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은 차에서 내려 쏜살같이 달려와 꼬맹이를 품에 안았다.갑자기 표정이 싸늘해졌다.희주의 이마는 까졌고 검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희주야, 아빠한테 말해줘. "염구준은 화가 치밀었지만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쩌다 이렇게 다쳤어? "희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저도 잘 몰라요. 양소훈이 뒤에서 날 확 밀쳤어, 흑흑……""염희주는 착한 어린이입니다. "옆에서 염희주 담임 선생님이 다가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유치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어린이들에게 괴롭힘당했을 거예요. 저……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과는 상관없어요! "진숙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구준아, 방금 CCTV를 봤는데, 바로 이 양소훈이 일부러 희주를 넘어뜨렸어. 부딪혀서 이마도 까지고! "이렇게 말하고 옆에 있는 양 할머니를 가리켰다. "그리고 양 할머니는 내가 모함한다고 하고 있어. 사람을 괴롭히려고 진짜 너무해! "”괴롭힌다고? 그래 너를 괴롭혔다! "양 할머니는 "치" 하며 냉소했다. "우리 손자가 왜 다른 사람은 안 괴롭혔지? CCTV에 찍힌 것도 사실이 아니야. 분명히 이 계집애가 먼저 우리 손자를 건드렸을 거야! "주변의 많은 학부모들이 속삭이며 양 할머니에게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나서지는 못했다.롤스로이스를 타고 보디가드도 있는 걸 보면 간단한 인물은 아니다. 일반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염구준 품에 안긴 희주는 엉엉 울면서 말했다. "아빠, 저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엄마한테 갈래요…… 엉엉엉! ""후! "염구준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양 할머니를 응시했다. "CCTV에 명확한 증거가 있어요. 어린아이는 철이 없어서 책임을 따지지 않겠지만, 당신은 어린아이의 가장으로서 반드시 내 딸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사과?양 할머니는 비웃으며 말했다. "누굴 더러 사과하라는 거야! 눈이 멀
손 씨 가문도 이젠 예전처럼 만만하지 않다. 용운 그룹이 지금의 손씨 그룹으로 되었다. 오늘 무조건 희주의 억울함을 없애줄 것이다."장 교장선생님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염구준은 희주를 안고 고개를 돌려 진숙영을 바라보았다. 눈 밑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장모님, 희주의 이마가 까졌으니, 이 사람의 뺨을 쳐서 얼굴을 망가뜨리면 되겠네요. 이 늙은이 뺨을 세게 후려치세요! ""응? "진숙영은 손을 들더니 바로 주저했다. "이, 이건 좀…… 우리는 인간의 도리를 지켜는 게 좋지 않을까? 비록 사과는 받지 못했지만, 우리는……""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염구준은 단호했다. 소리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장모님, 마음껏 때리세요. 죽도록 때리세요! 하늘이 무너져도 제가 모든 걸 책임 집니다! "진숙영은 몸을 움찔했다. 가슴속에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다.봐, 이 사람이 내 사위다!사납고, 야만적이고, 횡포하고, 강경하다!아이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 당당하고 단호하다. 딸이 이런 남자에게 시집갈 수 있어서 이번 생은 충분한 것 같다!"그럼 때린다……"진숙영은 이를 악물고 오른손을 번쩍 들고 양 할머니의 얼굴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감히! "옆에 있던 두 경호원은 격노하며 거의 동시에 발을 들어 진숙영을 차려고 했다."꺼져! "염구준은 낮은 소리로 말하고 품에는 작은 희주를 안고 번개처럼 두 다리로 허공에 희미한 잔영을 남겼다.텅, 텅!!건장한 두 경호원은 전혀 저항할 능력이 없었다. 염구준의 움직임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몸이 뒤로 날아가 땅에 세게 떨어졌다. 그러고는 여기저기 부딪치며 십여 미터나 굴러 유치원의 화단 옆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이건……" 아우디에 차에 타고 있던 두 경호원은 이 장면을 보고 놀라 굳어버렸다.원래는 같이 염구준을 손보려고 했는데 염구준의 움직임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얼굴에는 놀라움만 가득했다.이 남자......세다!방금 그 두 경호원도 고수이다. 실력은 일반인 7, 8명 정도는 거뜬히 처리할 수
손호민은 프런트 데스크에 대고 소리쳤다. 성도에서 온 도련님들이 그의 성의를 모를까 봐 걱정했다. 프런트 데스크에 은행 카드를 올려놓고 호탕한 표정을 지었다. "서둘러요, 우리 돈 많아요! ""손호민? 선생님, 실례지만 예전 손 씨 가문의 손호민인가요? "프런트 데스크의 아가씨가 컴퓨터에 표시된 정보를 보고 예의 바르게 물었다."예전 손 씨, 이 청해 명문 중에 손 씨는 우리 한 집밖에 없는 게 아닌가? "손호민은 화를 냈다.프런트 데스크 주제에 말이 많다. 만약 이 도련님들이 청해에 우리 손영 그룹 말고 다른 손 씨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면 비웃을 것이다.손호민은 이렇게 쪽팔리는 일은 발생하게 할 수 없다.손가을 이년 두고 봐! 이 성도에서 온 도련님들의 환심만 산다면, 내가 널 어떻게 혼내줄지 두고 봐!손호민은 분한 얼굴에는 독기가 가득했다."선생님, 죄송합니다. "프런트 데스크의 아가씨는 직업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호텔에서는 예전 손 씨 가문의 손님은 접대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손호민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프런트 데스크가 주제에 날 골탕 먹여? 감히 성도 대가족의 도련님들 앞에서 날 창피하게 만들어?!"손호민 웃기고 있네. 청해에서 손 씨 가문의 세력이 제일 크다고 하지 않았나? 호텔 프런트도 해결하지 못하나, 너 정말 웃긴다. ""그러니깐. 지금 우리 시간을 낭비하는 거잖아. 웃겨 정말! "여러 도련님들이 "하하" 하며 웃었다. 손호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갑자기 프런트 데스크를 세게 치고 이를 악물며 소리 질렀다. "야! 내가 최고급 룸을 달라고 했잖아. 좋게 말할 때 준비해! ""뻔뻔한 새끼! "뒤에서 느닷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예전 손 씨 가문의 사람은 접대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 뻔뻔하게 굴지 말라고! "이 소리를 들은 손호민은 펄쩍 뛰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너, 염구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염구준, 염구준이 틀림없어. 일부러 와서 방해하려는 거야.
장혁은 염구준을 다시 한번 힐끗 쳐다보았다. 경멸한 말투였다.그가 개미 새끼를 죽일 듯이 쉽게 염구준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당신이 사람을 때린 일은 잠시 접어두고, 손 씨 가문 내부의 시비에 대해 내가 공정한 말 몇 마디 하지. 청해에서 우리 장 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장혁은 곁눈질로 손호민을 힐끗 보았다.그러자 손호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허리를 굽혀 아부했다. "그럼요. 그럼요. 혁이 형이 나보고 똥을 먹으라고 해도 나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 ""별말씀을, 별말씀을. "장혁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다시 손가을의 얼굴에 시선을 돌렸다.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유부녀라 할지라도 장혁의 잘생긴 외모와 튼튼한 배경을 보면 다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한다!"죄송합니다만,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손가을은 표정은 차가워졌고 염구준의 팔을 잡았다. "구준 씨, 밥 먹으러 가자, 이들은 무시하자. ""나를 무시한다고? "장혁은 얼굴에 냉소를 지었다.이 여자가 감히 내 체면을 구겨?예전에 모든 여자들이 그의 침대에 오르려고 필사적이었다. 이년은 뻔뻔한 건가?"헛소리만 하는 게 아니라 머리도 둔해서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 보는데? "염구준이 차갑게 장혁을 흘겨보았다. "비켜! 우리 밥 먹으러 가야 해. 꺼져! "이렇게 말하며 손가을과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감히 날 욕해?!"장혁은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져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손가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 성도 장 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지금 마지막 기회를 준다. 무릎을 꿇고 사과해. 그리고 나와 하룻밤을 지내. 그렇지 않으면……"찰싹!"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따귀를 맞았다. 찰싹하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뒤섞였다. 보는 사람들은 두피가 찌릿했고 끔찍했다.장혁은 염구준에게 맞아 쓰러졌고, 피 묻은 이빨 두 개를 뱉어냈다.아픔보다는 경악이 더 많았다.다른 사람에게 맞았다.!청해 이곳에서!더욱 놀라운 것은 염
염구준은 다시 돌아서서 남은 재벌 2세에게 시선을 돌려 힐끗 쳐다보았다. "당신들도 죽고 싶어? ""화내지 마세요. 전 장혁을 몰라요. 그냥…… 지나가던 중입니다. "재벌 2세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목소리가 떨렸고 더 이상 머물 엄두도 내지 못하고 허겁지겁 도망쳤다!재벌 2세는 허둥지둥 호텔의 홀에서 뛰쳐나갔고, 염구준은 손가을을 데리고 룸으로 갔다. 호텔은 정상적으로 영업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이때. 호텔 뒤편 쓰레기장에서 허겁지겁 기어 나오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었다."빌어먹을 개자식! "장혁은 주먹을 꽉 쥐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장 씨 가문 도련님이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만약 성도에 알려지면 장 씨 가문의 망신이다.염구준은 죽어야 해!"혁이 형, 염구준은 눈에 뵈이는 게 없어요. 이번이 세 번째에요. 절 때린 게! "손호민은 울상을 지었다.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장 도련님, 괜찮으세요? "제벌 2세들이 다가와 장혁에게 휴지를 건네며 전전긍긍했다. “저도 염구준에게 모욕당했어요. 정말 사람 새끼도 아니에요. "장 도련님은 휴지를 받아 얼굴을 대충 문지른 후 바닥에 냅다 던지고 이를 갈았다. "유치원에서 내 조카를 괴롭힌 것도 이 사람이다! 개새끼…… 이번에 청해로 오면서 가문의 고수들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그렇지 않으면 벌써 염구준을 죽이고 말았을 거야! ""두고 봐. 잔혹하게 죽여주지! "염구준이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그는 성도로 돌아갈 면목이 없다!재벌 2세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 도련님, 그만두는 건……여기 청해는 우리 구역이 아닙니다……""멍충한 것! "장한의 얼굴에는 광기가 가득했다. "심범, 겁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고작 이걸로? 두고 봐, 내가 어떻게 염구준을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하는지. 후회가 무엇인지 알려줄 거다!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여기를 떠났다. 손호민도 얼른 아부하며 따라갔다.심범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치” 하고 웃었다.얼굴에 순종한 표정
손가을이 염구준의 아내지? 아주 좋아!나중에 손가을을 침대에 끌어올려 염구준 앞에서 그녀를 괴롭힐 거야!......그날 오후 5시쯤."도련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장혁이 있는 로열 스위트룸에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늠름했고 여자는 쿨했다. 비록 성별은 다르지만 용모는 비슷했다. 이란성 이성 쌍둥이였다.두 사람의 몸에서 칼날같이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보는 사람들을 오싹하게 했다."드디어 도착했구나! "장혁은 스위트룸 침실의 부드러운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의 품에는 아름답고 요염한 여자가 있었다. 손에는 시가를 들고 악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남빙, 남설, 잘 들어! 염구준이라는 놈을 죽여야 해. 뒤처리 깨끗이 하고, 임무 실패하면 결과는 알지? ""네." 두 남매는 인사를 하고 명을 받고 조심스럽게 물러났다.두 사람이 떠난 후, 장혁은 냉소를 지으며 품 안의 요염한 여자를 침대에 눕히고, 덮쳐들어 마구 손질 발길질을 했다."손가을, 쌍년아! 염구준의 와이프? 모르지…… 내가 판을 짰어, 너희 손 씨 그룹은 곧 망할 거야! ""당장 사람을 시켜 염구준을 죽일 거야. 그리고 너는 내가 직접 죽여주지! "옆방 스위트룸 거실 소파에서 손호민은 방 안의 소리를 듣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 손가을?성도의 고수들이 왔어. 너희들은 이제 곧 죽을 거야!이 시각, 손 씨 그룹 빌딩, 임시 회의실.이미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모든 임원과 업무 고위층은 한 명도 퇴근하지 않고 모두 회의실에 모여 초조해하고 있었다."손 사장님, 큰일 났어요! 모든 고객사에서 저희 제품을 받지 않는데요. 그리고 고소하려거든 마음대로 고소하래요!”"사장님, 모든 투자자와 대주주가 투자를 철회하고 주식도 대량으로 팔고 있어요. 공매도를 하고 있어요. ""손 사장님, 소식을 막는다고 막았는데 지금 그룹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요.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요! "그들은 모두 얼굴이 창백했다. 손 씨 그룹
"아버지, 저…… 생각났어요!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고 몸을 움찔하더니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장 씨 가문! "그렇다. 이렇게 많은 회사를 통제할 수 있고, 이렇게 거대한 인맥을 가진 것은 성도의 장 씨 가문 밖에 없다.손가을은 청해 명주에서 장혁을 거절했다. 그리고 염구준은 그를 때렸다.이번 회사의 일은 분명 장혁, 장 씨 가문의 보복이다.협력업체들은 장 씨 가문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협력을 중단하고 손 씨 그룹과 거리를 둔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손가을은 안색이 매우 나빴다. 성도 장 씨 가문은 정말 그들이 상대할 수 있는 가문이 아니다."가을아, 회사 상황을 보고해 봐. "손태석은 심호흡 한번 하고 안정을 되찾았다. 이럴 때일수록 당황해서는 안 된다.회장인 손태석까지 당황하면 손 씨 그룹은 완전히 끝난다."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제품이 적재되어 창고가 찼고, 원자재는 계속 들어오고, 투자자는 전부 투자를 철수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회사 자금이 부족해진 상황입니다. 이번 달 월급조차……"손가을은 말을 멈추고 눈가가 촉촉해졌다.예전에 그녀는 손영 그룹에서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 지금은 겨우 자기의 회사를 관리할 수 있게 되였는데 이런 일까지…… 지금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침착해! "손태석은 정중한 표정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우선 직원들을 안정시켜. 그리고 은행과 금융회사에 대출을 신청하고. 동시에 사람을 보내 누가 우리 손 씨 그룹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조사해 봐. 만약 네 큰아버지 쪽에서 한 짓이라면, 이젠 혈연이라도 봐주지 않을 거야. "손태석의 눈에서 결연함을 볼 수 있었다."네! "손가을은 정신을 가다듬고 서둘러 회의실로 가서 업무 배치를 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만약 염구준이라 이 일을 어떻게 해결했을까?이 시각 염구준은 운전을 하고 있었다.포르쉐는 청해 순환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염구준은 번화한 도시를 피하고 외곽을 따라 질주해 해안에
옆에 있는 남설은 자신의 짧은 머리카락을 뒤로 한 번 쓸어넘겼다. 늘씬한 신체는 긴장되어 있었고 손에 검고 짧은 칼을 쥐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 언제든 공격할 수 있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검 특수 작전대! "뭐?!두 사람은 움찔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청해 같은 작은 곳에서 그들의 신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염구준이라는 남자는 도대체 누구야?!"이제 얼마나 됐다고 칼날 새끼 지 부하들 관리도 못해?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그들의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놈 리더로서 실격이야! 무슨 자격으로 계속 그 자리에 앉아있어? 그리고……너네들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냐?!"남빙, 남설은 동공이 수축되고 온몸을 격렬하게 떨었다.머리는 둔기에 맞은 듯 텅 비었다. 남설은 발이 삐끗하여 넘어질 번 했다. 남빙이 부축해서야 겨우 제대로 설 수 있었다.칼날!군중에서 칼날 대장을 칼날 새끼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한 손으로 셀 수 있다.칼날 대장의 군직을 박탈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바로 전설 속의 G.J전신!이검 특수 작전대의 대장 칼날도 겨우 운 좋게 전신을 며칠 따라다닐 수 있었다. 칼날의 마음속에서 그 며칠은 사무실 벽에 가득 걸어놓인 군공훈장 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당신, 당신은 G.J전신입니까……"남빙, 남설의 눈에는 황공함으로 가득 찼고 입술은 하얗게 질렸다. 이곳에서 전신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이런 식으로.염구준은 뒷짐지고 꼿꼿한 자세로 서있었다. 무심코 드러낸 위엄은 마치 거산처럼 두 사람의 몸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땀이 그들의 얼굴에서 주르륵 흘렀다.그들의 오늘의 행동은 군중의 신앙, 무적의 전신을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이검 특수 작전대에 먹칠을 했다!"전신님, 용서해 주세요! "남빙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 황공한 표정을 지었다.남설도 무릎을 꿇은 체 고개 들 엄두도 내지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