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기 전까지 이토 유키히코의 머릿속에는 다나카 코이치의 말이 맴돌았다. ‘회장님, 머리와 배를 아래 쪽으로만 하지 않으신다면 살아남으실 겁니다..!’ 그래서 그는 힘껏 허공에서 몸을 추스르고 두 다리를 아래쪽으로 하려고 노력하면서 땅에 착지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이토 유키히코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두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다리 부상 상태를 살피지 못하고 곧바로 바닥에서 몇 번 구르며 고가도로에서 추락한 어마어마한 충격을 흡수했다. 곧이어 다나카 코이치 역시도 땅에 떨어져 유키히코와 마찬가지로 다리로 땅에 착지했으며, 몇 번 구른 뒤 멈췄다..! 두 사람 모두는 온 몸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착지를 제대로 한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제야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고, 무릎과 종아리, 발목, 발바닥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나가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나카 코이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두 다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부러진 뼈가 살갗을 뚫고 나와 피가 흘러내려 너무나도 끔찍했다.주변 행인들은 아연실색했고 일부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자 몇몇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다가왔고, 그들 중 한 명은 다급히 물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혹시 구급차를 불러 드릴까요??”유키히코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다리 위에서 누가 우리를 쫓고 있어요..!”사람들이 급히 다리를 올려다보니 고가도로 가드레일을 따라 닌자 6명이 일렬로 서서 멍한 표정으로 다리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닌자들 중 한 명은 어안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리더..! 이거.. 어떻게 할까요?”조금 전까지 방심했던 리더는 절호의 기회가 눈 앞에서 날아갈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5호, 6호! 저 두 명은 이제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너희들도 뛰어내려 저 놈들을 죽여버려!!”5호, 6호라고 지명된 두
그 순간, 나머지 2대의 헬기는 이가 닌자들이 탄 차량 2대를 뒤쫓아 날아갔다.닌자들은 고가도로에 있었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었다. 그들은 차를 몰며 미친듯이 엑셀을 밟고 있었지만, 헬기는 이미 머리 위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할 때, 헬기에 타고 있던 특전사 대원들이 두 차량의 앞 보닛을 그대로 철갑탄으로 격파시켰다!특전사 대원들이 사용하는 철갑탄은 군용 장갑차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관통력이 뛰어나기에 민간인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엔진에 맞는다면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엔진이 망가지게 된다.엔진이 손상되자 차량은 즉시 동력을 잃었고, 차의 속도는 점점 느려져 결국 정지해버렸다. 차에 타고 있던 닌자 6명은 놀라서 문을 열고 내려 머리를 감싸 쥐고 도망치려 하자, 헬리콥터가 다리 위 2~3미터 높이에서 멈추었다. 그 후 특전사들이 재빨리 내려와 검은색 총구를 그들의 머리를 겨눴다.20명의 특전사가 6명의 닌자를 복종시켜 항복시켰고,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는 그 시각,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지금 집에서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마치 도박꾼처럼 집중하여 매우 높은 몰입감에 취해 있었다. 다만, 이번 도박판이 너무 커서, 그는 흥분과 동시에 조금 긴장하며 이 도박판을 운영하다가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했다..!지금,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미 죽었고, 이토 유키히코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죽으면 자신은 이제 일본 비즈니스계에서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가 될 것이다!! 긴장과 흥분이 가득한 그는 위스키 한 잔을 들고 시간을 계산하고는 유키히코가 죽었을 것이라 추측하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암살 책임자인 이가 닌자 리더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갑자기, 통신 장애가 다시 발생했다..! 10분 전 까지만 해도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발신 제한 구역’이라는 알람이 뜨며 전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여자가 자신에게 사건의 경위를 말하자, 그의 온몸은 전율이 느껴지며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집에는 경호원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냥 들어온 거지..!?” 요시토의 집은 늘 경비가 삼엄했다. 남을 해치려는 악의를 품은 사람일수록 방어에 대한 경계심도 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는 혹시라도 남들의 음모를 피하기 위해 집에 20명의 경호원을 배치했는데, 여기에는 여러 소규모 가문의 닌자들도 적지 않게 배치되어 있었기에 방어력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도대체 이 여자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왜 자신은 아무런 인기척도 듣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자 여자는 차분하게 웃음 지었다. "경호원들이 많아도 상관없어요. 그냥 다 죽이면 되죠? 게다가 사람도 많지 않고.. 당신의 가족들까지 포함해서 36명 정도 되었나..? 그런데, 지금은 모두 죽고 당신과 옆에 있는 저 비서만 남았네요..? 그리고 당신은.. 우리 엘에이치 그룹의 부하들을 십여 명이나 죽였으니 당연히 이자는 더 받아야지?"마츠모토 요시토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창백하고 떨리는 얼굴로 소리쳤다. "너.. 너.. 너희들이 우리 가족을 죽였다고?”"맞아."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걱정 마, 우리 그룹은 일 처리를 할 때 꽤 예의를 차리거든.. 당신 부모님, 아내, 아이들, 그리고 남동생, 남동생의 아내까지 모두 독으로 죽어서 피는 흘리지 않았어.”요시토는 두 다리에 힘이 빠졌고, 자신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는 온몸에 핏줄이 터지는 듯한 분노를 느끼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은 죽이지 말았었어야지!!! 대체 왜?! 무슨 원한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를 죽이면 되지! 왜 우리 가족에게 손을 대는 거야!!!!”그러자 여자는 웃으며 물었다. "왜?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님이 언제부터 이런 ‘인정’에 대해
지금의 아내는 마츠모토 요시토와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을 싫어했기 때문에, 요시토는 재혼 후 장남까지 쫓아내고 전처와 함께 살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요시토와 재혼한 부인은 아들 둘을 낳았기 때문에, 그는 요 몇 년 동안자신의 전처와 장남을 좀처럼 떠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요시토는 전처와 아들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조금의 위안을 받았다. 적어도 자신이 죽은 후에 마츠모토 가문의 핏줄이 오늘 밤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자신의 장남은 계속해서 자신의 가문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요시토에게 이보다 더 위로가 되고 다행인 일은 없었다.하지만, 눈앞에 서 있는 엘에이치 그룹 출신의 여성은 마치 그의 생각을 간파한 것 같았다. 이 여인은 갑자기 입을 떼며 물었다. “마츠모토 요시토 씨, 또 다른 아들이 있다고 하던데..? 후후후훗?!”마츠모토 요시토는 깜짝 놀라 말했다. "아닌데..!? 누구한테 들었지?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어머나?! 다들 어른인데 이런 치졸한 거짓말을 해서 망신당할 필요는 없죠~~~ 후후훗!! 당신의 장남의 이름은 마츠모토 다로라고.. 당신이 집안에서 쫓아낸 뒤 성을 바꿨고, 당신 전처의 성을 따라 구로사와 쇼타로로 이름을 바꿨더라고?! 올해로 12살, 도쿄에서 멀지 않은 야마나시현에 살고 있던걸? 내 말이 맞지 않아???"마츠모토 요시토는 그녀의 말을 듣고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잠시 후,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고 ‘쿵’하고 무릎을 꿇은 뒤 소리쳤다. "제발!!! 내 아들을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이제 이 아들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아이도 죽으면 우리 마츠모토 가문은 완전히 대가 끊겨요!!! 그러니 우리 가문에 핏줄을 남겨주세요! 제가 이렇게 머리를 박겠습니다!!” 이 말과 함께 요시토는 자신의 머리를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내려쳤다..!그는 지금 심히 절망하고 후회하고 있었지만, 눈앞에 온 가족의 시신이 놓여 있고 이미 그들을 살릴 방법
이 시각, 도쿄 경찰청.경찰청장은 이토 유키히코 회장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내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한 모금 들이마셨다. "하아.. 이 기이한 날들이 언제 끝나려나..”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 한 명이 급히 말했다. "청장님, 엘에이치 그룹 남매는 아직 못 찾았는데요..!”그러자 경찰청장은 화를 냈다. "아악!!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남매는 아직 생사불명 상태야! 생사불명의 뜻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거지 이미 죽었다는 건 아니라고! 일단 오늘 밤 나의 요구는 간단하다.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나에게 말하지 마! 그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러울 테니까, 일단 나머지는 내일 다시 이야기하지!”그러자 직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청장님,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으니 먼저 집에 가서 쉬십시오.”"그러지." 경찰청장은 담배를 피워 물며 "돌아가서 푹 쉬어야겠어.."라고 말했다. 경찰청장이 건물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뛰어들어와 숨을 헐떡거렸다. "청장님, 청장님!!!!! 큰일 났습니다, 청장님!!!"경찰청장은 당황스러움에 물었다. "뭐야?! 또 무슨 일이야?""마츠......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입니다....!!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의 집에 일이 생겼습니다!!!"경찰청장은 당황하며 물었다. "뭐야?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 이토 유키히코 회장, 이제는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까지!! 숨 쉴 틈이 없잖아!!? 말해 봐!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에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생겼나? 살아는 있나??" 경찰청장은 이제 사람이 살아 있기만 하면 되고, 상처를 입거나 불구가 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자신의 유일한 요구는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이다.그러자 상대방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려 말했다. "청장님..!! 마츠모토 가문에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안에 30여 명이 다 몰살당했습니다..!”"뭐라고오오!?!" 경찰청장은
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어린 시절은 그리 즐겁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재혼하지는 않았지만, 나나코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빈자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또 유키히코 회장은 하루 종일 일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나나코에게 할애할 시간이 워낙 적었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늘 진지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나코는 어린 시절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나나코의 어머니는 대감집 규수였기에 살아 있을 때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나코를 교육했다. 따라서 그녀 역시도 어머니를 따라 다도, 삽화, 자수 등을 배웠고 시문을 많이 배우고 익혔다. 나나코의 첫인상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한 분위기는 아마도 어머니와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나코는 무술에 빠져 들었는데, 이는 무술을 익힐 때면 현실에서 느끼는 슬픔과 불행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현실 도피 차원에서 무술을 익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술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한 뒤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혹시 시후 군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줄 수 없을까요..?”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극단적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여덟 살까지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잘 살았죠. 부모님은 금슬이 좋으셨죠, 재산도 넉넉했고, 먹고 사는 것에는 걱정이 없었지만, 여덟 살 때 부모님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당했고 나는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고아가 되었어요. 그 후 계속 성인이 될 때까지는 줄곧 보육원에서 자랐어요.”"에에?!" 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놀라며 안타까워했다. "어어!! 미안해요..! 나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괜찮아요, 미안할 필요 없어..""그럼.. 내 어린 시절은 시후 군보다 훨씬
나나코는 아버지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긴장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군, 아버지의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받으면 되죠? 하하.."나나코는 급히 수신 버튼을 누른 뒤 "아버지, 이렇게 늦게 저에게 전화하셨네요? 무슨 일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이토 유키히코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코.. 이 아버지에게 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네 안부를 확인할 겸 전화했다.. 교토 쪽은 괜찮니..?"나나코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 급히 물었다. "네???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심각한 건 아니죠??”"다나카 코이치와 함께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다행히 탈출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무사히 벗어 났지만, 그 놈들이 너에게도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으니 혹시나 해서 확인 차 전화했다.." 지금 유키히코는 도쿄 대형 병원의 VIP 병실에 누워 있었고, 닌자, 경호원, 도쿄 경찰청의 경찰들이 3개 층을 완전히 철통방어하고 있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유키히코는 언뜻 보기에는 심한 외상은 없는 것 같았지만, 무릎 아래쪽은 완전히 사라졌고 두 다리의 허벅지 끝에는 두툼한 거즈만이 그의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고가도로에서 추락한 뒤 유키히코의 뇌와 내장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추락의 충격을 주로 받은 두 다리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따라서 발바닥과 발목, 종아리뼈가 거의 다 부서졌으며 피범벅이 된 그의 보기에 굉장히 참혹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그의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부서진 뼈와 심각하게 손상된 근육은 이미 생명력을 잃었기 때문에 큰 감염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의사들은 그래서 최대한 빨리 심하게 손상된 다리를 절단해야만 더 이상의 손상을 멈추고 유키히코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일반인의 경우 신체 조직이 대규모로 죽어 버리면, 대부분 회복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심각하
이토 유키히코는 서둘러 말했다. "오지 마라.. 지금 도쿄는 매우 혼란스럽다. 하루 이틀 만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었어.. 게다가 너는 건강이 안 좋으니 교토에서 잘 쉬고 있도록 하거라..”"아버지, 제 부상은 이미 다 나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니 제가 가능한 한 빨리 도쿄로 가서 돌봐 드릴게요..!”유키히코는 딸의 부상이 완쾌될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었기에, 나나코가 그를 위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나나코, 내 말을 듣고 교토에 가만히 있어라. 아무데도 가지 말고 도쿄에는 절대 오지 마!"나나코가 또 뭔가 말을 하려고 하자, 유키히코는 성질을 냈다. "네가 도쿄에 몰래 온다면, 나는 너를 딸로 인정하지 않을 거다!!” 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나나코는 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를 걱정했다. 휴대폰에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확실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상은 뭔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시후가 물었다. "나나코 양,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네.. 아버지가 너무 걱정돼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누군가에게 쫓기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울먹거렸다. "시후 군, 나 너무 걱정돼요..!”시후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버지께서 분명 뭔가 제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결국 그녀는 눈물 젖은 눈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군, 지금 도쿄로 돌아가고 싶은데..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요..?”"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요?”"아버지께서 저를 돌아오지 못하게 하셨어요.. 제가 만약 집안의 직원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저를 집에 가둬 둘 수도 있겠죠. 우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