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Share
제432화
Pinakabagong kabanata
굿바이 쓰레기 제442화
남설아는 속으로 환하게 웃었다.‘성공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기록 보관실 문을 밀어 열고 재빨리 안으로 몸을 숨겼다.안은 어두컴컴했고 오래된 종이 냄새와 먼지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공간 전체가 빽빽한 서류 보관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겨우 사람 하나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통로만이 남아 있었다.남설아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서며 뒤로 문을 닫고 숨을 죽인 채 보관함 사이를 누비기 시작했다.보관함에는 빼곡히 라벨이 붙어 있었고 그녀는 눈을 빠르게 움직이며 라벨 위 이름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배서준의 이름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하지만 환자 수가 너무 많고 분류도 엉망이었다.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서류들 속에서 남설아는 한참을 찾았지만 배서준과 관련된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점점 인내심이 바닥나려는 그때, 그녀의 시선이 방 한구석 낡고 오래된 서류 보관함 하나에 멈췄다.라벨은 이미 희미하게 번져 있었고 글씨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남설아는 다가가 조심스럽게 글자를 살폈다.“배... 배...”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이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서랍을 열고 안에 들어 있는 병력 서류들을 급하게 넘기기 시작했다.서랍 안에는 두꺼운 병력 파일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고 남설아는 하나하나 뒤지며 배서준의 이름을 찾아 헤맸다.그리고 마침내 열 몇 개째 넘기던 그 순간 손끝이 멈췄다.표지가 바랜 병력 파일 하나, 그 위에는 선명하게 ‘배서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찾았다!’남설아는 숨을 고르기도 전에 파일을 열고 내용을 급히 훑어보았다.그 안에는 배서준의 병명, 진단 결과, 약물 투여 내역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혹시라도 놓치는 게 있을까 두려운 나머지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한 줄 한 줄 집중해서 읽었다.그러다 한 항목에서 시선이 멈추며 얼굴빛이 확 변했다.병력지에 기록된 약물 투여량이 천기준이 조사한 내용과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투여량은 현저히 낮게 기재되어 있었고 심지어 진단 결과도
굿바이 쓰레기 제441화
남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서도현이 이 병원에 왜 온 거지? 설마 이명수와 뭔가 상의할 일이 있는 건가?’불안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서도현의 등장은 그녀가 세운 계획을 한층 더 복잡하고 위험하게 만들었다.잠시 후,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던 비서가 다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오늘 오후는 이 선생님의 예약이 이미 꽉 차 있어서 시간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혹시 다른 선생님으로 한번 진료를 받아보시는 건 어떠세요?”남설아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약간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안타깝네요. 그럼 오늘은 제 남편이 이 선생님을 뵙긴 어렵겠네요.”조수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병원에 계신 다른 선생님들도 다들 실력 있는 분들이에요. 우선 일반 진료로 접수하신 다음에 필요하시면 이 선생님 진료를 다시 예약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남설아는 잠시 망설였다. 비서의 말에 일리가 있어 보였다.그때였다.서도현이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온 것이었다.표정이 어둡게 굳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조금 전 이명수와의 대화가 썩 유쾌하지 않았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이내 그의 시선이 무심히 대기실을 훑다가 남설아를 스쳤다.그 순간 남설아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급히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혹시라도 그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숨을 죽였다.서도현은 그녀를 한 번 흘끗 본 뒤 별다른 말 없이 찡그린 얼굴로 병원을 빠르게 떠났다.‘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어.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해.’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비서에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접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일반 진료로 접수하겠습니다.”그러자 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접수 절차를 도왔다.남설아는 비서의 설명에 따라 차분히 접수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음 행동을 계산하고 있었다.아무도 의심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병원 기록 보관실에 들어가 배서준의 진료 기록을 확보해야 했다.접수가 끝난 뒤, 그녀는 진료기록 수첩을
굿바이 쓰레기 제440화
흰 셔츠에 안경을 낀 젊은 남자가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고는 남설아를 훑어보았다.“안녕하세요. 이 선생님의 비서입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비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남설아는 다시 연기에 몰입하며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안녕하세요. 제 남편을 위해 진료 예약하러 왔어요. 요즘 두통이 너무 심해서요. 친구 말로는 이 선생님께서 두통 치료에 용하다길래 찾아왔어요.”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남편분 상황은 대충 파악했어요. 친구분 말씀대로 이 선생님께서는 두통 치료에 경험이 풍부하십니다만, 굳이 이 선생님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우리 병원에는 다른 전문의분들도 계십니다.”“간호사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제 남편 상태가 정말 급해서요. 밤마다 아파서 잠을 못 자고 낮에도 힘이 하나도 없어요. 친구가 이 선생님을 최대한 빨리 뵙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하더라고요.”남설아는 간절한 어조로 말하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께서 용하다고 들었어요. 분명히 제 남편의 두통을 고쳐주실 거예요. 예약만 된다면 비용은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비서는 남설아를 바라보며 그녀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듯했다.남설아는 마음이 조금씩 조여왔다. 지금 그녀의 연기력이 이명수와 그의 사무실에 접근할 수 있는 관건이었다.비서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하며 설명을 이어갔다.“정말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 예약이 워낙 빠듯해서요. 급하시다면 우리 병원 다른 의사 선생님들을 고려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실력도 모두 뛰어나십니다.”남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강하게 주장했다.“아니요, 이 선생님께 치료받고 싶어요. 친구가 그분이 이 분야에서 최고라고 강력히 추천했거든요. 제 남편의 병이 참 오래되었는데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아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쪽 사무실로 향했다.남설아는 비서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다시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았다.그녀의 시선이 복도 끝에 있는 닫힌 문에 머물렀다. 문에는 작은
굿바이 쓰레기 제439화
간호사가 진료 기록지를 받아 펼쳐보더니 남설아를 올려다보았다.“선생님 남편분께서 우리 진료소에서 진료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진료기록이 있으시면 좋겠는데요.”남설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처음이에요. 친구가 최근에 추천해줘서요. 이 선생님께서 두통에 관해 무척 용하다고 했어요.”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선생님은 우리 진료소의 전문의세요. 다만 예약이 다소 빠듯한 편인데요,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확인해보겠습니다.”간호사는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서 컴퓨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남설아는 이 기회를 틈타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 진료소의 안내 데스크를 관찰했다.데스크는 크지 않았고 간호사 업무 책상 옆으로는 몇 줄의 대기 의자가 놓여 있었다. 드문드문 앉아 있는 환자들은 모두 병색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진료소 벽면에는 건강 관련 포스터와 의사 소개가 붙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선생님의 사진이었다. 안경을 쓴 단정한 외모의 남자 사진 아래에는 전문 분야와 경력이 적혀 있었다. 겉보기에는 이런 사람이 그런 일을 할 거라고 상상하기 힘든 인상이었다.남설아의 시선이 데스크 위를 빠르게 훑었다. 유용한 정보가 있을 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책상 위에는 컴퓨터, 전화기, 소독 용품 외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간호사의 목소리에 남설아는 관찰하는 것을 그만두었다.“이 선생님 예약이 이미 다 찼는데요. 가장 빠른 게 다음 주인데 괜찮으시겠어요?”간호사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말하자 남설아는 난처한 기색을 지었다.“다음 주라니... 너무 오래 기다려야 되잖아요. 제 남편은 요즘 너무 아파서 밤마다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혹시 이 선생님을 더 빨리 뵐 방법이 없을까요?”간호사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그러시다면 예약 취소자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시거나 이 선생님의 비서님께 직접 여쭤보시는 방법이 있어요. 다만 꼭 된다고 보장은 해드릴 수 없어요.”“정말요? 너무 감사합니다!”남설아는 바로 기쁜 표정을 지
굿바이 쓰레기 제438화
강연찬은 남설아의 고집을 잘 아는 터라 한숨을 쉬더니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알겠어. 네 말 대로 해.”그의 목소리가 더 엄숙해졌다.“반드시 조심해야 해. 안전이 최우선이야.”“걱정하지 마. 내 안전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아.”남설아는 일부러 가벼운 말투로 말하며 걱정하는 강연찬을 달랬다.“변장하고 갈 테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거야.”“정예 경호원들을 배치할게.”강연찬이 계속 말했다.“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즉시 철수해. 무리하지 말고.”“응, 알겠어. 고마워, 연찬 오빠.”남설아는 마음 깊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강연찬이 곁에 있어 줘서 마음이 놓였다.“바보야, 감사할 게 뭐가 있어.”강연찬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잊지 마. 꼭 조심해야 해.”“응.”남설아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남설아는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만반의 준비를 했다.평소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화장을 하고 가발과 안경을 썼으며 수수한 옷차림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장했다.모든 준비를 마친 남설아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심호흡했다.‘남설아, 이번엔 꼭 성공해야 해.'계획대로 남설아는 진료소에 도착했다.초조한 환자 가족으로 변장한 그녀는 진료 기록지를 들고 불안한 표정으로 진료소 안으로 들어섰다.진료소 내부는 다소 낡은 느낌이었지만 평범했고 공기 중에는 약 냄새가 스멀스멀 풍겼다.안내 데스크의 간호사가 남설아를 발견하자마자 마중 나왔다.“어서 오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간호사의 목소리는 무척 형식적이어서 거리감이 느껴졌다.“안녕하세요. 상담 좀 받으러 왔어요.”남설아는 일부러 쉰 목소리를 내며 불안한 모습을 연기했다.“가족이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여기 진료받으러 왔어요.”“어떤 증상을 보이고 계시는가요?”간호사가 의례적으로 물었다.남설아는 흔히 볼 수 있는 증상들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진료소는 크지 않았고 대기실, 진료실, 약국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복도 끝에는 의사 사무실과 진료 기록 보관실
굿바이 쓰레기 제437화
전화를 받은 강연찬의 목소리도 심각해졌다.“이렇게 빨리? 아무래도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는 모양이네.”“서둘러야 해.”남설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그들이 깨끗이 빠져나가기 전에 반드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야 해.”“알겠어.”강연찬이 바로 답했다.“기술팀을 동원해 진료소 시스템 해킹을 시도 중이야. 약물 기록과 거래 정보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어.”“서둘러줘.”남설아가 강조했다.“시간이 없어.”전화를 끊은 남설아는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서유라와 서도현의 움직임은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빨랐고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한편, 서유라는 흡족하게 배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며칠 전부터 배서준의 정신 상태가 눈에 띄게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두통과 초조함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예전의 의기소침한 상태와는 확연히 달라졌다.“서준아, 기분 어때? 훨씬 나아진 것 같지 않아?”서유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고 그 속에 희미한 만족감이 스며들어 있었다.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다.“그래, 훨씬 나아진 것 같아. 예전처럼 머리가 아프지도 않고. 유라야, 그동안 정말 고생했어.”“무슨 소리야.”서유라는 어리광스러운 눈빛으로 배서준을 흘겨보았다.“너를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지. 네가 건강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배서준은 무척 의존하고 있는 눈빛으로 서유라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유라야, 네가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서유라는 속으로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더욱 다정한 모습으로 말했다.“서준아, 좀 쉬어. 내가 음식 준비해 올게.”약물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예전처럼 정신이 혼미하지는 않았지만 금단 현상으로 인해 배서준은 가끔 두통과 초조함을 느꼈다.“유라야, 오늘 머리가 좀 아파.”식사 중에 배서준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유라는 바로 다가와 부드럽게 머리를 마사지해주었다.“약을 줄이다 보니 적응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건 정상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