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양백의 미간이 떨리며 탁한 노안에서는 한가닥의 빛이 스쳐지났다."염구준,넌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는게냐?"구준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바로 양손을 짊어지고 제자리에 섰다."자!"후!!이 순간,양백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갑자기 폈는데 피부는 마치 도랑이 무성한 늙은 나무껍질과도 같았고 손바닥에는 흰 기류가 응축되고 있었다."어떻게 하면 죽는지,살수있는지도 모르는 놈,내가 무자비하다고 탓하지 마라.죽어라!"쾅 하는 큰 소리가 울렸다!비열석을 깨뜨릴 정도의 공포의 일격,정확하게 구준의 가슴을 쾅 내리쳤다!패자가 전력을 다해 일격을 가하는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가?장씨 가문 별장 마당에는 마치 작은 폭탄이 터진 듯 육안으로 보이는 기랑들이 물결치듯 바닥을 따라 급속히 번지며 지진으로 형성된 충격파처럼 바닥 전체를 쉽게 엎었는데 별장 입구에 있는 붉은 포르쉐까지 뒤따라 진동했다!이 일격은 코끼리 한 마리를 제자리에서 진멸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큰 형님!""염선생님!"별장 입구,정유미,손명호,손명호의 아버지와어머니...구준이 당하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특히 유미는 포르쉐 뒷좌석에서 직접 문을 밀고 뛰쳐나왔고,예쁜 얼굴엔 더 이상 핏빛이 없었다.구준 오빠가...그 늙은이한테 맞았다!그,그는 왜 피하지 않았는가,왜 가만히 있은거지?설마...그 늙은이가 너무 강해서 구준 오빠가 피하지 못한건가?그,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마치,마치 이미 죽은 것처럼!"끝났습니다."별장 마당에서 양백은 앞에 있는 구준을 보고 오른손을 천천히 거둬들이고는 뒤로 돌아서 거실 계단에 있는 장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셋째 도련님,제가 다행히 명령을 욕되게 하지 않았습니다.염구준의 오장육부는 이미 분으로 되어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죽었다고?"하하하!"장우는 광소를 터뜨리며 비웃는 얼굴로 구준의 '시체'를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올리고 별장 입구의 유미를 멀찌감치 바라보았
"큰 형님...형님이 아직 살아있어!"별장 입구,유미는 멀리 구준의 뒷모습을 보며 그의 시원시원한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방금 쏟아져 나온 눈물을 순식간에 그치고 두 손으로 그녀의 작은 입을 가렸다.눈길엔 말 못할 놀라움이 어렸다!구준 오빠는 역시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저 성이 양씨인 늙은이는 구준 오빠를 전혀 다치게 할 수 없었다!"염구준,내가 인정하건데 이전에 너를 좀 우습게 보았구나!"앞 세 걸음 너머 양백의 얼굴이 푸르고 하얗게 질리더니 갑자기 두 발을 벌려 제자리에서 스쿼트 자세를 하고 두 손을 가슴에 앞에서 천천히 흔들며 손끝으로는 한 줄기 부드러운 기운을 맴돌며 서로 엇갈려 휘감아 모양이 극속 회전하는 정진 덩어리를 이루었다.필살 일격!이는 이미 그의 아낌없는 일격으로 정진 왕자의 정신적 기운을 담았다.무려 5초 동안 힘을 비축했다.양손이 동시에 굉음을 내며 노호했다."지금이 두 번째 수다,염구준,죽어라!"펑!!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 정도였다!메마른 두 손바닥엔 사라지지 않을 거대한 힘과 함께 빠르게 앞에 돌진해 생긴 관성의 충격력까지 가세해 구준의 가슴으로 날아갔다!"양백,세번째 수가 남았습니다!"거의 손이 떨어진 와중에 장우는 뒤에서 소리쳤다."그가 당신 보고 세 번 수를 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2차와 3차를 함께 쓰세요,바로 그를 먼지로 만들어요!"훅!양백은 주저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반 바퀴를 돌았는데 양발을 지면에서 엇갈려 디뎠더니 몸속 뼈가 '뚜둑'하는 소리와 함께 부러졌고 아랫배 깊숙히 있던 기력이 난리쳤으며 손바닥에 핏빛 증기가 한층 생겼다.자신의 기혈을 불태우고,반식을 당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은채 왕자의 절정에 못지 않은 마지막 수를 시전하였다!콰르릉...마치 험난한 파도처럼 구준의 몸을 완전히 파묻었다!별장 마당은 조용해졌다.별장 입구 밖,정유미,손명호,그의 부모님,심지어 뢰인까지 모두 멍해졌고 숨쉬는 것 조차 잊었다!믿을 수 없다!저게 인간의 힘이란 말인가?성이 양씨인 영감이 이토록 놀
겨우?사실은 이렇게 잔혹했다!그는 심각한 반식을 당하면서까지 연이어 망명 공세를 퍼부었지만 구준의 솜털 하나도 다치지 못했다!"당신은 너무 약해,혹은 장씨 가문이 너무 약한것 같군."구준은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양백의 이마를 마음대로 짚은 뒤 입을 열었다."진정한 강자 앞에서 겨우 무도 왕자는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어.""내 손에 죽는다는 것으로 당신은 충분히 자만할 수 있다."말이 떨어지는 순간,양백은 이미 기가 죽었다.반항할 생각조차 없거나 혹은 반항을 아예 잊어버린 것 같았다.구준의 손가락에 의해 쉽게 그의 모든 생기가 끊겼고 늙은 몸은 흔들지도 않고 꼿꼿이 땅에 넘어져 그 자리에서 죽었다!"딱딱딱..."뒤쪽의 거실 계단에서 장우는 동공이 확대되었고 온몸이 격렬한 떨림을 참지 못했으며 이가 저절로 미친 듯이 떨렸다.죽었어,양백이 죽었다!그들 장씨 가문의 가장 강한 어르신 중의 하나이며 정진까지 단련한 무도 왕자가 구준의 손가락 하나에 쉽게 찔려 죽었단 말인가?개미 한 마리를 쥐어 죽이는 것처럼...아니,개미 한 마리를 쥐어 죽이는 것보다 더 간단했다!"구준 오빠..."별장 입구에서 유미는 두 손으로 가슴을 잡았다.심장이 쾅쾅 뛰는 것을 참지 못하고 구준의 뒷모습을 보았다.마치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을 보는 것 같았다.눈빛은 말할 수 없는 경앙,말할 수 없는 숭배,그리고 숨길 수 없는 연모가 섞여있었다!진정한 남자란 무엇인가?진정한 강자는 무엇인가?구준 오빠...그는 모든 여자의 모든 환상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었다!"장우."구준은 발걸음을 내디디며 양백의 시체를 건너 거실 계단 앞쪽으로 천천히 걸어가 온몸을 떨고 있는 장우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다른 카드가 있나?""만약 없다면,지금 죽으면 된다."말을 하는 동시에 오른손 검지를 다시 내밀어 장우의 이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안돼!!"이 순간,장우는 더 이상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울부짖으며 바로 계단에서 무릎을 꿇고 구준을 향해 연거푸 절을 했다."
지금 이 순간,구준은 이미 장우의 곁으로 가서 높은 곳에서 장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마치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하는 물에 빠진 개를 보는 것 같았다."이 말이 네 원래 말이다,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지?"장우는 땅에 무릎을 꿇고 쓰러질 정도로 울었다.창자조차 곧 후회로 파래질것 같았다!그가 후회하는 것은 당연히 유미의 미움을 산 것이 아니라,구준과 그런 독설을 해서는 안되었었다는 것이였다!만약 진작에 구준의 실력이 이렇게 공포스러울 줄 알았다면,오늘 저녁에 그와 강경하게 맞서지 않고 장씨 가문 조상댁으로 돌아가 가문의 고수들을 전부 소집하였을 것이였다.사람이 많고 세력이 많으니 구준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절대 장씨 가문 전체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염선생님,유미양!"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입으로는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없었다.장우는 울부짖으며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짝짝"뺨을 때렸다.얼굴의 피부가 곧 찢어질 지경이었다."두 분이 아량을 베풀어 주시기만 한다면,우리 장씨 가문은 배상할수 있습니다!돈,고급차,별장, 요트...두 분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있습니다!""스님 체면은 보지 않아도 부처의 체면은 본다고,중해시 장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라도 두 분께서 이 목숨 살려주세요,정말 잘못을 알았습니다!"중해시...장씨 가문!유미는 가슴이 약간 떨렸다.예쁰 얼굴에 마침내 약간의 변화가 나타났다.오늘 저녁,장우는 확실히 큰 손해를 보았다.아주 대단해 보이는 양백까지도 구준 오빠의 손가락에 의해 쉽게 격살되였다.그런데 장씨 가문은?중해시에서 장씨 가문은 삼대문벌의 하나로 수천억의 방대한 금융제국을 장악하고있었으며 휘하의 경호원,보안은 더욱 헤아릴수 없이 많았으며 국내의 많은 무관들과 더욱 비할데 없이 밀접했다.구준 오빠가 무술인 한 명은 해치울 수 있다.하지만 그 수가 만약 열 명,백 명,천 명이라면?구준 오빠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그들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거였다!"구준 오빠."여기까지 생각하고 유미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마음이 차가워졌다!이 염선생님은 분명히 이미 셋째 도련님을 놓아주었고 나도 주동적으로 셋째 도련님을 대신해서 죄를 자백했는데 셋째 도련님은 뜻밖에도 나를 죽이려 하다니?!이게 바로 교활한 토끼가 죽은 척하니 대신 개로 요리 한다는 건가?셋째 도련님의 눈에는 나는 심지어 개 한 마리보다 못했다!"젠장,뼈가 정말 딱딱하군!"단칼에 천성을 베지 못하자 장우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칼날을 뽑아 다시 베었다.이번은 어깨가 아니라 직접 머리를 베었다.정수리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 천성의 얼굴과 목을 모두 선혈로 물들였다!한 칼,또 한 칼...눈 깜짝할 사이에 십여 칼을 족히 박았다!'천성이라고?'10여메터 떨어진 구준은 이미 별장문어귀를 나서서 유미 등과 선후로 포르쉐에 앉아 차창을 통해 온몸에 피를 흘리는 천성을 보고 담담하게 웃었다."재밌네."말이 끝나고 포르쉐는 천천히 시동을 걸어 해변 방향으로 질주했다.구준과 유미는 이미 떠났다.장씨 가문 별장 입구에서 장우는 포르쉐 차의 미등을 멀리서 바라보다가 불빛이 완전히 사라지자 손에 든 합금 강철 칼을 닥치는 대로 버리고 즉시 천성을 안고 울부짖었다:"천성아,너 괜찮아,천성아?버텨,꼭 버텨야 해!"천성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바닥에 쓰러졌는데 온몸이 차갑고 말을 할수가 없었다."씨발,숨이 멎었나?"장우는 몇 번 우는 척 하더니 손을 뻗어 천성의 콧구멍에 대고는 그의 몸을 밀어내었다.온 얼굴에는 재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쓸모없는 새끼,내 표정을 낭비하고 있어!그 누구,여기 치워.나는 곧 조상댁으로 돌아가야 하니까!"멀지 않은 옆에서 은호,은표는 재빨리 앞으로 나가 천성의 맥을 살짝 짚어보고는 갑자기 얼굴에 희색이 가득했다."도련님,천성은 아직 살릴수 있습니다.겉의 상처가 심각하지 않습니다.지금 병원에 보내면 늦지 않습니다!""살아있다고?씨발!"장우는 침을 뱉고 손을 들어 세게 저었다:"병원에 보내,살려도 병신일거다!구할 수 없으면 바로 영안실로 보내라,내가 정이 없다고 말하지 마!"
큰아들 장헌은 어릴 때부터 국외에서 성장하여 련이어 2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후 즉시 집안 사업을 접수하였었는데 나이가 어렸지만 이미 중해시에서 혁혁한 기업가였다.둘째 아들 장중은 사업에 투신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무도에 열중했었다.성인이 된후 10여개의 련쇄무관을 차렸고 가끔 무술대회를 개최했으며 또 암암리에 지하도박장을 개설함과 동시에 고리대금을 투입하여 지하에서 명성을 날렸다.셋째 장우에 대해 말하자면,어릴 때부터 빈둥빈둥 놀고 먹기만 하고 게으름을 피웠으며 커서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기고 여자 연예인을 가장 좋아했는데,그야말로 벽에 붙지도 못하는 진흙탕이였다!"이왕 돌아온 김에 이 집에 잘 있으라고 해라."장위홍은 얼굴이 가라앉더니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가,양씨한테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해라."서재 입구에서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집사가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양백님께서는...이미 돌아가셨습니다!"뭐?!장위훙은 안색이 약간 변하며 손에 낀 옥팔찌를 갑자기 깨뜨렸다."셋째가 또 문제를 일으킨 거지?당장 오라고 해!"겨우 30분도 안 되었다."아버지!"서재 문 밖에서 장우가 비틀거리며 달려와"털썩"하고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아버지가 저를 위해 말해주셔야 합니다.저는 오늘 저녁에 하마터면 다른 사람 손에 죽을 뻔했어요.청해시 그놈의 성은 염씨인데 우리 장씨 가문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습니다!"이런 일이 있었다고?!장위훙은 눈빛이 갑자기 가라앉았다.장우가 구준에게 절을 할 때 남긴 상처를 보았다.멍든 코와 얼굴이 부은 낭패한 모습을 보고,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네가 말한데로 그 사람의 성이 염씨라고?양씨도 이 성이 염씨인 사람한테 죽었니?""그의 이름이...염구준이냐!?"장우는 단번에 몸을 곧게 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바로 염구준입니다.바로 두 시간 전에 그는......"그는 구준이 손가락 하나로 양백을 죽인 과정을 과장하여 한 번 말했다.또 울며불며 소리질렀다."아버지,저희는 절대
천성은 방금 수술을 끝마쳤다.온 몸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침대 옆에는 방금 다 쓴듯한 피 봉투가 걸려 있었다.아마도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많은 피를 수혈해서 살린듯 했다."다른 사람을 위해서 죄를 뒤집어쓴다라. 충심이 갸륵하기도 하지. 그러나 아쉽게도 못된 놈에게 충성했어!"병실 문이 밖에서 천천히 열렸다.염구준이 천천히 병실에 들어서도니 뢰인더러 옆에 있던 간호사를 데리고 같이 나가라고 손짓했다.병상 옆에 앉아 있던 천성에게 가볍게 웃어 보이더니 말했다."이렇게 젊은 나이에 아무런 사부 없이 자신의 노력으로 무도 종사로 되었다니, 재능이 아주 출중하구나.""장우를 따르기엔 너무나도 아깝다!"천성이 염구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않으려고 하며 차갑게 웃었다."염 씨, 나도 당신 상대가 안된다는 걸 알아. 네가 날 죽이려면 죽여. 관계를 틀어 놓으려고 하지 말고. 도련님은 그저 나를 몇 번 찔렀을 뿐이야. 내 목숨을 앗아간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이렇게까지 충성한다고?염구준이 고개를 젓더니 웃었다.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전에 받은 메시지를 찾고는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단천성, 나이 26세, 어릴 때 부모를 여임. 누나'단모리'와 서로 의지해서 살아감. 중해시 사랑 보육원에서 길러짐......""15세 중학교 졸업.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더위와 추위를 무서워하지 않고 스스로 배우고 터득하여 17세에 내진을 연마. 장씨 가문의 휘하에 거두어짐...... 누나인 단모리는 단천성을 대학에 보내고, 졸업 후 장씨 그룹에 들어감. 같은 해 11월 그룹 옥상에서 투신, 사인 불명......"침대에서 단천성이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다."이건 비밀도 아니야. 당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왜 하는데? 우리 누나 이미 죽은 지 5년이야. 우리 누나 묘를 파서 죽은 사람도 가만히 안 놔둘 작정인 거야!?""틀렸어!"염구준의 손가락이 가볍게 핸드폰 화면을 터치하더니 그러고는 핸드폰을 단천성 앞에 던졌다.툭!단천성의 눈빛이 얼었다!핸드
얼마나 울었을까.목이 완전 쉬어버렸다. "염 선생님...... 감사합니다!"중해시 센터 병원을 떠나 염구준은 더 있지 않고 뢰인과 같이 저녁에 청해시로 돌아갔다.웅......포르쉐가 고속도로에 갓 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오는지 염구준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주작?"염구준이 핸드폰을 보더니 눈썹을 살짝 올리더니 전화를 받았다."단모리의 영상은 이미 받았다. 이번 일을 아주 잘했어."전화에서 주작전존의 목소리가 조금 긴장한듯 하더니 빠른 속도로 말했다."전주님, 늦은 저녁에 전주님에게 연락드린 이유는 단모리때문이 아니라 다른 급한 일이 있어서 입니다. 10분 전에, 해외 '피 살인 조직'에서 수배령을 발표했습니다. 손씨 그룹의 고위층에 암살 현상을 걸었습니다. 수배자의 신분은 잠시 불명해서 제가 지금 조사하고 있습니다!"현상?염구준의 두 눈을 잘게 뜨더니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피 살인 조직, 이는 유럽의 오래된 세력으로 이미 150년 이상의 역사가 있다고 한다.주요 구성원들의 신원은 모두 모르고 다크넷으로 현상 임무를 받거나 공표한다.현상금이 적어도 2억부터였다!"뢰인."염구준이 전화를 끊고 바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최대한 빨리 청해시로 돌아간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가을이 위험해!"웅!!뢰인이 지체하지 않고 바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더니 붉은색 포르쉐가 화살처럼 빨리 청해시로 달려 나갔다.......청해시, 손씨 그룹.늦은 밤 11시, 대부분 직원은 이미 퇴근하였다.기획부 부사장 "곽준기"가 기지개를 켜더니 몇 명 열심히 야근하는 시장 분석원 직원들을 보더니 하품을 하였다."아우, 난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 사무실 가서 조금 눈 붙일게. 너네도 빨리 끝내고 돌아가서 쉬어."말하고는 몸을 돌려 직원 사무실을 나와 자기 개인 사무실 방향으로 걸어갔다.복도쪽으로 금방 나왔을 때였다.슥!미세한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곽준기의 목을 무언가가 베며 빨간 피가 흘러내렸다."윽...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