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결혼

비밀의 결혼

By:  당근케익In-update ngayon l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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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설희와 송시운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3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준비한 이벤트 도중, 그녀는 혼인관계 증명서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통해 드러난 충격적인 진실은, 송시운의 진짜 아내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것이었다. 3년 동안, 송시운과 그의 가족은 임설희를 속여왔고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임설희가 교통사고로 자궁에 큰 상처를 입어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고가 일어난 이유는 송시운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저 그것뿐이었다. 송시운은 여전히 임설희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며 그녀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만을 토로했다. 한편, 임설희의 절친 박연우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덧붙였다. “난 너와 시운 씨 가정을 파괴하러 온 게 아니야. 단지 그 사랑의 틈에서 나와 아이에게도 자리를 허락해 주면 돼.” 임설희는 그 말을 듣고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결심했다. “그래, 그렇게 원하면 내가 같이 놀아주지!” 결국, 그녀는 송시운과 박연우의 음모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송시운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고 명문 가문의 도련님과 결혼하여 송씨 가문을 주무르는 주요 인물이 되었다.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고 천억 원의 지참금이 오갔다.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을 뒤로 하고 임설희는 쌍둥이를 임신하며 그들의 질투를 즐기듯 바라보았다. 그 와중에 재벌가 도련님과의 결혼 소식은 빠르게 퍼졌고 사람들은 임설희에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자의 마음속 깊이 사랑했던 첫사랑이 있었고 그 첫사랑이 결혼한 날, 남자는 자살을 시도할 뻔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게다가 그 남자가 첫사랑이 주연한 영화를 보며 눈물로 지새운다는 소문에 임설희는 어느새 마음이 약해졌다. 그리고 임설희가 아이를 낳고 남자와 그 첫사랑을 다시 이어주려는 즈음, 남자는 임설희를 안고 울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누가 그런 얘기 퍼뜨린 거야! 여보, 그런 거 아니야. 제발 나를 믿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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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banata 1

제1화

“죄송하지만 이 혼인관계증명서는 가짜입니다.”

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임설희가 건넨 혼인관계증명서를 되돌려주며 공손히 말했다. 여전히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했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이미 은근한 조롱이 묻어 있었다.

“내가 왜 가짜 결혼증명서를 만들어서 당신들을 속이겠어요?”

“아마도 저희가 진행 중인 결혼기념일 이벤트 때문이겠죠.”

프론트 직원은 입꼬리를 살짝 비틀며 말했다.

임설희는 그 말에 어이없어 잠시 말을 잃었다.

‘무슨 이벤트?’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레스토랑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정원식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였고 그녀와 송시운의 결혼 3주년을 기념하기에 적합할 것 같아서였다.

“당신들이 마음대로 내 결혼증명서를 가짜라고 단정할 수는 없죠. 나 정식으로 항의할 수도 있어요.”

그녀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하게 변했다.

하지만 프론트 직원은 마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태도에 임설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대체 뭘 보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직원은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리더니 모니터 화면을 그녀 쪽으로 돌려 보였다.

“방금 임설희 씨 남편의 신분증 번호를 입력했더니 이미 시스템에 정보가 등록돼 있더군요.”

“그래서요?”

“임설희 씨 남편도 저희 레스토랑의 결혼기념일 패키지를 예약하셨더라고요.”

그 말에 임설희의 눈이 잠시 빛났다.

“그이도 예약했다고요?”

하지만 프론트 직원은 마치 한심한 사람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임설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요. 송시운 씨가 예약하신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건 임설희 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게 무슨 뜻이죠?”

“송시운 씨의 아내는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순간, 임설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다시 한번 화면을 확인하려 고개를 숙였고 그때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아내’란 항목에 적힌 이름은 박연우,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게다가 지금 두 분은 옥상 정원에서 결혼 3주년 기념 파티를 즐기고 계시죠...”

직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설희는 이미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고 있었다.

“시운 씨랑 연우가? 아니야, 이건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하지만 옥상에 도착한 순간, 임설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맨 송시운과 사랑스러운 미소를 띤 박연우는 서로를 깊이 바라보며 다정하게 서 있었다.

그들 뒤편에선 대형 스크린에서 음악이 흐르며 글자가 나타났고 ‘시간의 뮤직박스’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이 하나둘 바뀌었다.

첫 번째 사진은 멀리서 몰래 찍은 듯한 사진으로 박연우가 수줍게 핸드폰을 들고 송시운과 같은 프레임에 담긴 모습이었다.

다음은 어색하게 함께 찍은 첫 투 샷이었고 그다음은 함께 식사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어지는 사진 속에서 박연우는 송시운의 차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출장과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은 그녀가 전혀 몰랐던 순간들이었다.

두 사람은 해가 질 녘에 키스를 나누었고 침대 위에서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심지어 두 사람이 옷을 입지 않은 채 포옹하는 은밀한 사진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에서는 송시운이 다이아 반지를 꺼내 박연우의 손가락에 끼워주고 있었다.

그 장면과 함께 송시운은 테이블 위의 장미 꽃다발을 들고 무릎을 꿇었다.

“연우야, 오늘 밤 너무 아름다워.”

박연우는 꽃을 받아 안고 그에게 안기더니 턱에 입을 맞췄고 송시운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깊은 애정을 담아 내려다보았다.

‘아니야, 그냥 닮은 사람들일 수도 있어...’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송시운과 박연우였다. 하나는 그녀가 사랑한 남편, 다른 하나는 가장 믿었던 친구.

임설희는 숨을 고르며 정신을 다잡고 복도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임설희 씨, 확인됐습니다. 송시운 씨는 정확히 3년 전 6월 6일에 혼인신고를 하셨습니다.”

‘6월 6일?’

‘하지만 나와 시운 씨는 6월 16일에 혼인신고를 했는데?’

“배우자 이름은요?”

“박연우입니다.”

“확실한가요? 착오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리 없습니다.”

임설희의 가슴은 산산조각 났다. 남편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는 사실 ‘가장 친한 친구’의 남편이었다.

그때, 잔잔하던 음악 대신 갑자기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퍼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니 별빛 아래, 꽃과 음악이 어우러진 정원에서 송시운은 박연우의 손을 이끌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또 다른 사진이 나타났다. 크루즈 위에서 찍은 셀카였고 그 사진은 그녀도 가지고 있었다. 원래는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인데 그녀만 잘려 나간 채였다.

“하, 심지어 저 여행도 내가 기획한 건데!”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분노가 온몸을 휘감았고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쥔 채 두 사람을 향해 거칠게 걸어갔다.

대체 왜 그녀를 이렇게까지 기만한 건지 직접 따져 물어야 했다.

그 순간, 박연우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송시운 앞에서 흔들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것을 낚아채더니 이내 미친 듯이 기뻐했다.

임설희의 발걸음이 멈췄다. 박연우 손에 들린 건 임신 테스트기였다. 그녀도 몇 번 해본 적 있지만 매번 실망스럽게 돌아왔던 임신 테스트기였다.

“나... 아빠가 되는 거야? 나 진짜 아빠가 되는 거야!”

항상 차분하던 송시운은 기쁨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듯 소리쳤다.

그제야, 임설희는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두 시간 뒤, 그녀는 조용히 차로 그들을 따라 송씨 가문으로 향했다. 박연우가 내리자 최현숙이 나와 그녀를 반겼다.

“연우야, 우리 며느리! 방금 시운이한테서 들었어. 임신했다며? 세상에, 이게 무슨 경사니! 내가 옛날부터 임설희랑은 안 된다고 한 이유가 뭔지 알아? 교통사고로 자궁이 상해서 아이를 못 낳는다잖니! 그런 바람에... 아휴, 서운해하지 말아라.”

박연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네, 저도 다 이해해요.”

“그래, 그래!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거야. 늘 너그럽고 현명하잖아.”

임설희는 그런 최현숙을 바라보며 웃기지도 않은 현실에 숨이 막혀왔고 박연우의 손을 꼭 잡고 ‘착한 며느리’라 부르며 집으로 이끄는 그 모습에 치가 떨려왔다.

‘역시 그 일 때문이었구나. 그렇다고 나 모르게 박연우를 며느리로 들인 거야?’

‘하지만 그 사고는 송시운을 구하려다 그런 건데...’

송씨 가문에서 그 죄책감을 피하려고 가짜 결혼증명서를 내민 거였고 그렇게 삼 년을 속인 거였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그녀가 한때 ‘미쳤다고 여겼던’ 인물, 금원 그룹의 김 회장이었다.

김씨 가문은 운성에서 가장 권위 있는 명문가였고 과거 진운 그룹 프로젝트 협력 건으로 만난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다만 이번에 그가 그녀를 찾은 이유는 협업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과 결혼해달라는 것이었다.

“임설희 씨. 만약 우리 아들과 결혼해 아이를 낳아준다면, 우리 가문의 모든 재산은 당신 것이 될 거야.”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유부녀인 나보고 며느리가 되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그때 이미 그녀가 속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임설희 씨, 이런 진실이 자네한테 상처가 되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하네. 하지만 악의적 기만과 진실 사이에서 자네라면 후자를 선택할 거라 믿어.”

“그럼 조사하셨겠네요. 저, 사고 때문에 아이 가지기 힘들다는 것도요.”

“그래. 하지만 예전에 자네 맥을 짚었던 노한의사가 있었죠. 그분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나는 그 말을 믿어.”

그 노한의사가 누구인지, 언제 맥을 짚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을 겪고 보니 그녀는 차라리 그 말을 믿고 싶었다.

임설희는 다시 한번 눈길을 돌려 집을 바라보았다. 빛이 환하게 비추는 그곳은, 한때 그녀가 ‘가정’이라 믿었던 곳이었다.

“좋아요. 아드님과 결혼하겠어요.”

“정말이야?”

김 회장의 목소리에 기쁨이 가득 담겼다.

“하지만 성대한 결혼식을 원해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요.”

“당연하지! 우리 김씨 가문 며느리라면, 전 운성이 뒤집힐 만큼 성대한 예식이 있을 거야!”

다만 결혼 준비엔 시간이 걸렸기에 결혼식은 한 달 뒤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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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이 혼인관계증명서는 가짜입니다.”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임설희가 건넨 혼인관계증명서를 되돌려주며 공손히 말했다. 여전히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했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이미 은근한 조롱이 묻어 있었다.“내가 왜 가짜 결혼증명서를 만들어서 당신들을 속이겠어요?”“아마도 저희가 진행 중인 결혼기념일 이벤트 때문이겠죠.”프론트 직원은 입꼬리를 살짝 비틀며 말했다.임설희는 그 말에 어이없어 잠시 말을 잃었다.‘무슨 이벤트?’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이 레스토랑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정원식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였고 그녀와 송시운의 결혼 3주년을 기념하기에 적합할 것 같아서였다.“당신들이 마음대로 내 결혼증명서를 가짜라고 단정할 수는 없죠. 나 정식으로 항의할 수도 있어요.”그녀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하게 변했다.하지만 프론트 직원은 마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 태도에 임설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대체 뭘 보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직원은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리더니 모니터 화면을 그녀 쪽으로 돌려 보였다.“방금 임설희 씨 남편의 신분증 번호를 입력했더니 이미 시스템에 정보가 등록돼 있더군요.”“그래서요?”“임설희 씨 남편도 저희 레스토랑의 결혼기념일 패키지를 예약하셨더라고요.”그 말에 임설희의 눈이 잠시 빛났다.“그이도 예약했다고요?”하지만 프론트 직원은 마치 한심한 사람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임설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송시운 씨가 예약하신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건 임설희 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그게 무슨 뜻이죠?”“송시운 씨의 아내는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순간, 임설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다시 한번 화면을 확인하려 고개를 숙였고 그때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아내’란 항목에 적힌 이름은 박연우,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이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게다가 지금 두 분은 옥상 정원에서 결혼 3주년 기념 파티를 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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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달 동안, 그녀는 송가 사람들과 실컷 ‘놀아줄’ 생각이었다. 임설희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당당하게 송씨 가문의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부 윤미정이 문을 열었다. 그녀는 임설희를 보자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작은 사모님, 출장 중이셨던 거 아니에요? 어떻게 갑자기 돌아오신 거예요?”임설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녀를 지나쳐 거실 안으로 곧장 들어갔다.“작은 사모님이 돌아오셨어요!”윤미정은 그녀를 막지 못하자 다급히 안쪽으로 외쳤다.임설희가 계단에 다다랐을 때, 최현숙이 부엌에서 닭과 인삼으로 끓인 삼계탕을 들고 헐레벌떡 달려 나왔다.“너, 너 어떻게...”“시운 씨 위에 있어요?”“아, 아니, 집에 없어...”“됐어요. 제가 올라가 볼게요.”임설희는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얘야, 얘야, 위로 올라가지 마!”최현숙이 급하게 그녀를 따라붙었지만 임설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가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침실 문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과연 현장에서 딱 걸린 두 사람이 어떤 얼굴을 할지 그녀는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문을 열자마자, 막 옷방에서 나온 송시운이 그녀와 마주쳤다.그의 얼굴은 당황함으로 일그러졌고 반사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무언가를 가리려는 듯한 모습이었다.“설희야...”“내가 왜 갑자기 출장에서 돌아왔냐고 묻고 싶지?”임설희는 몇 걸음에 그를 향해 다가가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왜 당신들은 하나같이 다 내가 돌아온 이유부터 묻는 거지? 왜, 난 집에 오면 안 되는 사람이야?”송시운이 마른 입술을 적셨다.“그래도 미리 전화는 해줬어야지.”“전화해서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거든.”그녀는 미소를 지었다.“근데 당신은 놀라긴 놀란 것 같은데, 기뻐 보이진 않네?”송시운은 억지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럴 리가, 나도 네가 보고 싶었어.”그는 그녀를 껴안으려 다가왔지만, 임설희는 몸을 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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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렇게는 힘들 것 같아요.”임설희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웃었다.그 한마디에 송영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설마 며느리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자기의 뜻을 거절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설희야, 아버지가 그러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 그냥 아버지 뜻을 따르는 게 어때...”송시운은 목소리를 낮추어 그녀에게 조심스레 말했다.“이유라, 그게 뭔데요?”임설희의 되물음에 송시운은 순간 얼이 빠진 듯 멍해졌다. 평소 같았으면 그녀는 묻지도 않고 그의 말을 따랐을 것이다.그런데 오늘은 달랐다.“혹시 많이 피곤해서 그래? 회사 일은 내일 다시 얘기하는 게...”“맞아, 많이 피곤해. 거래처랑 줄다리기하고 협상하고 끝내 계약까지 따낸 뒤에 또 비행기 타고 당신한테 서프라이즈 하겠다고 돌아왔으니까.”“그럼...”“그렇지만 말이죠, 그래도 아버님이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꼭 들어보고 싶네요.”그녀는 여전히 부드럽게 말했지만 그 속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아버님, 저 이 프로젝트 준비한 지 반년이 넘어요. 한 달이면 스무날 넘게 외근 나가 있었고 새벽까지 야근하는 건 기본에, 아예 회사에서 밤새는 날도 많았죠. 그렇게 온몸 갈아 넣어서 이제 막 결과가 나오는 참인데 갑자기 다른 사람한테 넘기라니요. 설명은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너는 말이야 눈앞만 보지 말고 멀리 좀 내다봐야지!”“멀리 본다는 게 뭔데요?”“너는 우리 송씨 가문의 며느리야. 결국 이 회사, 이 집안 전부 너희 부부 몫이지. 고작 프로젝트 하나 갖고 왜 그래? 내가 이러는 건 다 너한테 사람들 마음 잡아주려는 배려야.”임설희는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렸다.‘하긴, 진우 그룹의 회장이 이 정도의 연기는 돼야지...’“지금 웃음이 나와?”최현숙은 그동안 꾹꾹 눌러 참던 분노가 터진 듯 책상을 내리쳤다.“네가 우리 며느리가 아니었으면 너한테 일 얘기를 꺼내긴커녕 그냥 당장 잘랐지! 그깟 프로젝트? 네가 그만두겠다고 하면 누가 잡을 줄 알아?”“엄마!”송시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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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아까 내 말투가 안 좋았던 거, 미안해. 사과할게.”“여보, 정말 나를 게스트룸에서 자게 할 거야? 제발, 문 좀 열어줘. 당신을 안아보고 싶단 말이야.”방문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애원에 가까웠지만 임설희는 들을수록 속이 메스꺼워졌다.방금까지 따뜻하게 박연우와 몸을 섞던 남자가 이제는 자신에게 애원한다니 진절머리가 났다.“오늘은 피곤해. 할 말 있으면 내일 해.”“여보, 우리 벌써 일주일째 잠자리 없었어. 나 안 보고 싶었어?”임설희는 진심으로 토할 것 같았다.“아까 보니까 아버님, 어머님 말씀을 그렇게 잘 듣던데, 그러니까 오늘 밤은 당신 부모님이랑 자.”한동안 조용하던 복도에 이내 조심스레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렸다.‘역시, 그 성깔이 어디 가겠어...’과거 같았으면 의견이 달라져도 임설희가 양보했고 다툼이 생기면 항상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였다.그녀가 정말 사랑한 남자였으니까.하지만 지금은 사랑했던 그 모든 순간이 우스워질 뿐이었다.임설희는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마치 곧 깊은 잠에 빠질 것처럼 숨결은 잔잔하고 얼굴엔 감정 하나 없이 평온했다.하지만 그녀의 의식은 또렷이 깨어 있었다.그러다 밤이 깊어지고, 방 안의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은 그때 철컥, 옷장 문이 아주 살짝 열렸다.한참을 조용히 숨죽였던 박연우가 조심스럽게 기어 나왔다. 오랜 시간 웅크리고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렸는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비틀거리며 복도 쪽으로 걸어 나갔다.문이 조심스레 닫히고 나서야 임설희의 눈이 천천히 떴다.2층 복도 끝, 작은 응접실에선 이미 최현숙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절뚝이며 나온 박연우를 다급히 앉히고 애처롭게 그녀의 다리를 주물렀다.“아이고, 우리 아기. 이렇게 고생을 시켜서야... 누가 알았겠니, 그 여자가 갑자기 돌아올 줄은.”“어머님, 전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박연우는 얌전히 웃으며 본능적으로 아랫배를 살짝 쓰다듬었다.그 모습을 본 최현숙이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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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설희가 그 낡은 집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자 송시운은 진심으로 화가 난 눈치였다. 돌아오는 길 내내 그는 단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았고 집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얼음장 같은 침묵만이 감돌았다.아들이 불쾌한 표정을 하고 있는 걸 본 최현숙은 곧장 임설희를 노려보았지만 임설희는 그런 시선을 무시한 채 조용히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다.저녁이 되어 내려왔을 때, 송영석과 송시운은 보이지 않았다. 식탁에는 최현숙만이 앉아 있었고 그녀의 자리엔 아예 수저조차 놓여 있지 않았다.“내가 보아하니 네가 배가 별로 안 고픈 것 같아서 아줌마한테 네 밥은 따로 차리지 말라고 했어.”“그래요?”임설희가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떨군 그때, 마침 윤미정이 주방에서 음식을 들고나오자 임설희는 여느 때처럼 다가가 접시를 받으려 손을 뻗었다.과거엔 늘 임설희가 함께 나서서 식사를 준비했기에 가정부도 그녀가 돕겠다고 나선 줄 알고 자연스레 음식을 건넸고 그 순간 임설희는 일부러 손을 뒤로 빼며 접시를 놓쳐버렸다.이내 접시가 그녀 손에서 미끄러져 식탁 앞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졌다.“너 지금 뭐 하는 거니!”최현숙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접시 하나 제대로 못 드는 애가 우리 송씨 가문에 시집와? 아이고...”“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임설희는 순진한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한 척하다가 바로 주방으로 달려가 새 접시를 꺼내 들고 돌아왔다.그리고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담아 접시에 올리더니 그대로 최현숙 앞에 툭 하고 내려놓았다.“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드세요. 아주 아까워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너 지금 나한테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먹으라고 하는 거야?”최현숙의 얼굴이 분노로 붉으락푸르락 푸르딩딩하게 변해가는 걸 지켜보며 임설희는 여유롭게 손을 씻고 계단을 올라갔다. 발걸음은 가벼웠고 표정엔 실실 웃음까지 돌았다.다음 날 회사에 도착했을 때, 문지원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다 그녀를 발견하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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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부서로 돌아오자마자 동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로 쏠렸고 모두의 얼굴에 걱정과 당혹스러움이 뒤섞여 있었다. 임설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말했다.“나, 해고당했어.”순간, 탄식이 새어 나오고 놀란 기색과 분노가 뒤섞인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문지원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달려오더니 소리를 높였다.“부장님이 회사를 위해 해낸 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은데요! 지금 이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것도 전부 부장님 덕분인데 그런 분을 이렇게 해고한다는 게 말이 돼요? 이건 진짜...”그녀는 끝내 입 밖에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말을 꺼내지 않아도 이미 모두의 머릿속엔 그 표현이 또렷이 떠오르고 있었다.동료들 모두 문지원의 말에 동의했다. 임설희가 프로젝트 부서를 맡기 전까지만 해도 회사는 지속적인 프로젝트 부족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과감하게 체계를 정비하고 허황한 프로젝트 대신 소규모부터 착실히 시작했다.그렇게 다시 외부의 신뢰를 하나씩 되찾으며 마침내 성종 그룹과의 대형 협업 계약을 따내며 회사를 단숨에 살려냈다.그렇게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주역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자리에서 잘려 나간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임설희는 문지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괜찮아. 마침 나도 좀 쉬고 싶었거든.”“그래도 억울하잖아요!”문지원은 입술을 삐죽이며 진심으로 분개했다.그러자 임설희는 손을 털며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됐고, 다들 기운 내자. 오늘 저녁 내가 쏠게. 하나는 내가 해고된 걸 축하하고 또 하나는...”그녀는 말끝을 흐리더니 그녀의 사무실에서 막 걸어 나오던 박연우에게 시선을 돌려 환한 미소를 지었다.“또 하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 박연우 씨가 우리 부서를 공식적으로 맡게 된 걸 축하하기 위해서야. 이제 너희의 새로운 부장이 되실 분이야!”박수를 치며 유쾌하게 분위기를 띄웠지만 직원들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리더가 바뀌면 예전처럼 자유롭고 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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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회식이 끝난 뒤, 동료들은 하나둘씩 만족스럽게 자리를 떠났고 결국 남은 사람은 문지원뿐이었다.짧은 단발머리에 가죽 재킷,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그녀는 겉보기에는 완전히 쿨한 언니처럼 보였지만 임설희 앞에서는 누구보다 잘 안기고 애교도 많은 아이였다.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문지원은 임설희 팔에 얼굴을 파묻고는 도무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부장님, 날 데려가요. 앞으로 매일 부장님을 못 보면 무슨 낙으로 회사 다녀요...”임설희는 기가 막힌다는 듯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너 도대체 나이가 몇이야?”“어쨌든 부장님보다 어려요.”“맞아. 그러니까 앞으로 힘든 일 생기면 꼭 나한테 전화해.”항상 쿨하고 당찬 문지원의 눈가가 빨개졌다.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혀 억지로 눈물을 참았다.“부장님, 박연우 씨... 좋은 친구 아니에요. 조심하세요.”그녀는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임설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내 말 가볍게 듣지 마요.”“나 바보 아냐.”“물론 아녜요. 부장님은 똑똑해요. 하지만 아무리 똑똑해도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배신은 피하기 어려운 법이에요.”어린 동료의 진심 어린 말이 뼈를 때렸다. 아무리 자신이 눈치 빠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해도 믿었던 사람의 배신 앞에서는 누구나 무방비가 되니까.역시, 방관자의 눈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그렇게 문지원을 배웅하고 돌아서려던 찰나, 이번엔 박연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계산서를 빼앗아 결제를 한 것도 그녀였지만 사실 임설희는 이미 2억이라는 성과금을 전부 팀원들에게 나눠준 상태였기에 박연우가 낸 이 밥값 정도로는 사람들 마음을 얻기엔 역부족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설희야, 택시 타고 갈 거야?”박연우가 다가오며 물었다.임설희는 대답하지 않고 대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오늘 너 술 안 마셨더라. 건배할 때도 잔에 든 건 물이었어.”박연우는 순간 멈칫하며 대답했다.“그게 그냥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아서...”“아니야. 분명 뭔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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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 립스틱 누구 거야?”임설희가 손에 든 립스틱을 들이밀며 따지자 송시운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고 순간적으로 룸미러 너머 조수석에 앉은 박연우를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짧았지만 당황과 초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그리고 박연우는 마치 잘못을 들킨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며칠 전에 비서가 이 차를 썼거든.”송시운은 최대한 태연한 척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마 그때 조수석에 누굴 태운 모양이지. 내가 내일 한 소리 해야겠다.”임설희가 날카롭게 되물었다.“정말이야?”“믿기 어려우면 내일 비서 불러서 네 앞에서 직접 해명하게 할까?”그 말에 임설희는 슬쩍 눈꼬리를 풀며 고개를 저었다.“굳이 그럴 것까진 없어.”“여보.”송시운은 한층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세상 어떤 남자든 의심해도 돼. 하지만 나만은 아니야. 난 널 제일 사랑하니까.”“제일?”임설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렇게 말하는 거 보면 사랑하는 여자가 더 있다는 말처럼 들리잖아?”그제야 송시운은 다급히 말을 고쳤다.“아, 말이 헛나왔어. 제일이 아니라 난 오직 당신 하나만 사랑해.”임설희는 마치 그 말에 기분이 풀린 듯 립스틱을 다시 쳐다보며 중얼거렸다.“이거, 연우가 자주 쓰는 브랜드인데.”그 말에 박연우의 어깨가 한 번 더 움찔했다.“그, 그래?”“응. 양 비서 여자친구 센스 괜찮은데?”차는 어느새 박연우가 사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고 임설희는 송시운에게 그녀를 꼭 집 앞까지 데려다주라고 했다.두 사람이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임설희는 슬쩍 고개를 젖혀 박연우의 집 창문을 바라보았다. 불이 켜지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지금쯤 둘이 껴안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겠지. 내가 계속 몰아세워서 진땀 뺐을 테니까.’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송시운은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내려왔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지하 주차장에 차가 멈추자마자 임설희는 갑작스럽게 몸을 돌려 그의 허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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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그런 사랑이라면 싸구려도 이런 싸구려가 없고 뻔뻔하기 짝이 없지.’임설희는 그런 사랑을 눈곱만큼도 원하지 않았다.그리고 박연우는 입으로는 ‘가장 친한 친구’라며 혀를 놀리면서 실제로는 친구라는 이름 뒤에 온갖 배신을 감추고 있었다.“이 두 사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임설희는 자신이 받은 상처와 분노를 고스란히 돌려줄 생각이었다.다음 날 아침.임설희는 송씨 가문 식구들과 함께 아침 식탁에 앉았다.그 자리엔 얼음장 같은 기류가 감돌았다.최현숙은 아침부터 눈에 불을 켜고 그녀를 노려보더니 끝내는 삐딱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요즘 자기 분수를 몰라도 한참 모르더라. 회사에 자기가 없으면 못 돌아가는 줄 아나 봐.”“혹시 우리가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매달릴 거라고 착각이라도 했나? 퍽이나.”“참, 예전엔 너무 오냐오냐해줬어. 개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엄마!”송시운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나섰다.“그만 좀 하세요. 빨리 아침이나 드세요.”“내가 며느리에게 한두 마디 못 하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임설희는 잔잔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가르침 감사합니다, 어머님. 저는 워낙 무능해서요. 회사에 큰 계약 하나 못 따냈고 수익도 제대로 못 안겨줬으니 아버님께서 절 자르신 건 백번 옳은 선택이었어요.”그 말에 최현숙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그나마 눈치는 있네.”하지만 그다음 임설희의 말에 그녀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런데 아직 넘기지 않은 자료가 좀 있어서요. 예를 들면 성종 그룹의 플라자 거리라든가, 건우 건설의 고급 빌라 단지 프로젝트, 그리고... 아, 금원 그룹 쇼핑몰 프로젝트도 있네요.”그녀는 송영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아버님, 굳이 제가 인수인계까지 할 필요는 없겠죠? 어차피 다 작은 프로젝트들이잖아요.”송영석의 얼굴이 굳어졌다.“그건 네 책임이야, 당연히 넘겨야지. 마무리는 제대로 해.”이번엔 임설희의 시선이 최현숙에게 옮겨갔다.“어머님은 아마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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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임설희는 교통체증을 뚫고 간신히 금원 그룹 건물 앞에 도착했지만 막상 도착하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실망 그 자체였다.마침, 건물 입구에서 흰색 마이바흐에 타는 검은 정장의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저 남자가 바로 ‘한번 보기만 해도 사랑에 빠질 만큼 잘생겼다’라던 그 김 회장의 아들인가?”그 차가 떠나는 걸 지켜보며 임설희는 입꼬리를 살짝 씰룩였다.“한번 보면 정신 못 차리고 빠져든다고? 자기도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매혹적이라고?”그 남자는 키도 작고 피부는 어두운 데다 생김새라곤 눈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로 지저분했고 마치 진흙탕에서 막 꺼낸 감자 같았다.외모가 거슬리다 못해 눈이 아플 지경이라 임설희는 자연스레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했다. 김 회장 자체가 원래부터 그랬으니까. 작고 까맣고 못생긴 그 유전자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생각하니 그저 고개만 끄덕여졌다.“유전이란 참 무서운 거였네.”그런데도 임설희는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었다. 흙더미 속에서도 꽃은 핀다고 어쩌면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희망 섞인 착각을 했던 자신이 지금은 우스울 뿐이었다.“아, 정말이지 후회되네...”한편, 마이바흐 차 안.검은 정장을 입은 비서는 잘 정리된 회의 자료를 남자에게 건넸다. 간결한 말투로 회의의 핵심을 빠르게 정리해 보고하자 대표라 불리는 사내는 묵묵히 자료를 훑어보고 있었다.그의 피부는 투명한 백옥처럼 매끈했고 화장한 여자보다도 더 고운 윤기를 뽐냈다. 눈썹은 강인하면서도 유려하게 뻗어 있었고 이목구비는 마치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듯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높고 날렵한 콧대, 깊고 냉정한 눈빛과 날카롭고 남성적인 턱선,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에 자연스레 스며든 고귀한 기품까지.비서는 매일 이 얼굴을 봐왔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확인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남자 곁에 서는 순간 마음이 무너졌다.하늘은 불공평했다.그는 그냥,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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