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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مؤلف: 이소문
희생양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강하율은 곧바로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장경문이요?”

배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경문을 죽이지 않는다면 불안을 떨칠 수 없을 거야. 잘 생각해 봐. 조윤서가 왜 장유민을 낳았겠어?”

강하율은 배윤호의 사고 흐름을 따라 분석해 봤다.

“장유민은 배윤제랑 다르니까요. 장유민은 둘의 딸인 동시에 장경문이 직접 키운 아이잖아요. 장경문도 장유민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조윤서한테 그렇게 휘둘리는 거겠죠.”

그것이 장경문이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쓴 이유였다.

배윤호가 말했다.

“만약 그 약이 장경문을 위해 준비된 거라면... 조윤서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가 사라지는 셈이야.”

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뭔가 걸리는 듯 말했다.

“하지만 비서 친척이 아직 살아 있잖아요.”

배윤호는 덤덤히 답했다.

“희생양이라는 건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는 뜻이야.”

순간 모두가 말을 잃었다.

민성운이 헛웃음을 쳤다.

“참 대단한 여자야. 장경문이 아직 다 털어놓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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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6화

    배윤호는 강하율이 이렇게 먼저 다가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순간 당황했다가 이내 더 깊이 키스했다.그러나 분위기가 아무리 무르익어도 그는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하율아, 나를 시험할 필요는 없어.”“그게 아니라...”“하율아, 아버님이 나오게 되면 그때 정식으로 아버님을 찾아봬서 결혼을 허락받을게.”배윤호가 정중하게 말했다.“결혼이요?”강하율은 깜짝 놀랐다.배윤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왜? 키스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모르는 척하려고?”“그게 아니라 우리 만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런데 저랑 결혼하려고요? 잘 고민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강하율이 말했다.“나는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어. 더는 못 기다려.”그 말에 강하율은 웃음이 터졌다.“그러면 저는 좀 더 생각해 볼게요.”“...”배윤호는 그녀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치며 그녀를 놓아줬다.“뭐가 걱정이야?”“배윤제가 너무 조용해요.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충동적인 사람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오빠한테 비서 친척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걸 들켰다는 게... 좀 불안해요.”강하율은 배윤제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어렸을 때 굉장히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어릴 적 강하율은 배윤제가 자신을 화나게 하면 배윤제를 아예 무시해 버렸다.비록 어릴 적 기억이 많지는 않았으나 결국에는 늘 강하율이 먼저 배윤제를 찾아갔다.강하율은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한 번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배윤제가 케이크 위의 가장 큰 딸기를 먹고 싶어 했었다. 그러나 당시 강하율은 이미 부모님에게 그 딸기를 자기가 먹겠다고 얘기를 해뒀었다.비록 배윤제가 딸기를 억지로 빼앗아 가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도 딸기를 먹지 못하게 되었다.배윤제가 실수로 강하율 엄마의 드레스에 딸기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그런 상황에서 배윤제는 아주 차분하게 강하율에게 따져 물었다.“겨우 딸기 하나일 뿐인데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강하율은 부모님한테 매우 미안했다. 부모님이 결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5화

    강하율이 배윤호와 함께 있을 때 편하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배윤호가 바라는 여자의 모습을 연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그리고 애초에 그게 그녀의 본래 모습이었다.안혜슬은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더 보기 좋아. 그런데 대표님한테... 이제는 좀 확실하게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강하율은 잠시 멈칫했다. 안혜슬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배윤호를 슬쩍 바라봤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보아낼 수 없었다.그때 마침 배달 음식이 도착했고, 큰 봉투 세 개가 한꺼번에 왔다.그들은 테이블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다 같이 자리에 앉았다.강하율이 술을 좀 꺼내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배윤호가 따라 들어왔다.그리고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배윤호가 먼저 말했다.“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나는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야.”강하율은 몰래 웃었다.“오빠, 제가 아는 배윤제는 분명히 최대한 빨리 움직이려고 할 거예요. 배윤제는 가만히 기다릴 성격이 아니에요. 그리고 자기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남자를 그냥 놔둘 리도 없고요.”배윤호는 강하율을 한 번 쓱 바라보더니 손을 들어 가볍게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이제부터는 나랑 배윤제 사이의 문제야. 확실히 결론이 나야 할 일이지.”강하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야식을 먹는 동안 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골치 아픈 일들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강하율도 오랜만에 마음이 편했지만 그래도 이따금 병원에 있는 아버지가 떠올랐다.십 년 동안 버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안혜슬은 강하율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눈치채고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우리 아빠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나해준이 답했다.“양효원이 계준시로 데려갔어. 양효원은 원래 거기서 돈을 벌던 사람이라서 그곳을 잘 알아. 아마 그곳에 가면 한동안은 정신을 못 차릴 거야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4화

    희생양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강하율은 곧바로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장경문이요?”배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장경문을 죽이지 않는다면 불안을 떨칠 수 없을 거야. 잘 생각해 봐. 조윤서가 왜 장유민을 낳았겠어?”강하율은 배윤호의 사고 흐름을 따라 분석해 봤다.“장유민은 배윤제랑 다르니까요. 장유민은 둘의 딸인 동시에 장경문이 직접 키운 아이잖아요. 장경문도 장유민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조윤서한테 그렇게 휘둘리는 거겠죠.”그것이 장경문이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쓴 이유였다.배윤호가 말했다.“만약 그 약이 장경문을 위해 준비된 거라면... 조윤서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가 사라지는 셈이야.”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뭔가 걸리는 듯 말했다.“하지만 비서 친척이 아직 살아 있잖아요.”배윤호는 덤덤히 답했다.“희생양이라는 건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는 뜻이야.”순간 모두가 말을 잃었다.민성운이 헛웃음을 쳤다.“참 대단한 여자야. 장경문이 아직 다 털어놓지도 않았는데 경찰에서는 이미 10년 전의 강진철 씨 사건을 재수사 중이야. 아마 곧 비서 친척을 불러서 조사를 하겠지. 만약 그때 그 비서 친척이 죽어버린다면 장경문은 모든 죄를 떠안게 될 거야. 정말 완벽한 희생양이네. 그리고 그 뒤에 장경문이 죽는다면 처벌받는 게 두려워서 자살한 게 되는 거야. 이 일, 그 자식이랑 관련이 있지 않겠어?”민성운은 그렇게 말하면서 강하율을 슬쩍 쳐다봤다.그가 말한 그 자식은 바로 배윤제였다.배윤호는 차분하게 말했다.“배씨 가문에서는 아직 배윤제를 완전히 내쫓지 않았어. 아무래도 가문의 체면이 걸려 있으니까. 그리고 배윤제를 계속 먹여 살리게 되더라도,그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배윤호는 그 결정을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 같았다.강하율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배윤제의 존재는 배윤호에게 가장 큰 위험 요소가 아닌가?비록 배윤제가 배씨 가문의 아이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강하율의 시선을 느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3화

    안혜슬은 문에 바짝 붙어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엿들었다.“의사 선생님, 외할머니 대신 약을 받으러 왔어요.”“예전에 검사했을 때는 큰 문제 없다고 했잖아요. 왜 갑자기 또 약을 처방받으려는 거죠?” 의사가 물었다.“사실 저희 외할머니가 이번에 아프고 나서 건강염려증이 생기신 것 같아요. 자꾸 곧 죽을 것 같다고 하세요. 엄마가 약이라도 드시면 좀 안심하실 것 같다고 해서 제가 대신 받으러 왔어요.”“휴... 요즘 어르신들은 다 그러시죠. 그러면 비타민 같은 걸 사셔서 약병만 바꿔서 드리세요.”“아니요. 그렇게 하면 속지 않으실 것 같아서요. 처방전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약은 제가 집에 가져가 바꿔서 드릴게요.”“알겠어요. 대신 이 약은 절대 많이 드시면 안 돼요.”“네.”안혜슬은 잠시 생각하다가 장유민이 밖으로 나오자 강하율을 끌고 휠체어 뒤편으로 몸을 숨겼다.장유민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그 탓에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강하율이 궁금한 듯 물었다.“무슨 약이길래 저렇게 숨기는 거지?”안혜슬이 대답하려는 순간 휠체어에 앉아 있던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심장약이에요. 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요.”강하율과 안혜슬은 서로를 바라봤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잠시 뒤 노인의 딸이 도착했고 강하율과 안혜슬은 자리를 떴다.안혜슬이 말했다.“장유민이 말한 외할머니 말이야. 혹시 조윤서 씨 어머니가 아닐까?”강하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이모는 원래 그 집안이랑 사이가 좋지 않아. 게다가 장유민은 사생아니까 그 집안에서 인정하려고 할 리가 없어. 오히려 배윤제가 더 예쁨을 받았지. 그런데 지금은...”배윤제의 출생에 관한 비밀이 조씨 집안에도 알려졌을 가능성이 컸다. 조씨 가문은 체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집안이라 아마 조윤서까지 외면했을지도 모른다.그러니 사생아인 장유민이 대신 약을 받으러 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안혜슬이 물었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2화

    안형신은 안혜슬이 정말로 재산을 나눠 가지려고 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했다.그래서 강하율이 사람을 시켜 계약서를 만들어 오자마자 곧바로 그 위에 이름을 적었다.“이제 계약서도 있으니까 우리 집안 재산 욕심내지 마.”“알았어. 대신 여기 계약서에 적혀 있는 것처럼 앞으로 오빠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수익을 나눌 권리도, 빚을 책임질 의무도 없어.”안혜슬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안형신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너는 시야가 너무 좁아. 그러니까 아직도 서비스직이나 하는 거야. 사람은 항상 큰 꿈을 가져야 하는 법이라고.”“그래. 그러면 잘 되길 바랄게. 엄마는 이제 쉬어야 하니까 이만 돌아가.”안혜슬은 그가 오래 있으면 엄마만 힘들어질 거라는 걸 알았다.안형신은 그대로 돌아섰고 그 모습을 본 김지현은 한숨을 내쉬었다.“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엄마, 마지막으로 얘기할게요. 앞으로 절대 오빠를 도와주지 말아요. 오빠는 어차피 다 말아먹을 테니까요.”안혜슬은 확신에 차 있었다.사실 강하율과 안혜슬은 김지현이 그래도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며 설교할 줄 알았으나 뜻밖에도 김지현은 시선을 들어 강하율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하율아, 오늘 내가 아팠던 건 그 집안 사람들한테 얘기하지 말아 줄래? 그냥 살짝 다친 것뿐이야. 몸이 안 좋은 건 아니야. 나는 그동안 오래 일했지만 그래도 몸은 늘 튼튼했어.”그 말에 강하율과 안혜슬은 당황했다.강하율이 말했다.“이모, 그게 무슨...”“왜 그러니? 내가 혹시 너를 곤란하게 한 거니?”김지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좀 궁금해서요.”강하율이 웃으며 말했다.김지현은 입술을 깨물다가 말했다.“그냥 돈을 정말 많이 주길래.”역시나 돈으로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안혜슬은 엄마가 진짜로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걸 확신했다.“그럼 푹 쉬세요.”“그래, 너희도 얼른 일하러 가. 나 때문에 휴가 낼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71화

    그건 안진웅이 그 집에도, 자식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의미했다. 누가 자신이 신경 쓰는 사람을 남겨두겠는가? 안형신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주먹으로 벽을 쳤다.“그러면 어떡해? 나는...”“형신아, 왜 그래?”김지현이 물었다.안형신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사업한다고 했잖아요. 이미 가게도 계약했고 계약금도 냈어요. 그리고 마트에 필요한 물건도 다 주문했는데 이제 와서 돈이 없다고 하면 어떡해야 해요?”안혜슬이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허구한 날 술만 마시면서 갑자기 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벌인 거야? 설마 술자리에서 이상한 친구들한테 넘어가서 계약한 거야?”안형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응을 보니 정답인 듯했다.안혜슬은 속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았다.그것이 바로 돈이 많다고 과시했던 대가였다.“혜슬아, 걔들 다 내 친구야. 걔들은...”“친구? 잘 생각해 봐. 그 사람들이 원래부터 오빠 친구였는지, 아니면 오빠가 돈이 많아지니까 갑자기 친구라면서 다가온 건지.”“걔들은...”안형신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그도 그 사람들이 전부 돈을 보고 다가온 것이라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강하율이 앞으로 나섰다.“사실 그냥 돈만 노린 건 아닐 거예요. 안형신 씨가 갑자기 돈이 많아지니까 질투가 났겠죠. 그 사람들 중에 어떻게 복권에 당첨된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 않았어요? 안형신 씨는 아마 아버지가 운이 좋아서 된 거라고 했겠죠. 그때 그 사람들 표정이 어땠나요?”안형신은 강하율의 말을 듣자 점점 얼굴이 굳어갔다.그를 가장 잘 아는 안혜슬이 곧바로 물었다.“그동안 술을 마시면서 돈을 얼마나 쓴 거야?”“천만 원 정도...”안형신은 다리가 풀렸다.“나한테 있던 돈은 전부 가게 계약금으로 냈어. 아버지가 오늘 돈을 준다고 했었는데...”“오빠는 진짜...”안혜슬은 당장이라도 안형신에게 달려들어 그를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대체 왜 그런 거야? 엄마를 좀 봐봐. 의사 선생님이 며칠 전부터 아프셨다고 했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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