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7천!"“8억 8천!”"8억 9천!!" 진원호는 다시 손을 들었다. “9억!”호가가 사람들 사이에서 몇 번 이루어지다 보니 벌써 9억이라는 돈이 되었고,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금액을 올리고 있었다! 다들 이 회춘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천만 원씩 추가하며 호가를 멈추지 않았다! 수십억을 가진 재산가 역시도 경쟁에 참여하며 거침없이 호가를 부르는 바람에 현장은 이미 들끓고 있었다! 공은찬은 현장에서 가격이 올라갈 때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얼굴을 후려치는 것 같았다. 그는 평생 이렇게 창피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시작에 불과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나중에 자신이 시후와의 내기에서 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인지에 대한 압박감이었다. 설마.. 정말 나더러 손에 장을 지지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호가를 올리고 있었다!이태형 대표, 임 대표, 진원호 대표 세 사람 중 누구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고, 모두들 이를 악물고 서로의 눈치를 보며 가격을 올렸다. 조금 뒤 호가는 10억을 넘어섰다.이제 VIP 테이블 옆에 있는 테이블에서는 두세 명의 사람들만 호가를 올리는 것에 참여했고, 다른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생각했기에 어쩔 수 없이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고가가 10억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호가는 계속되고 있었다. 가격은 계속 올라 11억을 넘어섰다. 아직도 가격을 부르고 있는 사람은 이태형 대표, 임 대표, 진원호 대표 셋 뿐이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사이가 좋고, 시후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모두들 지금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환약은 너무나도 귀중해서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세 사람은 호가를 부를 때마다,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덧붙였다.현장은 경이로운 눈빛을 받는 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임 대표는 11억 천만
임 대표가 13억을 부르자, 진원호 대표도 반드시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이 회춘단과는 절대 인연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자 그는 이를 악물고 "그럼 저는 14억을 내겠습니다!”라고 소리쳤다.이태형은 금액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진원호 대표와 임 대표를 합친 것보다 돈이 많았기 때문에 12억이든 14억이든 그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회춘단은 달랐다. 이건 자신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럼.. 20억에 낙찰 받겠습니다!”이태형 대표의 말에 현장은 술렁이며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6억 5천에서 12억, 그리고 그 돈이 20억까지 변한 것은 엄청난 거액을 건 경매였다..! 현금 20억이라니..? 한 달에 용돈이 천만 원이라고 한다면 20억은 거의 17년 정도 쓸 수 있는 돈이었다..! 이 20억 원을 은행에 넣어 두면 연 5% 금리로 연간 이자만 1억이다.. 즉 한 달에 이자만 해도 800여만 원이 되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 액수이다. 하지만 이태형 같은 갑부에게는 이런 돈은 딱히 많은 것이 아니었다. 이태형은 반평생을 열심히 성실하게 일했다. 돈을 버는 것은 자신이 앞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기 위한 것이고, 더 잘 살게 도울 수 있는 수단일 뿐이었다. 그래서 20억에 회춘단 한 알을 얻는 건 그에게 매우 적절한 투자였다. 그래서 그는 이런 가격을 제시했을 때도 전혀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임 대표와 진원호 대표는 지금 이 순간, 속으로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두 사람에게는 규모가 작지 않은 가족들이 있었다. 그리고 친척들과 함께 일하는 친지들을 합치면 수십 명이 있는데, 즉 수십 개의 입이 자신들의 어깨에 부담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진원호만 해도 자산이 아직 100억 원도 안 되고, 20억 원을 오늘 바로 쓴다면 이를 악물고 일해야 할 만큼 큰 액수였다. 이 자산은 진원호 대표 한 사람에게만 속해 있는
이태형은 감히 이 회춘단을 받지 낳고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아직 돈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회사 재무팀에 전화해서, 즉시 계좌로 돈을 이체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자신의 블랙골드 카드를 꺼냈다. “이건 제 카드인데 이 카드에 입금해주시면 됩니다.”공은찬은 이 카드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건 은행 VVIP들만 사용하는 최고의 블랙골드 카드 아닌가?? 이 카드를 가진 사람은 전국에 다섯 명도 안 될 텐데..? 게다가 블랙골드 카드는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굉장히 중시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대체 이 은 선생이라는 사람은 대체 뭐지..? 어떻게 이 카드를 가질 수 있어? 이때 시후가 공은찬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공은찬 씨, 목걸이는 6억 5천, 제 회춘단은 20억.. 그럼 누구의 선물이 더 가치 있는지 굳이 제 입으로 말할 필요가 없겠죠..?”공은찬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 이런 젠장.. 20억에 저따위 것을 사다니.. 다들 정신이 어떻게 된 것 아니야..? 하지만 아무리 욕해도 소용이 없었다. 어쨌든 자신이 내기를 하자고 말을 꺼냈기 때문에, 그는 사실 지금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자신이 손에 장을 지질 수나 있을 것인가? 더 이상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자신이 계속 버티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독설은 모두 자신이 한 말이니, 사람들 앞에서 농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중 앞에서 재빨리 말을 바꾸는 것은 별거 아니었다. 어차피 자신은 서울에 아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 사람들이 뒤에서 험담을 하는 것도 딱히 두렵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제 그룹이 서울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데, 오늘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체면을 구기고, 또 스스로 한 약속까지 어긴다면, 앞으로 그룹을 무시할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았다.공은찬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안세진이 손에 들고 있던
공은찬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시후와 누구의 선물보다 더 비싼지 비교해서는 안 되었다. 자신의 허세 때문에 손을 못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살짝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안세진까지 이곳에 있으니, 그는 감히 농담이라고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네 그래요.. 제가 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제가 손을 못 쓰게 되는 건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냥 제가 선물한 목걸이를 제가 없애 버리겠습니다! 저.. 송 대표님 제가 드린 선물 좀 빌려주십시오.”민정은 이 말을 듣자 안색이 극도로 나빠졌다..! 빌려 달라니..? 목걸이로 뭔가를 하고, 다시 돌려주겠다는 건가..? 그녀는 불편한 표정으로 급히 선물 상자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아.. 뭔가 하시려면 가져가세요. 다시 돌려주진 않으셔도 됩니다.”공은찬은 이때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은 사람들 앞에서 이 목걸이를 삼켜버릴 생각이었다. 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문제를 일으킨 이 목걸이를 자신이 삼켜 없앨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목걸이를 삼킨 뒤에 다시 깨끗이 씻어서 송 대표에게 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단번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 미안합니다. 송 대표님, 다음에 제가 더 비싼 걸 골라 선물하겠습니다.”민정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도련님 마음은 제가 받겠습니다. 하지만 선물은 더 이상 주실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했다.공은찬은 송민정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고 있을지 알아 차렸기에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시후는 웃으며 "공은찬 씨, 다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뭘 하실 생각인가요? 공은찬 씨가 해주시는 공연을 보고 다들 식사를 하실 생각인 것 같은데.. 어서 해주시죠? 하하하!”라고 그를 재촉했다.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커다란 진주 목걸이를 바라보는 공은찬의 마음은 매우 긴장되기 시작했다. 목걸이를 한 번에는 삼키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아무래
공은찬은 지금 빨리 구토를 하여 이 목걸이를 뱃속에서 꺼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걸이를 뱉어낼 수만 있다면 굳이 수술을 해서 이것을 꺼내지 않아도 될 것이 아닌가..?집사는 급히 "도련님, 저를 따라오십시오. 화장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공은찬은 몸을 일으켜 천천히 집사를 따라갔다. 화장실에 도착한 공은찬은 목구멍을 후비며 끊임없이 구역질을 했지만, 목걸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목걸이 줄이 자신의 목구멍까지 닿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죽어도 구토는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공은찬은 여러 번 구토를 시도했지만, 매번 얼굴이 빨개지고 검붉게 변하기만 했다. 결국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식도와 위장 전체가 너무나도 아파 죽을 지경이었고, 이제는 구토를 계속 재촉할 기운도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목걸이를 토하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은찬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그는 심지어 혹시라도 자신의 장을 막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그룹의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통화 연결이 되자마자 상대방에게 물었다. "박 선생님, 제가 조금 전에 진주로 된 목걸이를 삼켰는데, 구토를 해도 이게 나오지가 않아요.. 만약 장에 들어갔다면, 제가 죽지는 않겠죠..?”"도련님, 목걸이 크기가 얼마나 되나요?”"음.. 달걀 보다는 작은데, 메추리알 보다는 좀 커요.”"뾰족한 곳은 없고요?""그런 건 없습니다.”"하루 정도 자연 배설이 될지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장 운동을 촉진하고 배설을 더 빨리 할 수 있도록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그런데 말이죠, 배설이 안 되면 어떡하죠?”"24시간 안에 배설이 안 되면 좀 지켜봐야 합니다.. 배설이 안 되면 장폐색이 생길 수 있거든요.. 아니면 도련님은 지금 오셔서 진찰을 받으시죠? 조금이라도 이상을 발견하면, 즉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 시각 공은찬을 데려다 준 기사는 잠시 동안의 휴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은찬의 전화를 받고 나서 급히 서두르고 있었다."오늘 밤 평택으로 다시 돌아가야겠습니다.”하지만 기사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며칠 머물다가 집으로 가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벌써 돌아가려고 하십니까?""일이 있어서 그래요. 준비해주세요.”"네, 도련님,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공은찬이 어두운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올 때 집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황급히 물었다. "도련님, 어떠십니까?""어떻긴요? 어때 보이세요? 딱 봐도 별로 같지 않으세요?! 당신 상사에게 말하세요. 저는 먼저 평택으로 돌아가겠다고요.”집사가 놀라 물었다. "예??? 도련님, 벌써 돌아가신다고요? 축하 파티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요..?”"뭐가 말도 안 된다는 말입니까???!" 공은찬은 내심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니.. 이번에 이룸 그룹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오늘 저지른 일들을 보면 정말 도를 넘은 것 같아요!?” 공은찬은 분노하며 연회장을 바로 떠나려고 했다.집사는 공은찬이 몹시 분노했음을 알고 급히 연회장으로 돌아가 송 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송 회장은 공은찬이 떠나겠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쉬움이 얼굴에 스쳤지만 곧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흠.. 공 도련님이 가시겠다고 하니.. 그냥 보내드려요..”송영예는 갑자기 다급해져서, "할아버지, 이번에 처음으로 공심 그룹이 우리와 뭔가 해보려고 사람을 보낸 것 같은데.. 협력은커녕.. 어떻게 그냥 가라고 하실 수 있어요?"라고 따져 물었다."아니 가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억지로 붙잡아 둘 수 있겠냐?""하아....." 송영광은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늘 멀리까지 내다보시는 분이.. 왜 공은찬 씨가 이번에 여기에 왔겠어요? 아직도 짐작 못하시는 건 아니죠?”송민정은 이 말을 듣자 "오빠~ 어떻게 할아버지께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송민정은 어려
이번에 공은찬이 온 속셈을 송 회장은 대충 알고 있었다. 공은찬은 분명 민정의 미모 때문에 그녀를 갖고 싶은 것이고, 또한 이룸 그룹이 공심 그룹을 따르게 만들고 싶을 것이었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그의 모든 목적을 꿰뚫어 보았더라도, 그들의 관심에 무신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가지고 그들이 직접 찾아오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소위 유명 재벌가들과 조금이라도 교류를 하거나 자제들끼리의 혼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재벌가들은 그들을 무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국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알짜배기 기업들이 많이 있다.특히 LCS 그룹의 경우에는 매우 강력한 배경과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딱히 세계적으로도, 국내에서도 그들의 재산이 얼마 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LCS 그룹이 그들의 정보를 드러내지 않는 한, 세계 부호 순위에 감히 그들의 이름을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LCS 그룹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LCS 그룹은 관련된 가족들과 직계 가족만 수십 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들 중 가장 수입이 적은 계열사만 해도 자산이 수십억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가장 수입이 많으면 자산이 심지어 수백, 수천억에 달한다고 하니, 만약 그들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이 그룹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갑부였다. 그들은 국내 최고의 가문인데, 유럽과 미국에서 2,3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재벌가라면, 그들의 재산은 더욱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도 LCS 그룹처럼 조용히 자신들의 재산을 불려 나갈 뿐, 부호 순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공심 그룹은 사실 국내에서는 최고 재벌가가 아니고, 서울에도 아직 진출하지 않은 터라, 관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마 LCS 그룹의 누군가가 오늘 이룸 그룹의 파티에 왔다면 송 회장은 그들과 교류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진작에
송영예의 마음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공은찬과 그들의 공심 그룹에게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은시후에게 아부할 줄은 정말 몰랐다. 송영예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은시후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회춘단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말해, 할아버지는 공은찬과 공심 그룹이 내민 손을 뿌리쳐 버리고 은시후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데.. 이것은 송 회장이 상대방이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렇지 않았으면 은시후가 아니라, 공심 그룹의 손을 잡는 걸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 일은 송영예의 마음 한구석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송영예는 일단 송 회장이 공심 그룹을 포기한다는 것은.. 바로 이룸 그룹이 더 이상 유명해지거나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송 회장이 시후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데, 만약 시후가 회춘단을 한 알만 더 준다면, 그는 더 오래 살 것이 아닌가..? 만약 송 회장이 계속 죽지 않고 오래오래 산다면.. 자신의 아버지는 언제 그룹을 계승하겠는가? 아버지가 이룸 그룹을 물려받지 못하는데, 자신이 언제 이룸 그룹을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송 회장이 30~40년 더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안 그러면 자신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자신은 올해 서른이 다 되어가고, 아버지는 50대 중반의 나이인데.. 30년 뒤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고 해도, 자신의 아버지가 그룹을 물려받을 때면 80대 중반이 되실 것이다. 이 사실은 그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차라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당장이라도 아버지가 이룸 그룹을 물려받으면 자신의 권리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아버지 밑에서 10년 정도 더 버티면, 오히려 자신이 회장이 될 기회가 더 커질 텐데..! 하지만 회춘단이라는 저 약은 정말 극혐이었다. 이것 때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