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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매니저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영화에서나 보던 검은 양복 무리라니...!

설마...! 저 사람이 부른 건 아니겠지?

세 번째 차량에서 박 기사가 내려 매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매니저는 재빨리 그를 맞이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박 기사는 그녀를 무시하고 시후에게 다가갔다.

"도련님, 여기, 말씀하신 돈 준비해왔습니다."

그러곤 박 기사가 손짓을 취하자, 보디가드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007 가방을 줄지어 바닥에 놓고 가방을 열어 보였다.

가방 안에는 하나같이 현금이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거ㅈ... 아니 저 남자가 한 말이 다 사실이었다니....!

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뭐야!

이 와중에 몇몇 사람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박 기사가 데려온 경호원들은 촬영을 못 하게 막고 즉시 사람들을 가게 밖으로 쫓아냈다. 덕분에 사람들은 시후의 뒤통수 정도밖에 찍을 수 없었다.

시후는 현금을 가리키며 무례한 매니저에게 말했다. "당신이 아까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현금을 본 적 없다고 했죠? 그럼 지금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눈이 동그래진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웅얼거렸다. "네, 알겠어요. 이제 알겠으니까...."

시후가 박 기사에게 말했다. "이 가게의 총책임자를 만나고 싶어."

박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소리쳤다. "나, 박상철이다. 지금 트라비체에 있으니까 1분 안에 튀어 와!”

소리치는 박 기사를 보고 겁에 질린 매니저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야! 뭐야! 도대체 뭐냐고!

트라비체의 사장은 한남동에서 알아주는 재력가이면서 '조직'과도 연결돼 있어서 모두가 그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데 사장님을 저렇게 막 대하는 걸 처음 봤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매장 뒤편 사무실에서 중년의 남성이 달려 나왔다. 그는 박 기사를 보자마자 더욱 서둘러 뛰어왔다. "박 선생님, 저희 매장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알려주셨으면 제가 마중이라도 나가는 거였는데..."

그가 말을 채 끝내기 전에 박 기사는 테이블을 내려치며 다짜고짜 고함쳤다. "너네 종업원이 우리 도련님을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 준 거, 알아 몰라?"

박 기사는 시후가 지난 10여 년 동안 너무나 힘들게 살아온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남자는 박상철의 말에 놀랐다.

지금 도련님이라고...?

그는 박 기사 옆에 서 있는 시후의 얼굴을 보기 위해 살짝 시선을 돌렸다. 그는 평범한 20, 30대 젊은 남자로밖에 안 보였지만, 박상철의 어린 주인인 것이다.

남자는 연신 허리를 굽혀 사죄했다. "도련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도련님을 몰라 뵙고...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고 나서 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스태프들을 향해 소리쳤다.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새끼가 도련님한테 막돼먹은 짓을 한 거야!!"

모든 스태프의 시선이 문제의 매니저에게 몰렸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도망가고 싶었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성큼성큼 매니저에게 다가와선 팔을 낚아채 팔을 휘두르자 그녀는 쉽게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감히 우리 도련님한테 그런 실례되는 짓거리를 하고 멍청하게 서 있는 거야?! 당장 무릎 꿇고 사과드려!"

그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그녀는 자세를 고쳐 무릎을 꿇었다.

후회, 수치심, 잘못하면 큰일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불안함.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그녀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땅바닥을 노려보며 "저… 정말 ㅈ… 죄송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 깔보는 짓은 안 할 테니까.. 제발 용서해주세요...!"

시후는 차갑게 여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오늘 배운 게 있나 보네요!"

사장은 그녀와 시후의 낯빛을 번갈아 살피곤, 그녀의 뒤통수를 누르며 소리쳤다. "뭘 잘했다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어! 당장 엎드려 사과드리지 않고!!"

사장은 매니저의 뒤통수를 누르며, 자신도 머리를 숙여 다시 사과했다.

“오늘 일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남자가 고개를 다시 들었다. “넌 해고야! 당장 내 가게에서 나가!”

여자에게 소리치고는 바로 경비를 불렀다. "이 여자 당장 내쫓아!"

“네…? 네?? 아니…. 저….!”

여자는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듯이 입술을 움직였지만, 그것이 말이 되기 전에 경비원들에게 질질 끌려 가게 밖으로 끌려나갔다.

시후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남자를 향해 말했다. "아내에게 이 다이아 목걸이를 선물하고 싶어. 포장해줘."

"아~ 그러신가요! 네! 지금 바로 포장해 드리겠습니다!" 남자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후는 일전에 박 기사에게서 건네 받았던 블랙 카드를 꺼내 남자에게 건넸다. "이걸로 계산해 줘." 그러곤 돌아서서 박상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현금은 넣어 둬도 괜찮아."

남자는 재빨리 끼어들어서 "도련님께서 이 목걸이가 마음에 드신다고 하니, 그냥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공짜로 줄 필요 없어."

"도련님, 제 마음의 표시예요. 부.디. 받아주십시오!" 남자는 쩔쩔매며 말했다.

"도련님, 이건 그의 반성과 사죄의 선물이니 받아 주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다 시후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박 기사. 그럼 선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시후가 목걸이를 받아 들자 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남자가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았다면, 박상철한테서 무슨 일을 당하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몸이 덜덜 떨렸다.

박 기사가 "도련님, 어디로 모셔다 드릴까요?"라고 물었다.

"아니 됐어요." 시후는 손을 저었다. "뒷문이 어디죠? 제가 알아서 갈게요."

구경꾼들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목걸이 하나 사려고 롤스로이스 여러 대가 현금 1억 5천만 원을 전해주러 오질 않나.

트라비체의 사장은 그 목걸이를 한 청년에게 그냥 주질 않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외모의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지?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 오늘 사건과 남자의 정체는 큰 화제가 되었다.

네티즌들은 의문의 남자를 '다이아수저' '보스' '비밀남' 등 여러 별칭으로 부르며, 많은 사람들이 '수수께끼의 부잣집 아들 찾기'란 이름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동영상을 찍으려고 하자 경호원들이 바로 저지했기에, 시후의 모습은 하나같이 제대로 찍힌 게 없었다. 덕분에 많은 이목과 관심에도 네티즌 수사대에 별 진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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