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을 위해 소성봉은 집사에게 선물들을 가지고 오송 그룹을 직접 방문하도록 요청했다. 소성봉의 비서는 박상철 집사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의 자격과 지위를 갖고 있으며, 게다가 외부에서는 엘에이치 그룹의 소성봉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집사가 직접 그들을 방문하게 한다면 분명 오송 그룹도 체면이 설 것이다. 소성봉은 현재 오송 그룹과 같은 강한 힘을 가진 기업들과 연합하여 힘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소성봉은 오송 그룹과 접촉하는 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소성봉은 이제 짧은 시간 내에 창원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청도에서 오래동안 머물 준비를 해야 했다.이 사건은 그에게 1896년 발생한 아관파천이 일어나자 일본군이 왕비였던 명성황후를 잔인하게 시해하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조선의 왕궁을 떠나 러시아 공관으로 옮겨 거처한 것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일본군이 조선을 휘젓고 다니자 겁에 질려 고국을 버리고 도망친 것이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왕의 외국 공사관에서 거주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국격의 손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조선의 독립협회는 고종의 환궁을 호소하였다. 약 1년 뒤, 고종은 호위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판단했고, 러시아를 떠난 뒤 돌아왔을 때는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慶運宮)으로 환궁했다.고종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기 위해 소성봉은 창원을 떠나는 순간부터 이미 포괄적인 계획을 세웠다. 그는 조용히 청도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따라서 경상도 지역의 힘 있는 재벌가들을 모두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전국에 퍼져 있는 엘에이치 그룹의 지사들과 힘을 신속히 청도로 모아 통합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청도를 엘에이치 그룹의 두 번째 베이스캠프로 만들고 싶어했다.또한 그는 장남 소수도를 승진시켜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 대행으로 만들고자 했다. 소수도가 회장 대행직을 맡게 되면 그는 이제 공식적으로 엘에이치 그룹을 계승할 계승자로 자리 잡았음을
그러니 소성봉에게 유언장은 부적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보험 증서 와도 같은 것이었다.옛날에 왕들은 자신의 후손 중 일부가 약하여 나라를 잃고 후사가 사라지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현대의 부자들은 자신의 상속인들이 방탕한 생활을 하다 가업을 망칠까 봐 걱정했다. 따라서 기업 회장들 중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모든 재산을 은행에 넘겨 관리하도록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되면 재산은 장기적으로 줄어 들지 않을 것이며, 자녀들의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컸다. 누구라도 상속자를 낳을 경우 그것은 영원히 밥줄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회장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가문의 지속과 발전이었다. 그들은 미래 세대가 자손들을 낳아 기르며, 넉넉한 재산을 통해 경제적인 한계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소성봉의 경우에는 그의 자녀들이나 손자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는 죽을 때까지 지금의 유언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유능한 자녀와 손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죽기 직전에 유언장을 바꾸는 것은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와 같은 상황을 활용하여 소 회장은 엘에이치 그룹 전체의 권력과 모든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할 수 있었으며, 어떤 후손도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그의 통제권을 위협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최우식과 최우신이 막 집에 돌아왔을 때, 그들이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기도 전에 소성봉의 비서가 연락을 취했다..!엘에이치 그룹의 비서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최우식 대표는 이렇게 생각했다. ‘은 선생님이 정말 예측을 잘하는군..! 내가 돌아오자마자 소성봉 회장이 날 찾을 줄이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그는 서둘러 최우신에게 말했다. "우신아, 네가 어서 밖으로 나가서 개인적으로 인사를 드리고, 엘에이치 그룹의 비서를 내 서재로 모셔오도록 해!”우신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최우식은 옷깃을 곧게 펴고 먼저 서재로 들
오후 4시, 소수도의 전용기가 대구 국제 공항 상공에서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곧 대구 국제 공항에 착륙한 소수도는 휴대전화로 아들 소지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수도가 출발하기 전 소지빈은 이미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자신의 차를 몰아 공항에 주차한 뒤 차에 머물면서 아버지가 다시 연락을 취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온 것을 본 그는 서둘러 전화를 받고 물었다. “아버지, 어디 계세요?”“이제 곧 나간다. 지빈이 너는 어디냐?”"저는 이미 공항 주차장에 있어요." 소지빈이 말했다. "세관을 지나 나오시면 제가 모시러 갈게요~”"그래 알겠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 그룹은 이제 정말 너무 위험해.. 우리가 여기에 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네, 아버지 알고 있어요." 전화를 끊은 소지빈은 재빨리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공항 입국장 정문으로 이동했고, 약 20분을 기다린 뒤 공항 도착장 출구에서 소수도의 모습을 발견했다.소지빈과 마찬가지로, 소수도 역시도 검은 색 선글라스와 일회용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그러나 소지빈은 그를 한눈에 알아보고 재빨리 그에게 손을 흔들며 "아버지, 여기예요!!!"라고 소리쳤다.소수도는 소지빈을 보았을 때, 정신이 즉시 아득해졌지만 즉시 빠른 걸음으로 아들에게 달려갔다.소지빈 역시 지난 며칠 동안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마침내 아버지가 돌아온 것을 보자 갑자기 마음이 안정을 찾은 것 같았다. 그는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 아버지를 껴안았다..! 그 순간 소지빈은 목이 메어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하아.. 드디어 돌아오셨네요..."소수도는 등을 두드리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지빈아..! 이 아버지가 미안하다.. 네 어머니와 민지에게도 미안하고.. 그리고 네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할 때 너를 보호하기 위해 네 곁에 있지 못했던 것도 미안하다.."소지빈은 슬픈 듯이 말했다.
소수도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번에, 네 어머니와 민지에게 일어난 일은 절호의 기회야..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사건은 분명히 누군가가 우리 가족들을 공격하고 싶어 한 것임을 알 수 있겠지. 그리고 이 사건을 일으킨 상대방이 굉장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이것이 오랫동안 계획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우리가 네 할아버지를 돕고, 배후의 주모자를 붙잡고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모든 위협을 제거한다면, 우리는 분명 할아버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거다..!" 그 직후 소수도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할아버지는 지금 수치심에 매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실 거다.. 그리고 돌아가실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시겠지! 쉽게 그 오명을 벗을 수는 없으실 거다.. 그러니 우리는 네 할아버지를 만족시킬 수 있기만 하면 돼~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는 계속 명령에 복종하고, 충분한 존경을 표하며, 회장직에 결코 도전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줘야 하는 거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죽기 전에 반드시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직을 나에게 물려줄 거다!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 전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우리에게 주어지겠지..!"소지빈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나서 말했다. "아버지, 그럼 제가 이제 모든 일은 아버지의 말씀을 따를게요!”오후 5시쯤, 소지빈은 소수도의 안내를 받아 혼신지 주변에 있는 거대한 저택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혼신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에 주변에 건물들이 거의 없었다. 국내 유명 IT 기업 회장이 이곳에 호화 빌라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 소문의 주인공인 회장이 지은 별장은 소성봉의 별장보다는 그렇게 크거나 비싸지는 않았다.소성봉의 저택은 10년 전 구입했을 때만 해도 이미 18억이 들었고, 그것을 개조하고 재건축하는 데 5억이 더 들었으며 완공 후에도 그는 매년 봄과 가을 며칠만 머물렀다.소지빈은 차를 몰고 정원으로 들어섰고, 비서 소재한이 이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
소수도의 말은 소성봉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소성봉은 박혜정과 소민지의 일에 대해 소수도와 소지빈에게 먼저 사과하기는 했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소수도와 지빈이 이 문제로 얽히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큰 아들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말했다. "수도야.. 네 말이 맞다. 우리는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소수도에게 물었다. "수도야.. 누가 우리 뒤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니??”소수도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제 생각에는.. 이 문제는 분명 LCS 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LCS 그룹에 의해 행해졌다는 건 증명할 증거가 없습니다.. 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만 추측할 수 있죠.. 분명히 LCS 그룹은 어느 정도 발을 들이고 있을 것이며 서울에서도 꽤 영향력이 큰 그들이니까요..”소성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너와 비슷하게 생각 했지만, 지금은 LCS 그룹이 그런 힘을 가질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지금까지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를 벌써 공격했을 거다.”소수도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도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자,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이때, 소성봉은 옆에 있는 소지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지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뭔가 짚이는 게 있는 거냐?”소지빈은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 저... 저는.. 정말 단서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요."소성봉은 고개를 끄덕인 뒤 문득 뭔가 생각나는 척하며 말했다. "아, 맞다! 너와 민지가 일본에서 은인이라고 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냐..? 그 사람이 누구인지 단서를 찾았니?”"아니요." 소지빈은 진지하게 말했다. "민지는 계속 그 사람을 찾으려고 했고 우리는 많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어요.”소성봉은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아버지, 서울에서 요즘 우리 그룹을 대상으로 많은 일들이 생기고 있는데.. 수덕이도 그곳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지 않습니까...? 지빈이도 그곳에 가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소성봉은 손을 저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 추측은 대개 틀린 적이 없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렁이를 구멍 밖으로 유인하는 거다!”소수도는 아직 약간 혼란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직 딸 민지의 행방과 그 배후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빈이 모험을 위해 서울로 가는 것은 정말 탐탁치 않았다. 게다가 동생 소수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는 이유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납치되었다. 그러니 아들 지빈이도 엘에이치 그룹의 손자이니 유명한 인물이므로, 아마 소수덕과 같은 일을 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수수께끼의 사내를 통해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다.망설이던 소지빈은 갑자기 용기를 내어 진지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갈게요..!”소성봉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시 우리 그룹의 장손이야! 네 용기가 정말 대단하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다시 물었다. "그런데 지빈아, 예전에 네가 무슨.. 가수 콘서트를 후원한다고 들었는데... 서울에서 열리는 것이 맞는 것이지?”소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할아버지. 저는 고은서 양의 글로벌 투어 콘서트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올해 그녀의 콘서트가 열리거든요.”소성봉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은서라면.. Koreana 그룹의 딸 아니냐..? 그 아이가 굉장히 유명한 것 같던데.. 그러면.. 이번에 서울에 가면 후원이라는 이름으로 너도 대중의 눈에 나타날 수 있겠구나?”소지빈은 서둘러 "예 맞습니다 할아버지.”라고 말했다.이때 소성봉의 마음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빈이 이 아이는 평소에 게으름을 피우는 성격도 아니고, 절대 바람둥이도 아니다.. 그런데 왜 콘서트 협찬을..
소지빈은 오랫동안 고은서를 짝사랑했지만, 그녀의 여동생 소민지에게만 그 사실을 말했을 뿐이었다. 그가 감히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한 이유는 엘에이치 그룹은 자신이 고은서와 함께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 회장은 늘 높은 목표를 갖고 있으며, 한국 국내에 있는 재벌가들을 무시했다. 더욱이 그는 늘 해외 시장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려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그룹의 장남인 자신이 유럽과 미국의 일류 재벌가의 딸이나 유럽 왕실의 공주와 만나고 잘 되면 그들과 결혼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렇게 된다면 엘에이치 그룹은 상대방과 자원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전체적인 면에서 엘에이치 그룹보다 약한 집안과 결혼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엘에이치 그룹의 힘을 이용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이 때문에 소지빈은 감히 자신의 속마음을 가족들에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이 고은서를 만나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할 것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고, 이는 오히려 자신에게 좋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소지빈은 소 회장이 고은서의 콘서트 후원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목적을 쉽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자신이 조금 전 이렇게 말한 것으로 이미 자신의 속마음을 들켜 버린 것이다.소성봉은 이미 손자의 말 한마디로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게 되었다. 그는 누군가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그의 욕망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해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소성봉은 소지빈의 가장 깊은 열망을 이제 알아 차렸기 때문에, 고은서와 그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손자를 자신의 편으로 굳건히 자리잡게 만들었다. 그래서 소지빈이 자신의 말에 충격을 받았을 때, 소성봉은 마치 경험한 것처럼 진지하게 말했다. “지빈아, 원래 자신과 함께할 동반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가성비다..! 그 아이는 외모, 능력, 성격도 모두 좋기도 하고.. Koreana 그룹의 영향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해도 바로 고
그는 원래 할아버지가 자신이 고은서와의 연애와 결혼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할아버지가 자신을 이렇게 지지해주실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감이 높아졌다. 이에 그는 즉각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그렇다면 지금 서울로 가서 콘서트 준비를 통해 구렁이를 끌어낼 수 있을지 제가 알아볼게요!”소성봉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청도에 자리 잡고 있는 재벌가 오송 그룹의 대표 최우식 대표에게 우리 그룹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했다. 아마 잠시 후에 여기에 올 거야.. 그러니 일단 서두르지 말고 식사를 하고 가도록 해라. 저녁 식사 후에 출발해도 늦지 않다.”"네 알겠습니다!"…….그 시각, 버킹엄 호텔.소민지는 하루 종일 호텔 방에서 너무나도 지루해하고 있었다.6시가 되자, 안세진의 부하들이 객실 문을 두드렸다. 두 명의 여성 경호원은 식사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 그 중 한 명이 정중하게 말했다. "소민지 씨, 박혜정 씨,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식사 준비하겠습니다.”소민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도련님은 언제 오시나요..? 저 정말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는데요..”여자 경호원은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소민지 씨.. 도련님은 오늘 안 오셨어요."소민지가 물었다. "그럼 언제 오실 거라고 하셨나요?"여자 경호원은 고개를 저었다. “도련님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소민지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럼 도련님에게 전화해서 제가 대화를 좀 하고 싶다고 전해주시겠어요..?"여자 경호원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도련님과 직접 대화할 자격이 없어서 도련님의 연락처를 알지 못합니다..”"음 그럼..." 소민지는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럼.. 그 도련님이라는 분은 대체 무슨 속셈이죠..?! 우리를 구해두고는 계속 숨어서 나타나지 않잖아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