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는 가장 최후의 수단이었다. 두 제품의 효능이 비슷할 때 가격파괴를 하면 제 살을 깎아 먹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만약 두 제품의 효능이 많이 떨어질 때 가격파괴까지 한다면, 이것은 자멸을 하는 것과 같다..! 결국 고바야시 S의 약효는 많이 떨어지는 데다가 원가는 보다 더 비싸다! 심지어 일본의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높고, 수출 운송비와 관세 비용도 낮지 않기 때문에 고바야시 S의 생산 비용은 약효가 큰 보다 훨씬 높다..! 만약 두 회사 모두가 가격을 한 상자 당 100원 씩 낮추면, 고바야시 S는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수도 있지만, 은 여전히 이윤이 남을 수 있다..! 그러니 고바야시 지로는 가격파괴라는 단어를 그저 협박용으로 말한 것이지만 정말 실행할 자신은 없었다. 생각해 보니, 그는 자신의 진정한 해결책은 역시 약을 훔치는 것 밖에 없다고 느껴졌다.그래서 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의 차에 돌아오자마자 "내가 준비해 달라고 했던 사람들.. 지금 한국에 도착했어요?”라고 비서에게 물었다."회장님, 제가 이번에 총 16명의 사람들을 모았는데 9명은 다 도착했고 나머지 7명은 오늘 저녁 안에 줄줄이 도착한다고 했습니다.”"좋아요, 좋네요!" 고바야시 지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그들이 오늘 밤 이곳에 매복하게 하고, 그 이학수 대표를 잡은 다음, 모진 고문으로 조제법을 모두 우리에게 불도록 하죠.”그러나 모든 한약은 처방전과 조제법이 매우 중요하다. 처방은 바로 약에 필요한 모든 약재의 종류와 각 약재의 해당 분량이 포함되는데, 같은 10가지 약재의 경우 각 약재의 성분 비율이 다르면 약효도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약재가 많거나 적으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약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독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바야시 지로는 이 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낸다고 해도 정확한 비율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추측과 실험만으론 몇 년 안에 이 약을 제대로 만져보지
국제 대학생 킥복싱 경기가 끝났다.설아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백스테이지에서 시후의 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것은 한편으로는 설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후에게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설아는 자신이 이렇게 세계 챔피언이 될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지금 그녀의 마음은 유난히 설레고 있었다. 설아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렇게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은 선생님이 뒤에서 도와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가 자신에게 준 도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그녀가 시후의 품에 안겼을 때, 진원호와 진동오는 대기실에서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브라탑과 짧은 레깅스 차림의 설아는 시후를 꼭 껴안고 타인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설아는 시후를 끌어안고 그의 가슴에 파묻혀 오열했다. “흐윽.. 흑흑..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거예요~~!!”시후는 설아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능력이 좋을수록 책임도 크다는 말을 명심해야 해. 이 경기에서 이긴 것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열심히 훈련해 다음 올림픽에 대비해야지~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정말 빛나는 영광을 얻을 수 있을 거야~”"은 선생님, 저는 지금까지 올림픽에 참가한 적이 없어요.. 과연 한국 올림픽 위원회가 저를 잘 봐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모든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대한 체육회에서 선발한 것이니까요. 일단 체육회가 먼저 선발하고, 국가 대표 팀에 가입해야만 출전 기회가 생기잖아요..”"하하.. 걱정하지 마요. 올림픽 위원회와 체육회 사람들도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고, 그들은 떠오르는 별인 설아를 놓치지 않을 것이니까.. 그래서 난 올림픽 위원회 사람들이 곧 설아를 찾아올 것이라고 믿어.”"정말요? 은 선생님, 제가 정말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세요??!!”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나는 설아가 그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실
이때 설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은 허공에 날아갔다. 그녀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정말 잘됐네요. 당신의 실력이라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겁니다.” 이 회장은 즐거운 표정으로 대기실을 떠났고, 진원호와 설아는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엉엉 울었다.진원호는 오늘 설아가 이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도 이미 대성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심 매우 기뻤지만, 딸이 국가 대표로 선발되어 다음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원호는 한참을 울고 나서야 눈물을 닦고 시후를 바라보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어휴.. 선생님!! 오늘의 성취는 모두 은 선생님의 도움 때문입니다.. 은 선생님은 정말 우리 집안의 큰 은인이십니다, 어서 절 받으십시오!!”설아도 급히 아버지의 뒤를 따라 무릎을 꿇고 "은 선생님, 저도 정말 감사드려요!! 절을 받으십시오!"라고 말했다.진동오 역시 감히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즉시 무릎을 꿇었다. "은 선생님, 감사합니다..”시후는 싱긋 웃으며 설아에게 말했다. "자, 다들 일어 서세요.. 지금부터 설아는 반드시 두 배로 노력해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요.”울면서 고개를 끄덕인 설아는 "네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반드시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할 것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진원호는 헤븐 스프링스에서 축하연을 베풀고 시후를 초대하려고 했다.하지만 시후는 딱히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집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혼자 체육관을 떠났다. 그도 물론 설아의 승리를 기뻐했지만, 이토 나나코가 아직 부상에서 치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토 나나코의 연락처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화 한 통이면 안부를 물을 수 있었을 텐데..시후는 그동안 담담했던 자신이 왜 이렇게 그녀에게 신경을 쓰는지 이해할 수
고선우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은서의 말에 시후는 급히 물었다. "은서야, 그게 무슨 말이야? 아저씨께서 몸이 안 좋으셔?”"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보다는 조금 안정됐지만, 계속 암세포는 전이되고 있는 것 같아.. 서울에 있는 대학 병원을 왔다가 갔다 하시면서 이미 방사선 치료까지 하면서 쓸 수 있는 약물이란 약물은 다 쓰고 있는데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아..” 그러자 은서는 자신도 모르게 울먹였다. "시후 오빠.. 어제는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한 줄 알아? 나 더러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어.. 흑흑!!! 별 차도가 없으면 아빠가 서 너 달 밖에 살 수 없게 된대.. 흑흑.. 으흑흑흑!!”"은서야, 아니야. 지금 이렇게 슬퍼할 필요 없어. 내가 가서 반드시 최선을 다해 치료할 테니까 걱정 말고 기다려. 아저씨의 상태는 좋아질 거야.”은서는 울면서 물었다. "흐윽.. 그럼 오빠, 언제 올 건데!! 대체!?”시후는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머리를 굴려 보았다. 이제 설아의 경기는 끝났고.. 남은 건 고바야시 지로와 고바야시 이치로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계획대로 고바야시 지로를 이화룡의 개 사육장에 두고 지금 사육장에 있는 이치로를 풀어주어 이치로 제약을 경영하게 한 뒤, 시후는 그와 함께 일본에 가서 이치로 제약의 지분을 시후의 소유로 변경하도록 할 계획이었는데.. 그런데 지금 고선우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하니, 시후는 더 이상 고선우를 만나는 것을 지체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일본으로 가는 일을 잠시 미루고 은서를 만난 뒤에 다시 일본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그러자 시후는 은서에게 답했다. "은서야, 내가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하지만 하루 이틀 정도 밖에 안 걸릴 거야. 그러나 이 일이 끝나면 바로 아저씨와 널 만나러 갈게.”은서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숨을 돌린 후 울먹였다. "시후 오빠.. 흑흑.. 그럼 내가 오빠가 여기 오기만 기다리고 있을 게.. 빨리 와야 해. 아빠가 언제 갑자기 병세가 악화될
시후는 "효과가 있다니 다행이네요?"라며 빙긋 웃었다.그러자 윤우선은 씽긋 웃으며 아부를 해댔다. "우리 은 서방, 이 장모가 자네와 의논할 일이 좀 있는데..”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세요.”"은 서방, 이 스킨 케어 제품 세트가 많기는 하지만.. 내가 하나 하나 다 쓰고 있어.. 그런데 내가 이걸 다 쓰고 나면.. 안티에이징 효과가 예전 상태로 돌아갈까 봐 걱정 돼서 말이야.. 혹시 다 쓸 때 한 세트만 더 얻어주면 안 될까..?”시후는 윤우선의 말을 알아들었다. 윤우선은 아마도 사실 이 화장품 세트를 다 쓰면 피부가 예전으로 돌아갈까 봐 미리 다음 세트를 얻고 싶은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 금액의 화장품은 시후에겐 별거 아니기는 하지만, 윤우선에게 함부로 약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녀가 행동을 잘 한다면, 이 정도는 더 사줄 수 있지만, 만약 못하면 이렇게 비싼 스킨 케어 제품은 고사하고, 몇 만 원 짜리도 사줄 생각이 없었다. 그러자 시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장모님, 이 일은 그때 가서 상황을 보고 말씀드릴게요. 아무래도 반년 정도는 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 때 장모님께서 화장품을 거의 다 썼을 때, 다시 이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윤우선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기에 시후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아무래도 시후는 자신의 플레이를 먼저 살펴본 후에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얼른 웃으며 "은 서방~ 어휴~~ 걱정 붙들어 매~~! 내가 앞으로 집에서 자네가 하라는 거 다 해주면서 지낼 테니까~ 알겠지?? 그리고 은 서방, 이 장모님이 점심에 갈비찜 해놨거든? 이따가 다 먹으면 갈치조림 해 줄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모님, 그럼.. 하나 부탁드릴게요.. 앞으로 식단을 좀.. 전체적으로 개선해 주세요. 늘 집에서 자주 먹을 수 있는 요리만 하지 말고, 가끔 산해진미 같은 것도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려요.. 유나 씨가 힘들게 일하니까, 몸보신을 해줘야 할
시후가 말한 대로 150만 원은 곧 윤우선의 카톡으로 이체되었다.돈을 이렇게 깔끔하게 주니, 윤우선은 사위가 자신에게 한 말은 틀림없이 농담이 아닐 것임을 굳게 믿었다! 만약 유나가 정말 아이를 낳는다면, 은 서방은 그때 가서 돈을 더 많이 줄 거야.. 이런 생각을 하자 그녀는 "어휴.. 저녁에 기회를 봐서 유나랑 얘기 좀 해야겠어.. 나이가 한시라도 어릴 때 빨리 아이를 갖지 않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빨리 낳을 수록 둘째, 셋째까지 낳을 수 있고 얼마나 좋아??! 서른 살 이후에 첫 아이를 가지면 둘째 아이도 늦게 낳아야 하잖아? 그리고 내 생각에는 당연히 딸이 많을수록 더 좋을 거야~ 그렇지 않나..? 요즘 딸이 대세 아니야? 호호호!!”오후가 되자 윤우선은 직접 슈퍼마켓에 가서 고급 식재료를 한 무더기 샀다. 활전복, 마블링이 살아 있는 한우, 신선한 대게 등 엄청나게 질 좋고 신선한 재료들이었다. 한 달 식비가 150만 원이 들어 왔지만 윤우선은 정말 한 푼도 횡령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 행동을 잘 하여 시후가 자신에게 만족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소탐대실 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 먹었다.유나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 돌아왔을 때, 식탁에 가득 찬 푸짐한 요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엄마가 이렇게 비싼 재료를 사고 이렇게 정성껏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김상곤마저 식탁 앞에서 놀라 멍한 표정을 지었다. "윤우선 오늘 왜 이러지? 뭐 잘못 먹었어?”윤우선은 식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면서 "오늘부터 우리 식구에게 매일 더 나은 요리를 잘 먹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할 거야! 호호호! 내가 한 달에 150만 원을 얻게 되었거든!”라고 웃었다.“엄마, 돈이 많아졌어요?? 한 달에 150만 원은 누가 주는데요..?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을 얻으셨어요?"그러자 윤우선은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구, 당연히 우리 사위 시후가 줬지! 시후가 그랬어. 적극적으로
유나는 "아빠, 알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빨리 식사하세요."라고 바삐 말했다.상곤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놈아! 내가 인생 경험을 전수해 주는 거야! 특히 유나 너?! 너무 열심히 일해!! 시후처럼 할 때는 하고 일이 없으면 푹 쉬고, 집안을 좀 더 돌봐야지! 내가 볼 때, 너는 휴가를 좀 내고, 시후와 함께 여행이라도 좀 다녀오면 좋겠다.”시후는 이때 입을 열었다. "그.. 아버지.. 저는 요 며칠 동안 다른 지방에 좀 다녀오려고 합니다..”"에 어디?? 은 서방 어디 가는 거야?" 김상곤은 호기심에 물었다.“안성 쪽에 볼일이 있어서 가는데, 경기도 쪽을 전체적으로 한 번 돌아보려고요.”"에?? 안성에..?" 상곤은 의아한 표정으로 “안성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유나도 의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시후는 자신과 결혼한 후 거의 4년 동안 서울을 떠난 적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안성에 가려고 하는 걸까?? 사실 시후는 확실히 외지에 별로 가지 않았다.이때 시후는 풍수 핑계를 대며 말했다. "누군가가 풍수를 좀 봐달라고 했는데, 새 별장에 풍수를 봐 달라고 해서요.. 하하!”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감격에 찬 표정으로 "은 서방, 그럼 부자라고 했으니 돈도 많이 주겠지?"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가면 아마도 두둑이 챙겨 주실 겁니다. 잘 하면 몇 천만 원 정도 떨어질지도요?”“오마이갓! 그렇게 많은 돈을 한 번에 벌 수 있다고? 은 서방 자네 이렇게 능력이 출중한 지 몰랐구나..! 이 장모가 전에는 정말 보는 눈이 없었어.. 자네가 이렇게 능력이 있는 줄 몰랐어!!”상곤은 윤우선을 힐끗 쳐다보더니, "넌 그냥 늘 은 서방을 무시했지! 이제 알겠지? 은 서방이 아무런 집안 배경이 없더라도 자기 손으로 인생의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말이야!!"라고 호통쳤다.윤우선은 급히 욕을 퍼부었다. "개소리 하지 마!! 예전에 나 혼자 무시했나? 은 서방과 유나가 결혼하기 3년 전, 당신도 무시
유나는 남편의 말에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시후는 풍수를 잘 봐서 요즘 큰 인물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시후가 풍수를 보게 된 뒤로 확실히 집안에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좋은 별장에서 살고 지금처럼 우월한 생활을 할 수 없었을 텐데.. 예전에 유나는 시후가 풍수를 보고 남을 속일까 봐 걱정했고, 시후가 언젠가 벌을 받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는 시후가 풍수를 보고 알게 된 거물들 중 그와 사이가 틀어진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풍수를 보는 능력이 진짜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에, 그녀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러자 그녀는 조용히 당부의 말을 했다.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이곳에는 곳곳에 아주 대단한 인물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그러니 늘 다른 지역에 가면 늘 행동을 조심하셔요. 특히 남과 충돌하지 말고요. 일을 마치면 빨리 돌아와요.”시후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난 절대로 다른 사람과 충돌하지 않고 바쁜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올 테니까 걱정 말아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내가 걱정 안 하게 알아서 잘해요?!””시후는 자신이 안성에서 일을 처리한 뒤에는 일본에 한 번 가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떻게 해서든 이치로 제약을 손에 넣어야만 생산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산능력이 충분하면 간 보호제의 시험 생산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예 유나에게 미리 예방 차원에서 이야기를 꺼내기로 결심했다. "참, 유나 씨, 내가 돌아오면 일본에 다시 한 번 가야 할 것 같아요.”"일본에요?" 유나와 세 식구는 모두 매우 놀랐다."왜요..?? 일본에서도 풍수를 봐 달라는 사람이 있나요?"“하하하!! 이치로 제약의 이학수 대표를 기억하죠?”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죠. 그 풍수 보여줬던 그 대표님 아니에요?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