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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Author: 목련청
“지금 뭐라고 했어? 나더러 남설아와 협력하라고?”

배서준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거부감과 혐오로 가득했다.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내가 왜 그런 여자한테 고개를 숙여!”

천기준은 이런 배서준의 반응을 예상하였지만 그럼에도 계속 설득했다.

“대표님,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회사가 위기인데 체면과 자존심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남설아 씨에겐 자금도 있고 인맥도 있으니 분명 저희를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마지막 희망일 지도 모른다고요. 게다가 남설아 씨는 서도현 씨의 일에 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미 중요한 증거를 손에 넣었을지도 모르죠.”

천기준의 말에 배서준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천기준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현재 배건 그룹은 벼랑 끝에 내몰린 신세였고 만약 남설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정말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상처를 준 남설아에게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됐어! 그만 말해!”

배서준은 짜증스럽게 천기준을 향해 소리를 쳤다.

“내가 파산당하는 일이 있어도 절대 남설아 그년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는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서준아, 깼어?”

서유라의 온화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던 배서준은 걱정이 담긴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어젯밤 바에서 있었던 일도 같이 떠올랐다.

남설아와 강연찬, 그리고 추태를 부리던 자신의 모습. 다시 떠오른 기억에 짜증이 치밀었다.

“회사는 어떻게 됐어?”

배서준의 목소리는 다소 잠겨 있었다. 서유라는 붉어진 눈가로 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아, 회사 상황이 많이 안 좋아. 주가는 계속 내려가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전부 중단되었어.”

이내 멈칫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지금 소문도 돌고 있어. 남설아가 한 짓이라고.”

짜증이 치민 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숙취에 회사의 상황까지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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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엄마는 수가 많잖아요. 연찬 오빠가 다시 돌아오게 방법 좀 생각해 봐요. 남설아 그 여우 같은 년, 아무것도 못 건지게 만들어줘요. 제발 엄마, 도와줘요!”“내가 무슨 수가 있겠니?”소씨 사모님의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강씨 가문 쪽 분위기 아직도 모르겠어? 남설아 뒤에 누가 있는 줄은 알지? 화승 그룹이야!”“그래도 난 도저히 못 받아들이겠어요!”소미란은 흐느끼며 말했다.“엄마, 남설아만 제대로 못 살게 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딱 한 번만 도와줘요. 마지막이에요, 제발, 네?”소씨 사모님은 울면서 화장이 다 번진 딸의 얼굴을 보며 애써 붙잡고 있던 이성이 또 무너져 내렸다. 무자식 상팔자라더니, 그 말이 틀린 게 하나 없었다.그녀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됐어, 울지 마. 눈물 좀 닦고. 내가 시간 봐서 강씨 가문 본가에 한 번 들러볼게. 하지만 엄마가 미리 말은 해두는데 강씨 가문이 진짜 마음 굳히고 남설아 편을 든다면, 너 그땐 깨끗이 포기해야 해. 다신 헛짓거리하지 말고 집에 얌전히 있어. 들었지?”소미란은 그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였다.“엄마, 정말이에요? 엄마 진짜 최고예요! 엄마는 절대 날 모른 체 안 할 줄 알았어요!”소씨 사모님은 그 말에 곁눈질만 하고는 딱히 대꾸도 안 한 채 곧바로 집사를 불러 말했다.“창고에 있는 옥으로 만든 관음보살상을 꺼내 와서 좋은 비단 상자에 곱게 넣어. 그리고 과일도 싱싱한 걸로 준비해서 같이 보내.”강씨 가문에 가는 건 십중팔구 헛수고가 될 거라는 걸 속으로는 뻔히 알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딸을 내다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강씨 가문 본가에 소씨 사모님이 도착하자 집사는 곧장 그녀를 별채 응접실로 안내했다.그리고 공손히 차를 내오며 말했다.“사모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곧 어르신께서 나오십니다.”소씨 사모님은 단정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시선을 조심스레 응접실 안으로 흘렸다.방 안은 고풍스럽고 절제된 멋이 느껴졌다. 원목 의자, 고급 관요 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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