로 흥건히 젖었다.“너희들 정체와 여기 온 이유를 말해. 아니면 살아서 돌아갈 수 없어.”염구준은 적군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한밤중에 몰래 들어온 사람들 중에 아군을 본 적이 없었다.“나야. 삼우.”누군가 참지 못하고 복면을 내렸다.“난 장이우야!”“난 장대선이야!”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복면을 내리고 익숙하기도 하고 낯선 얼굴을 드러냈다.이제 보니 염씨 가문의 집사였던 장천수의 세 쌍둥이 아들이었다.한 차례 전쟁에서 장천수가 전사한 바람에 염진이 세 쌍둥이를 입양했었다.염구준이 어렸을 때 몇 살 어린 세 쌍둥이와 놀면서 자라다가,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부터 만나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이렇게 상봉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진짜 오랜만이야. 근데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와도 우린 언제나 환영할 텐데, 왜 쥐 새끼들처럼 몰래 들어왔어?”세 사람을 알아본 염구준은 그제야 기운을 거두도 차갑게 말했다.사람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 지금 그들이 어떤 속셈인지 간파하지 못해 경계하고 있었다.“구준이 형, 악의는 없어. 그냥 지인의 부탁으로 아저씨한테 만나달라고 부탁하러 왔어. 절대 위험한 일은 아니야.”장대선은 기운에 눌려 힘들었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설명했다.“멍청한 거야 아니면 날 속이는 거야?”염구준의 목소리가 싸늘해지더니 다

  • 군신의 귀환   제2341화

    달빛 아래, 두 명의 은백색 장포를 걸친 사람들이 사람을 둘러업은 채로 주변의 환경과 하나가 되어 빠르게 이동했다. “염구준이 그렇게 까다롭다고 하더니, 의외로 쉽잖아?”“집 안에서 움직였는데도 눈치 못 채다니, 멍청한 놈. 그런 놈은 무서워할 필요 없어.”두 사람은 자랑스럽게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우쭐거렸다.그들이 납치한 사람은 바로 술에 취한 염진이었다.만약 장씨 가문의 세 사람이 몰래 숨어들어 염구준의 시선을 끌지 않았더라면 그들도 이렇게 쉽게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자랑을 한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두 사람은 모두 얼굴이 굳어진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블렌, 강한 기운이 쫓아오고 있어.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야.”“나도 느꼈어, 염구준이겠지. 네가 인질을 데리고 먼저 가.”그들은 들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기운이 점점 더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걸 보면 행적이 들킨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조심해!”백리는 염진을 넘겨받아 어깨에 짊어지고 먼 곳을 향해 뛰어갔다.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것처럼 그들의 움직임은 빠르고 깔끔했다.“멈춰!”염씨 가문의 저택에서부터 달려온 염구준은 두 사람을 발견하자마자 크게 소리 질렀고, 이 소리에 주위에 있던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 포위하기 시작했다. 블렌은 자신을 뒤쫓아온 염구준을 보며 강렬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기운의 흐름으로 보아 반보천인인 게 확인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바로 백리를 향해 돌진했다.그녀의 어깨에 업혀있는 게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흥! 네 상대는 나다!”블렌은 염구준에게 무시당하자 분노하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반보천인의 경지에 오른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블렌은 상대방과 맞선다면 어느정도는 비슷한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다. 설사 비슷하지 않다 해도 시간을 끄는데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여겼다.비록 염구준이 강하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직접 맞서보지 않았기에 그는 크게 믿지 않았다.반보천인들

  • 군신의 귀환   제2342화

    “죽어!”그 순간, 염구준이 도착했다.그는 아버지를 납치한 범인을 죽이기 위해 분노하며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 “백리야, 조심해! 어서 피해!”이를 본 블렌은 초조해하며 급히 소리쳤다.그조차도 염구준을 막아내지 못하는데, 겨우 전신위의 경지인 백리가 버텨낼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커헉...”그러나 그녀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염구준은 그녀의 목을 꽉 쥐고 허공으로 들어올렸다.‘기운도, 속도도 미쳤어.’그녀가 생각했다.염구준은 다른 손으로 염진을 받아낸 뒤, 먼저 상대방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염진이 술에 취해 못 깨어난 것 빼고는 큰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옆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넘겨주면서 엄숙하게 분부했다.“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경계를 강화해.”아직 두 사람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염구준은 바로 따라갈 수 없었다.오늘 밤의 사건은 수상한 점이 많았기에 그는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염구준, 당장 그 손 놔!”블렌은 걸음을 멈추고 큰 소리로 외쳤다.“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이에 염구준은 되물으면서 손에 힘을 더 주며 블렌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보통 반보천인에 전신위 치고는 은신술이 조금 강하긴 했지만 그것 빼고는 특별한 게 없었다.“저 여자 대신 차라리 날 잡아. 저 여자는 내가 시켜서 억지로 한 것 뿐이니까.”블렌은 한층 누그러진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태도를 보아 모든 일을 다 떠맡으려는 것 같았다. 모든 걸 책임지기 위해 그는 미친듯이 머리를 굴렸다.“도망쳐...”백리는 간신히 입을 열었지만, 얼굴이 창백해져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만약 염구준이 조금이라도 힘을 더 준다면, 자신은 그대로 목이 부러져 죽을 거라는 걸 똑똑히 알아버려서였다.그러나 염구준은 누가 그들을 보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들의 감정적인 대화에는 관심이 없었다.“누가 보냈어?”배후를 밝혀내지 않는다면, 그들을 잡는다고 해도 다른 이들이

  • 군신의 귀환   제2343화

    우웅.백리는 내뿜던 기운이 갑자기 강해지더니 순식간에 반보초인의 초입 실력에 도달했다.블렌의 기운도 강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최상급 반보천인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재밌네.”염구준은 그들의 전투 진형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나중에 가을이가 조금 더 강해진다면 합동 공격을 할 수 있을 수도.’“죽어라!!”블렌이 포효하며 엄청난 살기를 내뿜으면서 백리와 동시에 염구준에게 돌진했다.그는 염구준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두 명의 반보천인을 상대로는 버티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쾅!!그러나 염구준은 제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그들의 합동 공격을 가볍게 받아내었다.최상급 반보천인도 되지 못한 사람들은 그의 상대가 될 자격조차 없었다. 붙어도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할 뿐이었다.“이렇게 강한 진형을 너희 같은 녀석들이 쓰는게 아까워.”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대량의 기운을 내뿜어 두 사람을 밀쳐낸 뒤, 빠르게 다가가 어마어마한 기세로 주먹을 연이어 휘둘렀다. 그의 주먹은 매 한 번 내려칠 때마다 전보다 한층 더 강력했다.콰아앙!달빛 아래에 주먹의 잔상이 번뜩였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연속되는 강렬한 타격 속에서, 백리와 블렌은 결국 바닥에 쓰러진 채로 꼼짝도 하지 못했다.염구준은 담담하게 걸어가 그들이 더 이상 진기를 쓸 수 없도록 단전을 봉인했다.“너... 너 정말 반보천인 맞아?”블렌은 경악하며 물었다. 수년간 여러명의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이렇게 강한 고수와 붙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냥 괴물 그 자체잖아!’그는 생각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떻게 살아남을지나 생각해.”염구준은 대답하기 귀찮아 앞에 있는 저택을 가리키면서 가라고 명령했다. 새벽, 염씨 가문 저택의 비밀 밀실.방에는 염구준과 숙취에서 깨어난 염진이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블렌 부부와, 장씨 가문의 삼형제가 무릎을 꿇고있었다.“너희 셋은 먼저 일어나. 꿇고 있는 거 보기 안 좋으니까.”

  • 군신의 귀환   제2344화

    “찾아서 다행이야. 너희들과 함께 가마.”염진은 삼형제를 위해 기뻐하며, 오래전 진 목숨빚을 갚을 각오를 다졌다.“전 반대에요.”이때, 오랫동안 침묵하던 염구준이 입을 열었다.염구준의 반대로 인해 방 안은 묵직한 적막에 휩싸였다. 염진이 절반정도 양아버지가 된다지만,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기에 장씨 가문의 삼형제는 매우 난처해했다.전엔 어머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정신이 팔린 나머지 염진이 위험에 처할 거란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은 그들도 반보천인이 뒤를 쫓고 있는 일이 단순하게 만나는 것 뿐일 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염진의 한 마디가 적막을 깨뜨렸다. “괜찮아. 애들이 한 번 만나기만 하면 된다고 했잖니.”“앞으로 가문 좀 부탁한다. 그리고 가는 김에 한설이도 청해시에 데려가 살아.”이 말은 흡사 유언을 남기는 것처럼 들렸다. “아버지, 왜 이런 말을 하세요. 안 가시면 되잖아요.”아버지가 너무 나쁘게 생각한다고 생각한 염구준이 상대방을 말리기 시작했다. 염진이 한 번도 말하지 않은 탓에 그는 염진과 장천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지 못했다.“아니, 가야만 해. 이래야 천수 형에게도 할 말이 있지.” 염진의 단호한 태도에, 염구준은 상대방이 말려도 듣지 않고 어떻게든 가고야 말 것이라는 걸 눈치챘다.‘하여간 고집불통이라니까.’염구준은 자신의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제가 대신 갈게요. 할 말 있으시면 얼마든지 하세요.”장씨 가문의 형제들의 납치 시도에 그는 매우 화가 났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죽이지 않은 건 옛 정을 생각해서였다. 즉, 이제 도움 따위는 줄 생각도 없다는 거다.“안 돼. 내가 직접 가야만 해.”그러나 염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수 십 년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어마어마한 은혜를 그는 오늘 반드시 직접 갚을 생각이었다. “왜 이렇게 고집 부리세요? 제 말 한 번만이라도 들으시면 안 돼요? 잘 처리해드리겠다니까요.”염구준은 염진이 아버지이기 때문에 대

  • 군신의 귀환   제2345화

    “죽든지, 말든지.”염구준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평소 같으면 수십 명은 죽여버렸을 테지만, 아버지 앞에서는 속으로만 삭여야 했다. 염진이 떠난 후, 그는 심문할 마음이 사라져 아랫사람에게 블렌과 백리를 데려가라고 명령하고 혼자 조용히 밀실 밖으로 나섰다. 염구준은 밖을 밝게 비추는 달빛을 올려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한편, 북룡강 변두리.강물이 세차게 몰아치며 물보라가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염진은 장씨 가문의 삼형제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북룡강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강변에 서 있는 검은 그림자를 발견했다. 모습을 보아하니 상대방은 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영, 우리 어머니는 어디 계시지?”상대방을 보자마자 장대선은 재빨리 걸어가 물었고 자리에 남겨진 둘째와 셋째는 염진의 옆에 서서 주변을 경계했다. 오기 전에 그들은 어머니만 만나면 바로 염씨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가기로 협상을 했었었다.“염구준은 같이 안 왔지?”조금 전에 염구준이 북방의 염씨 가문의 저택에 머물러 있다는 소식을 들은 영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염구준이 너무 강해서 무서워하는 것도 있었지만, 만능 전당포에서 의뢰한 강자가 연락이 끊긴 상황에 미끼들이 정말 염진을 데리고 왔으니 무서워하는 거였다.“아니, 부자끼리 한 번 싸워서 안 따라올 거야.”“좋네. 데리고 와.”장대선이 사실대로 말하자 영은 만족스럽게 옆에 있는 승합차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분부했다.이윽고 차에서 두 사람이 내리며 어깨에 둘러업고 있던 포대를 쓰레기 버리듯이 멋대로 내팽개쳤다.“어머니!”장대선이 소리 지르며 달려가 포대를 풀자 안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의식불명인 상태로 옅게 숨을 쉬고 있었다.“어머니를 완치시켜준다 했잖아?”장삼우가 분노하며 외쳤다. “하하. 바보야? 도구 따위를 내가 왜 치료해줘야 해?”“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알려줄게. 이 아줌마 이미 병이 심각해져서 이제 치료 못해.”영은 그들

Latest chapter

  • 군신의 귀환   제2511화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 군신의 귀환   제2510화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 군신의 귀환   제2509화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 군신의 귀환   제2508화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 군신의 귀환   제2507화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 군신의 귀환   제2506화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 군신의 귀환   제2505화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 군신의 귀환   제2504화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 군신의 귀환   제2503화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