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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Author: 호안난어
황찬호는 더 이상 주현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자네가... 유계진인가?”

낯선 무게감이 실린 목소리에 유계진은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깊이 숙였다.

“부시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미주 병원 원장, 유계진입니다.”

“흠, 자네 이름... 들어본 적 있네.”

황찬호의 말이 떨어지자 유계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잇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바쁘신 와중에도 제 이름을 기억해 주시다니, 더없는 영광입니다.”

그러나 곧 이어진 황찬호의 한마디에 공기가 싸늘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자네와 관련된 제보 서류를 많이 받아서 말이지. 이름이 머릿속에 남을 수밖에 없더군.”

찰나의 순간, 유계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싸늘하게 굳어졌다.

방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고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참 대단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더군.”

황찬호의 목소리는 낮지만 묵직했다.

“중앙 병원에 있을 때만 해도 자네와 관련된 제보 서류가 수백 통이 쏟아졌어. 그런데도 버젓이 자리를 지켰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유계진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이제 겨우 미주 병원으로 옮겨왔는데 또다시 고발 서류가 날아오더군.”

유계진의 목덜미에 식은땀이 맺히는 순간, 황찬호의 말은 더욱 차갑게 이어졌다.

“사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나보고 싶었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고발하는데도 어떻게 승진이 가능했는지 궁금했거든.”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오늘 와보니 이제야 알 것도 같군. 주현태, 그리고 오승표 어르신이 자네의 든든한 뒷배였지?”

“아, 아닙니다. 그런 게...”

주현태가 급히 손사래를 치려던 찰나, 황찬호의 날카로운 시선이 번개처럼 쏟아지자 그는 그대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황찬호는 마지막으로 단호히 선언했다.

“유계진, 요 며칠 수사팀이 자네 문제에 대해 조사하러 올 거네. 그러니 업무 인수인계나 제대로 해 두는 게 좋을 걸세.”

순간, 유계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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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098화

    문서아가 말했다.“김영은 씨, 저희가 전에 매니저님과 이야기 나눈 건 2년에 40억이었는데 지금 갑자기 가격을 올리시는 데다가 모델료를 두 배로 높이신 건 좀 아닌 것 같지 않나요?”“그런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다른 대기업들은 5년 계약에 광고료 400억을 제안하더라고요.”“만약 문 사자님께서 이게 무리라고 생각하시면 다른 모델을 찾으셔도 돼요.”김영은이 말을 이었다.“다만 문 사자님께 귀띔 하나 드릴게요. 제 업계 내 위치를 생각하면 제가 이 모델 계약을 거절하면 다른 사람도 아마 받지 못할 거예요.”“게다가 제가 소문만 조금 내도 이 뷰티 샵은 당장 문을 닫을 수도 있고요. 아시다시피 요즘 팬들은 정말 열광적이에요. 제 팬이 얼마나 많은데 팬분들이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김영은은 씩 웃으며 문서아와 임다은을 바라보았다.“지금 우리한테 협박하시는 거예요?”임다은의 눈빛에서 한기가 번쩍였다.“아니요. 그럴 리가요. 임 대표님, 오해하신 거예요. 저는 그저 선의로 충고해 드리는 것뿐이에요. 그걸 협박이라고 할 수는 없죠.”김영은이 웃으며 말했다.“2년에 80억 광고료 외에 추가 조건이 하나 더 있어요.”“뭔데요?”문서아가 물었다.“한 사람을 좀 혼내줬으면 해요.”문서아와 임다은은 눈빛을 주고받았다.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눈에서 의혹을 읽었지만 곧 이해하는 표정이었다. 연예계는 원래 복잡한 곳이었다.특히 여배우들 사이의 갈등은 더 심해서 인별그램에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김영은 같은 사람이 원한을 품고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문서아가 물었다.“김영은 씨가 손봐주길 원하는 사람이 누군가요?”“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상대하려는 사람은 대단한 인물이 아니에요. 그냥 건방진 놈이에요.”‘건방진 놈이라고?’임다은과 문서아는 김영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고작 건방진 놈 하나 때문에 우리에게 이런 일을 시키려고?’김영은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시다시피 저는 대스타잖아요. 제가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097화

    “그럼 가볼게요.”윤태호는 백아윤이 이렇게 속 깊은 줄 몰랐다. 그녀의 뺨에 뽀뽀하고는 몸을 돌려 문을 나섰다.그는 백아윤이 문가에 서서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정말 임다은 만나러 가는 거 아니라고? 그럼 콘돔은 왜 가져가? 흥, 남자들은 다 똑같아.’...윤태호가 집을 나와서는 곧장 문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벨이 두 번 울리더니 끊겼다.윤태호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역시 두 번 울린 후 다시 끊겼다.‘무슨 상황이지? 서아 씨가 왜 내 전화를 끊지? 혹시 지난번에 끝까지 가지 않아서 화가 난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윤태호는 이어서 임다은에게도 전화를 걸었는데 상황은 똑같았다. 두 번 울린 후 끊겼다.‘다은 누나는 왜 전화를 안 받지? 이건 너무 이상한데?’윤태호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임다은이 자신의 전화를 끊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혹시 다은 누나가 중요한 일로 바쁜가?’윤태호가 이런 생각을 하던 중 휴대폰에서 울림소리가 나더니 임다은에게 깨톡이 왔다.[나 지금 중요한 미팅 중이야. 이따 전화할게.]‘역시 무슨 일이 있었네.’윤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한용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용석아, 나 좀 도와줘. 문서아 씨가 어디 있는지 찾아봐.”“형님, 형수님이 어디 계시는지 모르세요?”한용석이 되물었다.“잔소리 말고 빨리 찾아.”용문의 제자들은 미주 전역에 퍼져 있어 사람을 찾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2분 후.한용석에게서 전화가 다시 왔다.“형님, 문서아 형수님은 스킨 엔 옥에 계십니다.”“스킨 엔 옥?”윤태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그게 어디야?”“새로 개업한 뷰티 샵이에요.”‘혹시 서아 씨가 지금 피부 관리를 받고 있어서 내 전화를 끊었나?’윤태호는 문서아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작정으로 전화를 끊고 곧장 스킨 엔 옥로 향했다....원림 거리 15번지.스킨 엔 옥 뷰티 샵.대표님 사무실.문서아는 머리를 틀어 올리고 얼굴에 정교한 연한 화장을 한 채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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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095화

    “제 여자친구랑 같이 있는데 방해하지 마세요.”윤태호는 승무장을 무시했다.승무장이 무전기에 대고 짧게 몇 마디 하더니 곧 제복을 입은 남자 승무원 두 명이 다가왔다.김영은은 승무원들이 오는 것을 보자 다시 기세등등해져서 윤태호에게 소리쳤다.“이 건방진 놈. 아까 그렇게 건방지게 굴더니, 계속 건방 떨어 봐.”“멍청이 같으니.”윤태호가 욕설을 내뱉었다.“보세요. 이 사람이 저를 때리기만 한 게 아니라 욕도 했어요. 어서 이 사람 체포하세요.”김영은이 말했다.“손님, 부탁드립니다. 저와 함께 가주시겠습니까?”승무장이 다시 한번 말했다.윤태호는 더 말 섞기 싫어 바로 병적 증명서를 꺼내 승무장에게 던져주었다.승무원은 명왕전의 신분증을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계급장에 준장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표정이 확 바뀌었다.그녀는 비행기에서 일한 오랜 경험으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다. 윤태호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준장 계급장을 달고 있다는 것을 보니 그가 보통 인물이 아니며 함부로 대스타의 뺨을 때릴 만큼 배짱이 있다는 것은 뭔가 배경이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아직도 따라가야 하나요?”윤태호가 차갑게 물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실례했습니다.”승무장은 공손하게 병적 증명서를 윤태호에게 돌려주더니 김영은에게 말했다.“김영은 씨, 제가 자리를 바꿔드릴까요?”“무슨 뜻이에요? 그 사람 안 잡으려는 거예요? 제가 당신을 고소할 수도 있어요.”김영은이 화를 냈다.“김영은 씨, 불만 있으시면 고소하세요. 그럼 지금도 자리를 바꿔드릴 필요가 있어요?”김영은은 조금 놀랐다.‘승무원들의 태도는 항상 친절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강경한 거지? 이상하다. 혹시 이 남자가 뭔가 배경이 있는 건가?’3초 정도 생각한 후 김영은이 말했다.“자리 바꿔주세요.”김영은은 아직도 억울함이 가시지 않아 윤태호를 향해 악담을 퍼부었다.“너 딱 기다려. 미주에 도착하면 내가 꼭 손봐줄 테니까.”윤태호는 비웃었다.‘정말 멍청한 여자네. 미주가 내 구역인데 누가 감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094화

    맑은소리가 기내 전체에 울려 퍼졌다.순간 술렁이던 기내가 고요에 잠겼다.“다시 말하는데 내 자리에서 꺼져.”윤태호가 짜증스럽게 소리쳤다.“난 오늘 여기 앉을 거야. 넌 어찌할 건데?”김영은도 맞서 소리쳤다.“연예인이라는 사람이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니, 무슨 자격으로 스타를 하겠다는 거야? 좋은 말로 할 때 듣지 않네. 좋아, 그럼 네가 바라는 대로 해줄게.”윤태호는 말을 마치고 벌떡 일어나 김영은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리더니 밖으로 내던졌다.쿵.김영은의 몸이 바닥에 처박히며 또다시 비명이 터져 나왔다.주변 승객들은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있었다. 윤태호가 감히 김영은을 때릴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남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영은이 그렇게 맞다니,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다.조금 전 김영은과 사진을 찍었던 남자들이 즉시 일어나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다.김영은은 누군가 자신을 위해 나서자 눈물범벅이 되어 남자들에게 훌쩍이며 하소연했다.“저기 오빠들, 좀 말려 주세요. 이 세상에 법이 있기나 한 거예요? 제가 그냥 이 사람 자리 좀 앉았다는데 이유로 저를 때리는 게 말이 되나요? 이 사람 남자 맞아요?”“오빠, 저를 위해 이 자식을 손봐주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함께 식사해요.”“제가 소장판 화보도 드릴게요. 가장 은밀한 버전으로.”‘가장 은밀한 화보라고?’그 말을 듣고 남자들은 마약을 한 듯 얼굴이 빨개지며 흥분했다.그들은 재빨리 윤태호를 둘러쌌다.“이봐, 녀석. 여자를 때리다니, 매너라는 게 없어?”“당장 김영은 씨에게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안 그러면 우리 가만두지 않을 거다.”“가만두지 않겠다고?”윤태호는 말하는 남자 세 명을 훑어보더니 코웃음을 쳤다.“너희 같은 것들이 나에게 함부로 하겠다고? 정말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젠장, 저 건방진 놈 때려.”세 남자가 일제히 덤벼들었다. 1초 다지만 그들은 윤태호의 옷깃조차 건드리기 전에 모두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1초도 안 된 시점이었다.‘무슨 상황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093화

    백아윤은 언짢아하며 갑자기 물었다.“내가 연예계에 들어가지 않을 이유를 알아요?”“뭔데요?”김영은이 호기심에 차 물었다.“더러우니까.”‘더럽다고?’이 말을 듣자 김영은은 화가 치밀었다.“나는 당신과 길이 다른 사람이고 말이 통하지 않아요. 지금 당신이 앉은 자리는 내 남자친구 자리이니 비켜주세요.”백아윤이 차갑게 말했다.김영은은 속으로 분노가 치밀었다.‘고작 얼굴이 좀 예쁘다고 그렇게 건방을 떨다니, 흥.’그때 윤태호가 돌아왔다.“김영은 씨, 좀 비켜주시겠어요? 당신이 제 자리에 앉아 계시네요.”윤태호가 말했다.‘역시 이 남자는 나를 알아보네.’윤태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자 김영은은 다시 화가 났다.‘알고 있다면 왜 나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드는 거야? 흥.’김영은은 코웃음을 치며 일부러 못 들은 척했다.윤태호는 조금 의아했다.‘이 대스타가 나한테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난 이 여자를 건드린 적 없는데 말이야.’“김영은 씨, 제 자리인데 좀 비켜주시겠어요?”윤태호가 다시 말했다.“내가 당신 자리에 앉은 게 어때서요? 내가 이 자리에 앉은 건 당신에게 체면을 주는 거예요. 당신이 오히려 나에게 감사해야 한다고요. 주제넘게 굴지 마세요.”김영은의 말투는 매우 거슬렸다.윤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상대방이 여자였기 때문에 윤태호는 굳이 따질 생각은 없었다.게다가 이 여자는 아까 같이 사진 찍자고 하던 사람이니 꽤 친절해 보이기도 했으니까.“저기요, 제가 좀 피곤해서 그러니 비켜주시겠어요? 좀 쉬고 싶어서요.”윤태호가 공손하게 말했다.“아, 진짜 짜증 나네요. 당신만 피곤한 줄 아세요? 내가 종일 뭘 했는지 알아요? 나는 하루 20시간 넘게 일해요. 광고 찍고 영화 찍고 예능에도 나가야 하거든요. 당신보다 내가 더 피곤하지 않겠어요? 이 자리에 잠깐 앉아서 좀 쉬는 게 뭐가 문제죠? 당신은 남자잖아요? 여성을 배려할 줄도 모르는 거예요?”김영은의 이 말에 많은 승객들이 공감했다.“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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