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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Author: 목련청
서유라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강연찬이 갑자기 나타나 남설아를 구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정말 남설아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거야?’

“그년 진짜 끈질기네!”

서유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정도로도 안 죽다니!”

“누나, 너무 화내지 마.”

서도현이 진정시키듯 말했다.

“아직 기회는 있어.”

“기회?”

서유라는 차갑게 되물었다.

“강연찬이 지금 얼마나 남설아를 감싸고 있는데? 우린 이제 손 쓸 틈도 없다고!”

“그럼 이제 그냥 포기하자는 거야?”

서도현이 물었다.

“포기? 그런 말 하지 마!”

서유라는 눈을 부릅떴다.

“난 반드시 남설아한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한편, 배서준 역시 병원에서 강연찬과 남설아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질투와 분노로 속이 끓었다.

병원 복도엔 소독약 냄새가 퍼져 있었고 분위기는 답답했다.

서유라는 병실 앞 긴 벤치에 앉아 있었다.

표정은 걱정스러운 듯했지만 속으로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서준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유라는 배서준 품에 기대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걱정 마.”

배서준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남설아를 처리할 방법이 있어.”

“무슨 방법인데?”

서유라는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배서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응.”

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론 의심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면서도 다정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바보 같긴.”

배서준은 웃으며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행운이야.”

두 사람은 그렇게 잠시 조용히 서로를 의지한 채 시간을 보냈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 평온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남설아는 병원에서 나와 무거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모함하기 위해 교통사고까지 조작하다니, 서유라가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나올 줄은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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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398화

    윤화진은 결국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말들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서유라의 마음을 마구 베어댔다.서유라는 더욱 눈물을 쏟아내며 온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절망 끝에 몰린 사람처럼 갑자기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며 그녀는 윤화진을 세게 밀쳤다.“저 아니에요! 저 불륜 아니에요! 서준이 마음이 바뀐 건 제 잘못 아니에요!”예상치 못한 서유라의 반응에 윤화진은 중심을 잃고 한 발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그 순간, 그녀는 더욱 격분했고 이성을 잃은 채 손을 번쩍 들었다.“이 싸가지 없는 계집애가 감히 날 밀어? 아주 그냥 오늘 너를...”그 손이 서유라의 뺨을 향해 휘둘러지려는 찰나 별장의 문이 갑작스레 거칠게 열렸다.배서준이 눈에 불을 켠 채로 안으로 들이닥쳤다.그는 순간적으로 눈앞의 광경을 파악했다.손을 치켜든 어머니, 얼굴을 감싸 안은 채 울고 있는 서유라, 그 모습에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가 치밀었다.“엄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그는 소리를 지르며 다가와 윤화진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챘다.목소리는 분노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무슨 말이든 말로 하세요! 왜 사람을 때리려 드세요?”그는 서유라를 뒤로 보내 감싸며 눈을 번뜩이며 어머니를 노려보았다.윤화진은 아들의 고함에 얼어붙은 듯 멍한 눈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서준이 너 지금... 이 여자 편을 들며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니?”그녀는 목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네 엄마야... 근데 너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배서준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분노를 억누르려 애썼지만 목소리엔 여전히 냉기가 서려 있었다.“엄마가 너무하신 거예요. 여기까지 와서 유라를 모욕하고 손까지 드시다니... 유라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요.”그는 고개를 돌려 서유라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유라야,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서유라는 그의 품 안에서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말했다.“난 괜찮아... 서준아, 아주머니

  • 굿바이 쓰레기   제3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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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3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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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395화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앉은 채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성의 밤은 부드럽고 고요했다.마치 얇은 비단처럼 도시 전체를 감싸 안은 듯 이야기로 가득한 이 도시엔 고즈넉한 운치가 흐르고 있었다.남설아와 강연찬은 나란히 고성의 골목길을 걸었다.두 사람 모두 말없이 이 도시만의 고유한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그러다 그들은 인적이 드문 작은 나루터에 닿았다.잔잔한 강물엔 고성의 불빛이 고요하게 비쳐 흔들리고 있었고 그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강연찬은 걸음을 멈추고 남설아를 바라보았다.부드러운 눈빛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설아야, 하고 싶은 말이 있어.”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안에 깃든 떨림은 쉽게 감추어지지 않았다.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강연찬의 눈을 바라보았다.그 깊고 따뜻한 시선 속에서 묘한 감정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 대신 응답했다.“설아야... 미안해. 갑자기 이런 말 하는 게 무례할 수도 있지만...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강연찬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오랜 시간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을 꺼냈다.“대학교 때부터였어. 널 처음 봤을 때부터... 항상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웃을 때, 눈을 돌릴 때, 그 모든 순간이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남설아는 놀란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내 그의 진심 어린 눈빛에 마음이 녹아들 듯 따뜻해졌다.“네가 아프고 힘들어했던 시간들 다 보고 있었어. 그게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몰라.”강연찬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이젠 내가 곁에 있고 싶어. 널 지켜주고 싶어. 다신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게.”눈가가 살짝 젖어 들더니 남설아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지금 너한텐 복수가 전부란 걸 알아. 너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그 마음, 나도 이해해.”강연찬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네 선택을 존중하고 끝까지 도울 거야.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항상 네 편이

  • 굿바이 쓰레기   제394화

    천기준은 배서준의 완강한 태도를 보며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이쯤 되면 아무리 말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회사에 가서 소리를 질러봤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무반응뿐. 결국 배서준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서준아, 다녀왔어?”문 여는 소리에 서유라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그녀는 순식간에 걱정스러우면서도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어떻게 됐어? 이사회에선 뭐래?”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앉아 조용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서유라도 조심스레 그의 곁으로 다가가 살며시 안기며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그 시각, 고성에서는 남설아와 강연찬이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강연찬은 고성의 야경이 담긴 엽서 한 장을 집어 들어 남설아에게 건넸다.“예쁘다.”남설아는 엽서를 바라보며 말했다.“몇 장 사서 친구들한테 보내자.”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 장을 골랐다.“설아야, 누구한테 보내고 싶어?”“우민이한테, 그리고... 우리 비서님한테도.”남설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늘 곁에서 응원해 주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그래.”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한 장의 빈 엽서를 들었다.“그럼 이건 누구한테 쓸래?”남설아는 그 엽서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린 뒤 입을 열었다.“이건... 선배한테 쓰고 싶어.”“나한테?”강연찬은 조금 놀란 듯 되물었다.그러자 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펜을 들어 조심스럽게 엽서에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그리고 엽서를 다 쓴 뒤, 강연찬에게 건넸다.“선배, 이건 선배가 직접 보내줘.”“그래.”강연찬은 조심스레 엽서를 받아 들고 소중히 주머니에 넣었다.저녁 무렵,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객잔 1층 창가에 자리를 잡자 남설아의 아름다움에 이목이 쏠렸다.지나가던 사람들이 연신 그녀를 쳐다보며 핸드폰을 꺼내 번호라도 받아볼까 고민하는 눈치였다.하지만 그녀 곁에 있는 강연찬을 보자 모두 머

  • 굿바이 쓰레기   제393화

    “안 간다고 했잖아!”배서준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난 병원이고 뭐고 안 가! 회사에 있을 거야. 누가 감히 날 건드리는지 두고 보자고!”“대표님,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잖아요.”천기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지금 이사회랑 정면으로 부딪히는 건 대표님께 득이 될 게 없습니다. 제 말 들으시고, 일단 병원에만 다녀오시죠.”“안 간다고 했잖아!”배서준은 다시금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다.“그만 좀 하라고!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병원 따윈 필요 없어!”“대표님...”천기준이 다시 말하려 했지만 배서준이 매몰차게 끊었다.“됐어! 더 이상 말하지 마!”신경질적인 말투였다.“이 일은 이렇게 끝내. 난 병원 안 가! 대신 이사회에 있는 늙은이들 당장 다 불러와. 내가 직접 가서 따져볼 거니까!”“대표님, 그건 좀...”천기준이 말끝을 흐리려는 순간, 배서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결국 천기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이번엔 정말 배서준이 분노가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었다. 이사회가 내린 결정은 그의 위치에서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전화를 끊은 배서준은 속에서 치솟는 분노를 더는 억누르지 못했다.그는 앞에 있던 의자를 발로 걷어차 버렸고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서류 뭉치는 바닥으로 흩날렸다.다음 날, 배서준은 회사로 출근했지만 얼굴빛은 여전히 잔뜩 어두웠다.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또다시 앞에 있던 의자를 세게 걷어찼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는 박살 나 나무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눈은 벌겋게 충혈된 채 숨소리마저 거칠게 들렸고 그는 사무실 안을 마치 갇힌 짐승처럼 거칠게 오가며 발을 동동 굴렀다.한쪽에 조용히 서 있던 천기준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꼼짝없이 서 있었다.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번 일은 배서준의 급소를 제대로 건드린 셈이라는 걸.그는 오랫동안 배서준 곁을 지켜왔지만 이렇게까지 무너진 모습은 처음 보는 일

  • 굿바이 쓰레기   제392화

    “좋아.”강연찬은 웃으며 대답하더니 이번엔 호랑이 모양의 등불을 하나 더 집어 들었다.“그럼 이걸로 하나 더 하자.”두 사람은 계산을 마치고 등불을 들고 가게를 나섰다.“설아야, 우리 저기 가서 등불 날리자.”강연찬은 강가에 모여 등불을 날리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제안했다.“응, 좋아.”남설아는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고성의 공터로 향했고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등불을 띄우고 있었다.강연찬은 등불 안에 촛불을 밝혀 남설아에게 건넸다.“설아야, 소원 빌어봐.”강연찬이 조용히 말했다.남설아는 등불을 받아들고 두 손을 모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속으로 소원을 빌고는 강연찬과 함께 등불을 하늘로 띄워 올렸다.둥실둥실 떠오르는 등불을 바라보며 남설아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선배, 고마워.”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연찬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여기 데려와 줘서 고맙고 이렇게 해줘서... 정말 감사해.”“바보야, 우리 사이에 뭘 그런 말을 해.”강연찬은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네가 즐거우면 그걸로 된 거야.”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그의 품에 몸을 기대었다.그의 따뜻한 체온과 고동치는 심장이 고요한 밤공기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느껴졌다.두 사람은 하늘 멀리 사라져가는 등불을 끝까지 바라보다가 다시 고성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잠시 뒤, 골목 어귀에 자리한 수공예품 가게가 남설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가게 안에는 다양한 수공예품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어 구경만으로도 눈이 즐거웠다.“설아야, 이 옥 조각 어때?”강연찬이 섬세한 문양이 새겨진 옥 조각 하나를 들고 묻자 남설아는 그것을 받아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와, 진짜 정교하네. 조각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그렇지? 이 옥 조각은 최고급 화천옥으로 만든 거야. 소장 가치도 높고.”강연찬이 설명했다.“선배, 옥 조각에도 관심 있었어?”남설아는 조금 놀란 듯 물었다.“조금 배운 적

  • 굿바이 쓰레기   제391화

    “그만하세요!”인내심이 끝내 한계를 넘고 말아 배서준은 거칠게 소리쳤다.“제 일입니다. 엄마가 간섭하실 일 아니에요. 제발 돌아가세요.”이 말을 남긴 채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돌려버렸다.남겨진 윤화진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아들의 냉정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윤화진의 눈물은 참을 새도 없이 쏟아졌다.가슴께를 손으로 꼭 누르며 뼛속까지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어쩌다 저 아이가 저렇게 돼버린 거지...’‘어쩌다 내 아들이 저 여자 하나 때문에, 자기 엄마를 이렇게 외면하게 된 걸까...’별장으로 돌아온 배서준의 눈앞엔 걱정스러운 눈빛을 가득 담은 서유라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서준아, 다녀왔어?”그녀의 목소리는 살랑이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온화했다.배서준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분노와 혼란을 달래주려는 듯했다.“아주머니는? 가셨어?”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거실로 들어와 소파에 털썩 앉았다.그러고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서유라는 조심스레 다가와 배서준의 곁에 앉더니 그의 어깨에 조용히 머리를 기대며 살며시 안아주었다.“서준아, 미안해. 나 때문에 아주머니가 화가 나신 거지?”서유라의 목소리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아주머니 탓하지 마. 다 나 때문이야...”배서준은 연기를 길게 뿜어내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유라, 넌 사과할 필요 없어.”그의 목소리는 낮고 잠긴 듯했다.“이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가 너무 완고하신 거지.”“그렇지만...”서유라가 뭔가 더 말하려 하자 배서준이 조용히 손짓으로 말을 막았다.“그만 말하자.”그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며 돌아앉았고 두 손으로 서유라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다.“유라야, 날 믿어. 내가 다 정리할게. 넌 걱정하지 마. 자책하지도 말고. 알겠지?”그의 따뜻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서유라의 마음이 촉촉하게 젖었다.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순하게 대답했다.“응. 믿을게, 서준아.

  • 굿바이 쓰레기   제390화

    “네 선택을 존중하라고?”윤화진은 온몸을 떨며 소리쳤다.“지금 네 꼴 좀 봐! 배씨 가문 사람답긴 하니? 그 여자 하나 때문에 회사도 손 놓고 이제 뭘 더 포기하려는 거야?”“회사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는 신경 쓰지 마세요.”배서준의 목소리에도 단단함이 묻어났다.“이건 제 사생활이에요. 제발 더 이상 간섭하지 마세요.”“좋아, 좋아, 좋아!”윤화진은 연달아 ‘좋아’를 세 번 되뇌며 차갑게 웃었다.“서준이 너 이제 다 컸다고 내 통제에서 벗어난 것 같아? 그래, 좋다. 나 간다. 앞으로 네 일에는 절대 간섭 안 할 거야.”그 말과 함께 윤화진은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 했다.배서준이 막으려 하자 서유라가 그를 붙잡았다.“서준아, 어머니 그냥 보내드려.”서유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어머니 속상하게 해드렸어. 얼른 따라가서 사과드려. 어머니 마음 다치게 하지 마.”“유라야, 그렇게 말하지 마.”배서준은 안타까운 마음에 서유라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이건 네 잘못 아니야. 우리 엄마가... 너무 완고하신 거야.”“하지만...”서유라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배서준이 말을 잘랐다.“됐어, 그만 얘기하자.”배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방에 들어가서 좀 쉬어. 난 엄마 좀 따라가 볼게.”“응.”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녀의 억울한 표정을 떠올리자 마음이 아려왔지만 배서준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한편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서유라의 얼굴에 있던 눈물 자국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 자리를 대신한 건 서늘하고 매서운 웃음이었다.“여편네... 딱 기다려.”서유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언젠가는 반드시 값을 치르게 해줄 테니까.”한편, 배서준은 별장 밖으로 나섰다.밤은 이미 깊었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살을 파고들었다.가로등 불빛 아래 윤화진의 뒷모습은 외롭고 완고하게 서 있었다.“엄마!”배서준은 서둘러 다가가 그녀의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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