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 오늘 너의 제삿날이다!”동시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또 으르렁거렸다.이제 보니 세 사람의 실력이 강한 것은 각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협공하는 것이었다.워낙 세 쌍둥이라 마음이 잘 맞고 대단한 진법까지 보조한다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셋째, 그만해.”금시는 더는 염구준과 정면으로 싸우고 싶지 않아 바로 제지했다.“누가 먼저 죽나 두고 보자.”염구준은 검을 들고 다시 돌진했다.셋을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그래도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일단 몸이 다친 것을 눈치채면 전력을 다해 공격해 올 것이다.염구준은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체력을 보존하여 먼저 손태석을 구할 생각이었다.쿵쿵!검과 쇠몽둥이가 부딪치면서 주변에 불꽃이 튀고, 네 무술인의 기운이 부딪치면서 주변을 휩쓸었다.심지어 그들이 스쳐가는 바닥에 깊은 구멍이 뚫렸다.부하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멀리서 지켜볼 뿐, 감히 싸움에 끼어들지 않았다.맹렬한 공격이 끝나자, 세 사람은 뒤로 물러서고 염구준이 가운데 섰다.“셋이 한 사람처럼 움직이네. 재미있어.”염구준은 전력을 다해 싸울 기세로 몸을 흔들어 기운을 폭증시켰다.내상이 점점 심각해져 속전속결로 끝내야 했다.방금은 상대방의 실력을 탐색하는 것에 불과했으니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었다.“아니…”난폭하는 염구준의 기운을 본 세 사람은 깜작 놀랐다.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지 않았다는 사실에 금시는 충격을 먹었다.일단 생사를 걸고 싸우기 시작하면 전부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큰형, 삼시괴진을 사용해서 저놈을 단번에 제압하자!”동시가 짜증을 부리며 기운을 끌어올렸다.셋 중에서 그는 제일 무식하고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염 선생, 이젠 그만하자.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어.”동시와 상반되게 금시가 사과하며 먼저 기운을 거두었다.쌍방은 피맺힌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니 목숨을 걸고 싸울 필요가 없었다.“큰형.”나머지 두 동생은 아직 마지막 필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먼저
”염 선생, 어떡해요.”소하 아버지는 천 명이 공격하는 장면은 처음 보는지라, 순간 당황하여 두 다리가 덜덜 떨렸다.“당황하지 마세요. 오합지졸들이 날 죽일 수 없어요.”염구준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그가 아직도 꿈쩍하지 않자, 루카스가 콧방귀를 끼며 비아냥거렸다.“흥, 건방지게 구는 것도 이제 끝이야.”윙!한 무리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염구준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검갑을 잡고 구자검을 뽑아 들었다.놈들은 그의 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끼더니, 등골이 오싹하여 싸우고 싶은 의지가 사라졌다.구자검을 한 번 휘둘러 검기를 발사하자 앞줄에서 공격하던 놈들이 일렬로 쓰러졌다.이런 식으로 검을 몇 번 휘두르자 벌써 백여 명이 죽었다.나머지 부하들은 너무 무서워 비명소리를 지르며 도망쳤다.“도망쳐! 부상을 당해도 여전히 강해!”“가까이 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아! 살려줘!”염구준과의 정면전에서 놈들은 한 번도 치지 못하고 죽을까 봐 무서워서 도망쳤다.전설의 악마가 실력이 막강한 것을 루카스 같은 애송이가 알 리가 없었다.아무리 몸이 다쳐도 함부로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당장 돌아와!”루카스는 겁이 많은 부하들을 향해 소리질렀다.윙!그때 염구준의 날카로운 검이 그의 목을 겨누었다.“계속 짖어봐.”깜짝 놀란 루카스는 바로 뒷배를 내세웠다.“날 죽이면 삼시만에서 널 살려두지 않을 거야.”지금 그는 한마디 협박에 모든 것을 걸었다.염구준이 검에 힘을 주자, 그의 목에 피가 흘러내리며 옷깃을 붉게 적셨다.“방금 뭐라고 했어? 제대로 못 들었어.”쿵!협박이 먹히지 않자, 루카스는 무릎을 꿇고 앉아 용서를 빌었다.“형님, 날 살려줘. 다시는 안 그럴게.”이제 보니 그도 죽는 것을 두려워했다.“다시는 없어.”염구준은 일부러 죽이려는 척 살기를 뿜어내며 날카로운 눈매로 주변을 경계했다.지금 주변에 강력한 기운을 가진 고수가 세 명이 매복해 있는데, 당장이라도 뛰쳐나
”악녀가 드디어 죽었다!”“와!”채소를 빼앗으러 온 악녀를 해결하자, 마을 사람들은 환호성을 외치며 기뻐했다.오랫동안 시달린 끝에 드디어 해방되었다.“염 선생, 준비하세요. 우리 갈 때가 되었습니다.”소하 아버지는 딸의 손을 잡아당기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마을 사람들의 눈빛에 아쉬움이 가득했다.아루카 일행을 죽였으니 더는 이곳에 머무를 수 없었다.“떠나지 않아도 돼요. 저놈들 본거지만 알려주세요. 제가 가서 전부 몰살할게요.”염구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패기 있게 말했다.극악옥에서 좋은 인간들이 없으니 전혀 사정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그러자 소하 아버지가 타일렀다.“선생이 실력이 강한 건 알겠지만 놈들은 삼시만 세력들이라 건드리면 안 돼요.”삼시만, 극악봉, 적룡패밀리는 극악옥의 3대 세력으로서 그중에서 적룡패밀리가 가장 강했다.“위치만 알려주세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염구준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들의 음식을 먹었으니 빚을 갚는 셈치고 안전한 환경을 돌려줄 것이다.“죽으면 말지. 내가 안내할게요.”소하 아버지는 열정이 넘치게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희망이 소박해도 염구준이 반드시 상대방 세력을 멸망시키길 기대했다.이제 괴롭힘을 당하는 삶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가는 길에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염구준은 적지 않은 정보를 알아냈다.소하 아버지 일행은 원래 극악옥을 지키던 수호자의 후손이었다.그런데 적룡 존주가 이곳에 나타나면서 몇몇 수호자를 죽이고, 극악옥이 혼란에 빠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사방으로 피난을 가는 신세가 되었다.나중에 삼시만에서 그들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그 당시 감옥에 가둔 원수를 갚기 위해 대대손손 노예로 부려먹었다.걸어서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에 두 사람은 어느 건물 단지에 도착했다.소하 아버지는 전방을 가리키며 소개했다.“저기가 놈들의 본거지예요. 이곳의 보스 이름은 아나와이고 아루카보다 더 강해요. 놈들이 워낙 많아서 제 생각에 오늘 밤에…”그가 말을
”절반만 줄게.”소하 아버지는 고통을 참으며 양보했다.고생하면서 재배한 채소를 두 손으로 받쳐서 남에게 주는 일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어쩔 수 없었다.퍽!그런데 아루카가 고개를 가로젓더니 또 한 주민의 팔을 잘라냈다.“너희들 방금 반항해서 전부 내놔야 해. 얼른 가서 수확해. 시간이 얼마 없어.”“악독한 놈들.”현지인들은 충혈된 두 눈으로 노려보며 씩씩거렸지만 누구도 나서서 따지지 못했다.“꺼져! 하나도 가져갈 생각하지 마!”그때 염구준이 큰소리로 외치며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겁이 많은 현지인들은 화들짝 놀라며 저마다 나서서 그를 나무랐다.“이봐, 더는 우리를 해치지 마.”“우린 이 사람 몰라요!”염구준이 좋은 마음으로 나서서 도와주는데 정작 현지인들은 선을 긋느라 바빴다.이것은 아루카에 대한 두려움으로 비롯된 노예근성으로서 한 명도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얼굴, 몸매, 빠진 게 없이 잘생겼어. 내 남총하지 않을래?”염구준이 나타나자 아루카는 화내기는커녕 윙크를 던지면서 제안했다.“하, 관심 없어.”염구준은 콧방귀를 날리며 바로 거절했다.“둘째 누나한테 무슨 태도야. 죽고 싶어?”그러자 한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도끼를 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역시 극악옥의 인간들은 말이 통하지 않으면 바로 살인하고, 죽으면 상대방이 능력이 없는 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조심해요!”“빨리 비켜요!”소하의 아버지는 딸이 염구준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다칠까 봐 주의를 주었다.그런데 염구준이 다른 팔을 천천히 들더니 커다란 도끼를 가볍게 막는 것이었다.“파괴!”그리고 기합 소리와 함께 도끼를 부수고 충격으로 상대방까지 죽였다.상대방이 너무 가뿐하게 죽이자, 아루카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들더니 부하들에게 공격할 준비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우린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굳이 죽일 필요까지 없잖아. 당신 이름이 뭐야?”“염구준이다.”그가 당당하게 이름을 말하자 주변이 갑자기 조
어느 호숫가에 찢어진 옷을 걸친 남자가 눈을 감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그는 바로 염구준이었다.환각흑석림이 폭발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밖으로 뛰쳐나오다가 결국 충격으로 강물에 휩쓸려 나갔다.흑풍 존주와 격전을 벌인 탓에 호체기운을 유지할 기운조차 없어서 오로지 극한 육신으로 가까스로 버텼다.“구준 씨, 집에서 기다릴게.”무의식 속에서 그는 어렴풋이 손가을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가을…”염구준이 겨우 입을 벌여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렀다.촤아아!그때 호수에 물보라가 일렁이더니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강가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놈은 염구준의 허리를 물어뜯으려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입을 쫙 벌였다.윙!수상한 것을 감지한 염구준은 갑자기 몸을 뒤집고 일어나, 검을 휘둘러 악어의 머리를 내리쳤다.“용도 추락하면 물고기한테 물려 뜯긴다고 하더니, 이런 망신이 어디 있어.”방금은 위기가 닥친 순간에 본능적으로 반응하여 공격한 것이었다.“콜록콜록, 웩!”그는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어혈을 억누르지 못하고 단번에 토해버렸다.그래도 아까보다 홀가분하고 숨 쉬기도 훨씬 편해졌다.“젠장. 제대로 다쳤네. 빌어먹을 흑풍!”지금 몸상태가 낙관적이지 못했다.환각흑석림에서 최선을 다해 싸웠고 나중에 대형 폭발의 영향을 받았는데도 죽지 않은 것이 참 다행이었다.분명 마지막 필살기로 흑풍 존주에게 중상을 입혔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응? 꼬맹이들이네.”고개를 살짝 돌리자 여광으로 낡아빠진 옷을 걸친 어린아이들이 그를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등에 대바구니를 멘 것을 보니 물고기를 잡으러 온 것 같았다.“도망쳐!”“엄마! 귀신이야!”염구준의 눈과 마주치자,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 황급히 도망쳤다.“휴.”염구준은 어깨를 으쓱 올리고는, 옷에 묻은 진흙을 털어버리고 아이들이 뛰어간 방향으로 걸어갔다.지금 손에 든 검 외에 아무것도 없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으며, 배에서 끊임없이 소리가 났다.‘살기야.’어느 숲에 들
“파혈살!”“구자검법! 검사참천인!”거대한 검의 허영과 거대한 칼의 허영이 동시에 나타나 서로를 공격하고, 동시에 염구준과 흑풍 존주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것으로 승부를 결정할 것이다.우르릉!칼과 검이 부딪치면서 두 사람의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마침 주변의 흑석주가 무너져 장독이 모두 사라졌다.먼지까지 가라앉으니 두 사람은 먼지투성이가 되어 폐허에 우뚝 서 있었다. “콜록콜록!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염구준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았다.그의 표정을 보아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진법까지 쳐서 공격했는데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돼?”흑풍 존주는 기혈이 솟구쳐 그만 새빨간 피를 토했다.생각지도 못하게 염구준의 진기와 의경이 거의 극한 경지에 도달하여, 전체 실력이 그보다 훨씬 강했다.“아무리 외력이 강해도 결국은 본인 것이 아니야.”염구준은 살벌하게 노려보며 얼마 남지 않은 기운으로 상대방을 휘감았다.“젠장!”기진맥진한 흑풍 존주는 없는 힘을 쥐어짜며 겨우 칼을 들고 막았다.지금 두 사람은 힘이 다 빠진 상태라, 마지막까지 버티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이다. 쿵!구자검이 내리치는 순간 칼이 두 동강이 나면서 흑풍 존주도 피를 토하며 바닥에서 뒹굴었다.염구준은 숨이 차서 연신 헐떡거렸다.“죽는 게 그렇게 두려워? 최상급 연내갑을 세 벌씩이나 입었네.”방금 공격으로 연내갑 두 벌이 망가지고 이제 한 벌이 남았다.“가까이 오지 마. 아니면 너까지 끌고 죽을 거야.”흑풍 존주가 다급하게 협박했다.“웃겨. 넌 이제 죽을 사람이야. 그만 발악해.”염구준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모든 원한에 마침표를 찍으려고 했다.오늘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할 것이다.“그럼 같이 죽자!”갑자기 흑풍 존주가 리모컨을 꺼내어 힘껏 누르자, 지면이 흔들리더니 멀리서 천둥번개 같은 폭발음이 울렸다.“염구준! 이곳의 지하에 천연가스가 있어. 너희들 오기 전에 내가 폭탄을 설치했거든. 이제 나랑 같이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