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갇힌 일본 야쿠자들은 무수한 총구들이 자신들을 향해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다들 저 멍청한 버스 기사들과 싸움을 하려고 이 버스에 올라타지 않았던가..? 왜 갑자기 늑대 굴에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그러자 행동대장은 "젠장!! 안 돼! 매복에 빠진 것 같아! 어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돌려보니 절망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차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행동대장이 당황하며 두 눈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을 때 시후는 냉소하며 물었다. "왜? 내 차에 탔는데도 감히 살아나갈 생각을 해?”행동대장은 황급히 두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무슨 오해가 있습니다! 기사님께 죄송하다고 인사하려고 왔습니다. 조금 전에 잘못해서 길도 막고..”시후는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아이고 개소리.. 당장 쪼그리고 앉지 않으면 네 머리통을 날려버리겠어.”그러자 행동대장은 놀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 제..제가 쪼그려 앉을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급히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른 야쿠자들도 그가 쪼그리고 앉는 것을 보자마자 곧 하나 하나씩 자리에 주저 앉았다. 이때 밖에 있던 고바야시 지로는 버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버스 내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사람을 시켜 서둘러 이학수 대표를 차에 밀어 넣으라고 명령했다. 그때 커브 양쪽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 차들은 버스와 함께 그들을 에워쌌다.고바야시 지로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 아마도 상대방이 확실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던 것이다. 그러자 그는 급히 곁에 있던 아쿠자들에게 소리쳤다. "늦으면 안 돼! 어서 퇴로를 만들어요!" 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이 이미 독 안에 든 쥐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어서 포위를 뚫고 나갈 방법을 찾지
고바야시 지로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주위에서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총성이 멎을 무렵, 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의 주위에 서 있을 수 있는 부하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경악했다!시후는 오늘 밤 고바야시 지로 외에는 아무도 남기지 않겠다고 이미 말한 바 있었다... 그래서 안세진 부장의 부하들 역시 시후의 명에 따라 행동했고 고바야시 지로 외에는 아무도 남기지 않고 처리하는 중이었다.고바야시 지로는 자신의 비서, 자신의 운전기사, 자신이 일본에서 데려온 야쿠자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주변에 피바다를 이루고 있자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으악!!! 제.. 제발..!!! 날 죽이지 말아줘! 나는 일본의 이치로 제약 회장이요!!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돈을 다!!! 다 줄게!!!”그때 멀리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바야시 지로!!! 아무래도 말이야.. 이치로 제약 인간들은 정말 돌 대가리가 아닌가 싶어..?! 늘 이렇게 날 귀찮게 만들고 문제를 일으키니까 말이야.. 안 그래?”고바야시 지로는 이 목소리를 듣자 몸서리를 쳤다..! 곧이어 그의 눈 앞에 시후의 도도하고 수려한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은..... 은 시후.. 선생..?! 어떻게 여기에..?” 그는 이렇게 말하며 멘붕한 상태였기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였다.시후는 그에게 물었다. "이학수 대표는 나와 관련된 사람이고, 구현제약은 내 회사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를 납치하고, 의 제조법을 빼앗고 싶다고 하니.. 내가 당연히 당신을 만나 담판 지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날 멍청이라고 생각한다면 죽은 네 아버지와 형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지!”"예에???!" 고바야시 지로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은 선생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정말 이학수 대표가 당신의 사람인 줄도 몰랐고, 구현제약이 당신의 것인 줄도 몰랐습니다!! 만약 제가 알았다면 때려 죽여도 절대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감히 당신을
고바야시 지로는 시후가 자신의 형을 살려 두었다고 하는 것을 들었을 때 멘탈이 나가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아니.. 그럼 나에게 돈을 100억이나 받고 형을 죽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날 지금껏 속이고 있었다는 건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고바야시 지로, 이렇게 바보같이 굴지 마?! 내가 짜놓은 판에 네가 속아 넘어갔을 뿐이잖아? 이런 거 이해를 못하는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분통을 터뜨렸다."너!!! 너!! 약속을 안 지켰어!! 넌!! 신용을 잃었다고!!”"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네가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다고? 네가 감히?? 지금 넌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내 약의 제조법을 뺏기 위해 내 부하들을 납치하려고 했어!! 그리고 네 형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달려와 내 신약의 조제법을 빼앗으려고 온갖 방법을 썼지.. 그런 인간들이 감히 내 앞에서 약속을 지킨다 안 지킨다 논할 자격이 되나?? 아니면.. 이치로 그룹의 사람들은 남의 것을 훔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해서 그런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자, 그럼 내가 약속을 지켜줄까? 신용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럼 내가 네 형을 당장 죽이라고 명령해볼까?” 그리고 그는 고바야시 지로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그럼 내가 한 말을 지켜주지. 너를 네 형과 만나게 해준다는 약속 말이야..? 네가 네 형을 죽이고 싶다면.. 나는 먼저 네 형을 죽이고, 그 다음에 너를 죽여서 황천길의 동무로 만들어 줄게. 어때? 이 정도면 신용을 회복할 수 있겠나?”고바야시 지로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더니, 즉시 무릎을 꿇고 시후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조금 전 미쳐 날뛴 것 같아요!!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그럼 평생 감사하며 살겠습니다!”시후는 냉소했다. "에이, 진작에 이렇게 했었어야지~ 그럼 함께 가지. 형을 만나게
잠시 후 푸른색 보호복을 입고 장갑과 토시를 낀 남자가 흥분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들어서자마자 그는 시후를 보고 황급히 흥분하여 입을 열었다. “아! 은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고바야시 이치로는 이미 이곳에 오래 머물렀고, 매일 이화룡의 부하 몇 명과 함께 개들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시후가 와서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듣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설레는 감정이 들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오랫동안 지인들이나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시후는 자신의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인이기는 하기 때문이었다.이런 곳에서 지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시후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바야시 이치로 씨, 이제 한국어가 꽤 늘었네요? 이전에는 좀 한국어가 어눌하더니..? 이제 곧 잘 말하는 걸?”고바야시는 쑥스러운 듯 웃음지었다. "요즘에는 매일 개를 키우는 것 빼고는 할 일이 없으니까.. 그래서 남는 시간에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계속 발음을 연습해줘서 꽤 많이 늘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고 이치로를 등지고 벌벌 떨고 있는 고바야시 지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치로 씨, 내가 오늘 아는 사람을 데리고 왔는데, 누군지 한 번 보시죠?”고바야시 지로는 이때 놀라서 온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가 형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이 이치에 어긋나는 짓을 했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처음에 큰 돈을 써서 한국에 있는 친형을 죽이려고 했으니.. 심지어 결국 시후에게 100억이라는 돈을 주고 형의 목숨을 끊어 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을 속였고, 자신의 형이 살아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그는 아마도 형이 자기를 만나면 자신을 죽여 버릴까 봐 두려웠다.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 앞에
얼마 지나지 않아 고바야시 지로는 형에게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몇 번이나 기절했다가 고바야시 이치로의 분노한 주먹에 깨어나기를 반복했다.고바야시 이치로는 지금 굉장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한 때는 주색에 빠져 몸도 약하고 힘 없는 재벌 2세였지만, 그동안 이화룡의 개 농장에서 하루하루 고생하며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물론 싸움의 고수가 되었다고는 감히 할 수 없었지만, 반면 술에 찌들어 위장병을 달고 사는 고바야시 지로는 약해 빠진 몸뚱이를 가지고 있었다.고바야시 지로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이 얼마나 나약한지 깨달았고, 주먹 몇 대를 맞자 거의 반쯤 죽어 있었다. 그는 힘없이 외쳤다. "으윽.. 혀엉.. 제발.. 나 좀.. 나 좀 살려줘.. 우리 형제잖아.. 그러니 나를 좀.. 살려 줘..” 이렇게 말한 지로는 울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치로는 그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다. "개뿔! 형제라고? 형제 같은 소리 하네!! 넌 아직도 우리가 형제라고 생각하냐?! 지로, 넌 어렸을 때부터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했는지 잊었어! 우리가 좀 컸을 때, 늘 다투기는 했지만 한 번도 너를 해칠 마음을 품은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너는??? 넌 내가 친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아버지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를 죽인 죄명을 내게 뒤집어씌우고, 심지어 돈을 들여 나를 죽이려 했어!!! 이런 썩을!! 난 너처럼 짐승만도 못한 동생이 없으니, 오늘 내가 이치로 그룹을 위해 널 내 손으로 죽여 버릴 거야 이 개자식아!!”고바야시 지로는 놀라 울부짖다가 목이 쉴 정도였다. 그러나 이치로는 그런 지로를 동정하지 않았다. 그저 증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시후는 고바야시 지로를 때려죽이려는 이치로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 그를 붙잡고 냉담하게 말했다. "이치로 씨, 당신 동생을 살려 둬요. 지금까지 당신이 했던 일을 대신하게 될 거니까요.”고바야시 이치로는 멍해져서 말했다. "은 선생님, 왜 이런 배신자를
"네?!" 고바야시 이치로와 고바야시 지로 모두 시후의 말을 듣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은시후가 이치로 제약의 지분 80%를 원하다니..?! 미친 거 아니야??! 이건 너무 과한 것이다!! 이건 상어가 먹이 먹자고 입을 벌린 게 아니라, 고래가 입을 크게 벌리고 바다에 있는 모든 걸 삼켜버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고바야시 이치로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은시후가 기껏해야 돈을 요구할 줄 알았는데.. 그렇다면 이를 악물고서라도 주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치로 제약은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르니까.. 하지만 은시후가 80%의 지분을 요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옆에 있던 고바야시 지로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머리를 굴려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은시후가 왜 이치로 제약의 주식을 원하는 걸까? 틀림없이 그는 전력을 다해 을 생산하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어 이치로 제약이 현재 시가총액이 100억 정도라면.. 은시후에게 80%를 줄 때, 80억을 주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형은 개를 사육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얼마 전 출시된 을 모를 것이다. 이 신제품의 약효는 굉장하다고!! 결국 구현제약이 계속 발전하면 이치로 제약의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득이 줄어들면 시가총액도 폭락하게 되겠지... 얼마 안 가 이치로 제약의 시가총액은 반토막이 날지도 모르는 일... 그러면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에 따라 손실도 엄청날 것이다. 만약 이치로 제약이 구현제약과의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 자칫 파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하지만 은시후의 협력을 받아들인다면??? 일단 협력을 하게 된다면 이치로 제약이 맞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은시후에게 회사를 팔게 되는 셈이 되고, 은시후는 이치로 제약의 생산라인으로 을 생산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겠지. 그렇게 되면 비록 이치로 그룹에
사실 이쯤 되었을 때, 두 형제는 이미 뭔가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돈이고 돈이고 뭐고 다 외적인 것일 뿐.. 지금 그들에게 정말 의미 있는 것은 자유와 이치로 그룹의 상속자 신분이라는 것을 말이다! 결국 그들의 손에는 그룹의 지분 10%만 있더라도 평생 배불리 먹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평생 이국 땅의 개 사육장에 갇혀 지내다가는 이번 생은 행복하게 지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선택지를 비교하면서 고바야시 지로와 고바야시 이치로는 앞으로 자신들의 미래가 천당과 지옥을 넘나들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바야시 이치로가 시후에게 지분 90%를 주겠다고 했을 때, 고바야시 지로는 이미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그럼 저와 함께 협력을 하신다면!!! 지분 95%를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고바야시 지로씨.. 안타깝지만.. 당신이 이걸 깨닫기에는 좀 늦었네요. 그래서 이 일은 내가 보기에 당신의 형 이치로 씨와 협력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시후의 말에 고바야시 이치로의 표정은 격앙됐고, 고바야시 지로는 마치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고바야시 이치로는 감격에 겨워 무릎을 꿇고 시후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떨렸고, 두 눈에서는 기쁨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은 선생님!!! 저를 이렇게 믿어 주셔서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당신을 제 상사로 생각하면서 당신이 시키는 대로 모든 걸 하겠습니다!! 흐윽!!!”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절망스럽기 짝이 없는 고바야시 지로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고바야시 지로 씨, 그래도 말이에요.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절망할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당신의 형과 협력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하는 거라서요?!”시후의 말에 두 형제는 긴장한 채 시후를 바라보았다.시후는 이어 말했다. "만약 당신의 형이 잘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
돌아가는 길.시후의 휴대폰에 푸시 메시지가 하나 떴다. 이 푸시는 바로 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이 뉴스를 보고 시후는 급히 화면을 터치하여 기사를 열어 보았다.알고 보니 이토 나나코는 귀국하자마자 도쿄 최고의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확인해보니 내장의 부상이 매우 심하여 한동안은 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고 되어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응급처치를 한 후에야 그녀는 점차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하지만 신체적 부상은 여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언론들은 의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토 나나코가 현재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돼 회복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생명은 부지하더라도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더 이상 링에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에서는 일본 국민들은 이 소식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SNS에서도 이토 나나코가 다시 회복되어 다시 링에 오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글 말미에 따르면 이토 나나코는 몸 상태가 안정되면 교토로 건너가 긴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대중의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되어 있었다.시후는 이 글을 다 읽고 나서 깊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이토 나나코가 경기 중 입은 내상이 확실히 심각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녀와 설아는 전혀 같은 체급의 선수가 아니었기에 부상도 불가피했다. 게다가 사실 그녀는 질 수밖에 없는 경기라면 참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겉보기에는 여렸지만 속은 너무 강한 여성이라.. 그녀는 질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주저하지 않았다..!시후는 한숨을 쉬며 휴대폰 화면을 다시 껐다. 그리고는 차를 몰고 있는 안세진 부장에게 말했다. "부장님, 내일 안성 쪽에 다녀올 테니 서울 관련 일들은 부장님이 잘 처리해주세요.”안세진 부장은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