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이토 나나코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줄곧 시후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회상하고 있었는데, 생각이 많아진 뒤에도 그녀는 자신이 무술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녀는 두 배로 노력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반드시 시후가 자신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시후는 영원히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자신은 꼭 행동으로 그에게 자신이 자격을 갖춘 진정한 무술인이 되었음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계속해서 이토 나나코에게 매달리던 고바야시 지로 역시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이토 나나코를 손에 넣고 싶어 안달이 났으며, 앞으로 이치로 제약의 광고 모델을 그녀가 해주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고바야시 S는 킥복싱 결승전의 스폰서이기 때문에 지금이 고바야시 S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바야시 지로는 한국 선수 진설아가 이 경기의 다크호스가 될 줄은 몰랐다..! 그에게는 한국과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될수록 한국 관중들의 관심도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가 우승하고, 중국 선수들이 중간중간 섞여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데, 그렇게 되면 고바야시 S가 이 기회를 빌어 한국과 중국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5위 안에 중국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남은 한국인 진설아 선수가 우승하는 것 만이 자신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이토 나나코의 우승은 사실 고바야시 지로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일본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면,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예상될 것이다. 특히 한국은 반일 감정이 가장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고바야시 지로는 이토 나나코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다. 그러니 그녀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분명 다음
광고 촬영이 끝난 후, 광고 회사 직원들은 즉시 사진 자료를 가지고 돌아가서 후반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고, 시후와 이학수 대표는 버킹엄 호텔로 은서와 매니저를 데려갔다.은서는 어쨌든 국내 최고의 톱스타이기 때문에, 그녀의 업무 스케줄은 꽉 차 있었다. 올해에는 국내의 청룡 영화상을 비롯하여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에 많이 초대되었기 때문에, 공식 리허설에 참가해야 했다. 청룡 영화상에 수상을 받는 스타들은 모두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고 많은 톱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영화에 관심이 많거나 매니아 층들은 그들의 소식을 빠르게 얻기 위해 노력했다!게다가 은서와 같은 스타들은 청룡 영화상에 초청 받았지만, 칸 영화제를 비롯하여 베니스 영화제와 같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그녀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의 여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따라서 방송계에서도 그녀는 늘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고 국내 팬들 역시도 그녀의 이번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많은 스케줄로 바쁘게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10년 넘게 찾던 시후를 이제서야 만났으니, 당연히 며칠 더 같이 있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연말 프로그램은 전 국민이 주목하는 파티와 같은 프로이기 때문에, 은서도 감히 출연을 고사할 수 없었다.저녁 식사 자리에서 은서는 시후에게 다시 물었다. "오빠, 나 이제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아마 내일부터는 같이 있을 수 없을 거야.. 다음 주에 나랑 아빠를 보러 집에 들를 거지..?”"응. 그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바쁜 일 마치면 다음 주에 꼭 갈게~”그러자 은서는 환하게 웃음 지었다. "그럼, 내일 먼저 돌아가서 기다릴게! 후훗!""그럼 아저씨와 집에서 보자?! 하하하!”"시후 오빠, 그럼 내일 나.. 잠시 만나
다음 날.. 은서는 아침 8시 30분에 아버지가 요양하고 있는 집으로 돌아 간다고 했다. 반면, 킥복싱 경기의 4강전은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그래서 시후는 먼저 은서를 배웅한 뒤에 체육관에 가서 설아의 경기를 볼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시후는 아침 일찍 장인 김상곤을 찾아가 "장인 어른.. 혹시 오전에 차를 쓰실 건가요? 안 쓰시면 좀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오전에 일이 좀 있어서..”라고 말했다.김상곤은 웃으며 "아 그래? 오전에 우리 골동품 협회가 노인대학에 가서 골동품 감정 강좌를 열기로 했어~ 하하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상곤은 시후에게 "오케이"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래서 시후는 순식간에 깨달았다.. 분명히 지난 번 골동품 협회에서 활동하면서 노인 대학에도 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장인어른이 한미정과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마침 장모님이 그를 의심하지 않아서 장인어른이 이 기회에 한미정과 더 많이 접촉하려고 하는 것임을.. 이번 노인대학 강좌는 말할 것도 없이 한미정을 위해 개설한 것이다.그때 마침 윤우선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는데, 이 말을 듣고 경멸하듯 입을 삐죽거렸다. “하루 종일 놀기만 하는 그런 골동품 협회에 가면 뭘 하는 거야? 거기에 가면 돈이 나와 뭐가 나와?!”"네가 뭘 알아! 나는 지금 골동품 협회의 상무이사야!! 회장님이 다음에 나를 부회장으로 추천할 것이라고 했어! 그때가 되면, 나 김상곤은 인사동에서도 알아주는 골동품 협회 부회장이 된다고!”그러자 윤우선은 코웃음을 치며 소리쳤다. "어이구.. 제발 쓸데없는 짓 하고 돌아다니지 좀 마!!! 돈이나 떨어지면 모를까! 골동품 협회에 들어가기 전에는 골동품을 팔아서 차익을 얻기라도 했는데, 어떻게 협회에 들어간 이후로 돈을 벌었다는 말이 들리지가 않아? 혹시 나 몰래 비상금 숨기고 놀러 다니는 거 아니야?"김상곤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윤우선!!! 잊지 마, 우리 둘은 지금 별거 중이야!? 그리고 네가 지난 번에 도박으로 돈을 다 날린 후
그러자 김상곤은 황급히 찌질한 자세로 윤우선에게 말했다. "아니, 무슨 일이든 소란을 피워서 해결하려고 해?”윤우선은 냉담하게 말했다. "아니 이 집안의 돈을 네가 다 책임진다는데! 그럼 내가 관여할 자격이 없잖아? 그럼 내가 소란이라도 피워서 해결해야지, 아니면 뭘로 이 집에서 내 지위를 굳힐 수 있겠어?"김상곤은 자발적으로 꼬리를 내리며 말했다. “어휴.. 그래 내가 말을 잘못했다! 그래 돈 관리해, 돈 관리! 됐지?!”윤우선은 그제서야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오호호호!! 내가 관리할 자격이 있다고 했으니 이제 권력을 행사할 거야 김상곤! 그럼 솔직히 말해봐! 지금 수중에 돈이 얼마나 있는 거야?? 나 몰래 골동품 팔아 돈 벌었다고 나한테 말 안 한 거 아냐?"상곤은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비상금이 있기는 어디 있어!!!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 돈이 하나도 없다! 골동품 협회도 전혀 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전에는 골동품을 팔아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은 기회가 없어! 최근에 서화를 몇 점 받았는데 전부 사기 당한 거나 마찬가지라서, 경매에 팔려고 내놓았더니 전부 돈 안 되는 가짜 였어!!” 그리고 김상곤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예전에 그 장 사장도 요즘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하아아.. 그를 몇 번이나 찾았는데.. 그 인간이 늘 좋은 가격에 물건을 팔았는데, 찾으려고 해도 전혀 찾을 수가 없어!!”시후는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에 자신에게 아부를 하기 위해 큰 돈을 들여서 장인으로부터 쓰레기 몇 개를 받아갔는데, 사실 이건은 장 사장에게는 모두 엄청난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이렇게 일을 한다면, 그에게는 큰 손해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당연히 어떻게든 장인을 피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장인어른이 그를 찾으려 한다면, 틀림없이 온갖 수단을 다 써서 꼭꼭 숨어 있을 것이다.하지만 김상곤의 말을 믿지 않은 윤우선은 "휴대폰 뱅킹, 카톡, 모바일 통장을 다 열어
"너..?!" 김상곤은 화가 나서 두 눈이 빨개질 정도로 열이 올랐다..! 그는 윤우선의 대책 없는 고집에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이다.그러자 갑자기 시후가 입을 열었다. “자자, 두 분 아침부터 이렇게 싸우지들 마세요..”윤우선은 시후를 보고 이내 얼어붙었다. 예전에 김상곤을 욕할 때 시후가 끼어들기만 하면, 시후에게 삿대질을 하며 그를 욕했을 텐데.. 하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았다. 사람들이 시후에게 풍수를 봐 달라고 하는데 지금은 집에 돈이 없고, 이 별장도 시후가 구해준 것이니, 시후가 오히려 이 집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윤우선은 시후에게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시후에게 잘 보이고, 시후가 화나지 않게 해야 했다. 그러자 그녀는 김상곤을 노려보며 말했다. "사위가 너 대신 말하지 않았다면 오늘 나는 너와 끝도 없이 싸웠을 거야! 사위 체면을 봐서 한 번만 봐줄 게!!” 그러면서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래 은 서방, 오늘 아침을 내가 해줄까?”시후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음.. 장모님께서 요리를 하실 줄 아는 거예요?”윤우선은 급히 말했다. "어휴, 자네가 우리 집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 집 밥은 다 내가 했어~ 그럼 이렇게 할까? 내가 진짜 계란 말이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지~ 이따가 우리 집 채소밭에서 신선한 당근이랑 파랑 따서 맛이~~있게 해줄게!!”지난 번에 시후가 집에 채소밭을 만든 이후로 그는 채소밭 전체를 이중 유리로 만들어 햇빛을 잘 쬘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비닐 하우스처럼 난방도 해 놓았기 때문에 이제 곧 겨울임에도 텃밭 내부는 봄처럼 따뜻했다. 이는 야채 온실보다 훨씬 더 좋으며 많은 과일과 야채들이 매우 잘 자라는 환경이 되었다.시후는 유나와 결혼한 지 4년이 다 되었지만, 장모님이 해 준 밥은 한 끼도 먹어 보지 못했다. 장모님이 아침을 만들겠다고 나서자 그는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장모님께서 요리를 하신다고 하니 말리
그래서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엄마가 왜..? 왜 부엌에 가서 밥을 짓고 있는 거예요?”시후는 웃으며 "장모님께서 솜씨 좀 보여주겠다고 하시던데요? 계란말이를 제일 잘한다고.. 하하..”라고 말했다.유나는 "우리 엄마.. 맞아..? 엄마가 요리를 하다니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뜰 거야..”라고 말했다.시후는 분명 장모 윤우선이 자신에게 부탁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요리를 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식탁에 앉았을 때 윤우선은 직접 시후를 위해 된장국도 함께 떠주며 빙그레 웃었다. "은 서방~ 내가 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으려나..?”"네 어머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제 능력 범위 안에서 가능하다면 거절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윤우선은 "어머.. 그래? 내가.. 오늘 거울을 보다가 말이야.. 예전보다 많~이 늙은 것 같아서.. 얼굴에 주름이 많이 생기고, 눈가의 잔주름도 점점 뚜렷해져서.. 역시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 다는 게..” 말을 마치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이 장모가 최근에 듣기로.. 요즘 노화 방지 화장품이 좋은 게 있다고 하던데.. 특히 잔주름에 효과가 좋대~ 많은 중년 스타들이 쓴다고 하던데.. 나도 좀 쓰고 싶어서..”유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엄마! 엄마가 말한 그 화장품 세트는 거의 100만 원이에요! 우리 집 경제 사정이 그렇게 좋은 줄 알아요? 시후 씨에게 그렇게 비싼 화장품을 사달라고 하게? 내가 얼마 전에 사준 에스티로더로는 충분하잖아요?!”윤우선은 "에스티로더는 무슨! 내 주름이 그걸로 해결된 것 같아?"라고 말했다."엄마! 에스티로더도 이미 좋은 화장품이에요! 나도 쉽게 쓰기 아까운데! 그리고 제 방 화장실에 가서 제가 쓰는 화장품이 뭔 지 좀 봐요, 모두 국산 브랜드인데, 에스티로더 같은 해외 브랜드 없다고요!”윤우선은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너 같은 젊은 애들
사실 윤우선은 시후의 비위나 맞추며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나쁘다. 재정권이 자신의 손에 없으면, 수중에 돈이 없어 거의 빈털터리로 살아야 하는데다, 이 호화로운 별장은 시후의 명의로 되어 있어,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번 홍라연에게 돈을 다 잃은 후, 윤우선은 현재 가정의 지위가 낮아졌기에 줄곧 자신에게 찍 소리 못하던 김상곤마저 자신과 사이가 틀어져 이제 자신은 쉽게 돈을 얻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윤우선은 자신이 현재 비위를 맞춰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시후에게 더 많은 환심을 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만약 시후가 자신과 사이가 틀어져 별장에서 쫓아낸다면.. 끝장이다! 게다가 오늘 비싼 화장품도 알아봐 주겠다고 하니 바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윤우선이었다.유나는 시후가 어머니에게 화장품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후에게 "여보, 화장품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라고 물었다."내가 풍수를 보고 나서부터 발이 넓어졌잖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어떻게 구현제약의 이학수 대표를 알 수 있겠어요? 그리고, 이학수 대표를 알지 못했다면, 당신도 혜리 같은 유명 스타와 함께 식사할 기회가 없었을 걸요?”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휴..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빚져봤자 좋은 게 없다는 거 알죠? 게다가 엄마가 말하는 그 화장품은 분명 100만 원은 그냥 넘을 텐데.. 우리 같은 경제 상황에는 정말 너무 사치예요.. 그러니 필요 없는데..”라고 말했다.그러자 윤우선은 다급히 "딸! 누가 필요 없다고 했어? 내 사위가 사준다고 하는데, 네가 왜 난리야?”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또 시후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음 지었다. "은 서방! 이 장모의 주름살은 모두 너에게 달려 있다 알지? 그렇지 않으면, 만약 미래에 네 장인 어른이 결국 나와 이혼하면, 나는 그때 가난하고, 얼굴에 주름도 쭈글쭈글한 할멈이 될 거야!”시후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감격했다. “어휴.. 은 서방 자네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위야!! 내가 자네 같은 사위를 얻다니, 정말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한 거야!!"그러자 옆에 있던 장인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사위 시후가 능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윤우선에게 화장품을 반드시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윤우선이 곧 100만 원 상당의 화장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그 때, 마침 시후가 물었다. "참, 장인 어른.. 오늘 차를 쓰실 건가요? 제가 오늘 일이 좀 있어서.. 혹시 차를 안 쓰시면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시후는 곧 은서를 배웅하고 잠실 체육관으로 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좀 불편한 상황이었다.”"그래, 그럼 이따가 자네가 날 노인대학까지 데려다 주라. 오후까지 일이 있어서 일 끝나면 택시 타고 집으로 오면 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밥 먹고 바로 출발하시죠.”라고 말했다.“좋아!”윤우선의 요리 솜씨는 그럭저럭이었다. 계란 말이는 그렇게 좋은 요리 실력을 가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녀는 이번 식사를 간신히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었을 뿐이었다.시후는 장인 김상곤과 식사를 마치고 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시후가 장인의 BMW를 몰고 밖으로 나가자 장인은 옆에서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쿵쿵 치며 말했다. "아이고 은 서방!! 자네 정말 바보지?! 왜 윤우선 그 망할 년에게 그렇게 비싼 스킨케어 제품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런 게 그 인간에게 뭐가 어울린다고!! 어휴!!”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아버님 그냥 그 정도는 별거 아니에요. 게다가 전 친구가 있잖아요. 화장품 세트도 그냥 줄 거예요.”“아이고.. 너무 안타깝다 안타까워!!”시후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장인이 보기에, 윤우선이 먹는 국수도 아까울 테니까.. 하지만 자신에게 이 정도는 별 것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자기가 돈을 쓰기는 커녕 안세진 부장, 임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