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는 젊어서 그런지 활력이 넘쳤고, 뼛속까지 정의감이 강했기 때문에 마성홍이 이 말을 했을 때 본능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고,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풍수 대가들과 일반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관상이나 풍수, 점괘 등을 통해 사람의 미래의 행운과 불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분명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해서는 놀라운 능력일 것이다. 그러니 이 기술을 익히면 익힐수록, 더욱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수렁에 빠뜨릴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마크는 마침내 영화와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문 킬러들이 왜 돈을 받아야만 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가 정말로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상대방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자 한다면 자신을 고용한 상대방에게 1원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은 그들의 직업 윤리,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것과 관련 지어 생각해본다면, 그들은 오직 고용주만을 바라보며 그들만 섬긴다. 그리고 킬러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킬러들이 받은 돈은 바로 일반인들과 고용주를 구별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고, 죽어가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하지만, 그들을 어찌 일일이 도와줄 수 있겠는가..? 이 사실을 알아차린 마크는 경건한 얼굴로 마성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조금 전에 말씀하신 내용을 이제 알게 된 것 같아요.. 할아버지의 교훈을 잘 받아들이도록 할게요..”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면 됐다." 그는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우리 집안은 수천 년 동안 풍수의 비밀을 물려받아 발전시켜 왔으며, 늘 한국에서 풍수, 사주라고 하면 이름이
최우진은 정말 똑똑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여학생들을 세뇌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의 영리함은 결국 그를 타락하게 만들었고, 시후는 그를 똥 먹는 짐승과 같이 만들어 버렸다.캠퍼스를 돌아다니던 마크가 그의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최우식 대표의 아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 이 학교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마성홍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것은 아니지만.. 뭔가 사건이 있었을 때 최우식 대표의 아들이 이 학교에 있었던 것 같더구나.. 그러니 그 사람이 이 학교에 있든 없든 단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 거다..” 그 후 마성홍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크, 너는 어려서 대학생처럼 보이니까 쉬는 시간에 잠시 기다려 최우진에 대해 문의할 곳을 찾도록 해라.. 특히 사고 전에 그가 접촉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고!”"알겠습니다 할아버지!"이때 BMW 530이 할아버지와 손자 옆을 천천히 지나갔다. 그 차량 안에는 시후가 앉아 있었다. 그는 이태리에게 사전에 변 교수와의 미팅을 미리 요청했기 때문에, 곧장 학교로 차를 몰고 간 것이었다. 이미 변 교수와의 미팅이 있다는 것을 듣자, 경비원은 그를 막지 않았고 열정적으로 시후에게 어떻게 경영학과가 있는 건물로 가는지 알려 주었다. 시후는 우연히 세연대학교의 호수를 지나쳤다. 시후는 세연대학교에 두 번째로 방문한 셈이었는데, 지난 번에 이곳에 왔던 것은 바로 설아의 요청 때문이었다. 자살을 하려는 설아의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시후가 세연대학교 캠퍼스에 여학생들만 노리고 여학생들을 세뇌해 자해하거나, 자살하게 만드는 쓰레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바로 그때였다. 그래서 그는 이 사건의 원인이 된 최우진을 벌 주기 위해 그를 세뇌했고 이 때문에 최우진은 우울한 삶을 살게 되었다.시후는 길가를 걷고 있는 노인과 청년에게 시선이 끌렸다. 청년은 별로 늙어 보이지 않았고 20대 초반으로 보였지만, 옆에 있는 노인은 백발이었으며 적어도 80
시후는 차를 몰고 변 교수가 있는 건물로 가서 조교가 알려준 사무실을 찾아 경제경영대학 부학장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시후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노크 뒤, 사무실 안에서 변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들어오세요~!"시후가 문을 열자 변 교수는 멀끔한 양복을 입고 안경을 끼고서 책상에 앉아 문서를 읽고 있는 것이 보였다. 몇 초 후, 그는 손에 든 문서를 내려놓고 시후를 올려다보며 약간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깜짝 놀라 물었다. "은시후 씨? 왜 이곳에..?"그의 놀란 표정을 본 시후는 자신의 차림새가 분명 엠그랜드 그룹 회장의 신분과는 별로 관련이 없을 것임을 알아 차렸다. 그래서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변 교수님. 제가 이태리 부회장에게 약속을 잡아 달라고 부탁한 당사자입니다..""예에..?!" 변 교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충격에 빠진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님이라는 말인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네, 교수님. 제가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입니다.""세상에..." 변 교수는 놀라 외쳤다. "어제 한미정 교수와 함께 런닝을 하면서, 은시후 씨가 풍수 쪽의 엄청난 대가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한 그룹의 회장님이라고 하니 그 신분과는 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위 풍수 대가라고 하는 것은 제가 아는 몇몇 지인들 사이에서의 소문일 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풍수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져서 연구를 하기는 했지만, 딱히 대단하지도 않고요..” 시후는 이렇게 말하면서 부탁했다. "아 참, 제가 엠그란드 그룹 회장이라는 저의 정체에 대해서는 교수님께서 꼭 비밀로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른 분들은 사실 제 정체를 모르거든요.. 특히 한미정 교수님에게는 말씀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변 교수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런데, 좀 궁금한 것 이 있는
시후는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 "왜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얻도록 돕는 것이 특별한 가치를 주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지금 교수님께서는 학교에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시고 계시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이 두 가지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그러자 변 교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저는 사실 돈을 그다지 사랑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실 돈을 벌면서 제 재산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자 그 돈들은 저에게 별로 의미가 없어지더군요.. 제가 연봉으로 50만 달러를 벌었을 때부터, 연봉 100만 달러를 벌고 1000만 달러를 벌어도 결국 생활 수준과 신분은 연봉 50만 달러를 벌 때와 같았으니까요.. 저는 타고난 부자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 일하면서 수천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게다가 주식 투자도 좀 했고, 애플과 테슬라의 주식도 일부 갖고 있어요.. 아마 제가 가진 돈이 은시후 씨의 엠그란드 그룹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죽기 전까지는 다 쓸 수 없겠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은 비싸지 않습니다. 제가 가진 자산으로 비싼 가격의 집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비싼 곳에 산다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저는 테슬라를 몰고 있어요.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제가 생활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10억 미만 입니다.. 게다가 월 지출이 얼마 안 되어서 이 비용은 현재 받는 월급만으로도 전액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은 자산은 모두 은행 계좌에 있죠..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돈을 많이 벌더라도 모두 다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성실하게 가르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시후는 깜짝 물었다. "자녀 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시지 않을 건가요..?”변 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음..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 딸도 은시후 씨와 나이가 비슷하고 생활 상태는 나와 꽤나 비슷합니다.. 그 아이는 돈을 잘 벌기는 하지만 돈을 펑펑 쓰고 싶어
변 교수의 얼굴에 나타난 흥분을 본 시후는 서둘러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저는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하지는 않았습니다."변 교수는 혼란스러워하면서 물었다. "그렇다면 제가 그린 소나무가 스탠포드 대학교의 엠블럼에 있는 나무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었죠?? 스탠포드 대학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그걸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할 텐데..?”시후는 숨김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제 어머니께서 스탠포드 대학교를 다니셨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함께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아하~ 그랬군요!" 변 교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에 은시후 씨는 나이가.. 스물일곱 살이나 스물 여덟 살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머님 연세는 저와 비슷하겠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께서는 26세셨고, 올해라면 54세 정도 되셨을 겁니다."변 교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저보다 한 살 어리셨을 텐데.. 아마도 저와 같은 학번이었거나, 별 차이가 나지 않았을 텐데.. 혹시 어머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어쩌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시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슬픔에 잠긴 채 말했다. "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머니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는데.."시후가 말을 마치자마자 변 교수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너무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미 돌아가셨다고요..? 그렇.. 그렇다면.. 은시후 씨... 혹시.. 안..예선 씨가..?” 시후는 놀라서 소리쳤다. "예? 교수님, 제 어머니를 아시는 겁니까?!"변 교수는 갑자기 흥분하여 소리쳤다. "아니?! 정말 안예선 씨가 어머니예요?”‘안예선’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시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안예선은 그의 어머니의 성함이었다. 이 이름은 오랫동안 시후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시후는 다른 사람이 어머니의 성함을 언급
"그래요..!" 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우리는 몇 년 동안 같이 수업을 들었어요~ 사이도 좋았지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을 때 시후 씨의 어머니가 저를 대신해서 편지를 전해준 적도 있어요~”시후는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교수님.. 그렇다면 혹시 제 어머니에 대해 조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어머니께서 제 아버지와 결혼하시기 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서요.."변 교수는 한숨을 쉬었다. "그때 시후 씨의 어머니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정말 유명한 학생이었어요..! 그녀는 스탠포드 대학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한국인 학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대학 한국 동창회 회장이었죠.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교 인터넷 벤처 캐피탈 펀드의 창시자로,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성공 궤도를 달리고 있는 많은 최고의 하이테크 기업들은 어머니의 자금을 바탕으로 천천히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 변 교수는 한숨을 쉬더니 약간 우울하고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당시 당신의 어머니는 정말 스탠포드 대학교와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여성이었어요... 게다가 아름답고 관대하며, 지식이 풍부했고 능력도 굉장히 뛰어난 데다가 가족들도 매우 부유했죠..! 제 평생.. 집안이 이렇게 부유하면서 자신이 노력하며 거대한 성과를 창출한 사람을 만난 건 당신 어머니 한 명 밖에 없어요... 그때 한국인 동기들과 허세 가득한 외국 동기들까지 모두 시후 씨의 어머니 앞에서는 모두 얼굴을 들지 못했죠..” 변 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스탠포드에서는 실리콘 밸리의 많은 엘리트 기업가 들 중 적어도 3분의 1은 어머니를 존경했어요.. 이 말은 과장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리콘 밸리에서 시후 씨 어머니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시후는 어머니에 관해 다른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실리콘 밸리에 투자를 하고 있을 때 시후는 아직 태어나지
변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가끔 어른들의 세계는 이렇죠.. 우리는 분명히 친한 사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또 때로는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3~5년 정도에 한 번씩 볼 때도 있죠..” 이어 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제 아내와 저는 나중에 어머님을 거의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굉장히 친했어요.. 그리고 시후 씨의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나와 아내는 그녀를 정말 친한 절친으로 여겼고요.. 이렇게 훌륭한 분이 요절하시다니..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이 말을 들은 시후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님의 주변 사람들은 그분들을 높이 평가하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신은 부모님의 행적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시후는 초등학생에 불과했다. 사실 그 또래의 아이들은 문제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단순하고 피상적일 뿐이어서,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만 알 뿐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언젠가부터 시후는 고은서의 아버지인 고선우를 부러워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보다 아버지를 훨씬 더 오랫동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보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훨씬 더 아는 것이 많았다.그리고 이제 시후는 변 교수를 부러워했다. 왜냐하면 변 교수는 자신보다 어머니를 훨씬 더 잘 알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시후의 쓸쓸한 표정을 본 변 교수는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시후를 위로했다. “이미 일이 일어난 것이 오래 되었으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는 말아요.. 시후 씨의 어머님께서 살아 계셨을 때 20년 간의 행적은 정말 눈부시게 훌륭했으니까요.. 당시 우리 동기들이 말하기를.. 이렇게 뛰어난 사람을 하늘이 일찍 데려간 것은 바로 하늘에 훌륭한 인물이 부족해서라고 했었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과 관련된 것은 늘 서운함과 동시에 후회가 있었
변 교수는 갑자기 뭔가를 알아차린 듯 물었다. "그럼.. 시후 씨가 해상 무역 사업 분야에 뛰어들고 싶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가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교수님께서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엘에이치 그룹과 아버지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엘에이치 그룹은 심지어 반LCS 그룹 연합을 만들기까지 했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그룹들을 하나로 묶어 아버지와 함께 대항했기에, 엘에이치 그룹은 저에게는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엘에이치 그룹의 해상 무역 사업이 중지되었기 때문에, 제가 비집고 들어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고요..” 시후는 또 다시 말을 이었다. “원래 이태리 부회장이 이 사업을 맡아 주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이 사업을 관리 하려면 국제 무역과 주변 주요 무역 국가의 법률, 규정 및 세금 정책에 대한 매우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신은 자격이 없다며 교수님이 정말 적합한 인재라고 추천했어요... 그런데, 어젯밤에 우연히 교수님을 뵈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직접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제 어머니의 전 동기일 줄은 몰랐습니다."변 교수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말했다. "은시후 씨, 사실 지금 해상 무역 분야에 발을 들이려는 선택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세계 무역의 비중이 확실히 높아질 테니까요. 점점 더 많은 대규모 제조 회사가 글로벌 공급망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어 볼까요? 자동차를 만드는 공정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차량을 한 대 만들기 위해서는 브라질과 호주에서 채굴한 철광석을 활용하여 만든 강철, 동남아시아에서 나온 고무, 고정밀 전자 장비 및 제어 모듈, 그리고 한국에 있는 하청 업체들의 노동력이 한데 어우러져야 합니다. 그 중에서 원자재, 부품, 완성차 운송의 대부분은 해운 운송에 의존하고 있죠.. 자동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