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쇼윈도 부부의 은밀한 이중생활

완벽한 쇼윈도 부부의 은밀한 이중생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By:  루니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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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침대에 상간녀를 밀어 넣은 건 나였다. 그의 몸 위로 다른 여자의 체온이 스며들게 하고, 밤이 지나도록 그 흔적을 남기게 한 것도 나였다. 그런데 그 여자가 돌아왔을 때, 뱃속에 품은 아이는 내 동생의 기록과 맞닿아 있었다. 완벽한 재벌가 며느리 온사율은 남편 권이록의 불륜을 스스로 설계했다. 그의 셔츠에 묻은 립스틱 자국, 호텔방에 어 있던 향, 시트 위에 남은 열기까지 모두 복수를 위한 증거였다. 그러나 문예라의 임신이 드러나면서, 그 불륜은 태강가의 배아 도난이라는 추악한 진실로 뒤집힌다. 사율은 이제 남편과 상간녀, 그리고 시댁 모두를 한 번에 무너뜨릴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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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1화. 내가 고른 불륜녀

남편이 다른 여자와 호텔에 들어간 날,

나는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그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완벽한 각도.

완벽한 미소.

완벽한 부부.

태강그룹 창립 오십 주년 기념 생방송.

무대 아래 첫 줄에는 시아버지 권태겸이 앉아 있었다.

박수를 치지 않는 사람은 그 하나였다.

그는 박수 대신 평가를 했다.

그 옆의 한미라는 진주 목걸이를 매만지며 며느리의 미소를 채점하는 눈을 하고 있었다.

방송 시작 전, 대기실에서 시어머니는 내 드레스 어깨선을 손끝으로 바로잡으며 말했다.

“오늘은 웃어라.”

“태강가 며느리답게.”

“네가 웃는 것도 이 집안 자산이니까.”

나는 웃었다. 자산답게.

전 국민이 보는 화면 속에서 나는 권이록의 아내였고,

그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국민 남편이었다.

그리고 내 손안의 휴대폰에는 방금 도착한 사진이 있었다.

호텔 복도 CCTV 캡처.

붉은 드레스의 문예라.

그 옆에 선 남자의 옆얼굴.

이어진 두 번째 확대 사진에는 셔츠 깃의 옅은 립스틱 자국까지 찍혀 있었다.

[사모님, 사진 마음에 드세요?]

[남편분, 생각보다 다정하시던데요.]

나는 화면을 껐다.

그리고 웃었다.

“웃어요.”

“지금 카메라가 우리를 찍고 있어요.”

낮게 속삭이자 이록이 고개를 기울였다.

마이크에 잡히지 않는 거리.

부부만이 허락받은 거리였다.

“사진 봤어?”

“봤어요.”

“구도도 좋고, 시간도 정확하고.”

“조명까지 마음에 들어요.”

“놀라는 얼굴이 아니네.”

“놀랄 이유가 없죠.”

그 여자를 남편에게 보낸 사람이 나였으니까.

문예라.

스물여덟.

돈이 필요한 여자.

내가 석 달을 들여 남편의 동선에 심어둔 미끼였다.

향수는 내가 골랐다.

드레스 색도, 접근하는 요일도, 호텔 복도의 카메라 각도까지도.

그녀가 남편의 팔에 손을 얹을 때 서 있어야 할 위치까지, 나는 도면 위에 그려두었다.

태강가의 완벽한 후계자 권이록이 무너지는 그림을, 나는 처음부터 원하고 있었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고 조명이 꺼졌다.

박수 소리가 잦아드는 무대 뒤.

어둠 속에서 이록이 내 손목을 잡았다.

“당신 셔츠에 낯선 여자의 향수가 묻었네요.”

내가 먼저 말했다.

“향 자체는 익숙하지만.”

“내가 그 여자에게 골라준 거니까요.”

“그러니까 더 불쾌하고요.”

“질투하는 척도 안 하는군.”

“질투요?”

“내가 판을 깔았는데 왜 질투를 해요.”

“판을 깐 사람치고는.”

이록의 손끝이 내 손목 안쪽을 눌렀다.

맥이 뛰는 자리였다.

“손끝이 차가운데.”

“무대 조명이 뜨거웠으니까요.”

“조명은 십 분 전에 꺼졌어.”

나는 손을 빼지 않았다.

빼면 지는 것 같아서였다.

그의 엄지가 맥 위에 머무는 동안,

나는 숨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만 집중했다.

이 남자 앞에서 심박은 자백이었다.

그때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아, 하나 더요.]

[생리가 늦어요.]

[검사 결과 나오면 제일 먼저 알려드릴게요. 사모님도 알아야 하잖아요.]

임신.

그 두 글자가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판이 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계약서 어디에도 없는 항목이었다.

나는 문예라에게 유혹을 주문했다.

스캔들을 주문했다.

아이는 주문서에 없었다.

이록은 내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놀라지 않았다.

화도 내지 않았다.

그저 낯선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처럼 천천히 눈을 들었다.

“임신.”

“그건 네 계획에 없었지?”

“……”

“권이록 씨, 내 덫에 들어간 기분이 어땠어요?”

대답 대신 그가 내 귓가로 몸을 기울였다.

숨이 닿았다.

“네가 놓은 덫만 있다고 생각해?”

그가 먼저 무대 뒤를 빠져나갔다.

무대 스태프들이 그에게 고개를 숙였고,

그는 순식간에 국민 남편의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 혼자 남아 그의 마지막 문장을 두 번 곱씹었다.

'네가 놓은 덫만 있다고 생각해?'

고백이 아니라 선전포고였다.

그가 내 덫을 알고도 들어갔다면,

이 판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나 하나일지도 몰랐다.

그날 밤 나는 죽은 동생의 휴대폰을 다시 열었다.

온하겸.

일 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내 하나뿐인 동생.

액정에는 그날의 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충전 케이블을 꽂을 때마다 나는 같은 자리에서 숨을 골라야 했다.

사진첩은 비어 있었다.

통화 기록도 지워져 있었다.

경찰은 단독 사고라고 했고, 유품은 이 휴대폰 하나가 전부였다.

지워진 것투성이인 휴대폰에서 단 하나 살아남은 것이 메모장이었다.

마지막 메모에는 세 단어가 남아 있었다.

태강재단병원.

배아 보관실.

S-01.

메모의 저장 시각은 사고 당일 21시 58분.

하겸이 죽기 마흔아홉 분 전이었다.

죽기 마흔아홉 분 전, 동생은 병원과 보관실과 코드 하나를 남겼다.

유언 대신에.

내가 남편에게 보낸 건 여자 하나였다.

그런데 돌아온 건 임신과, 죽은 동생이 남긴 배아 보관실의 코드였다.

누군가 내 덫을 이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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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너무재밌게읽고있어요~
2026-07-08 14: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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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내가 고른 불륜녀
남편이 다른 여자와 호텔에 들어간 날,나는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그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완벽한 각도.완벽한 미소.완벽한 부부.태강그룹 창립 오십 주년 기념 생방송.무대 아래 첫 줄에는 시아버지 권태겸이 앉아 있었다.박수를 치지 않는 사람은 그 하나였다.그는 박수 대신 평가를 했다.그 옆의 한미라는 진주 목걸이를 매만지며 며느리의 미소를 채점하는 눈을 하고 있었다.방송 시작 전, 대기실에서 시어머니는 내 드레스 어깨선을 손끝으로 바로잡으며 말했다.“오늘은 웃어라.”“태강가 며느리답게.”“네가 웃는 것도 이 집안 자산이니까.”나는 웃었다. 자산답게.전 국민이 보는 화면 속에서 나는 권이록의 아내였고,그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국민 남편이었다.그리고 내 손안의 휴대폰에는 방금 도착한 사진이 있었다.호텔 복도 CCTV 캡처.붉은 드레스의 문예라.그 옆에 선 남자의 옆얼굴.이어진 두 번째 확대 사진에는 셔츠 깃의 옅은 립스틱 자국까지 찍혀 있었다.[사모님, 사진 마음에 드세요?][남편분, 생각보다 다정하시던데요.]나는 화면을 껐다.그리고 웃었다.“웃어요.”“지금 카메라가 우리를 찍고 있어요.”낮게 속삭이자 이록이 고개를 기울였다.마이크에 잡히지 않는 거리.부부만이 허락받은 거리였다.“사진 봤어?”“봤어요.”“구도도 좋고, 시간도 정확하고.”“조명까지 마음에 들어요.”“놀라는 얼굴이 아니네.”“놀랄 이유가 없죠.”그 여자를 남편에게 보낸 사람이 나였으니까.문예라.스물여덟.돈이 필요한 여자.내가 석 달을 들여 남편의 동선에 심어둔 미끼였다.향수는 내가 골랐다.드레스 색도, 접근하는 요일도, 호텔 복도의 카메라 각도까지도.그녀가 남편의 팔에 손을 얹을 때 서 있어야 할 위치까지, 나는 도면 위에 그려두었다.태강가의 완벽한 후계자 권이록이 무너지는 그림을, 나는 처음부터 원하고 있었다.사회자의 멘트가 끝나고 조명이 꺼졌다.박수 소리가 잦아드는 무대 뒤.어둠 속에서 이록이 내 손목을 잡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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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그 여자, 원래 내가 이 새끼한테 붙이려고 데려온 여자야.”권태겸의 말이 끝나자 나는 웃었다.“와. 아주 집구석이 단체로 미쳤네.”이록의 턱이 굳었다.“아버지, 입 닥치세요.”“왜? 네 마누라는 남편한테 여자도 갖다 바치는데 나는 말도 못 하냐?”“그 여자를 왜 붙였는데요?”내가 끼어들자 권태겸이 나를 봤다.“후계자한테 약점 하나쯤 있어야 다루기 쉽지.”“그래서 아들한테 여자 던져놓고, 본인이 먼저 잤어요?”“말버릇 조심해라.”“조심은 개뿔.”나는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며느리한테 애 못 낳는 년이라고 타박하면서 밖에서 애 만들고 다닌 인간이 체면은 찾네.”권태겸의 눈빛이 변했다.그때 이록이 내 허리를 잡아 뒤로 끌었다.등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놓아요.”“지금 아버지 목 조를 얼굴이야.”“그럼 잘 보고 있어요.”“당신 손 더러워져.”“당신 집안 피보다는 깨끗할 것 같은데.”이록이 짧게 웃었다.그 웃음이 더 열받았다.“뭐가 웃겨?”“당신 나한테 화난 거 맞네.”“지금 그게 중요해요?”“나한텐.”그가 내 허리를 놓지 않은 채 귓가에 말했다.“문예라랑 잤냐고 물었잖아.”나는 고개를 돌렸다.입술이 스칠 만큼 가까웠다.“그래서요?”“안 잤어.”“믿으라고?”“못 믿겠으면 확인해.”“뭘 어떻게 확인해, 미친놈아.”“방에 들어간 뒤 내가 뭘 했는지.”나는 그의 넥타이를 움켜쥐었다.“확인하라고? 호텔방 침대 시트라도 뜯어오라는 거예요?”“그 정도로 궁금하면 같이 가.”“미친놈.”“당신이 고른 향수 냄새 맡으면서 내가 다른 여자랑 뒹굴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며.”그 말이 야하게 들린 게 더 짜증났다.나는 넥타이를 더 세게 당겼다. 이록의 얼굴이 가까워졌다.“한 번만 더 그따위로 말하면 입 찢어버려요.”“지금 키스할 것처럼 잡고 있으면서?”“착각도 병이에요.”“그럼 놔.”나는 놓지 않았다.이록이 내 손을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었다.“역시 질투 맞네.”“개소리.”“참고로 문예라가 호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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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사모님 아버지, 지금 아버지 아니잖아요.”문예라의 목소리가 스피커폰에서 흘러나온 순간, 방 안의 네 사람이 동시에 멈췄다.나는 웃었다.“이제 별 개소리를 다 하네.”—친정엄마한테 물어보세요. 지금.“왜 내가 네 말 듣고 우리 엄마한테—”—무서워요?그 한마디에 전화를 걸었다.엄마는 세 번 만에 받았다.“엄마. 나 하나만 물을게.”—사율아, 지금 시간이—“아빠, 내 친아빠 맞아?”전화기 너머에서 숨소리만 들렸다.그 침묵이 대답이었다.“엄마.”—미안해.내 뒤에서 권태겸이 욕설을 뱉었다.“그 년 입 닥치라고 해.”나는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왜 아버님이 화를 내세요?”권태겸이 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엄마가 울면서 말했다.—사율아. 네 아빠는 널 키운 사람이야. 그건 변하지 않아.“그럼 날 만든 새끼는 누구냐고.”—……“말해.”—권태겸 회장님이야.엄마의 다음 말은 더 엉망이었다.—내가 태강 비서실에 있을 때였어. 그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했고, 네가 생기니까 돈부터 보냈어. 그때 지금 네 아빠가 다 알고도 나랑 결혼해줬어. 널 자기 딸로 키우겠다고.“그래서 나만 몰랐어?”—널 지키려고 그랬어.“다들 그놈의 지킨다는 말로 사람 병신 만들지.”전화가 끊긴 뒤에도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아빠의 생일 케이크, 운동회, 대학 입학식까지 전부 진짜였다. 거짓말은 사랑이 아니라 혈연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그 하나가 내 결혼을 통째로 뒤집었다.순간 이록이 내 팔을 잡았다.나는 반사적으로 뿌리쳤다.“손대지 마.”“사율아.”“손대지 말라고, 이 개새끼야!”속이 뒤집혔다.시아버지가 내 친아버지라면, 내 남편은—“우리 남매야?”내가 묻자 이록의 얼굴까지 굳었다.“난 몰랐어.”“좆같네.”웃음이 터졌다. 울고 싶은데 웃음부터 나왔다.“불륜녀는 시아버지 애를 가졌고, 시아버지는 내 친아빠고, 그러면 나는 지금 내 오빠랑 결혼해서—”“그만.”한미라가 잘랐다.“누가 오빠래?”나는 그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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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내가 남편한테 붙인 불륜녀가, 내가 평생 아빠라고 부른 남자의 친딸이었다.문예라가 보낸 사진을 보는 순간 속이 뒤집혔다.“언니.”스피커폰 너머로 예라가 웃었다.“그 호칭 하지 마.”“왜요? 아빠가 같으면 언니 맞잖아.”“입 닥쳐.”“아까는 나보고 네 남편 꼬시라며. 이제 와서 자매애 찾으면 좀 웃기지 않아요?”“내 아빠한테 무슨 짓 했어.”“내 아빠이기도 해요.”나는 바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받자마자 물었다.“문예라 알아?”한참 뒤 대답이 왔다.—안다.“딸이야?”—사율아.“딸이냐고!”—그래.머리가 멍해졌다.“엄마랑 결혼해놓고 밖에서 애까지 만들었어?”—예라는 너희 엄마 만나기 전에 생긴 아이다.“그럼 왜 숨겼는데?”—내가 숨긴 게 아니다. 그 애 엄마가 데리고 사라졌다.예라가 스피커폰으로 끼어들었다.“거짓말하지 마, 아빠.”나는 휴대폰을 내려다봤다.“너 지금 듣고 있었어?”“당연하죠. 이 집안 인간들은 둘만 두면 다 말 바꾸잖아.”아빠가 거칠게 말했다.—예라야, 넌 빠져.“평생 빠져 있었잖아. 이제 안 빠져.”권태겸이 헛웃음을 쳤다.“별 거지 같은 집안이 다 있군.”나는 그를 노려봤다.“아버님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뭐?”“친딸을 며느리로 들여놓고 정부까지 만든 인간이 누구더라?”“이년이.”이록이 내 앞을 막았다.“아버지, 한 발만 더 오세요.”“비켜.”“싫습니다.”“마누라 치마폭 뒤집어쓰고 살 거냐?”“적어도 아버지처럼 여자 배 속까지 재산 목록으로 보진 않죠.”권태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 와중에도 나는 이록 셔츠 깃에 번진 립스틱만 보였다.“그거.”“뭐.”“아직도 안 지웠네요.”“아까 당신이 때려서 못 지웠지.”“벗어요.”이록이 눈썹을 올렸다.“여기서?”“셔츠.”“말을 정확하게 해. 괜히 기대하게.”“미친 새끼.”내가 넥타이를 잡아당기자 그가 순순히 가까워졌다.“문예라랑 방에서 뭘 했어요?”“또 그 질문?”“대답.”“문 잠갔고.”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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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내 딸이라고?”권태겸이 웃었다. 웃음이라기보다 이가 갈리는 소리였다.“문예라. 누가 그딴 개소리를 주워 먹였어?”예라가 바로 받아쳤다.“주워 먹긴 뭘 주워 먹어요. 아저씨 침 뱉은 휴지로 검사했는데.”“뭐?”“회장실 쓰레기통 뒤지는 거 어렵지도 않더라고.”권태겸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나는 이록을 봤다.“당신도 알고 있었어요?”“DNA 결과는 봤어.”“언제.”“사흘 전.”“사흘 전?”내가 웃었다.“그럼 나만 병신이었네. 남편한테 친동생 붙여주고, 둘이 잤나 안 잤나 머리 싸매고.”“안 잤다고 했잖아.”“그게 지금 중요해?”“나한텐 중요하지.”“닥쳐.”내가 소리치자 예라가 낄낄 웃었다.“언니, 그래도 형부는 합격이네. 동생이 벗어도 안 먹었잖아.”“문예라.”“왜. 칭찬도 못 해?”“한 번만 더 형부라고 불러. 입 찢어버릴 테니까.”“성질머리는 나랑 똑같네.”“누구 덕인데.”권태겸이 탁자를 내리쳤다.“다 꺼져! 이 집에서 당장 나가!”예라가 비웃었다.“왜요? 아빠 집 구경 좀 하면 안 돼?”“네 아빠 아니라고 했다.”이록이 낮게 말했다.“맞습니다.”권태겸의 눈이 돌아갔다.“너까지 무슨 헛소리야.”이록은 휴대폰을 꺼내 식탁 위에 던졌다.“친자확률 99.9987퍼센트. 문예라는 아버지 딸이에요.”한미라가 눈을 감았다.나는 헛웃음이 났다.“그럼 진짜네.”예라는 잠깐 말이 없었다. 그러다 아주 천천히 물었다.“이제도 나보고 창녀라고 할 거예요?”권태겸이 이를 악물었다.“네년이 한 짓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내가 뭘 했는데요?”“남의 남편 방에 기어들어가!”“그 남의 남편한테 날 처넣은 건 언니고.”예라가 나를 가리켰다.“그리고 그 언니를 당신 아들한테 팔아넘긴 건 당신이잖아.”내가 고개를 돌렸다.“뭐?”예라가 미소를 지웠다.“언니, 진짜 몰랐어?”“뭘.”“이 결혼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나는 권태겸을 봤다.그가 입을 다물었다.예라가 말했다.“아빠 금고에 계약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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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말해.”나는 이록의 멱살을 잡았다.“내 친아버지 누구야.”이록은 내 손을 떼지 않았다.“권태겸 회장 아닙니다.”권태겸이 헛웃음을 쳤다.“이제야 까발리는군.”“그럼 문예라는?”“아버지 딸 맞아.”“나는?”예라가 먼저 끼어들었다.“잠깐. 그럼 언니랑 나 자매도 아닌 거예요?”“그게 지금 제일 궁금해?”“나도 이 엿같은 족보 때문에 멀미 나거든요.”한미라가 입술을 깨물었다.“사율아, 네 친자검사 결과가 바뀌었어.”“뭐?”“십구 년 전에.”나는 권태겸을 노려봤다.“나 친딸이라고 했잖아.”“나도 그렇게 믿었어.”“좆같은 소리 하지 마.”내 목소리가 갈라졌다.“친딸 며느리로 들였다고 온갖 지랄을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아니었다고?”권태겸이 이를 악물었다.“검사지를 네 아비가 바꿨다.”“누구 샘플이랑.”“내 피랑 맞는 다른 애 걸로.”“그 애가 누군데.”권태겸이 예라 쪽을 흘겨봤다.“그건 나도 몰라.”바닥의 휴대폰에서 온정호 목소리가 터졌다.—태겸아.“닥쳐, 개새끼야. 네가 시작한 일이잖아.”“아빠.”내가 휴대폰을 집었다.“왜 바꿨어.”—널 살리려고.“그 말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토할 것 같아.”—사율아.“내 친아버지 이름부터 말해.”온정호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이록이 대신 말했다.“강태욱.”나는 눈을 깜빡였다.처음 듣는 이름이었다.“누구야.”“장모님 운전기사였어.”권태겸이 비웃었다.“운전기사랑 붙어먹어서 낳은 게 너다.”내 손이 먼저 날아갔다.짝.권태겸 고개가 돌아갔다.“죽은 엄마 입에 걸레 물리지 마.”“이년이 진짜!”그가 손을 들자 이록이 손목을 낚아챘다.“한 번만 더 손 올리면 부러뜨립니다.”“놔, 후레자식아!”“후레자식 맞죠. 친아버지도 따로 있다면서.”한미라가 비명을 질렀다.“그만 좀 해! 다들 사람 새끼들이면 그만해!”예라가 스피커폰 너머에서 낮게 웃었다.“사람 새끼가 이 집에 어디 있어요. 다 남의 자식 훔치고 검사표 바꾸고 결혼으로 팔아먹는 것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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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다시 말해.”내 목소리가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나 낳은 여자가 누구라고?”이록은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그대로 한미라에게 걸어갔다.“당신이에요?”“사율아.”“내 엄마냐고.”한미라 입술이 벌어졌다 닫혔다.그 꼴을 보는 순간 속에서 뭔가 끊어졌다.“대답해, 이 미친 인간아!”내가 식탁을 걷어찼다.의자가 넘어지고 유리 조각이 발밑에서 튀었다.권태겸이 욕설을 뱉었다.“이 집구석이 아주 개판이군.”나는 그를 돌아봤다.“당신은 닥쳐. 씨도 제대로 못 가리면서 아버지 노릇한 새끼가.”“뭐?”“문예라는 당신 딸. 이록은 당신 아들 아니고. 나는 딸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번식도 병신같이 해놓고 가주는 존나 챙기네.”“온사율!”권태겸이 달려들자 이록이 또 막았다.“비키라고, 이 개자식아!”“싫다고 몇 번 말씀드립니까.”“네놈부터 이 집에서 내쫓을 거다!”이록이 차갑게 웃었다.“회장님 지분부터 확인하시죠. 오늘 아침 이사회에서 해임안 올라갔으니까.”권태겸 얼굴이 굳었다.“뭐?”“집안 족보 까지는 동안 회사도 넘어가고 있습니다.”“이 후레새끼가!”그때 한미라가 소리쳤다.“사율이 내 딸 맞아!”모든 소리가 멎었다.나는 천천히 그녀를 봤다.한미라가 울면서 말했다.“내가 낳았어.”속이 울렁거렸다.“그럼 내가 평생 엄마라고 부른 사람은.”“내 언니였어.”“뭐?”“한미선.”나는 뒷걸음질 쳤다.“내 엄마가… 이모였다고?”“언니가 널 키웠어.”“왜.”한미라는 입을 막고 울었다.“왜 남의 애를 자기 딸처럼 키웠냐고!”권태겸이 비웃었다.“말 못 하지. 더러운 짓을 했으니까.”한미라가 그를 노려봤다.“당신 입으로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죽여?”권태겸이 웃었다.“네가 아직도 사람 죽이는 걸 무서워하나?”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무슨 말이에요.”한미라가 고개를 저었다.“듣지 마.”“뭘 듣지 말라는 건데!”이록이 내 팔을 잡았다.“사율아.”“놓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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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친남매 맞아.”온정호의 말이 떨어지자 예라가 먼저 욕을 뱉었다.“하, 염병하네. 그럼 난 친오빠한테 불륜녀로 들어간 거야?”“안 잤어.”이록이 잘라 말했다.“알아, 새끼야. 안 잤다고 몇 번을 우려먹어.”예라가 쏘아붙이자 권태겸이 휴대폰을 걷어차려 했다. 내가 먼저 주워 들었다.“아빠. 아니, 온정호 씨.”—사율아.“왜 처음 검사에서는 남매 아니라고 나왔어?”—샘플이 바뀌었으니까.“누가.”온정호가 대답하기도 전에 예라가 웃었다.“내가 알아요.”“뭘.”“언니가 날 직접 고른 줄 알죠?”등골이 서늘해졌다.“무슨 소리야.”“언니한테 나 소개한 사람. 권태겸 쪽 사람이에요.”나는 권태겸을 봤다.“당신이?”그가 코웃음을 쳤다.“미친년 말 다 믿게?”예라가 바로 받아쳤다.“미친년한테 돈은 왜 보냈는데, 아빠?”“입 닥쳐!”“한 번 자면 오천, 사진 찍히면 일억.”예라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당신 아들 꼬시라고 친딸한테 돈 준 인간이 누군데.”이록의 얼굴이 굳었다.“아버지.”“몰랐다.”권태겸이 악을 썼다.“그때는 네가 내 친아들인 줄 몰랐다고!”“그럼 알고 난 뒤에는?”내가 물었다.권태겸이 입을 다물었다.그걸로 끝이었다.“개새끼.”내가 웃었다.“알고도 계속했네.”“네가 먼저 판 깔았잖아!”“그래서 친남매 둘을 호텔방에 밀어 넣어?”“잠자리까지 갈 줄 누가 알았어!”“안 갔다니까요.”이록이 낮게 말했다.“그리고 왜 그랬는지도 압니다.”그가 식탁 위 계약서를 뒤집었다.맨 뒤에 작은 글씨가 있었다.‘혼인 파탄이 온사율의 고의적 기망으로 발생할 경우, 서린물산 지분 18퍼센트의 의결권은 권태겸에게 귀속된다.’손끝이 떨렸다.“고의적 기망.”이록이 나를 봤다.“당신이 불륜을 만들어냈다는 증거만 잡으면 됐던 거야.”나는 권태겸을 노려봤다.“내가 당신 아들한테 여자 붙이는 것까지 예상했어?”예라가 대신 말했다.“예상한 게 아니라 만들었죠.”“뭐?”“언니한테 형부가 바람피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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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내가 운전했다고?”나는 엄마를 노려봤다.“그날 나 면허도 없었어.”한미선이 피식 웃었다.“면허 없으면 운전 못 하니?”“개소리하지 마.”“기억 안 나는 게 아니라 지운 거야.”이록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누가요.”엄마가 그를 봤다.“너.”나는 고개를 돌렸다.“뭐?”“사율이 기억을 지우자고 먼저 말한 사람이 너라고.”“거짓말입니다.”“그래?”엄마가 가방에서 작은 녹음기를 꺼냈다.버튼을 눌렀다.잡음 뒤로 어린 남자의 목소리가 흘렀다.—사율이는 아무것도 몰라야 해요.이록이었다.—사고 기억도, 그 여자 얼굴도 전부 없애주세요.내 손끝이 얼어붙었다.“당신 목소리 맞지?”이록은 부정하지 않았다.나는 그의 뺨을 후려쳤다.짝.“이 개자식아.”“사율아.”“내 머릿속까지 손댔어?”“살리려고 했어.”“또 그 지랄!”나는 그의 가슴을 밀쳤다.“이 집안 새끼들은 사람 인생 작살내놓고 전부 살리려고 했대!”권태겸이 코웃음을 쳤다.“기억 안 나는 게 차라리 복이지.”나는 돌아서서 그의 얼굴에 물컵을 끼얹었다.“당신은 주둥이 닫아.”“이년이!”“한 발만 와. 오늘 진짜 제삿날 만들어줄 테니까.”예라가 스피커폰 너머에서 말했다.“언니.”“왜.”“죽은 여자가 누군데요?”나는 엄마를 봤다.한미선은 대답하지 않았다.“말해.”“사율아.”“내가 누구를 쳤냐고.”엄마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문서진.”예라 쪽에서 숨 삼키는 소리가 났다.“뭐라고요?”한미선이 휴대폰을 바라봤다.“네 엄마.”예라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낮게 웃었다.“미친 것들.”“예라야.”“닥쳐요.”예라 목소리가 갈라졌다.“그럼 언니가 우리 엄마 죽였다는 거예요?”“죽었다고 단정하지 마.”엄마가 말했다.“차에 치인 뒤 사라졌으니까.”“장례까지 했다면서!”내가 악을 썼다.“그 장례는 누구 장례였는데!”“신원 없는 여자.”“남의 시체 가져다가 엄마 장례식까지 만든 거야?”“그래.”“왜 그렇게까지 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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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친남매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나는 이록부터 봤다.이 남자랑 잤다. 키스했고, 싸웠고, 같은 침대에서 눈을 떴다.그런데 친오빠라고?“좆까.”내 입에서 웃음이 터졌다.“이제 족보 장난도 적당히 해. 나 오늘만 아빠가 몇 번 바뀐 줄 알아?”문서진이 눈썹을 올렸다.“못 믿겠으면 검사해.”“검사?”나는 식탁 위 서류들을 쓸어 바닥에 던졌다.“이 집구석에서 친자검사만 믿은 병신들이 지금 이 꼴 났잖아!”이록이 내 손목을 잡았다.“사율아.”“놓아.”“나도 안 믿어.”“왜. 친동생이면 갑자기 양심 생겨?”그의 얼굴이 굳었다.“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그럼 어떻게 말해? 오빠라고 불러줘?”내가 비웃자 이록이 이를 악물었다.“한 번만 더 그 소리 하면 나도 돌아버린다.”그때 바닥의 휴대폰에서 온정호가 소리쳤다.—둘이 남매 아니다!모두가 휴대폰을 봤다.나는 천천히 집어 들었다.“당신이 이록 친아버지라며.”—아니다.문서진이 코웃음을 쳤다.“또 시작이네.”—문서진, 네가 뭘 안다고!“당신 정관수술한 날짜까지 아는데?”온정호가 입을 다물었다.나는 눈을 찌푸렸다.“뭐?”문서진이 웃었다.“온정호는 이록이 태어나기 삼 년 전에 정관수술했어.”한미라가 창백해졌다.“서진아.”“왜. 이것도 비밀이야?”나는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그럼 이록 아버지는 누구야.”문서진이 권태겸을 가리켰다.“저 인간.”권태겸이 욕설을 터뜨렸다.“이 미친년이 어디서—”“닥쳐, 늙은 개새끼야.”문서진이 쏘아붙였다.“당신이 미라 언니 취하게 해놓고 무슨 짓 했는지까지 까줄까?”한미라가 비명을 질렀다.“그만해!”이록이 얼어붙었다.“어머니.”“미안하다.”“무슨 말입니까.”한미라가 눈물을 흘렸다.“네 아버지… 권태겸 맞아.”권태겸이 으르렁댔다.“내 아들 아니라고 했잖아!”“당신 아들이야!”“검사가 아니라고 나왔어!”“내가 바꿨어!”한미라의 고함에 권태겸이 멈췄다.“뭐?”“당신 같은 인간 아들로 살게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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