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을 아랑곳하지도 않고 손가을만 가만히 지켜보며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 내가 있어!”그리고 손혜린을 돌아보며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손혜린,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려고 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건 아니겠지?”"서재원의 경호원들 덤비라고 한 명령을 좋은 의도로 말렸을 이유는 없고……”"말해봐, 도대체 뭘 하자는 거니?!”서재원도 화를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혜린, 나도 묻고 싶다. 왜 경호원들을 말렸니?!”"재원 오빠, 화내지 마. 이 쓰레기 같은 놈과 이혼하려고 그랬어!" 손혜린은 서재원의 품에 안기어 염구준을 째려보았다. "구청에 가서 여러 번 조사했는데 이 쓰레기 같은 놈의 정보가 없었어. 만약 그가 탄 해선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더라면 벌써 죽은 줄만 알았지!”"이제야 알았네. 전쟁터에 갔으니 혼인 정보가 군 시스템에 들어사서 내가 일방적으로 이혼 신청을 할 수 없었던 거야.”"염구준 본인이 동의가 있어야 해!”서재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흥” 하는 소리를 냈다."염구준, 당신이 전장에서 돌아온 것을 봐서 나랑 재원 오빠는 오늘 네 목숨을 살려 둘 거야!”"과거의 일도 묻어두지!”"대신 나랑 이혼해!”염구준은 웃었다.군인과의 혼인은 신성하다. 손혜린의 능력으로 쉽게 이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그리고….전신전 전주는 용제국 국주와 대등한 존귀한 신분이다. 청해 구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강대국의 정보 부서에서도 그의 정보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손혜린 이 우습고 어리석은 여자."이혼, 요구가 이렇게 간단하다고?" 염구준의 염희주를 안고 그의 양 갈 머리를 잡고 놀면서 손혜린에게 가볍게 웃었다. "나랑 이혼하고 싶다고? 나도 같은 생각이야. 공교롭게도 생각이 일치하네!”"그리고."“네가 비록 나를 5년 동안 기만했지만 그래도 양쪽 어르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했으니 이렇게 서면상의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그래서 한 번 더 묻는다. 정말 잘 생각하고 나랑
반지가 아니라 반짝이는 순금의 작은 토큰이였다. 정면에는 부조였고 뒷면에는 “G.J”라고 적혀있었다. 토근은 마치 수라장을 포위한 듯 살기가 넘쳤다.G.J 토큰!4대 전존을 통솔하고 7대 전왕을 거느리며 108명의 전장에 백만 전사를 지배하는 용제국 최고의 영예이자 전신전 전주가 세운 공을 상징하는 토큰이다. 전신전 전주를 대표하는 토큰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이 토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손가을은 입술을 깨물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청혼!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니, 5년간 무수히 환상을 해왔던 일이다!5년...그동안 너무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너무 많은 고난이 있었다!그날, 목숨 걸고 교통사고로 다친 청년을 구했다! 그날 저녁, 술에 취한 남자에게 몸을 바쳤다! 그리고 5년 동안,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잃었고, 손씨 집안 맏딸의 자리를 빼앗겼고 심지어 부모님께도 피해를 끼쳐 집안에서 쫓겨나게 만들었다! 5년 사이, 그는 염희주를 낳았고 이별이 만남보다 많은 나날을 보냈다. 그나마 딸을 낳아서 다행히 모녀의 정은 지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까지 기다렸다.오늘, 그녀의 남자가 돌아와 그들의 딸을 구하고 서석호 손에서 그녀를 구해줬다.그리고 손혜린과 이혼을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전부 가짜라고 해도, 염구준이 돈을 들여 섭외한 사람과 차라고 해도, 이 모든 게 거품같은 환상이라고 해도, 너무 행복했다. 염구준의 마음만 있으면 충분했다. “결혼해, 결혼해...”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주변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행인들이 박수를 보내며 흥분한 채 소리 질렀다. “결혼해, 결혼해...”염구준 뒤에있는 주작전존과 호위대들도 전부 오른손을 가슴에 놓고 소리쳤다. “결혼해, 결혼해...”결혼...손가을은 입술을 꽉 깨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염구준 손에서 G.J 토큰을 받았다! 무거운 G.J 토큰은 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반지가 아니
“...”손가을 얼굴이 어두워졌다.아무 말도 없었지만 부모님의 태도는 너무 명확했다. 손씨 집안에 장가를 온다고 해도 염구준은 데릴사위에 불과하다. 제대했어도 돈은 받지 못했을 거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좋아질 리가 없다. 노동력은 많아졌지만 동시에 밥 먹는 입도 늘어난 셈이다.부모님은 이 사위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가을아.” 손태석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그릇에 담긴 밥을 다 먹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너 몇 년간 일해서 모은 돈이 얼마나 되니? 희주 유치원 학비랑 돈 들어갈 거 다 빼면 50만원은 되니?”손가을은 얼굴이 하얘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나한테 줘봐.” 손태석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에서 쫓겨나고 아버지가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너도 알 테다. 내일이 어르신 칠순 잔친데, 그 돈으로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준비하고 싶구나. 어르신이 마음에 들어 하셨으면...”손가을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돈은 있다!손혜린이 그녀더러 사우나에서 일하라고 시키면서 갖은 모욕을 줬지만, 손님 등을 밀어주고 가끔 피아노 쳐주면 운 좋은 날은 팁도 받을 수 있어 돈은 적지 않게 벌었다. 몇 년 동안 일해서 손가을은 몇백만 원은 모았다. 하지만 손씨 어르신 마음은 얼음보다 차갑고 돌덩이보다 단단했다. 고작 몇백만 원의 선물을 드렸다고 절대 그들을 다시 받아주지는 않을 것이다!“돈...” 장인어른의 눈치를 보던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만졌다. 헉.난처했다.그는 전신전의 전주다. 혼자 돈을 주고 무얼 사본 적이 없었다다.하찮게 여겼던 돈이지만 지금은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주머니를 만지는 염구준을 보자 손태석은 눈이 반짝해졌다. 하지만 빈손인 걸 보자다시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푹 수그리고 머리를 저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침실로 들어갔다.“...” 염구준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멍하니
“알아봐, 똑바로 알아보라고! 염구준 뭐하는 짓이야?”노여움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미화기국, 유럽의 나라들, 극한의 북극 땅,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장병들이 지키고 있는 장비 빌딩, 아무도 모르는 군사기지, 극비의 군사 체널, 고위층 군사 장령, 모두 소리쳤다.놀랍다, 너무 놀라웠다!전신전이 천조국을 기습해서 천조궁을 쳤다. 거의 다친 사람 하나 없이 28분 사이 천조국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전신전...혹은 전신전 전주 염구준이 가진 능력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끔찍할 정도로 놀라웠다.세계 강국들은, 심지어 용제국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고 있었다!천조국 국주가 염구준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건가?전신전이 왜 갑자기 전쟁을 일으킨거지?염구준...대체 뭘 하고 싶은거야?“별거 아닙니다.”모두 전신전이 왜 그랬는지 알아보려고 바삐 돌아칠 때 염구준은 이미 적룡전투기를 타고 용제국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그의 왼손에는 설련 모양의 분홍색 꽃이 쥐어졌고 오른손으로는 전투기 통신기를 들고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 국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꽃을 따러 간 것뿐입니다. 아도랑이 눈치도 없이 저랑 팔씨름을 해보겠다고 해서요.”“팔목도 저보다 가늘더군요. 그래서 천조궁을 불 질러버렸죠. 기억에 남으라고.”“그것 뿐입니다.”전화 반대편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용제국 국주는 염구준이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하는 걸 듣자마자 그가 따려는 꽃이 바로 천조국의 국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엇보다 귀한 천어화라는 걸 알아챘다.“구준아...” 용제국 국주는 웃지고 울지도 못했다. “네가 너무 강해서, 나라들 사이의 평화가 깨지니까, 그래서 내가 널 전쟁에 내보내지 않았다는 거, 그래서 전신전도 꾸리고...그런데 넌...2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거의 천조국을 박살 내버리면 다들 더 긴장하게 되잖아!”“그 노인네 몇이 미친 듯이 나한테 전화를 걸어와서는 너한테 무슨 비밀 임무라도 줬는지, 그들 해치지는 않을 건지
이튿날 오전, 청해 비치 호텔.꼭대기 층의 호화로운 연회장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축하 인사를 나누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청해 송씨 가문에서 백옥 불상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연회장의 정문에서 손씨 가문의 관리자가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며 기쁘게 말했다. “어르신 감축 드리옵니다! 만수무강 하십시오!”“심씨 가문의 노부인께서 어르신의 송학장수를 기원하며, 당대 화가의 대작인 를 선물하셨습니다!”“장씨 가문의 가주께서 어르신의 하시는 일이 다 잘되길 바라는 뜻으로 금옥 불상을 선물하셨습니다……”손씨 어르신이 말했다. “손중천”, 온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연회의 메인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씨 어르신의 주름이 가득한 얼굴은 나팔꽃처럼 활짝 폈다.“콜록, 콜록!”손님들이 모두 올 때까지, 손중천은 여러 번 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힘주어 내리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도 이 노인네의 칠순 잔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저희 손씨 가문이 청해의 이류 가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축하를 받으니 정말 영광입니다!”“정말 감사합니다!”와아아!연회장 안은 손님들의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뒤섞여 쏟아졌다.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청해 손씨 가문이 이류 가문이라지만 저희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손씨 어르신께서 덕을 베푸시니, 모두가 손씨 가문을 찬양합니다. 정말 용제국의 초호화 가문답습니다!”“맞습니다! 손씨 어르신 아래로는 혜린 아가씨와 같은 특출난 손녀 따님이 계시니, 손씨 가문이 일류 가문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듣자하니 혜린 아가씨와 염구준 그 쓰레기는 이미 이혼하셨다고요? 서씨 어르신은 혜린 아가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니, 좋은 일이겠죠?”“서씨 가문과 손씨 가문이라면 강력한 연합이네요. 저는 좋은 소식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축하 드립니다……”너나할 것없이 한 마디 씩 오가고, 손중천의 마음에 들만한 말을 저마다 한 마디 씩 하고 나니, 어르신의 얼
주작전존은 화려한 전투 갑옷을 입고 앞서 나아가자, 사대원 철위들 네 명은 관을 어깨에 메고, 연회장 대문을 직접 부숴, 주작전존을 따라 연회장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관을 무겁게 땅에 내리치며 일제히 외쳤다."생신 선물을 바칩니다. 손씨 어르신, 기쁘게 받아주시길 바랍니다."“과… 관짝 아니야?”남목관을 본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칠순 잔치에 관짝을 들고 오다니. 이건 뭘 의미할까?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뜻으로 볼 수 없었다.일부러 손중천의 기를 채우려는 의도 외엔 보이지 않았다. 손중천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염구준, 이게 무슨 짓이야!”손중천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참을 수 없는 화가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칠순 잔치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염구준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더 이상 못 참아!“제 선물이 꽤 마음에 드셨나 보네요.”염구준은 당당하게 손중천을 바라보며 말했다.“제 아내와 딸은 5년 동안 모욕과 괄시를 받으며 살았습니다.”“북부를 지키려고 5년이나 전장에서 수많은 전쟁을 치렀지요. 정말 힘들게 고향에 돌아왔는데 처자식이 이런 대우를 받고 살았으니 제 마음이 어떨까요?”“어르신, 말씀해 보시죠!”손중천은 온몸에 피가 거꾸로 솟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무엄하다!”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염구준을 쏘아보며 고함을 질렀다.“염구준, 내가 널 못 죽일 것 같아?”손가의 친척들과 친한 지인들도 분분히 염구준을 비난했다.“염구준, 이건 너무 몰상식하잖아!”“어디 어린 것이 어른 존경할 줄 모르고 설쳐? 죽고 싶어?”“서 대표님도 한말씀 하시죠. 저놈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살려서 돌려보내면 안 됩니다!”서재원이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염구준, 너….”“아직 네 차례 아니니까 입 닥치고 있어!”고개를 돌린 염구준은 그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너와 손혜린도 죽어 마땅할 짓을 저질렀잖아!”“일주일 뒤에 희주 생일이야. 우리 딸 생일날에 너 손혜린이랑 손잡고 대문 앞에 찾아
그런데 이때!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함께 기다란 검은색 롤스로이스 밴이 병원으로 서서히 들어오더니 진중기 일행 앞에서 멈춰섰다.전신전 전주 전용 밴이었다!“가을아, 희주야, 이제 내려.”먼저 차에서 내린 염구준이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진중기는 의료진과 함께 다가가서 그들을 공손히 맞았다.“염 선생님, 이분이 손가을 씨겠군요? 저는 진중기라고 합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전구 국내 최고의 이비인후과 전문가들이에요. 최선을 다해 치료해 보겠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부탁 드릴게요.”그런데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어딘가로 향했다.멀리서 이쪽을 바라보던 중년 남자가 경멸에 찬 미소를 지으며 시비를 걸어왔다.“누군가 했더니 너희들이구나! 염구준, 손가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잘 봐!”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그의 장인 손태석의 형, 손태진이자 손씨 가문의 장남!“멍청한 녀석들!”손태진은 앞길을 가로막은 두 전사를 밀치고 경호원들과 함께 염구준에게 다가와서 삿대질했다.“군에 인맥이 좀 있나 봐? 뭐가 그렇게 잘나서 잘난 척이야?”“내 아들 입천장에 물집이 잡혀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수족구병 알아, 몰라? 나 급해!”“어쩐지 한 선생이 오늘 결근이라더니 네 녀석이 잡아두고 있었구나! 시간 지체해서 내 아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부터 죽을 줄 알아!”염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조금 전 손중천의 생신 잔치에서 보이지 않더니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방문했던 것 같았다. 누가 손중천 아들 아니랄까 봐 입만 열면 욕설이라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부자였다.손가을은 희주를 안은 채, 염구준과 손태진을 번갈아 보았다.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기대를 안고 용기 내서 병원에 왔더니 큰아버지를 만날 줄이야! 과거에도 큰아버지와 그녀의 아버지는 승계권을 위해 피 터지게 싸웠다.그 모습에 분노한 손중천은 승계권을 다음 대에 물려주겠다고 선포했고 그래서 데
"눈은 뒀다 뭐해!" 곽승환은 분노의 주먹과 발차기로 손태진을 때려눕혔다. 생사 불명할 정도로.또 한 발의 날려 차기로 옆에 멍하니 있던 세 명의 경호원을 때려눕히고, 그들의 발목을 잡고, 손태진과 함께 모두 차에 끌어올렸다. 그리고 염구준에게 예의 바른 경례를 하고 시동을 걸어 떠났다.다시 한번 놀랐다!곽승환이 왔다 간 시간은 총 30초도 채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한마디만 하고 깔끔하게 상황정리 하고 축 늘어진 네 구의 몸통을 끌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이것이 바로 청해 군사 작전부 수장의 작풍이란 말인가?뜻밖이었다."꿀꺽!"손가을은 멍하니 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다가 침을 삼켰다. 천천히 두 손을 들었다. 손을 들고 수화로 뭔가를 말하려 했으나 어떻게 마음속의 의문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정교하고 예쁜 눈썹을 가볍게 찡그려졌다. 말할 수 없이 귀엽고 이뻤다.염구준은 손가을의 귀여운 표정을 보고, 마음속이 부드러워졌다.만약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했을까?틀림없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 가장 듣기 좋은 웃음소리였을 것이다!"진 원장님." 고개를 돌려 진중기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제 아내의 수술을 선생님이 직접 집도해 주세요!”“수술 과정에 가시화 최소침습술로 인후의 화상 흉터 표면을 제거하고 혈락신경을 모두 정리해 주세요.”"마지막으로…”말을 하다가 손가을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가을아, 선생님한테 드려.”손가을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머니에서 작고 귀여운 분홍색 천어화를 조심스럽게 진중기에게 건넸다."이건…." 진중기는 꽃을 받아 자세히 살펴보더니 동공이 점점 커졌다.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뛰며 이마에 땀이 나고 손발이 심하게 떨렸다.이, 이, 이……전국에 한 송이밖에 없는 천조국 국주의 궁궐에서 정성껏 키워낸 진기한 품종, 천조국의 국화, 천어화였다.“이… 이 꽃은….”진중기는 두 손으로 천어화를 받들고 조심스럽게 염구준을 바라보았다.그는 긴장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성주님, 방금 전달받은 소식입니다. 천기문 등 세력들이 염구준의 인솔하에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참 시기를 잘 맞추네. 어제 미리 출관하여 잠깐 싸웠더니 체내의 기운이 폭동해서 내가 나설 수 없다. 네가 모든 결사대를 파견하여 저놈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 수량을 소멸해!”석문 안에 있는 누군가가 냉정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안배했다.목소리에서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같지 않았다.“알겠습니다.”석문 밖에 있는 무술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물러갔다.조용하던 동굴안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에휴, 다 베르 그놈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고수와 맞서다가 손해만 봤어. 그런데 염구준은 만나고 싶구나.”그는 계속 눈을 감고 무공을 수련하면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곧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스텔라성은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역사이래 처음으로 방어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스텔라성의 주둔지를 빠져나갔다.그들 모두 결사대였다.끼익!울퉁불퉁한 흙 길에 차 대열이 갑자기 멈추었다.길게 뻗은 전조등만 봐도 엄청 길고 그 규모는 엄청났다.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염구준이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상황이죠?”“염 선생님, 길이 끊겨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맨 앞의 차에 앉은 노신기가 통신기로 즉시 상황을 보고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텔라성의 짓일 것이다.염구준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했더니 목적지까지 아직 100킬로미터는 남아 있었다.이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만약 전신 경지 하위 무술인들이 질주한다면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도보로 가면 몇 갈래 길이 있습니까?”염구준은 음모의 냄새를 맡고 미간을 찌푸렸다.“두 갈래 있습니다. 흑석림과 백양습지인데, 백양습지는 속도가 느려서 흑석림으로 가야 합니다.”노신기는 이미 표시해 둔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염구준에게 보냈다.스텔라성이 이미 움직였으니 방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염구준은 지도
현재, 천기문의 마당은 이미 각 세력들의 본부가 되었고 수많은 무술인들이 모였다.스텔라성과 맞서기 위해 과거 친구들과 적들이 모두 동맹을 맺고 살길을 도모했다.염구준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이에 가주들은 회의실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느라 시끌벅적했다.“이번 동맹에 총지휘자를 선택했으니 부지휘관도 선발합시다.”“노신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어설픈 실력으로 순위에도 못 오를 겁니다.”“그럼요. 다들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이 사람들은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복하지 않았다.그들이 시끄럽게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구준이 회의실에 들어가며 물었다.“얘기 다 끝났어요?”“염 선생님!”각 세력의 가주들이 벌떡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들의 생사와 복수 계획은 전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스텔라성의 본부가 어디 있어요?”“여기 북만 얼음굴에 있습니다.”노신기가 재빨리 일어서서 지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부하들을 소집하고 출발합시다.”염구준은 좌표만 기억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지금 말입니까?”노신기는 어두컴컴한 바깥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제 막 천기문에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방금 아내와 통화한 후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 빨리 이곳의 일을 해결하고 청해로 돌아가고 싶었다.“하지만 우리 아직 준비도 못했는데 너무 성급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만 얼음굴은 작은 지방도 아니고 일단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인원수를 배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노신기는 갑작스러운 명령이 적응되지 않아 자신의 우려를 털어놓았다.다른 가주들도 비슷한 의견인지 염구준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난 노세를 치고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책임지세요. 끝입니다.”염구준의 입장에서 거의 절반은 몰락한 스텔라성을 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즉시 안배한 것이
“뭐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어? 스텔라성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입에 올리는 거야?”헤르빈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방금 노신기 일행이 공격해서 스무 명 정도밖에 살해하지 않았으니, 헤르빈의 입장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그는 스텔라성의 이름만 들었을 뿐, 작은 촌구석에서 판을 치는 깡패라 눈앞에 있는 장로들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시끄러!”노신기는 홱 하고 돌아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 손으로 헤르빈의 두정골을 눌렀다.엄청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헤르빈은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실력이 강한 무술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한다면 현장에 있는 오합지졸들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뭐 하는 거야? 죽… 악!”노신기가 손에 힘을 주었더니 불복하던 헤르빈이 그만 바지에 실수하고 말았다.“염 선생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노신기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지시를 기다렸다.“죽여요. 남겨도 쌀만 낭비하는 놈이에요.”염구준은 자신의 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사람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잠깐만!”노신기가 손에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오합지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주고는 상체를 낮춰 인사를 올렸다.백발 노인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 사이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은 바로 헤르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 부두를 장악한 진짜 세력이었다.“살… 살려줘요.”구세주가 등장하자 헤르빈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자신을 구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두 어른이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닥치고 얌전히 있어!”능구렁이 두 노인은 워낙 식견이 넓어서 노신기 일행을 보자마자 알아보았다.“노 문주님, 장로님들. 저희 손자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천기문과 대어당 같은 대가문에서 실력이 제일 약한 부하를 내세워도 헤르빈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엄청났다.“우린 아는 사이도 아닌데 용서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