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27 화

Author: 연무
강연해는 그제야 공을 세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황제의 노여움을 산 것을 깨닫고 다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

“폐하, 살려 주십시오. 소신이 폐하의 뜻을 잘못 이해했습니다. 소신이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살려달라?”

기양이 차갑게 웃었다.

“널 용서한다는 것은 네가 저지르는 만행을 묵인하고 방조해달라는 뜻이더냐? 네 여식과 여식의 생모에게 부끄럽지도 않으냐?”

망설이던 강연해는 우물쭈물해서 답했다.

“이 아이의 생모는 첩에 불과하고 이 아이 또한….”

“아직도 변명을 하는 것이냐?”

기양이 분노에 찬 목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날아라병아리
아버지라는시끼 손가락 똑같이 잘라주지
VIEW ALL COMMENTS

Latest chapter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6 화

    기양은 눈썹을 찌푸린 채 벼루에 물을 붓고, 붉은색 먹을 조금씩 천천히 갈았다.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승건궁으로 돌아온 강만여는 먼저 태아를 위한 약을 마셨다. 잠을 자고 싶었지만, 방 안이 답답해, 호진충에게 흔들의자를 나무 아래로 옮기게 한 뒤 그 위에서 눈을 감았다. 기양의 말은 그녀의 마음에 전혀 와닿지 않았다. 당시 그저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갔을 뿐, 그녀의 신분이 기양이 후궁을 해산할 만큼 중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아이를 낳고 궁을 떠날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를 위해 기양이 정말로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5 화

    기양의 말에 강만여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손량언은 혼비백산해서 외쳤다. “폐하!” 손량언은 황제를 보필한 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리 무거운 어조로 그를 불렀다. 기양은 고개를 돌려 손량언을 차갑게 흘겨보았다. 그의 눈빛에 칼날이 있었다면, 손량언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손량언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양에게 하려던 충고의 말들을 꿀꺽 삼키고는 고개를 돌려 강만여에게 애원했다.“마마, 폐하께서는 성질이 불같으시니, 더 이상 자극하지 마십시오. 후궁을 없애라니요? 폐하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4 화

    그는 그저 그녀가 옆에 있기를 바랐다. 그녀가 곁에 있어 준다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했다. 그녀가 없으면 북적거리는 장터일지라도, 공허했다. 하지만 그녀도 그와 오래 함께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한 해만 더 지나면 그녀는 떠나야 했다. 이 생각까지 미치자, 기양은 불안했고, 고개를 돌려 강만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뜨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옥처럼 고운 피부는 햇빛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다. 눈가에는 희미한 모성애는 그녀의 고집과 날카로움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온몸이 성스러운 빛으로 감싸인 듯했다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3 화

    그의 경솔한 결정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안 태비가 보다 못해 나섰다. “정빈은 얼마 전에 막 새로운 봉호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새 봉호를 주는 것은 너무 이른 감이 있습니다. 대신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폐하께서 예법을 무시한다고 상소를 올릴 것입니다. 잠시 그 자리를 비워두고, 정빈이 아이를 낳은 후에 봉해도 늦지 않았습니다.”그러나 기양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봉할 것이라면, 지금 현비와 함께 책봉식을 치러 번거로움을 피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하면 아무도 이 자리를 두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2 화

    난귀비는 아무 변명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러내렸다. 기양은 시선이 현비를 바라보았다. “억울한 네 심정은 이해를 한다만, 귀비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런 것이니 차마 벌할 수 없구나. 다만 너를 귀비로 승격시키는 것으로 보상해 주겠다.”기양의 발언에 사람들은 일제히 놀랐다. 현비는 네 명의 비 중 한 명이었지만, 전에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숙비나 황자를 낳은 단비, 가화 공주를 낳은 장비에 비하면 찬밥 신세였다. 그런 여인이 가장 먼저 귀비로 승격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비가 귀비로 승격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91 화

    기양은 강만여의 의자를 자신의 옆으로 옮기게 하고, 그녀가 자리에 앉는 것을 본 후에야 차가운 시선을 무릎 꿇고 있는 난귀비에게로 돌렸다. “이게 몇 번째냐?” 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내가 널 어찌할 수 없다고 여기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이냐?”난귀비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망극합니다, 폐하. 화가 너무 나서 생각 없이 말을 내뱉은 것입니다.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무엇이 그리 화가 나더냐?” 기양은 의자의 팔걸이를 세게 내리쳤다. “누가 널 그리 화나게 했는지, 황손을 저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