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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Author: 이소문
김혜은은 잠시 조용해졌다. 조익현은 무사히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조익현 때문에 오히려 기소정과 배윤제가 더 화제가 되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이제는 배윤제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달려 있었다.

[알겠어.]

짧은 문자를 통해 강하율은 처음으로 한 발 빠져서 상황을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를 느꼈다.

예전에는 늘 직접 위험을 감수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 편했다.

그래서 배윤호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물을 끓일 때 강하율은 인터넷으로 여론을 확인했다.

기소정과 조익현도 욕을 많이 먹고 있긴 했지만, 가장 심하게 비난받는 사람은 뜻밖에도 배윤제와 정다인이었다.

직장인들은 영상을 보며 공감이 많이 됐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강하율이 억지로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며 억지로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셔야 했던 자신을 떠올렸을 것이다.

[예전에는 배윤제와 정다인이 연애한다길래 정말 부러워했는데 지금 보니 진짜 끼리끼리 만난 거였네. 업무 중에 술을 마시면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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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5화

    다 벗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배윤제 등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들켜버릴 줄 임현서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불로 몸을 꽁꽁 감싼 채 얼굴만 내놓고 있었다.얼굴이 빨간 걸 보니 아직 약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듯했다.강하율은 더 묻지 않고 곧바로 그들 앞에서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다.“꼭대기 층 남쪽 스위트룸은 당분간 출입 금지해요. 다른 직원들도 올라오지 않게 해주세요.”비록 임현서가 몇 번 괴롭히긴 했지만 그래도 강하율은 이런 일로 그녀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임현서는 잠시 당황했지만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이 일이 밖으로 퍼지지만 않는다면 그녀의 평판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남수미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호텔에서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예요? 술에 문제가 있다니, 이게 말이 돼요? 우리 딸이 참고 견디지 않았다면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른다고요. 이 일 제대로 설명해 주셔야 할 거예요.”강하율은 살짝 놀랐다.그동안 억지를 부리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대놓고 적반하장인 사람은 처음이었다.이때 배윤제가 뭔가 허점을 찾으려는 듯이 강하율을 훑어보았다.“옷은 왜 갈아입은 거야?”강하율은 어리둥절했지만 임현서와 남수미가 지켜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답했다.“드레스를 실수로 망가뜨려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무슨 문제 있나요?”“그렇게 비싼 드레스를 더럽혔다고요? 그건 말이 안 되죠. 정말 의심스럽네요. 게다가 호텔 직원이라 손을 쓰기가 훨씬 더 쉽겠어요.”남수미가 따져 물었다.강하율은 서두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겠죠. 하지만 반대로 조사하면 가장 들통나기 쉬운 것도 사실이에요. 게다가 저는 배윤호 대표님 파트너로 오늘 행사에 참석했어요. 제가 정말로 임현서 씨를 해칠 생각이었다면 이 일을 덮으려고 하지 않았겠죠. 바로 사진을 찍어서 뿌리면 되니까요. 그런 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거 아니에요?”“뭐라고요?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4화

    조윤서가 이 일에 연루됐다는 건 강하율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고 믿기지도 않았다.배윤호는 시선을 내려 강하율을 한 번 보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글쎄.”강하율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추측했다.“제가 올 때 배윤제가 계속 저를 막았었어요. 아마 이모까지 불러서 현장을 덮칠 생각이었겠죠. 집안 어른이 있다면 오빠랑 임현서 씨가 같이 있은 일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야 할 테니까요.”“그럴 수도 있겠지.”배윤호는 별말 하지 않고 옆방의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곧 임현서의 비명이 들려왔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강하율은 의아한 표정으로 배윤호를 바라봤다. 이쯤 되면 임현서와 함께 있던 남자가 배윤호가 아니라는 게 밝혀져야 하는 게 아닐까?배윤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임현서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낯선 남자랑 같이 자게 만들 정도는 아니야. 그럴 필요도 없고.”“...”강하율은 순간 자신이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머리가 이상해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임현서가 어떤 사람이든 배윤호랑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배윤호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강하율은 문득 배윤제가 했던,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건 당연한 거라는 말을 떠올렸다.그건 재벌가 자제들에게 흔히 있는 일이었다.강하율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오빠, 만약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빠의 결혼 상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아내 몰래 그 여자를 만날 건가요?”배윤호는 컵을 내려놓고 소파에 기대어 눈가를 가볍게 눌렀다.“무슨 기준? 누구 기준인데?”“그러니까...”강하율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도 재벌가의 며느리 기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배윤호가 그녀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시선을 든 강하율은 배윤호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았다.“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그 사람이 곧 내 기준이야.”“...”강하율은 얼굴이 빨개져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3화

    “오빠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강하율 본인도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자꾸만 이곳에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배윤호는 흠칫하더니 잠시 강하율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녀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앉게 되었다.허둥대는 강하율의 모습을 보던 배윤호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강하율을 끌어안았다.강하율은 배윤호의 무릎 위에 앉게 되자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그의 깊고 위험한 눈빛을 마주했다.“정말 안 갈 거야?”강하율은 침을 삼켰다.“네. 안 가요.”배윤호가 그동안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만약 잠시 뒤에 정말 아무 여자나 들어온다면 배윤호를 해치는 셈이 된다.강하율의 말에 배윤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큰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등에 닿았는데 마치 뭔가를 시도하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강하율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가까이 다가온 배윤호의 잘생긴 얼굴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뛸 뿐이었다.“나를 밀어내도 괜찮아.”“...”그러나 강하율이 손을 들려는 순간, 배윤호가 그녀의 두 손목을 붙잡았다.그건 분명 고의였다.강하율이 반항하기도 전에 입술에서 온기가 전해졌다.곧이어 호흡이 뒤섞이며 강하율은 반항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강하율이 남자와 키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상대는 오직 배윤제뿐이었다.그동안 강하율은 키스할 때마다 조금 불편해했다.성격 문제도 있겠지만 겉보기엔 다정하고 온화한 배윤제가 키스할 때는 상당히 거칠었기 때문이다.첫 키스도, 그 이후에도 강하율은 천천히 리드하려는 건 전혀 겪어본 적이 없었다. 배윤제가 보여준 건 자기중심적인 독점욕뿐이었다.그는 그녀의 몸에 낙인이라도 찍을 듯이 굴었다.그 탓에 강하율은 모든 남자가 다 여자 친구에게 조금 거칠게 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배윤호는 달랐다.겉으로 보기엔 위험해 보이는 배윤호지만 오히려 키스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러워 강하율은 거부감을 많이 느끼지 않았다.비록 이성은 그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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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1화

    강하율은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 했지만, 배윤호는 그녀의 손에 번호표를 쥐여주었다.“나 믿어?”강하율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네.”“10분 뒤에 나한테 전화해.”“네.”말을 마친 뒤 배윤호는 자리를 떴다.경매가 시작됐지만 강하율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10분이 되자마자 강하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뒤에서 배윤제의 목소리가 들렸다.“강하율, 어디 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말해. 내가 낙찰받아서 선물로 줄게. 우리 연애 기념일 선물이라고 생각해.”강하율은 배윤제가 귀찮게 굴자 몸을 돌려 계속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배윤제가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강하율, 내가 얘기하잖아.”강하율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만하세요. 저는 더 이상 대표님의 이런 장난에 어울려주지 못하겠거든요? 그리고 연애 기념일이요? 저희한테 그딴 게 있었나요? 예전에는 그냥 싸구려를 선물이라고 가져다줬잖아요. 그런데 저는 멍청하게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며 대표님을 위해 밥을 해줬죠.”“너 화 안 풀린 거 알아. 앞으로는 안 그럴게. 내가 들어가서 주얼리 세트 하나 낙찰받아 올게. 그동안 못 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배윤제는 어두운 눈빛으로 경고하듯 말했다.마치 자기가 엄청난 양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강하율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배윤제 씨, 연기를 하도 오래 하다 보니까 자기가 진짜 일편단심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배윤제의 눈빛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뭐라고?”강하율이 배윤제를 밀어냈다.“기억상실인 척 구는 연기에 더 어울려줄 생각 없다고요. 우리 이미 헤어졌어요. 제가 대표님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배윤제 씨가 기억을 잃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배윤제 씨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라고요. 알겠어요? 그리고 저는 중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아요.”배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0화

    강하율은 그의 집요함이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정말 끝까지 연기를 하네.’게다가 더 진실되어 보이려고 조윤서까지 속이다니, 정말 우스웠다.강하율이 조윤서를 안심시켰다.“환절기라 감기에 걸렸나 보죠.”조윤서는 당황했다.“하율아, 너 윤제랑 싸웠니? 예전 같으면 네가 더 걱정했을 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네. 혹시 걔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다면 꼭 나한테 얘기해.”조윤서가 걱정해 주자 강하율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강하율은 결국 솔직하게 말했다.“이모, 저랑 윤제 오빠는 잘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마음 접으세요.”조윤서는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강하율이 약속한 대로 배윤호를 찾아가려 할 때 갑자기 배윤제가 다가왔다.“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괜히 형 일을 망치지 마.”“무슨 일이요?”강하율이 반사적으로 묻자 배윤제가 턱짓을 했다.“봐.”강하율이 시선을 돌리자 신예진이 호텔 행사 때 입던 옷을 입고 배윤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신예진은 부드럽고 단아해 보여서 원래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타입이었다. 그런데 화려한 드레스들 사이에서 심플한 옷까지 입고 있으니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신예진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리고 그녀가 들고 있는 트레이 위에는 와인 몇 잔이 놓여 있었다.배윤호는 신예진을 한 번 바라보더니 자신이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고 새 잔을 들었다.옆에서 배윤제가 웃으며 말했다.“형은 참 운이 좋다니까. 나중에 임현서랑 결혼해도 저렇게 예쁜 여자랑 만날 수 있잖아.”그 말을 듣는 순간 강하율은 역겨움을 느꼈다.배윤제는 마치 그녀에게 자신이 기억을 잃은 후 했던 일들이 틀린 일이 아니라고, 다들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랑 만난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강하율은 배윤제를 바라봤다.“오빠, 오빠가 원하는 건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게다가 오빠 여자 친구도 그 말을 들으면 서운할 거예요. 오빠는 여자 친구가 서운해하는 걸 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77화

    사람들은 당연히 자기가 본 것을 믿으려고 했다.강하율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경멸과 조롱이 가득했다.강하율은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부정했다.“아니에요...”그녀는 애써 목소리를 높였다.배윤제는 유혹적인 강하율의 모습을 보자 조금 전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정다인의 말처럼 강하율은 이미 다른 남자를 물색하고 있었다.배윤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강하율, 너 진짜 천박하구나? 그렇게 남자가 고파? 감히 내 친구를 꼬셔?”배윤제는 처음으로 이성을 잃고 손을 들며 강하율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강하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72화

    강하율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대표님, 뭘 설명하라는 거죠?”“몰라서 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네 상사를 난처하게 만들면 돼, 안 돼?”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강하율은 그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제 제 전 남자 친구에 대해서 얘기한 것뿐인데 그게 상사랑 무슨 상관이 있죠? 그리고 제가 틀린 말을 했나요? 솔직히 말해서... 바람피운 건 사실이잖아요.”배윤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곱씹고 나서야 그는 강하율이 대놓고 자신에게 반박했음을 깨달았다.언짢아진 그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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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74화

    정다인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박도윤을 보자마자 바로 그를 끌고 사무실을 떠났다.“갑자기 이곳에는 왜 온 거예요?”“정다인 씨, 우리의 약속을 잊은 건 아니죠? 저는 참을성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서요.”박도윤이 거들먹거리면서 말했다.정다인은 그를 이용해 강하율을 처리할 생각이었기에 미소를 지었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일단은 때를 기다려야 해요. 그래야 윤제 씨도 믿을 거 아니에요? 설마 여자 한 명 때문에 윤제 씨랑 사이가 틀어지고 싶은 건 아니죠?”박도윤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보아하니 이미 계획이 있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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