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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Author: 유진
“너, 지금 그 여자 걱정하는 거야?”

강지혁이 대답 대신 되물었다.

“사모님은 한때 나를 돌봐주고 챙겨줬던 사람이야. 그런 사람을 완전히 외면하는 건... 난 못 해.”

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강지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부은 눈가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하지만 네가 지금 그 여자의 상태를 안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혁아, 네가 정말로 사모님께 복수하려는 거라면... 최소한 의사는 불러줘야 하지 않아? 고열이 심하면 사모님 나이에... 정말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

그러자 강지혁은 갑자기 싸늘하게 웃었다.

“그 여자는‘죽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진짜로 죽었어. 그리고 유진아, 넌 진짜 복수가 뭔지 알아? 그 여자는 지금 단지 열나고 아플 뿐이야. 내가 사람을 시켜서 그녀를 피범벅이 되게 한 것도 아니고 혀를 잘라낸 것도 눈을 파낸 것도 사지를 다 부러뜨린 것도 아니야. 난 지금 충분히 자비로운 거야. 내가 더 뭘 어떻게 해야 해?”

그의 목소리는 겉보기엔 차분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분노와 어두움은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임유진이 아니었다면, 강지혁은 그 여자에게 훨씬 더 잔인하게 복수했을 것이다.

임유진은 충격에 숨을 들이켜며 말을 잃은 채, 눈앞의 강지혁을 바라봤다.

그러자 강지혁은 임유진의 뺨 옆 머리카락을 살며시 넘기며 말했다.

“놀랐어?”

“나...”

임유진의 목은 말라붙은 듯했다.

“하지만 유진아, 이게 나야. 진짜 나.”

강지혁은 자신의 어두운 면을 스스럼없이 그녀 앞에 내보였다.

“하지만 넌 날 무서워할 필요 없어. 널 해칠 일은 절대 없을 거니까.”

임유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알아, 넌 나한텐 절대 해 끼치지 않을 거란 거. 하지만 혁아... 정말로, 나 스승님과 사모님 한 번만 보러 가면 안 돼?”

“볼 필요 없어.”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들이 감옥에서 지내고 싶다면, 알아서 걸어 나오겠지. 안 그래?”

하지만 문제는... 사모님은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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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흑 같은 어둠 속. 어딘가에서 누군가 흐느끼고 있었다.누구지? 누가 울고 있는 거야?임유진은 온 힘을 다해 그 어둠을 헤치려 했다.그러다 마침내, 그 깊은 어둠 속에서 조그마한 아이 하나가 엉엉 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아이는 정말 예뻤다. 뽀얗고 보드라운 피부, 새까만 머리카락,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꼭 그녀가 어릴 적 아끼던 인형 같았다.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 눈동자였다. 복숭앗빛처럼 맑고 커다란 눈동자. 이상할 만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이건... 율이? 아니, 아니야. 이건 율이가 아니야.이건... 혁이야.어릴 적의 강지혁.그가 입고 있는 낡은 옷, 분명히 예전에 그녀가 그의 앨범에서 본 그 옷이었다.임유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온 힘을 다해 아이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그 조그만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혁아, 울지 마. 괜찮아. 이제 괜찮아!”그녀는 어린 강지혁을 애타게 달래고 있었고, 곧 들려온 건 여린 목소리의 절박한 외침이었다.“아파! 나 아프다고!”아파?“어디가? 어디가 아픈 건데?!”그녀는 다급히 묻다가 이내 아이의 가슴팍 쪽 옷에서 새어 나오는 선명한 핏자국을 보았다.그리고 그 붉은 얼룩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피였다. 혁이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그녀는 다급히 아이를 살폈고, 그 순간 보게 되었다.가슴팍 옷감 사이로 번져 나오는 선명한 핏자국. 그리고 그 붉은 자국은 점점 더 넓게 번지고 있었다.피였다.강지혁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임유진은 거의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가슴을 눌렀다. 더 이상 피가 새어 나오지 않게.하지만 잠깐 사이, 그녀의 손도 피로 흠뻑 젖어버렸다.절박하고 초조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 순간, 눈앞의 풍경이 휙 하고 바뀌었다.강지혁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스승님과 사모님이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유진아, 네가 요즘 일이 많으면... 현이는 우리한테 맡겨. 우리가 잘 봐줄게.”곧이어 장면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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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님과 사모님, 도대체 어디에 가둔 거야?”임유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뭐야, 지금 나한테 따지러 온 거야?”강지혁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사모님 지금 열이 있어. 그 나이에 고열이 나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혁아, 네가 정말 사모님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려는 거라면, 일단 의사부터 부르자. 치료는 받게 해야지.”임유진이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그러자 강지혁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그래서... 네 눈엔 내가 그 사람들을 감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니야? 그럼 대체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데?”임유진이 되물었다.“난 그저 그 여자가 제대로 반성할 수 있도록 조용한 곳을 마련해줬을 뿐이야. 네 스승님은 언제든 그곳을 떠날 수 있어. 그리고 예전에 내가 어머니라 불렀던 그 사람 역시 떠날 자유는 있어. 하지만 그 문을 나서는 순간, 다음에 가게 될 곳은 병원이 아니라... 감옥이겠지.”그 말을 하며, 강지혁은 살짝 몸을 숙이고 임유진을 내려다봤다.그의 눈빛은 서늘했고 입꼬리는 비웃듯이 올라가 있었다. 마치 임유진의 순진함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임유진은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스승님이 왜 그곳을 떠나지 않는지.그는 아마, 정말로 의사를 부르거나 경찰에 알리는 순간, 강지혁이 사모님을 바로 감옥으로 보내버릴 거라 확신한 것이다.GH 그룹이 보유한 변호사팀이라면 어떤 사건도 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설령 권건우가 법조계의 거물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승산이 없을 수도 있었다.그날의 증거들은 아직도 남아 있을 테니까.“그래도... 그분들 지금 어디 계신지 말해줄 수는 없어?”유진은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그러자 강지혁은 콧방귀를 뀌듯 작게 웃었다.“넌 나한테 약속했잖아. 다시는 그 여자를 위해 날 설득하지 않겠다고.아니면, 그 약속도 그냥 말뿐이었어?”그의 목소리엔 씁쓸한 비웃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64화

    “됐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정말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내가 법정에서 널 변호해 줄게.”임유진이 부드럽게 다독이며 말했다.한지영을 집까지 데려다준 뒤, 임유진은 휴대폰을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그 번호는 라온시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쌓아둔 인맥 중 한 명, 노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설탐정의 것이었다.“해진 그룹의 고은채에 대해 좀 알아봐 주세요. 기자회견에서 백연신과 공식적으로 결별한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연락이나 만남이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 고은채가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도요.”임유진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정중함이 배어 있었다.한 번은 확인하고 넘어가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하지만 스승님과 사모님의 행방에 대해서는 그에게 의뢰하지 않았다. 만약 강지혁이 정말로 누군가를 숨기고 남들이 모르게 하고자 한다면, 아무리 탐정을 써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라 판단 되었다.하지만 스승님과 사모님의 행방에 대해서는 일부러 탐정에게 맡기지 않았다.만약 강지혁이 정말로 누군가를 철저히 숨기고자 마음먹었다면, 그가 짜놓은 수에 아무리 노련한 탐정이라 해도 쉽게 발붙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임유진은 GH 그룹 본사 건물에 도착해 강지혁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었다.마침 복도를 지나던 중, 고이준이 서류 뭉치를 들고 바삐 사무실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고 비서님!”임유진이 불렀다.고이준은 걸음을 멈추고 놀란 듯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사... 사모님? 여긴 어쩐 일이신지...?”“혁이 좀 보려고요. 혹시 급한 일 있으신가요?”고이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제 일은 급한 건 아니에요. 나중에 회장님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그가 조심스레 돌아서려던 찰나, 임유진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고 비서님, 제 스승님과 사모님...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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