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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Author: 정담
양심전은 후끈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온희정은 소문현의 품에 안겨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느냐, 희정아.”

소문현은 온희정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

온희정은 눈물을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기뻐서요. 폐하께서 신첩을 용서해 주시고 화를 풀어주셔서 너무 기뻐서요.”

“신첩,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말을 마친 온희정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소문현은 흡족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짐의 귀비는 그동안 철이 많이 든 모양이구나.”

말을 마친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맞춤하려다가 퍼렇게 부은 손가락을 보고 동작을 멈추었다.

동상을 입은 가녀린 손가락에 그의 손길이 닿자 온희정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

소문현이 당황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온희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폐하, 별일 아닙니다. 신첩은 동사서에서 추위에 좀 떨어도 괜찮습니다. 폐하만 신첩의 죄를 사하여 주시면 신첩은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추위에 떨어?”

소문현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

동사서가 다른 비빈들이 사는 궁전보다는 못하더라도 냉궁은 아니었다. 냉궁이라 하더라도 후궁의 비빈들이 동상을 입을 정도로 보급이 형편없지는 않았다.

“이 내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내관이 안으로 들어오자 소문현은 싸늘한 어조로 분부했다.

“할 일도 제대로 안 하는 동사서의 쓸모없는 노비들을 모두 처형시켜!”

“예!”

지시를 받은 이 내관은 조용히 물러갔다.

온희정의 눈빛에 통쾌함이 스쳤다. 그녀가 동사서로 간 이후로 권세만 따르는 궁인들은 모두 온희정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녀에게 먹다 남은 밥을 주는 것은 물론, 목탄도 최소한으로 보급했다.

소문현은 안쓰러운 얼굴로 온희정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내일부터는 동사서로 돌아갈 필요 없어.”

온희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소문현은 웃으며 농을 걸었다.

“왜? 동사서에서 나와 짐의 곁에 있는 게 싫으냐?”

온희정은 기죽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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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녀의 역습   제23화

    젊은 황제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온희정의 턱을 잡았다.“너도 짐의 양심전에 지금 묵고 있지 않느냐?”소문현은 상공을 찬란하게 수놓은 불꽃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불꽃놀이는 참으로 오랜만이구나.”“폐하!”온희정은 다급히 황제를 불렀다. 어렵게 승은을 입었는데 열기가 이리도 빨리 식고 있으니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소문현은 옷가지를 걸치며 그녀에게 말했다.“짐은 영빈에게 가봐야겠다. 그 녀석 못하는 게 없어. 짐의 양심전을 불태우기 전에 가서 말려야겠으니 넌 이만 경화궁으로 돌아가거라.”온희정의 표정이 순간 굳었지만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이 내관은 온희정과 함께 양심전을 나섰다. 멀리서 소문현이 한영과 함께 폭죽을 터뜨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온희정의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네년은 곧 내 손에 죽게 될 것이다!’다음 날, 온희정이 다시 경화궁으로 돌아왔다는 소문이 후궁 전체에 퍼졌다.각 궁의 비빈들은 분분히 선물을 보내왔다. 왕황후는 친히 오지는 않았지만 사람 키만한 산호를 보내왔다.온귀비가 다시 경화궁의 주인이 되었으니 경화궁에 주거하는 비빈으로서 한영은 편전에만 숨어 있을 수 없었다.한영은 조용히 앉아 싸늘한 표정으로 손귀비와 온희정의 담화를 듣고 있었다.손귀비는 옆에서 조용히 자리만 지키고 있는 한영을 힐끗 보고는 웃으며 온희정의 손을 잡았다.“돌아온 걸 축하하네. 아무리 다른 애가 총애를 받고 있었다 해도 한낱 폐하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지.”한영은 말없이 담담한 미소만 지었다. 손귀비는 침착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영빈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한영은 웃으며 답했다.“귀비 마마든 아니면 다른 비빈들이든 저희는 모두 폐하의 시중을 드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온귀비께서는 공들인 화접무로 폐하를 기쁘게 해드렸으니 저희 후궁들도 본보기로 삼아야지요.”손귀비는 굳은 표정으로 잡고 있던 온희정의 손을 놓았다.한영의 한마디로 손귀비에게

  • 궁녀의 역습   제22화

    양심전은 후끈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온희정은 소문현의 품에 안겨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러느냐, 희정아.”소문현은 온희정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온희정은 눈물을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기뻐서요. 폐하께서 신첩을 용서해 주시고 화를 풀어주셔서 너무 기뻐서요.”“신첩,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말을 마친 온희정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소문현은 흡족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짐의 귀비는 그동안 철이 많이 든 모양이구나.”말을 마친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맞춤하려다가 퍼렇게 부은 손가락을 보고 동작을 멈추었다.동상을 입은 가녀린 손가락에 그의 손길이 닿자 온희정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소문현이 당황하며 그녀에게 물었다.“이게 어찌 된 일이지?”온희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폐하, 별일 아닙니다. 신첩은 동사서에서 추위에 좀 떨어도 괜찮습니다. 폐하만 신첩의 죄를 사하여 주시면 신첩은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추위에 떨어?”소문현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동사서가 다른 비빈들이 사는 궁전보다는 못하더라도 냉궁은 아니었다. 냉궁이라 하더라도 후궁의 비빈들이 동상을 입을 정도로 보급이 형편없지는 않았다.“이 내관!”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내관이 안으로 들어오자 소문현은 싸늘한 어조로 분부했다.“할 일도 제대로 안 하는 동사서의 쓸모없는 노비들을 모두 처형시켜!”“예!”지시를 받은 이 내관은 조용히 물러갔다.온희정의 눈빛에 통쾌함이 스쳤다. 그녀가 동사서로 간 이후로 권세만 따르는 궁인들은 모두 온희정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그들은 그녀에게 먹다 남은 밥을 주는 것은 물론, 목탄도 최소한으로 보급했다.소문현은 안쓰러운 얼굴로 온희정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내일부터는 동사서로 돌아갈 필요 없어.”온희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소문현은 웃으며 농을 걸었다.“왜? 동사서에서 나와 짐의 곁에 있는 게 싫으냐?”온희정은 기죽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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