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지로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 "그럼.. 대체 어떤 남자가 나나코 씨가 생각하는 배우자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지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이토 나나코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선,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아요.""나나코 씨보다 낫다고요? 어떤 부분에서요? 사업? 학력? 성취?”나나코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술 실력이요! 전 여자인 저도 이기지 못하는 약한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거든요.”지로는 난처한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토 나나코..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데.. 이렇게 깡다구 있을 줄이야.. 자신이 무술을 좋아하면 혼자 좋아하면 되는 것이지.. 왜 연애를 하려는데 자신보다 강한 남자를 찾는담..? 나는 매일 회사에서 일하는 터라 힘도 없고 비쩍 마른 몸인데.. 그럼 이미 자신은 기회도 없는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갑자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나코 씨.. 그럼 너무 조건이 까다롭지 않겠어요? 세상에는 좋은 남자들이 많이 있지만, 그들이 모두 무술을 배운 건 아니죠.. 킥복싱이나 격투기를 잘하지도 않고요.. 게다가 무술 쪽의 대가들은 나이가 많을 텐데요..? 당신의 코치 선생님처럼 말이죠.. 나나코 씨는 설마 그런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건 아니겠죠..?"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아니죠~ 저보다 실력이 낫다는 건 저의 첫 번째 요구일 뿐이고, 두 번째는 제 눈에 잘 생겨 보여야 하고, 제 가치관과 그 남자의 가치관이 부합해야 한다는 거예요. 또 나이가 저보다 세 살 이상 많거나 어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요. 그리고 정직하고 착해야 해요.”지로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럼.. 자산은요? 자산은 요구사항이 없는 건가요?”“저는 자산에 대해서는 별 다른 요구사항이 없어요.”지로는 나나코와의 대화 후 갑갑해졌다.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은 자산이었다. 어린 나이에 기업의 회장이 되는 것은 일본에서는 드문 일이기 때문
설아는 수줍게 웃음 지었다. "알겠어요~ 아버지, 그럼 전 은 선생님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걸로 할게요~"시후는 빙긋 웃음 지었다. "제 생각에는 밥을 먹고 나면 신약의 약효를 흡수해줘야 해서, 둘 다 술을 마시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 설아 씨가 나랑 술을 같이 마시고 싶다면 우승할 때까지 기다려요.”설아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아아~~ 은 선생님, 사실 이토 나나코와 붙으라고 하면 전 자신이 1도 없다고요~ 이토 나나코라는 선수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시죠?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 적수가 전혀 없다고 난리예요~”"이토 나나코라는 선수가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래요?”"나나코는 다섯 살 때부터 무술을 배웠는데, 일본 최고의 무술 고수들을 상대해 왔대요. 워낙 어릴 때부터 무술을 배운 터라 다양한 권법을 구사하며, 킥복싱, 이종격투기, 가라테까지 하는 천재적인 선수죠.. 저는 겨우 10살부터 태권도와 여러 운동들을 시작했는데, 나나코보다 5년이나 뒤진 거예요.. 그런 천재적인 선수와 5년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죠.. 그러니 선생님께서 주신 약이 제 신체 기능을 많이 향상시킨다고 해도, 아마 저는 이길 수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체력과 민첩함, 속도 뿐만 아니라 경험과 전술까지 부족한 거니까요.. 경험과 전술은 나날이 쌓이고 조금씩 쌓는 것이기에..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예를 들어 볼까요? 메시나 호날두가 정말 뛰어난 건 기량과 전술 그리고 경험이죠. 몸이 얼마나 좋은 지, 체력이 얼마나 강한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요.. 메시는 키가 작으니 체력이 좋은 선수가 엄청나게 많잖아요..” 설아는 다소 의기소침해하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경험과 기량이 그에 견줄 만한 현역 축구선수는 그 시기에 없었어요.. 요즘은 메시도 나이가 들어서 기략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아 씨의 말도 맞아요. 경험과 전술은 확실히 오랜 실전이 필요하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나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케이~ 그럼 지금 약을 복용해봐요. 내가 옆에서 약의 힘을 빨리 흡수하도록 안내할 테니까.”라고 말했다.이 신약은 신체의 부상을 치료하는 좋은 약이며, 약간의 영기를 품고 있으므로 약효가 질적으로 높아졌다고 할 수 있었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대부분 병든 곳이 있으며 장기와 몸 여러 곳들이 퇴행이 있으므로 복용하면 딱히 지도를 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바로 약효가 작용하여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몸은 건강하고 장기도 일반적으로 건강하기에 이럴 때 신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강한 약효 때문에 도리어 흡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의 몸을 스펀지에 비유한다면 중장년층의 몸은 이미 수분을 많이 잃어 말라가기 시작한 스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물을 충분히 주면 손실된 수분을 빠르게 보충해 스펀지가 원래 대로 회복되는 것처럼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의 몸은 딱히 별 다른 부상이 없다면 물이 고여 있는 스폰지와 같다고 할 텐데,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수분을 공급한다면 흡수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자칫하면 흡수되지 않는 약효가 몸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처음에 시후가 설아에게 약을 준 것은 혹시라도 설아가 다치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 이 약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보험 삼아 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약으로 체력과 근력을 향상시켜 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녀의 몸이 반드시 약효 흡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설아는 약을 상자에서 꺼낸 다음 시후를 보며 얌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제가 약을 바로 먹으면 되나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양반 다리를 하고, 바로 약을 먹으면 돼."설아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며 부드러운 트레이닝 매트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신약을 입에 넣었다. 이 약의 약효는 매우 순수한 기운의 결정체이기에 설아는 약을 입에 넣자마자 마치 강렬한 난류가 그녀의 오장육부를 타고 소용돌이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시후는 설아가 약효를 흡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때, 일부러 약간의 영기를 써서 소리 없이 촉촉한 봄비처럼 조용히 설아의 온몸을 촉촉하게 적시도록 했다. 시후가 도와주자 이 환약의 효과는 더욱 강력 해졌고, 설아의 체력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근육, 힘줄, 뼈를 포함한 오장육부의 능력을 모두 크게 향상시켰다.설아는 수년간 무술을 익히기는 했지만 결국 평범했고, 영기는 일반인들을 위한 만병통치약보다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드러냈다. 이제 설아의 체력은 이미 다른 사람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게 되었다!시후가 설아에게 성공했다고 말하자 설아는 숨을 길게 내쉬더니 황급히 일어나 샌드백 앞으로 가더니 몇 벌의 타격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자신의 체력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몰랐기 때문에, 샌드백을 때릴 때 온 힘을 다해 타격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녀의 주먹이 닿은 샌드백이 ‘팡!’ 하는 소리를 내더니 터지고 말았다..! 설아는 평소에 최고급 복싱 샌드백을 사용해서 훈련을 했는데, 이 샌드백은 물소가죽으로 제작돼 매끄럽고 질기며 장기간 사용해도 변형되지 않으며 타격으로 인해 파손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설아의 힘은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그녀의 체력은 일반인들에 비해 이미 질적으로 엄청나게 향상되었기에 한 방의 주먹도 힘이 몇 배나 향상되었던 것이다!샌드백이 자신의 주먹 때문에 터져 고운 모래들이 땅에 쏟아지는 것을 보고, 설아는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았다. "선생님.. 제 주먹이 어떻게 이렇게 힘이 세졌죠..?!""신약을 복용했기 때문이지? 하하! 내가 만들었던 신약은 부상에서 설아 널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력을 좋게 만들고 신체 강도를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했었어.”"세상에..! 이 약이 제가 5년 동안 열심히 연습한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약이 있죠..?”시후는 고개를 끄
설아는 급히 "그럼 선생님이자 코치님! 모레 제 시합에 꼭 오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찡긋 윙크를 했다."걱정 마, 꼭 갈게!"......이 시각, 성수동.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하트.빅하트 소속 연예인 혜리가 스튜디오에서 패션지 커버 촬영을 하고 있다. 패션지 표지에 모델로 발탁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그녀에게는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촬영장 속 혜리는 샤넬이 맞춤 제작한 블랙 앤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저 멀리서 빛나는 별처럼 멀리서 지켜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 없는 신비함을 발산하고 있었다.사진 작가는 연속 촬영을 한 뒤 혜리는 마침내 오늘의 업무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메니저가 다가와 따뜻한 물 한 컵과 고바야시 제약의 약 한 봉지를 혜리에게 건네 주었다.혜리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잠시 짓더니 즉시 미지근한 물로 약을 먹은 뒤에야 조금 안도하는 듯한 얼굴이었다.이 때, 사장 양형석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혜리야, 오늘 스타일링 기가 막힌다! 또 이번 호 나오면 팬들이 환장하겠어?! 아마 지난 호보다 10배는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치?”혜리는 가볍게 한 마디 했다. "대표님, 당분간 이 사진은 잡지에 전달하지 마세요. 사진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양형석은 이 말을 듣고 급히 아첨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왜~~! 잡지에서 자꾸 너를 불러서 모델로 세워 달라고 한 건데~ 내가 결정한 게 아니잖아! 왜 그래~""그럼 잘 돌려서 거절을 하셨어야죠.. 매번 제가 모델로 나올 때마다 대표님이 잡지사와 잡지 가격을 올리고, 이렇게 계속 잡지 가격을 올리시면 팬들에게는 큰 부담이에요. 저는 팬들이 돈을 헛되이 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요.”"그게 왜~?” 양형석은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아니 팬들이 널 좋아하니까 비싼 돈을 쓰면서도 널 보려고 하는 건데. 그게 뭐가 나빠? 얼마전에 그.. 사극 드라마 뭐냐..
촬영이 끝나자 혜리는 양형석에게 "대표님, 괜찮으시면 전 먼저 들어갈게요.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라고 말했다.양형석은 다급하게 "아직 속이 안 좋아?"라고 물었다."그동안 미국에서 촬영하다 보니 물이랑 음식들이 적응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촬영 기간도 길어서 속이 많이 상했어요. 한동안 집에서 건강 관리를 할 예정이니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절 찾지 마세요.”양형석이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래.. 걱정 마, 한 달 동안은 집에서 푸욱~ 쉬어.. 다음에 네 아버지 만나 뵙고 사과드릴게. 미국에 가서 촬영하는 동안 내가 요리사를 두어 명 붙여서 널 잘 관리 했어야 했는데.. 모두 내가 잘못했다!”혜리는 손사래를 치며 "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어요, 그럼 저 먼저 갈게요~"라고 말했다."혜리야, 태워줄까?”혜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뇨~ 매니저가 태워줄 거예요~”이때 혜리의 매니저이자 혜리보다 나이가 조금 많지만 기품 있어 보이는 여성이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떠날 채비를 하는 혜리를 만났다. "혜리야, 촬영은 끝났어?"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 찍었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일 안 하고 쉬려고. 일 있으면 좀 정리해 줘~ 회복되면 다시 얘기할게 언니."매니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알겠어. 그럼 앞으로 한 달은 나에게 맡겨~"라고 말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데, 국내에 새로 생긴 제약 회사가 있는데, 위장약을 광고하고 싶어하는데.. 네가 모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네? 너에게 그들의 자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럼 한 달 후에 다시 이야기하지 뭐.”혜리는 알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위장약..을 광고한다고 했어?”"응. 사실 그 약 이름이 뭐더라..? 이라고 하던데.. 회사 이름이랑 제품명을 들었을 때는 딱히 유명한 곳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은 보류했는데..”혜리는 고개를 끄덕였
혜리는 매우 궁금했다. 그녀는 효과도 좋고, 판매량도 좋고, 평판도 좋은 고바야시 제약의 고바야시-S가 사실 한국의 홍삼과 같은 한의학 베이스로 이루어진 약인 것을 알고 있었다. 즉 일제 의약품이지만 그들이 한의학의 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고바야시-S가 국내 제약 회사에서 생산하는 비슷한 종류의 국산 특허 의약품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혜리는 이 이 과연 고바야시-S 보다 효과가 좋을지 궁금했다. 혜리는 매니저에게 "샘플은..? 거기에 샘플로 약이 있어?"라고 물었다."응 줬지?" 매니저는 급히 택배 봉투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약을 전달했다."뭐야? 이 정도 밖에 안 줘?""그러게..? 봉투 안에 작은 쪽지도 들어 있네?”"쪽지에 뭐라고 써 있어?""평소에 위장병이 있거나 속이 불편한 분들은 이 한 봉지로도 충분합니다. 저희를 만난 것이 처음이라 효과가 의심될 수도 있지만 믿고 드셔보세요.”혜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뭐야 이 싸구려 멘트는? 무슨 한 봉지로 충분해? 고바야시-S를 요 며칠 동안 하루에 십여 봉지를 먹었는데, 이 한 봉지로 충분하다고??""그러게.. 이런 후진 멘트로 인기몰이를 한다고..?”혜리는 뾰로통해서 "나는 아직 이 제약 회사를 믿을 수가 없는데? 그래도 약은 한 번 먹어봐야겠어. 대체 얼마나 좋기에 한 봉지로 다 된다는 거야?”라고 입을 삐죽거렸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작은 포장지를 뜯으려 했다."아니야 혜리야!" 매니저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만약에 이 약이 가짜라서 먹고 탈이라도 나면 어떡할 거야? 중국에서 나오는 그런 뉴스의 주인공이 네가 될 수도 있어~ 중금속 과다 섭취로 쓰러지는 그런 거~”"이 약에 대한 설명서 있어? 아니면 승인 문서 같은 거~”"어디 보자.." 매니저는 우편으로 온 자료를 뒤적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여기
혜리는 1g 정도 되는 약봉지를 개봉한 후 순간 코끝을 찌르는 강한 한약의 향을 맡았다. 고바야시-S, 카베진 등은 각자의 향을 가지고 있지만, 혜리는 다른 두 약의 냄새보다 이 의 향이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향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한 부드러움이 있었다.옆에 있던 매니저 지우도 이 냄새를 맡으며 "혜리야, 약 냄새가 뭔가 좋은데? 향료가 첨가된 건 아니겠지?"하고 초조해했다.혜리는 매니저를 힐끗 쳐다보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건 분명 진짜 고급 약재를 사용하는 거라고~ 이 사람들이 좋은 약재를 쓰고 있다는 증거야!"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봉지에 든 약을 입에 부었다. 순간 청량한 향이 그녀의 입안을 가득 채웠고, 혜리는 서둘러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조금 뒤, 그녀는 마치 눈 덮인 바깥을 하루 종일 걷다가 집에 돌아와 차가운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녀는 놀라움에 소리쳤다. "어머!! 이 약 정말 신기하다..?! 속이 확 개운해진 것 같아! 아픈 것도 사라지고!”"그래? 그 정도야? 고바야시-S와 비교했을 때 어떤 게 좋은데?”"당연히 이거지! 일본약보다 훨씬 좋아! 어머!!! 여기 속에 아직 따뜻한 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 이 느낌 너무 좋다.. 요 한 달 동안 내 위가 이렇게 가벼워진 적이 없었어..! 마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고바야시-S를 먹었는데, 매번 고통을 잠시만 완화했을 뿐, 이렇게 완전히 개운해 진 적은 없었어... 이 약 정말.. 대단해!”지우는 혜리의 매니저로서 매일 그녀와 함께 있었기에 혜리가 지난 한 달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혜리가 치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혜리를 진정시킨 것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국산 신제품 위장약이었다."나, 이 약의 약효가 얼마나 가는지 잘 살펴봐야겠어!!”지우는 "그럼 지금 어떻게 할 거야? 집에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