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빌릴 수 있는 돈은 다 빌렸는데, 그래서 친구들이 다 차단했어요..”신 회장은 혜준과 혜빈을 바라보며 "혜빈아, 빈아, 너희 둘은? 돈 좀 빌려줄 친구 없니?"라고 말했다."할머니, 모르시는군요. 우리 집안이 파산했다는 소식이 친구들 사이에 퍼진 지 오래였어요. 지금 카톡으로 누구와 얘기해도 나를 상대하지 않는다고요!” 혜빈도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니, 저도 돈을 빌릴 수 없어요..”"아니면 김익수에게 카톡을 보내서 어느 정도 후원해 달라고 해! 한동안 사귀었는데 그 정도는 빌릴 수 있잖아?”“휴우.. 벌써 차단 당한 지 오래예요..”김창곤은 신 회장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친구 같은 거 없어요?"라고 말했다."나?" 신 회장은 어색한 표정으로 "내가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있었다면 이런 걸 묻고 있겠니?”라고 말했다.혜준은 그때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할머니!! 그럼 여기 있는 가구나 전자제품을 좀 팔아 볼까요? 그럼 적어도 밥은 먹을 수 있지 않겠어요??”"최우식 대표가 우리에게 별장을 빌려줬는데, 우리가 남의 물건을 팔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니?” 창곤이 말했다.“안 될 게 뭐가 있어요? 10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살 수 있는데, 그때 가서 TV가 고장 났다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니에요? 게다가, 회사 계좌로 송금할 때까지 기다리면 돈이 생기겠죠! 그때 똑같은 걸 하나 더 사서 걸면 되는 거지!”신 회장은 혜준의 말을 듣고 눈앞이 번쩍했다! "그래! 혜준이 말이 맞다!!”"어때요, 할머니? 중요한 순간에 제 아이디어가 대단하죠??”"좋아, 좋아!” 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먼저 이 TV가 얼마에 팔리는지 알아보고 먼저 당근 마켓인가 뭔가 하는 곳에다 팔아버려!”혜준은 즉시 거실에 있는 큰 TV로 가서 등뒤를 헤집고 모델을 본 후 검색을 해봤다. "아이고, 미쳤네? 이게 400만 원이나 해?”온 가족이 이 액수를 듣고 놀랐다. TV 한 대에 4
최우식 대표는 WS 그룹이 지금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건 알지만, 이 인간들이 이렇게 더럽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최 대표가 그들의 거주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은 다른 뜻이 없었고, 은시후의 눈엣가시가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이 이사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라고는 별장에 있던 가전제품을 파는 것이라니.. 그는 화가 나서 쌍욕을 했다. "이 거지 같은 것들! 수준 떨어져서 정말.. 하! 참..” 비서도 그들과 일을 함께 하기에는 너무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다. "대표님, 그럼 지금 당장 가서 쫓아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지금 쫓아내지 않으면 얼마 후 이 별장은 텅텅 비어 버릴 것 같은데요..?”최우식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확실히 그들을 경멸하지만, 이미 은시후의 옆 집에 살게 되었는데 지금 쫓아낸다면 은시후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당분간은 지켜보죠.. 지금 당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까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람을 보내 계속해서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지금 이 때, WS 그룹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최 대표가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김혜준은 TV를 당근 마켓 어플에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바로 연락이 왔다. 왜냐하면 TV는 거의 새 제품인데다, 50만 원 정도를 할인한 가격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물어본 후, 즉시 물건을 가지러 오겠다고 했다. 김혜준은 즉시 상대방에게 주소를 알려주었고 만나기로 했다.지금 WS 그룹 가족들은 너무나도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 마치 등에 붙어 있는 것 같았고, TV가 팔리면 당장 돈을 가지고 배불리 밥을 먹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한 중년 부부가 TV를 확인하러 왔다. 두 사람은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돈을 주고 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방문객이었으므로 차를 별장 입구에만 주차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부는 김혜준
홍라연은 남편과 함께 자리를 떠날 때 윤우선을 노려보았지만,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김혜준과 김창곤은 간신히 TV를 차에 싣고 판매 금액으로 약 2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김혜준은 기뻐하며 소리쳤다. "히야!!! 드디어 맛있는 거 먹겠네!! 그럼 아구찜 어떠세요??!”“이야!! 좋지~~ 전복이랑 해산물 듬~~뿍 해서 배 터지게!! 먹어 보자고~~!”이 때 신 회장이 말했다. "혜준아, 조금 전에 그 돈은 내게 다오.”이 말을 들은 김혜준은 “할머니, 이 돈은 저에게 맡기세요~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라며 안심시켰다.하지만, 신 회장은 돈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일을 겪었으니 지금은 모든 돈을 반드시 자신이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혜준에게 말했다. "누가 이 별장에서 살게 해줬어? 나야 나! 어서 이리 내!”김혜준은 이 말을 듣자 표정이 한순간 썩어 들어갔다. 김창곤은 이제 어머니가 대장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누구도 그녀의 뜻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 녀석아! 왜 이렇게 할머니한테 고집을 부려? 어서 돈을 드려!!"김혜준은 어쩔 수 없이 돈을 모두 신 회장에게 건넬 수밖에 없었다. 돈을 받은 신 회장은 그제서야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너희들이 먹고 싶다고 했으니 그럼 아구찜을 먹으러 가 볼까?”......늦은 저녁, 생생 아구찜 식당 안. WS 그룹 가족들은 작은 룸을 하나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고, 아구찜 대자를 시켰다. 그들은 지금까지 돈이 없어서 너무나도 힘들었고, 구치소에서 먹은 식사 이외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 눈 앞에 메뉴판을 보니 그들은 지금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이고 두 눈이 팽팽 돌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구찜 대자로는 부족하여 새우, 전복, 낙지, 꽃게 등 해산물을 닥치는 대로 추가 주문했다.룸 안은 따뜻했는데, 식사
자신이 성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홍라연은 아랫도리의 불편함이 더욱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갑자기 당황하며 생각했다. ‘어쩌지? 만약 정말 성병에 걸렸다면.. 남편이랑 다시 만난 지금.. 이걸 숨기기 어려울 거 아냐? 그런데 더 문제는 혹시라도 들키게 되는 거야.. 어쩜 좋아?? 남편에게 옮는다면..?? 그럼 다른 남자랑 잠자리 가진 걸 바로 들키게 되잖아!!’ 홍라연은 당장이라도 내일 아침 일찍 병원에서 진찰을 받기로 결심했다. 만약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다행이지만, 성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서든 빨리 치료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병원에 가려면 접수를, 검사를, 약을 처방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지금 자신은 지금 무일푼에다 병원에 가서 접수할 돈도 없었다.지금 자신은 돈이 없지만, 시어머니에게는 몇 백만 원이 있었다. 그런데 이 돈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홍라연은 신 회장이 자신에게 불만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돈을 달라고 할 때 남편과 함께 뒤에서 작당을 꾸미다 은시후 때문에 돈을 다 날렸고, 신 회장이 분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시어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을 텐데... 그럼 어떡하지? 정말 병에 걸리면 치료를 해야 한다. 그녀는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지??’ 많은 고민 끝에 그녀는 오늘 TV를 팔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 이 별장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가구와 가전제품이 많으니 하나 정도 더 파는 건 눈에 띄지 않을 거야! 그냥 가져가서 팔면 되지 않겠어?? 그럼 시어머니께도 당연히 모르실 거라고!’ 이제서야 홍라연은 마음을 놓았다. 오늘 저녁에 별장으로 돌아가면 물건들을 살펴보고 팔아 버린 후에 바로 병원에 가야지!김상곤이 옆에서 홍라연에게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야? 몸이 안 좋아?"홍라연은 당황하며 "아~ 아니에요! 안 좋은 거 없어~!"라고 다급하게 말했다.김창곤은 더 이상 묻지 않
적혀 있는 글들 중에 맵고 짠 음식은 염증에 좋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홍라연은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 방금 참지 못하고 음식을 이렇게 많이 먹었는데.. 그럼 오늘 밤 더 가려워 지는 거 아니야..?이때 딸 혜빈이 아구와 여러 해산물들을 홍라연의 앞접시에 덜었고, 그 위에 양념을 듬뿍 부어 건넸다. "엄마~~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죠? 어서 이것들 다 먹고 보양하셔요~!!”하지만, 홍라연은 그 많은 양념들을 보고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릇을 혜빈에게 밀며 혼란스러워했다. 가족들의 열로 인해 룸 내부는 점점 더워졌고, 홍라연은 당황한 상태에서 온도가 오르자 온몸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얼른 일어나더니, "나는 배가 불러서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와야겠어요. 다들 맛있게 먹고 나와요~”"엄마, 아직 먹을 게 이렇게 많은데요? 우리 추가 엄청 많이 했단 말이에요!” 김혜준은 밖으로 나가려는 홍라연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하지만 홍라연은 짜증을 내며 외쳤다. "아이구, 배불러! 안 먹는다니까?!!!" 그리고는 재빠르게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따뜻한 룸에서 나오자 홍라연은 간지러움과 쓰라림이 조금 나아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방금 음식을 너무나 많이 먹었고, 따뜻한 룸 안에 불편하게 앉아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예전에 치질에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바로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몇 시간이 지나서 나타났던 것 같았다. 그럼 집에 가서 저녁에 견디기 힘들 텐데.. 그런데 그녀는 하루만에 이 증상이 급격하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랐다. 만약 자신이 정말 성병에 걸렸다면.. 지금 이렇게 마음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어떻게 빨리 나을 수 있겠는가..? 홍라연은 답답한 마음에 감히 그 식당 안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기다리다가 가족들이 식사를 다하고 나오자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길을 걷자 그녀는 증상
오늘 밤은 가족들이 별장에서 지내는 첫 번째 밤으로, WS 그룹 가족들은 모두들 속으로 굉장히 프라이드를 느끼고 있었다. 마침 신 회장은 온 가족들을 거실로 불러들여 거실 중앙에 놓인 호화로운 유럽식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WS 그룹을 경영하고 있을 때의 그 아우라를 다시 찾은 것 같았다! 그녀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녀의 미소는 위엄을 잃지 않고 있었다. 신 회장은 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보고 나서 말했다. "오늘은 우리의 승리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운 날이다. WS 그룹은 아직 다시 날아오르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렇게 첫 발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축하할 만해!”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홍라연의 표정이 안 좋은 것 외에는 모두가 흥분한 표정이었다. 홍라연은 지금 조금 전 먹은 아구찜이 자신의 성병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 회장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저기 혜준 어미야! 너는 이렇게 나이 먹고 이제 움직이기 귀찮으냐? 뭐든 하기 싫어서 그렇게 똥 씹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게야?!”그러자 홍라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시어머니가 이렇게 며느리를 까 내리다니.. 어떻게 표정이 굳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감히 시어머니에게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했다. "아아.. 죄송해요 어머님.. 제가 지금 속이 좀 불편해서요…."신 회장은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래..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노동판에서 좀 고생했다고 한 3년은 굶은 사람처럼 그렇게 음식을 우겨 넣으니 그 위장이 어떻게 견딜 수 있겠어?"홍라연은 답답했지만 "어머님.. 맞아요.."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신 회장은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아하며 말했다. "우리 가족은 이제 시작이야! 그러니 WS 그룹도 예전과 같이 잘 나가는 회사로 다시 재건해야 해! 최 대표가 돈을 입금하면 WS 그룹은 정상 운영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그녀는 김창곤을 바라보며 말했다. "창곤아, 그룹이 운영을
홍라연은 점점 더 아랫도리가 간지럽고 이제는 타는 듯한 따가움도 느껴졌기에 마음이 심란했지만, 이 늦은 밤에 병원을 혼자 갈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병원에 가도 돈이 없으니 내일 먼저 커피 머신을 팔아야 가능할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창곤과 함께 2층의 안방으로 돌아갔다. 2층의 크고 화려한 안방에 들어서자, 김창곤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느끼한 눈빛을 보내며 홍라연을 유혹하려 했다. "여보, 나…."홍라연은 깜짝 놀라 고개와 손을 저으며 소리쳤다. "아냐 아냐~~~ 여보!! 오늘은 너무 피곤해! 그냥 쉬어요~~”“아니 여보~~~~!!! 그러지 마~” 김창곤은 간절한 듯 말했다.홍라연은 이때 이미 머리가 아팠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 "피곤하다고 나! 어후!! 당신 왜 이래?? 어린애 같이?!!”김창곤은 답답했지만 아내가 이렇게 강하게 거부하자 강요하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함께 침대에 누워있었고, 김창곤은 여전히 홍라연을 설득하려 해봤지만 그녀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고, 어쩔 수 없이 김창곤은 잠들고 말았다. 옆에 누운 홍라연은 엎치락뒤치락 하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간지러움은 그녀의 온몸을 더 없이 괴롭게 만들었고, 그녀는 점점 더 당황하며 제대로 병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내일 병원에서 상세하게 진찰을 받아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남편이 자신에게 혹시라도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시후는 아내 유나를 위해 텃밭을 만드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었다. 유나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남편과 함께 텃밭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남편이 시골에 자신을 데리고 가서 야채와 과일을 딸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오늘 밤, 별장 정원에 그녀를 위한 텃밭을 만들어 둘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밤 12시. 임 대표는 시후에게 카톡을 보내 일할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
임 대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은 선생님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제가 더 영광이죠~"라며 감격했다. 그러자 임 대표는 황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구해온 식물들을 합하면 100여 개 정도 됩니다. 그러니 전부 심고 재배를 준비하려면 아마도 꽤 오래 걸릴 겁니다. 그러니 제가 고용한 일꾼들부터 일을 좀 시키시죠? 적어도 내일 아침 5~6시까지는 일을 해야 할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일을 시키시죠.”임 대표는 그러자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손을 까딱였다. "자자!! 여러분 일 합시다~ 식물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심어주시고.. 특히 과일은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일을 잘 처리하시면 제가 상을 많이 들죠. 오늘 일 한 사람들 모두에게 2달치 월급을 제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일을 잘못해서 주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책임을 묻겠습니다!”그러자 사람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열심히 합시다! 우리 임 대표님께서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면 두 달치 월급이 나온답니다!” 그들은 평소에도 한 달 월급으로 돈을 별로 받지 못하는데.. 두 달치 월급을 오늘 하루만에..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었다! 그러자 일꾼들이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일하기 시작했다!시후는 잠을 자지 않고, 일꾼들을 살펴보며 마당에 다양한 식물을 함께 심었다. 별장은 정원이 매우 넓었기에 앞마당과 뒷마당으로 나뉠 정도였다. 그래서 시후는 아예 사람들을 시켜 따로 텃밭을 만들 공간을 정한 뒤에 야채들과 과일들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심도록 했다. 만약 아내가 이것을 마음에 들어 한다면, 식물원처럼 유리장을 짜서 텃밭을 모두 안에 넣은 뒤에 항온항습 설비를 만들 계획이었다. 이렇게 하면 겨울에 눈이 올 때도, 여름에 비가 많이 올 때도 문제없이 항상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유나가 과일과 채소를 직접 딸 수도 있을 테니 얼마나 즐거울 것인가..? 비록 힘이 좀 들긴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