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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Author: 송언희
량천옥은 항상 남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나태현을 협박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나태현이 평소에 겸손하고 조용한 사람이라고 해서 강성에서 발언권이 없는 게 아니었고 또 진짜로 침묵하는 게 아니었다.

“여사님 옆으로 보내줄 겁니다. 만약 여사님이 계속 이런 태도로 일관한다면 조금씩 옆으로 보내줄게요.”

나태현의 목소리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협박이 담겨있었다. 량천옥의 협박에도 그는 굴하지 않고 맞섰다.

‘감히 날 협박해? 꿈도 야무지네.’

그의 협박에 량천옥은 온몸이 점점 굳어지는 것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량일도 간담이 서늘해졌다.

량천옥이 화를 내면서 뭐라 소리를 지르려던 그때 량일이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

병원.

량천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나태현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이지훈이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대표님.”

“무슨 일이야?”

이지훈이 말했다.

“고은지 씨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요. 서 의사가 그러는데 일주일 동안은 수술할 수 없답니다.”

조금 호전됐던 상태가 량천옥 때문에 다시 악화되고 말았다. 이젠 수술을 할 만한 상태조차 아니었다.

나태현의 두 눈이 싸늘해졌다.

“배윤더러 량천옥한테 전화하라고 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네.”

이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량천옥이 또 다른 생각을 하기 전에 그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량천옥은 정말 끈질긴 여자였다. 이런 상황이 돼서도 반격하다니...

...

고은영은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고은지를 보면서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불안감에 빠졌다.

진정훈이 병원에 도착했다. 고은지가 수술받으러 들어간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는 소리를 듣고는 나태현에게 이렇게 말했다.

“량천옥 같은 여자를 상대하려면 쉽고 거칠게 해야지.”

량천옥은 마음이 악랄하고 나쁜 짓을 일삼았다. 이럴 때 조금이라도 망설인다면 그녀는 상대가 진짜로 겁먹은 줄로 알 것이다.

진정훈은 해외에 있었던 동안에 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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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3화

    고은지를 위해 이미 이 지경까지 온 나태현에게, 이제 못할 일은 없었다.“너, 너 정말 미쳤구나!”“미친 쪽과 병적인 집착 사이에서 나는 차라리 미친 쪽을 택하겠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병적으로 집착하잖아요.”나태범은 침묵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나태범은 숨이 확 가라앉았다.‘병적이라니? 지금 나한테 병적이라 했어?’나태범은 분노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나태현이 자기에게 내뱉은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이게 도대체 뭔가?“좋아. 아주 좋아!”나태현의 마음속에 이런 인상을 남겼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태범은 자신이 아버지 노릇을 참으로 형편없이 해왔다고 실감했다.나태범은 숨이 막혀 자리에서 일어나 실망이 담긴 눈빛으로 마지막으로 나태현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나태범은 나태현에 대해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았다.“좋다. 좋아. 아주 잘한다.”나태범은 이제는 더 이상 나태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분노에 휩싸였을 때라면 화내고 말 것인데 지금은 달랐다. 이성이 남아 있어 나태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더욱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그때 잘못 처리된 일이 수년이 지난 지금에 이런 결과로 돌아 올 줄은 몰랐다. 이것이 바로 인과다. 세상에는 과연 인과가 있는 법이다.나태범은 풀이 죽은 얼굴로 나태현의 회사를 나왔다. 차에 오르자 정 집사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회장님, 도련님께서는 뭐라 하셨어요?”“이제 나씨 가문과 인연을 끊겠다고 했어.”“네? 정말 그렇게 까지요? 이, 이게 무슨...”정 집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예전에 나태현이 그런 말을 할 때 단순한 치기쯤으로 여겼다. 며칠만 지나면 분노도 가라앉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태범한테도 같은 답을 한 걸 보면 나태현은 진심으로 나씨 가문과 모든 인연을 끊을 작정이었다.“그럼, 천락 그룹은 이제 어쩌죠?”그동안 회사를 지탱하느라 얼마나 지쳤는지 정 집사는 잘 알고 있었다. 나태범은 말하지 않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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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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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0화

    하지만 바로 이 세 번의 아니라는 말에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금의 확신이 섞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단지 의심이었지만 지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배준우는 뒤를 돌아 남 아저씨에게 신호를 보내 모든 도우미들을 다 내보내게 했다.곧 식당에는 배준우와 고은영 단 두 사람만 남았고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은 훨씬 날카롭고 단호해졌다.“아휴, 제발 그렇게 보지 마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이 순간, 고은영은 정말로 배준우의 시선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은영아.”“묻지 마요!”“네 언니 어디 있어?”“이미 말했잖아요. 지영이 아무 말도 안했다고요. 그러니까 묻지 마세요.”“너 날 속이려는 거지?”“정말 몰라요!”고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배준우는 왜 확신에 찬 표정을 짓는 지 고은영은 알 수 없었다.고은영이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며 배준우의 눈가에 살짝 웃음이 번졌다. 그 웃음을 본 고은영은 마음이 더욱 오싹했다. 고은영은 배준우가 확실히 독심술을 안다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자신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배준우는 고은영을 그대로 꿰뚫어 보아 무엇도 숨길 수 없었다.“됐어요. 됐어요. 맞아요!”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방금 안지영에게 약속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하지만 만약 이 사실을 나태현에게 말하면 준우 씨랑 끝까지 싸울 거예요.”고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 호기심이 사람을 죽인다고 배준우 앞에서도 견디지 못했는데 안지영은 장선명 앞에서 더 버티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배준우가 나태현에게 말하지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만 안지영에게는 믿음이 안 갔다.어쨌든 이 일은 아는 사람을 최대한 줄이는 게 최선이다.“정말 소식을 네게 보냈어?”배준우가 묻자 고은영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어디 있어?”“어디 있는지 묻지 마요.”“날 믿지 못해?”“아니요.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요.”고은영이 대답했다.고은지가 살아 있다는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9화

    게다가 안지영 이렇게 서둘러 온 건 바로 이 좋은 소식을 고은영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였다.원래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먼저 고은영을 찾지 않았다면 가는 길에 분명 장선명에게 들통이 날 게 뻔했다.안지영은 그렇게 떠났다. 배준우가 직접 운전기사를 붙여 안지영을 집으로 돌려보냈다.식탁 위.고은영은 오늘따라 밥을 유난히 많이 먹었고 요즘 들어 가장 잘 먹었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모습을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늘 저녁 음식이 꽤 괜찮았나 보네.”“네? 예전이랑 똑같은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얼떨결에 되물었다.부엌에서는 매일 요리를 바꿔가며 했지만 맛은 비슷했다.최근 새로 영입된 인기 요리사가 있었는데 그 요리는 유난히 정교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이 입맛을 잃은 걸 알고 일부러 남 아저씨에게 부탁해 데려온 요리사다. 하지만 데려온 후에도 고은영의 식욕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꽤 많이 먹었다.“보니까 음식이 전보다 훨씬 정갈해진 것 같네요.”특히 플레이팅이 눈에 띄었다.배준우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이제야 알았어?”“맛도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고은영이 배준우를 향해 물었다.“우리 집 혹시 요리사를 바꿨어요?”“참...”배준우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눈치챘다. 고은영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하지만 확실히 맛있어졌어요. 전에는 전복을 동파육으로 끓일 수 있는 것도 몰랐어요.”“오늘 달라 보여.” 배준우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디가 다르다는 거예요? 늘 똑같은데요.”“아까 안지영이 무슨 말을 해준 거야?”고은영은 침묵했다.안지영의 말이 나오자 고은영은 순간 경계했다.“오늘 그냥 밥을 조금 많이 먹은 것뿐이에요. 왜 굳이 지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요?”고은영의 작은 투정 속에는 은근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고은영의 말에 배준우는 분명 무슨 얘기를 들은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위로의 말이라면 고은지가 사고를 당했을 때 안지영은 고은영이 걱정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8화

    그때는 고은지가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기에 마치 쇠사슬에 채워진 것처럼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굴레가 사라졌다.“하지만 나태현이 이미 네 언니가 세상에 있다는 걸 눈치챘어. 게다가 나태웅도 지금 동안에 있어. 너 준우 씨한테 조금이라도 귀띔해 주지 않을 거야?”“절대 안 해.”고은지가 간신히 강성을 벗어났는데 차마 다시 진흙탕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나태현은 미치광이다.다만 고은지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 고은영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동안 고은영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편히 못 잤다. 늘 마음속에 고은지가 걸려 있었고 생사조차 알 수 없으니 괴로웠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만 있다면 고은영은 그걸로 충분하다. 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번에 네 언니가 강성을 떠난 건 아예 이곳과 깨끗이 인연을 끊으려는 거겠지.”그러니까 연락도 하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동안은 정말 누구도 예상 못 한 곳이다.“그럼 희주는? 안열이 희주를 보았대?”고은영이 또 물었다. 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말하지 않았어.”“그럼 량천옥은?”“그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냥 네 언니와 이현이 함께 있다는 것만 봤대. 그리고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였대.”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직접 안고 가고 있었다고 했어.”고은영은 할 말을 잃었다.‘몸이 좋지 않다니? 원래 큰 병을 앓았었고 후에 나태현에게 그토록 시달렸으니...’“됐어. 살아 있기만 하면 돼.”‘몸이 좋지 않더라도 이현 오빠가 잘 돌봐줄 거야.’그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 ‘만약 정말 이현 오빠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그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언니 스스로가 알 거야.’배준우가 돌아왔고 남 아저씨는 고은영이 위층에 있고 안지영도 있다고 말했다.저녁이 준비되자 혜나가 고은영을 부르러 가려 했지만 배준우가 자기가 가겠다고 했다. 그러다 방문 앞에 서니 문이 안에서 잠겨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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