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作家:  이소문たった今更新されました
言語: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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概要

현대물

재벌

후회물

바람

배신

무정한

혐관로맨스

배윤제와 몰래 연애한 지 4년, 드디어 배윤제와의 관계를 밝힐 날이 왔다. 그러나 배윤제는 다른 여자를 위해 강하율의 안위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서 기억을 잃은 척했고, 그 사고로 강하율은 다쳐서 입원하게 되었다. 배윤제는 새로운 여자 친구를 품에 안고서 강하율이 예전처럼 자신의 환심을 사려고 애쓸 거라고 친구들과 내기를 했다. 배윤제는 알지 못했다. 그가 기억을 잃은 척한 순간부터 강하율이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을. 배윤제가 다른 여자와 공개적으로 애정 행각을 벌일 때 강하율은 그들의 사랑의 증표를 버렸고, 배윤제가 그녀를 다른 사람의 품으로 밀어 넣었을 때 강하율은 다른 남자에게 벽치기를 당했다. 그리고 배윤제가 강하율이 먼저 고개를 숙이며 매달리길 기다리는 사이 강하율은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 강하율이 커리어 하이를 찍고 가장 젊은 여성 부자가 되었을 때, 배윤제는 착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강하율에게 프러포즈했다. “하율아, 나 기억을 되찾았어. 나랑 결혼하자.” 강하율은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던 10캐럿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하율의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꺼져. 우리 하율이는 더러운 걸 눈에 못 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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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話

제1화

교통사고가 난 후 강하율의 남자 친구 배윤제는 기억을 잃었다.

좋은 소식은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이고, 나쁜 소식은 배윤제가 일부러 기억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강하율, 나는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 잊었어. 내가 그 일들을 잊었다는 건 그것들이 내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걸 의미해. 내 말 알아듣겠어?”

잘생긴 외모의 배윤제는 병상 위에 가만히 앉아서 언짢은 눈빛으로 강하율을 바라보며 짜증을 냈다.

확실히 얘기해 두지 않으면 강하율이 귀찮게 할까 봐서 걱정되는 듯이 말이다.

방 안으로 들어온 바람이 강하율의 창백한 얼굴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래, 알겠어.”

강하율은 의외로 평온하게 대꾸했다.

그녀는 기억을 잃었다는 배윤제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15분 전, 강하율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의사는 그녀에게 배윤제가 심하게 다쳐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강하율은 아픈 몸을 이끌고 곧장 그의 병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병실 밖에 도착하자마자 심하게 다쳤다던 배윤제가 나른한 자세로 창가에 기대어 있는 게 보였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서 강하율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또 선을 볼 거야? 그게 아니었으면 나도 강하율의 존재를 공개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을 거야.”

“미안하다니까요?”

여자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배윤제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게 다야?”

“오늘 밤에는 윤제 씨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줄게요...”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야릇해졌다.

강하율은 그 이후 이어진 말들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배윤제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통해 뒷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자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윤제 씨, 그럼 하율 씨는 어떻게 하려고요? 저는 바람 상대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만약 제가 다른 사람의 남자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고 소문이라도 난다면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어요?”

배윤제는 상관없다는 듯이 담뱃재를 털어낸 뒤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해 보였다.

“걱정하지 마. 이미 의사에게 부탁해 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보고서를 만들게 했으니까. 내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강하율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야.”

여자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건지 잠시 뜸을 들였다.

“만약 하율 씨가 윤제 씨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요? 제가 하율 씨라면 절대 윤제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강하율에게 나한테 들러붙을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배윤제는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거라는 듯이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지었다.

강하율은 벽에 기댄 채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으나 그녀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강하율과 배윤제는 어렸을 적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그러나 배윤제 가족들은 강하율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그 탓에 두 사람은 4년 동안 남몰래 연애를 해야 했다.

그러다 어젯밤 배윤제는 가족들 앞에서 그녀와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본가로 향하는 길에 두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로 둘 다 다쳐서 정신을 잃었다.

강하율은 지난 4년 동안 둘이 연인 사이라는 걸 공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고 배윤제가 드디어 그 사실을 밝히는 것에 동의했는데, 그것이 실은 다른 여자와 싸워서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던 것이다.

배윤제는 이제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당시 배윤제가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휴대폰만 자꾸 들여다본 이유가 있었다.

강하율이 조심하라고 했을 때 배윤제는 업무 때문에 그런 거라고 변명했으나 사실은 다른 여자가 그 사실을 알고 질투해서 문자를 보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강하율은 의사의 발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방금 도착한 척하며 의사와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배윤제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서 누워있는 상태였다.

배윤제는 강하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의사와 함께 그녀의 앞에서 기억을 잃은 척 연기하다가 마지막에는 냉담하게 강하율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알겠으면 나가.”

그의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율은 그의 눈물 나는 노력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대단한 배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배윤제는 그녀와 헤어지고 싶어 연기까지 하면서 애를 썼다.

강하율은 몇 번이나 그의 거짓말을 까발리고 싶었지만 자꾸만 울분이 차올라서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의 얼굴에는 씁쓸함만 남았다.

강하율은 본인의 처지가 너무도 처량했다.

4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강하율이 배윤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배윤제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들도 전부 알고 있었다.

강하율은 그동안 배윤제와 연인이었임에도 그 사실을 밝히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마치 엄마처럼 옆에서 그를 살뜰히 챙겨주었다.

배윤제가 화를 낼 때면 그녀는 잠을 못 자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를 달랬다.

강하율의 세상은 온통 배윤제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배윤제는 아주 극단적인 방식으로 그녀에게 포기를 강요했다.

‘하, 정말 우습네.’

강하율은 마음이 무뎌졌고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강하율은 배윤제가 바라는 대로 해줄 생각이었다.

사랑이라는 건 강요한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또 강하율도 이런 관계에 지쳐버렸다.

강하율은 시선을 내려뜨린 채로 병실에서 나왔다.

배윤제는 강하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는 강하율이 이렇게 쉽게 이별을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배윤제는 비서를 불러와서 명령했다.

“사람을 시켜 강하율을 지켜보도록 해. 지금은 아닌 척해도 갑자기 찾아와서 나한테 제발 기억을 되찾아보라고 애원할지도 모르니까. 병원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혹시라도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골치 아파질 거야.”

배윤제는 강하율이 자신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상상한 것인지 그렇게 말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떴다.

...

강하율은 어떻게 병실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버림받은 아이처럼 그저 침대 위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서서히 눈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4년 동안 사귀었는데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결국 강하율은 피곤한 얼굴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가 마침 옆에 놓여있던 휴대폰에 손이 닿았다.

액정이 깨져 있는 게 느껴지자 강하율은 흠칫했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휴대폰은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상태였기에 사고 후에도 휴대폰은 멀쩡했었다.

그런데 왜 액정이 깨진 것일까?

문득 뭔가를 떠올린 강하율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었다.

휴대폰에는 뭔가 무거운 것에 짓눌린 것 같은 흔적이 남아있었고 액정은 산산이 조각났으며 휴대폰이 켜지지도 않았다.

휴대폰이 망가졌으니 휴대폰 속 그녀와 배윤제가 사귄 증거들 또한 전부 사라졌을 것이다.

누가 한 짓인지는 자명했다.

배윤제는 강하율이 성가시게 굴까 봐 상당히 걱정되었는지 치밀하게 그녀의 휴대폰까지 박살 냈다.

강하율은 헛웃음을 치면서 휴대폰 케이스를 바라봤다. 그녀의 휴대폰 케이스에는 그녀와 배윤제의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었다.

배윤제와 연애했을 때 행복했던 건 사실이었고 배윤제가 그녀를 매정하게 내친 것도 사실이었다.

배윤제가 원치 않는 건 강하율도 원치 않았다.

탁.

강하율은 휴대폰을 쓰레기통 안에 처박은 뒤 간호사에게 부탁해 퇴원 절차를 밟았다.

떠나기 전, 한 간호사가 그녀를 불러 세운 뒤 병실 안 구석 자리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강하율 씨, 여기 있는 짐들도 챙겨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강하율은 몸을 돌려 그것들을 힐끗 보았다. 그것들은 강하율이 배윤제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기 위해 준비한 선물들이었다.

배윤제는 버려도 선물들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것들을 사기 위해 돈도 꽤 많이 썼는데 가져가서 팔아버린다면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일 수 있었다.

강하율은 팔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챙겼고 팔 수 없는 간식 같은 것들은 간호사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거 가져가서 맛보실래요?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인사를 건넨 뒤 강하율은 병원을 떠났다.

...

강하율이 떠난 뒤 배윤제는 잠을 잤다.

정신을 차린 그는 침대맡에 놓인 죽을 보고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면서 혀를 찼다.

배윤제는 끈질긴 강하율을 떨쳐내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강하율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그의 환심을 사려고 벌이는 짓들에 배윤제는 진절머리가 났다.

배윤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죽은...”

버리라는 말은 미처 하지 못했다.

“도련님, 깨셨어요? 죽 드시게요? 제가 숟가락 챙겨드릴게요. 빨리 드실 수 있게 제가 사람을 시켜 사 오라고 한 거예요.”

비서가 숟가락을 건네며 말했다.

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시킨 거야?”

“네.”

비서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한마디 보탰다.

“의사 선생님이 말하길 강하율 씨는 병실로 돌아간 뒤 바로 퇴원하셨다고 해요. 기억을 잃은 도련님이 헤어지자고 한 걸 받아들인 것 같아요.”

배윤제는 무심한 얼굴로 죽을 먹으면서 코웃음을 쳤다.

“받아들였다고? 강하율은 그런 애가 아니야. 걔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애였으면 나도 굳이 이런 방식으로 헤어지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마도 내가 사람을 시켜 걔 휴대폰을 망가뜨린 걸 알고 화가 났는데 나한테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못해서 이런 식으로 자기가 화났다는 걸 보여주는 거겠지.”

“그러면 계속 사람을 시켜 지켜볼까요?”

비서가 물었다.

“됐어. 잠시 뒤에 알아서 핑계를 대며 나를 찾아올 테니까. 가서 퇴원 절차 밟아 줘.”

“네.”

...

강하율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 배윤제의 별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헤어졌으니 관계를 깔끔히 정리해야 했다.

강하율은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4년 동안 연애하면서 그녀는 배윤제의 별장에 수백 번은 드나들었고 그를 위해 밥도 수백 번 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배윤제는 강하율을 끌어안으며 말했었다.

“하율아, 우리 둘이 결혼하게 되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거야.”

그러나 그녀와 결혼하겠다던 배윤제는 그녀에게 절대 별장의 키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문 인식 도어락으로 교체한 뒤 직원들조차 다 지문을 등록했는데 강하율은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외부인과 다름없었다.

이때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안쪽에서 가사도우미 진희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다인 씨, 혹시 또 지문 인식이 안 되는 건가요...”

‘정다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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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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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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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강하율은 배윤제가 아닌 부서진 휴대폰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래도 다행히 가방 안에 영수증이 들어 있었다.강하율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다소 평온한 눈빛으로 배윤제를 바라봤다.“미행 안 했어.”배윤제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코웃음을 쳤다.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배윤제의 친구들이 분위기를 풀려고 했는데 그 방법은 강하율을 비난하는 것이었다.“강하율, 이런 짓 좀 하지 마. 윤제는 퇴원한 지 얼마 안 됐고 의사 선생님이 아직 뇌 안에 혈종이 사라지지 않아서 감정이 격해지는 건 좋지 않댔어.”“그러니까 말이야. 다인 씨도 환자를 몰아붙이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윤제가 죽기를 바라는 거야? 네가 자꾸 이러니까 윤제가 네가 아니라 다인 씨를 선택하지. 눈치가 있으면 좀 알아서 빠져...”“그래.”강하율은 곧바로 대답했고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배윤제는 당황해하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하율을 바라봤다.‘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야?’배윤제의 친구들은 경악했다.“뭐라고?”강하율이 다시 한번 말했다.“알아서 빠지겠다고.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다들 나를 차단해도 좋아.”배윤제가 바람을 피우게 도와준 친구들의 체면을 챙겨줄 이유는 없었다.배윤제의 친구들은 머쓱한 얼굴로 배윤제를 바라봤고 배윤제는 코웃음을 쳤다.“강하율, 적당히 해. 그런 방식으로 내 관심을 얻으려고 하지 마. 내가 말했듯이 내가 기억을 잊었다는 건 그 기억들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해. 그게 사람이든 일이든 말이야.”배윤제는 정다인의 손을 잡고 또박또박 말했다.“다인이야말로 진짜 모두가 인정하는 내 여자 친구야.”정다인은 사랑스럽게 웃더니 티 나지 않게 강하율 쪽을 바라보면서 그녀를 향해 자신의 승리를 알렸다.‘모두가 인정하는 여자 친구라니.’그건 강하율이 4년 동안 바라왔던 것이다.그러나 강하율은 더 이상 그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축하해.”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그는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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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강하율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물 한 모금 마실 틈도 없이 문의를 남긴 고객들에게 차례대로 전화를 걸었다.4개 국어를 오가며 문의를 끝낸 뒤 강하율은 녹초가 되어 소파 위에 쓰러졌다.현재 강하율은 세원시의 유명한 호텔인 윌른 호텔의 세일즈 팀장이라 매일 국내외 고객들과 소통해야 했고 여러 가지 행사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강하율이 관자놀이를 주무르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지배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정말 승진할 기회를 포기하고 관계를 밝히는 것조차 원치 않는 남자를 위해 평생 가정주부로 살려고?][강 팀장, 잊지 마. 강 팀장이 왜 내 밑에서 일하기 시작했는지를 말이야.][정말 너무 실망스럽다.]호텔 지배인은 강하율의 상사이자 스승이었다.그는 강하율이 윌른 호텔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어제는 그녀를 위해 5년에 한 번 뿐인 승진 기회를 따내 주었다.그러나 강하율은 그 기회를 거절했다.배윤제가 관계를 공개하게 되면 자신과 배씨 가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당시 호텔 지배인의 놀라움과 실망이 뒤섞인 눈빛을 강하율은 기억하고 있었다.정신을 차린 그녀는 신청서를 클릭해서 작성한 뒤 호텔 지배인에게 보냈다.[포기할 거면 안 보내도 돼.]호텔 지배인이 답장을 보냈다.[저 포기한다고 한 적 없는데요?]잠시 뒤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확실해?”“네.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는 절대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을게요.”“그래.”호텔 지배인은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진 듯했다.강하율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연인은 잃었지만 그녀에게는 커리어가 남아있었다.강하율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박스를 하나 찾아낸 뒤 배윤제가 남겨두고 간 물건들을 전부 그 박스 안에 넣었다.그리고 정리를 마친 뒤 강하율은 그녀가 배윤제를 위해 준비해 뒀던 걸 제외하면 배윤제가 자발적으로 두고 간 것들은 매우 적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제야 강하율은 배윤제가 자신의 집에 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배윤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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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하율은 미처 반항하지도 못하고 차갑고 축축한 바닥 위에 내동댕이쳐졌다.순간 빗물에 몸이 쫄딱 젖어버렸다.강하율은 아픈 가슴을 움켜쥔 채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고,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곳에 낯선 남자 두 명이 서 있는 게 보였다.두 사람은 값싸 보이는 꽃무늬 셔츠를 입고서 양아치 같은 아우라를 내뿜었다.심지어 강하율은 그들과 몇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그들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강하율은 아픈 걸 참으면서 몸을 움직였다.“뭐 하려는 거예요?”남자는 음흉하게 웃으며 누런 이를 핥았다.“뭐 하려는 거냐고? 우리가 뭘 할 것 같은데?”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욕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하율의 젖은 몸을 노골적으로 훑어봤다.강하율은 그들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채고는 쓸데없이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주위를 둘러보며 도망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그곳은 재개발 지역이라 인적이 드물었고,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무성히 자란 풀과 돌멩이뿐이었다.강하율은 근처에서 어렵게 이가 빠진 화분을 하나 발견했다.두 사람이 방심한 틈을 타 강하율은 그 화분을 그들에게 던진 뒤 곧장 골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그러나 고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두 남자가 그녀를 따라잡았다.두 사람은 강하율을 붙잡았고 그 순간 강하율은 그들의 몸에서 나는 역한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렸다.강하율은 이를 악문 뒤 벽을 잡고서 필사적으로 반항했다.그런데 그때 마침 맞은편 차에서 배윤제가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비록 배윤제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함께 자란 정이 있었다.그러니 절대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배윤제! 배윤... 읍!”다른 남자가 강하율의 입을 틀어막았고 두 사람은 합심하여 다시 강하율을 어두운 골목길로 끌고 들어갔다.강하율의 손톱이 벽 위에 긴 흔적을 남겼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배윤제는 강하율을 덤덤한 눈길로 힐끗 본 뒤 몸을 돌려 정다인을 부축해서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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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정다인 씨를 달래줬다고요?”강하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정다인 씨가 발목을 접질렸는데 배윤제 씨가 계속 곁에 있어 주더라고요. 혹시라도 또 다칠까 봐 말이에요. 역시 재벌가 자제들의 사랑은 동화 같다니까요.”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강하율의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다.배윤제가 그녀를 무시했던 이유는 발목을 접질린 정다인 때문이었다.강하율은 몇 번이나 배윤제를 향한 마음을 접어야 한다고 다짐했으나 4년간 함께 지내면서 정이 들다 보니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심지어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간호사는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물었다.“강하율 씨, 왜 그러세요? 어디 불편하세요?”강하율은 숨을 고른 뒤 서서히 평정심을 되찾았다.“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아요.”“그래요. 저는 그러면 다른 환자를 보러 갈게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호출 버튼을 누르세요.”간호사는 그렇게 말한 뒤 병실에서 나갔다.강하율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지 않았고 머리도 아파서 밖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그런데 마침 간병인의 부축을 받는 정다인을 마주치게 되었다.정다인은 강하율을 보자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기겁했다.“강하율 씨, 그쪽이 왜 여기 있는 거예요?”강하율은 고객들을 많이 상대했었기에 눈치가 꽤 빠른 편이어서 정다인의 당황해하는 모습과 켕겨 하는 기색을 바로 눈치챘다.두 남자가 강하율이 배윤제의 여자라고 언급했던 것까지 생각해 보면 바로 답이 나왔다.두 남자는 아마 정다인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다.“정다인 씨, 제가 여기 안 있으면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거죠?”정다인은 연기를 꽤 잘하는 편이라 조금 전의 당황한 기색을 바로 감추더니 바로 속상하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하율 씨, 저는 그냥... 하율 씨가 또 윤제 씨를 미행한 줄 알았어요.”정다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환자들과 간호사들은 그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들은 고개를 돌려 강하율을 바라봤다. 마치 그녀가 테러리스트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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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뭐?”강하율은 평온한 눈빛으로 말했다.“너랑 정다인 씨 다 사건과 연루되어 있잖아.”배윤제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는 강하율이 자신에게 반항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강하율은 그의 눈빛을 보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두 남자 앞으로 걸어갔다.“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얘기해요. 한 글자도 빠뜨리면 안 돼요.”강하율의 시선을 느낀 두 남자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인 뒤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들은 배윤제의 여자를 맛보겠다는 말을 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배윤제를 힐끔거렸고 그 순간 배윤제와 정다인의 안색이 빠르게 어두워졌다.강하율과 배윤제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강하율, 배윤제와 정다인뿐이었기 때문이다.배윤제는 아주 대단한 배씨 가문의 둘째 아들이었다.비록 그는 강하율과 헤어졌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강하율은 여전히 그의 것이었다.그리고 이제는 강하율을 버렸지만 그래도 양아치 같은 남자들이 강하율에게 손을 대게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그렇다면...정다인이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강하율 씨, 이제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제가 사람을 시켜 강하율 씨를 욕보이려고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저랑 윤제 씨가 열애 사실을 밝힌 후부터 강하율 씨는 줄곧 윤제 씨를 귀찮게 했죠. 그런데 이제는 남자 둘을 데려와서 이런 짓을 꾸미는 건가요? 그렇게 저랑 윤제 씨 사이를 이간질하고 싶은 거예요?”정다인은 중요한 얘기는 전부 쏙 빼놓고 강하율이 배윤제를 사랑하지만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해 그런 짓을 벌인 것처럼 얘기했다.게다가 애처롭게 눈물을 흘리는 연기까지 더해지니 정말로 그럴듯하게 보였다.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정다인은 당황했다.강하율이 박수를 쳤기 때문이다.“정다인 씨, 정말 잘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저 같은 일반인이 무슨 수로 배윤제를 귀찮게 한다는 거죠? 배윤제가 바보도 아니고 자기를 귀찮게 하는 걸 가만히 놔두겠어요? 그래서 저는 누군가가 저를 이용해서 정다인 씨와 배윤제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되네요. 그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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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러나 방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강하율이 아니라 여경이었다.배윤제는 여경 뒤를 힐끗 쳐다보았으나 그곳에 강하율은 없었다.배윤제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강하율은요?”여경은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사인 끝내고 바로 가셨어요. 떠난 지 얼마 안 됐어요.”강하율의 태도에 배윤제는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그는 정다인을 챙길 새도 없이 곧장 밖으로 나갔다....경찰서 앞.하늘은 우중충했고 또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강하율은 옷깃을 여민 뒤 우산을 들고 택시를 기다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배윤제가 그녀를 따라 나왔다.배윤제는 앞에서 걸었고 비서가 뒤에서 그 대신 우산을 들어주었다.배윤제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강하율.”배윤제를 본 강하율은 덤덤히 말했다.“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배윤제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강하율은 안색이 조금 창백하긴 했으나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헤어진 뒤의 슬픔이나 아련함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그를 마주했을 때 감정이 크게 널뛰어야 했는데 표정도 눈빛도 아주 평온했다.배윤제는 자기도 모르게 강하율의 연기에 감탄했다.‘연기를 꽤 잘하네.’너무 잘해서 화가 날 지경이었다.“하.”배윤제는 코웃음을 쳤다.“알아. 이 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거. 하지만 이 점은 명심해...”“나는 괜찮은데?”“연기할 필요 없어.”“진짜야. 나는 경찰들의 처리 결과에 굉장히 만족해.”강하율은 매우 평온했다. 그녀는 배윤제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서 그냥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고, 배윤제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우산을 들고 있는 강하율의 손목을 낚아챘다.“강하율, 이러는 거 재미없어.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는 내 관심을 끌지 못해.”강하율은 배윤제가 우스웠다. 그러나 강하율이 아무리 반항해도 배윤제는 꿈쩍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배윤제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네가 원한 결과잖아. 네 말이 맞아. 네가 잊은 기억들은 네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야. 그러니까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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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배윤제는 눈살을 심하게 찌푸렸고 그의 뒤에 있던 비서는 자기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강하율은 손목을 움직였다.“이제 좀 놔줄래?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만약 정말로 질척댈 생각이었다면 지금 너랑 정다인 씨는 내가 아니라 수많은 기자들을 마주해야 했을 테니까.”그 말을 듣더니 배윤제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율의 손목을 놔주었다.“강하율, 결국은 나를 협박하고 싶었던 거야?”‘그래, 그래. 강하율, 아주 대단해졌어.’배윤제는 속으로 비웃었다.강하율은 예전에도 그런 방법을 쓴 적이 있었다.당시 그녀는 조목조목 분석하다가 결국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사람들에게 공개하자고 했었다.그런데 이번에는 기자를 들먹이며 그를 협박했다.강하율은 배윤제와 말이 통하지 않자 그냥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리고 마침 그녀가 예약한 택시도 도착했다.강하율은 서둘러 우산을 접고 차에 탄 뒤 운전기사를 재촉했다.“기사님, 빨리 출발해 주세요.”운전기사는 그 말을 듣고 곧바로 그곳을 떠났다.코너를 돌 때 강하율이 탄 택시는 검은색 차와 스쳐 지나갔고 그 순간 강하율은 본능적으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빗물과 선팅된 유리창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나 강하율은 왠지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검은색 차 안.비서가 몸을 돌렸다.“여기까지 왔는데 왜 가보시지 않는 겁니까? 혹시라도...”남자는 차분한 얼굴로 서류를 넘겼다.“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내가 가도 소용없을 테니까.”비서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댔다.“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굳이 이곳으로 오셨잖아요.”...배윤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택시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표정을 바꾸면서 언짢은 얼굴로 비서를 힐끗 바라봤다.“강하율이 반항할 줄은 몰랐는데.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어.”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강하율 씨는 도련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 거예요. 도련님이 정다인 씨와 다정한 모습을 보일수록 분통이 터지겠죠. 그래서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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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배윤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강하율은 곧 알게 되었다.강하율이 정다인의 문자를 다 읽기도 전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강하율 씨, 그 세 사람 말이에요. 다른 지역에서도 범죄를 저지른 전적이 있어서 일단 예전 사건부터 해결해야 한대요. 그래서 강하율 씨 사건은 수사가 조금 미뤄질 것 같아요.”경찰은 얼마나 미뤄질지 얘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세 사람은 두 번 다시 세원시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랐다.그리고 그들이 돌아온다고 해도 강하율의 사건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오래된 사건이 될 것이다.이렇게 빨리 세 사람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배윤제뿐이었다.강하율은 그 결과에 놀라지 않았다.그래서 경찰서 앞에서도 적당히 얘기하고 자리를 뜬 것이었다.그러나 정다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열불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윤제 씨가 그러더라고요. 어차피 하율 씨는 괜찮으니까 내 평판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고 말이에요.]‘하. 겨우 살아남은 건데 괜찮다고?’[정다인 씨. 다 캡처해 뒀어요.][...]정다인은 그 뒤로 답장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몇 분 뒤 몇몇 친구들이 번호를 바꿔서 강하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강하율, 윤제가 내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왔어. 난 너 도와줬다. 어서 와. 윤제가 떠나기 전에.]‘정말 지긋지긋하네.’강하율은 휴대폰을 두 번 클릭한 뒤 대충 던져두고는 잠을 잤다....배윤제가 정다인과 함께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른 친구들은 이미 와 있었다.배윤제의 친구들이 감탄했다.“강하율이 윤제 때문에 경찰서까지 갈 줄은 몰랐는데.”“그래도 소용없잖아. 저것 봐. 다인 씨 멀쩡한 거.”정다인은 너그러운 척 웃으며 말했다.“저는 하율 씨를 탓하지 않아요. 제 경호원이 잘못한 거니까요.”배윤제의 친구들은 정다인을 위로했다.“다인 씨, 그게 다인 씨랑 무슨 상관이에요? 강하율은 다인 씨를 질투해서 그런 거잖아요.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윤제가 사랑하는 건 하율이가 아니라 다인 씨인걸요.”“집안이 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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