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후.택시는 교외에서 큰 공동 묘지로 알려진 봉황산 묘지 앞에 멈췄다. 이곳의 묘지는 인근 언덕 여러 개를 차지하고 있어 매우 넓으며 낮에는 가끔 사람들이 인사를 드리러 오지만, 밤에는 개미 한 마리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택시는 마성홍과 마크를 묘지 입구까지 데려간 뒤 빠르게 악셀을 밟으며 돌아가 버렸다. 마크는 흐릿한 달빛 아래, 자신 앞에 있는 거대한 대문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 너무 으스스 한데요..? 관리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고요..”마성홍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 문이 잠겨 있는지 아닌지 모르겠구나.. 가서 살펴보자.”두 사람이 문 앞으로 왔을 때, 마크가 문을 밀자 철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마크는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 문이 잠겨 있어요.”마성홍은 눈살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선봉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때, 갑자기 경비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중년 남성은 걷는 속도가 매우 빨랐지만, 걷는 자세가 괴상했고, 팔다리와 몸통이 약간 뻣뻣한 것 같았다.마크는 갑자기 어둠 속에서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급히 마성홍을 끌어당겨 뒤로 물러섰지만, 마성홍은 그의 손등을 찰싹 때리며 속삭였다. "움직이지 마!" 그는 그렇게 말한 뒤 계속 경비원을 쳐다봤다.경비원은 할아버지와 손자를 향해 곧장 걸어왔고 그가 더욱 가까이 다가왔을 때 마성홍은 그 중년 남성의 얼굴이 검게 변했고 모든 구멍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옆에 있던 마크는 이런 상황을 처음 접했기 때문에,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아무리 봐도 경비원이 마치 좀비 같았기 때문에 당황했다..!마성홍도 속으로 겁을 먹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는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마크보다 침착했다. 그래서 그는 경호원을 빤히 쳐다보며 조금도 긴장을 풀지
"정말 죽었다고요..?" 마크는 이 말을 듣자 다시 겁에 질려 초조하게 말했다. "그럼... 저건 영화에 나오는 좀비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요?!""아니다..!" 마성홍은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것은 기생충에 감염된 것이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의식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벌레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거야..!”"예..? 벌레..요..?!" 마크는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그런 벌레가 움직이는 원리는 뭐죠?!"마성홍은 심각하게 말했다.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무자비하고 사악한 도술 수법의 일종이지.. 이런 벌레들을 사용하는 도술법은 바로 독충 떼를 키워서 서로 죽이게 한 뒤에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벌레를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도술은 상대적으로 저급하지.. 사실 독사나 늑대를 키워서 사람을 물게 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딱히 수준 높은 도수이 아닌 거야." 마성홍은 이 말을 한 뒤 주제를 바꾸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러나 정말 강력한 도술 고수들은 일반 사람들이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는 벌레들을 사용한다. 심지어 전세계 최고의 생물학자조차도 그 벌레들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 중 다수는 이미 자연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수련자들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는 종류는 바로 저 기생충이다.. 저 기생충은 하늘을 날아 다니고 땅으로 도망갈 수도 있으며, 이 벌레를 키우는 주인의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 그러니 내 생각엔 저 경비원은 이미 벌레의 주인에게 홀린 것 같다... 그가 우리를 초대하려 한 것이고, 주인의 뜻을 따랐던 게 틀림없다.."마크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벌레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으로 그것을 조종하고, 그 벌레들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시체를 조종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이... 이건 너무 터무니없는 소리 아닌가요?!" 마성홍이 답했다. "서양에도 텔레파시에 관한 이야기가 있지 않느냐? 물론 이런
마성홍은 마크를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벌레들을 쓰는 도술이 마치 흔적이 없고, 비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과학적이다.." 마성홍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 벌레들은 인간의 두뇌를 먹으며, 특히 신선한 인간 두뇌여야만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방금 죽었지만, 두뇌는 벌레에 의해 삼켜지고 중추 신경계를 완전히 잃어도 신체 기능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과 같아.. 이건 마치 뇌사자와 비슷한데, 그들의 뇌 기능은 멈췄지만, 심장 박동과 혈액 순환은 유지하는 것과 같은 거야.. 벌레를 조작하는 도술이 마술적인 이유는 인간의 뇌를 먹은 후 빠르게 중추신경계를 장악한 다음, 인체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전의 경비원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는 벌레에게 조종당해 끝까지 걸어갔지만, 이미 죽어 있고 근육은 계속 경직되어 있어서 매우 뻣뻣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어... 보다시피 그는 걷기, 문 열기, 손 흔들기 등의 기본적인 동작은 모두 할 수 있지만, 말을 할 수는 없다. 이것은 바로 벌레 자체가 그를 제어할 때는 심층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인의 뜻에 따라 간단한 것만 수행하기 때문이다.”마크는 경비원의 뒷모습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서둘러 물었다. "할아버지, 그렇다면 벌레가 늘 이 시체를 조종할 수 있나요?""물론 그렇지는 않다." 마성홍은 진지하게 말했다. "먼저 이 시체는 점차 굳어지고 부패할 것이며, 벌레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벌레는 사람의 뇌를 다 먹게 된다면 즉시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최대 한 달 동안은 견딜 수 있지만 그 후에 새로운 먹이감을 찾지 못하면 굶어 죽게 될 것이다.”"그럼 한 달 안에 다시 새로운 먹이감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러면 한 달 안에 새로운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뜻.. 아닌가요..?”마성홍은 차갑게 말했다. "한 달에 한 명씩 죽이고, 이번 달에 동면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벌레 주인이 계속해서 여기저기서 사람을 죽이게 놔두면 며칠에 한 번씩 새
그러나 그는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멋쩍은 웃음으로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선봉연 마스터는 옆에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경비원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더니 갑자기 "자, 이리로 돌아와라!!"라고 소리쳤다.그러자 갑자기 경비원의 정수리에서 해삼 성체 크기의 흰색 벌레 한 마리가 피부를 뚫고 튀어나왔다..!! 그 벌레는 하얗고 뚱뚱했으며, 입 부분에는 검은 이빨들이 가득했고, 몸에는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가 있었다. 이 벌레를 본 누구라도 정말 역겹게 생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벌레는 경비원의 머리에서 나온 뒤 갑자기 물고기가 펄떡 거리는 것처럼 튀어 오르더니 몸을 비틀고는 곧장 선봉연 마스터의 손으로 휙 날아갔다.선봉연 마스터는 한 손으로 뚱뚱한 벌레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그것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벌레는 그의 손 안에서 굴러다니면서 괴상하게 ‘찌익’ 대는 소리를 냈다. 선봉연 마스터는 중얼거리며 벌레를 쓰다듬었다. "으응~ 그래 그래~! 네가 아직 충분히 식사를 못했다는 걸 알고 있단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렴. 오늘은 이것밖에 없어도, 내일 맛있는 먹이를 찾아 줄 테니 말이야~”그 직후, 그 벌레는 다시 몸을 휘젓고 쥐처럼 찍찍거리기 시작했다.선봉연 마스터는 고개를 들고 마성홍과 마크를 비웃고는 벌레에게 말했다. "어우~ 아니야 아니야! 이 두 사람은 네의 먹이가 아니야~ 이들은 내 친구야. 그러니 너는 이제 장난은 그만 치고 좀 쉬고 있거라. 내일은 맛있는 걸 먹게 해 주마!”마성홍과 마크는 이 말을 듣고 이 뚱뚱하고 하얀 벌레가 자신들을 모두 먹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갑자기 겁에 질려 등골이 서늘해졌다.선봉연 마스터가 벌레를 품에 안는 것을 본 마성홍은 재빨리 요점을 파악하여 물었다. "그런데, 선봉연 선생이 나를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부른 것은 무슨 일 때문일까요..?”선봉연 마스터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오늘 엘에이치 그룹의 소 회장이 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더군요.. 들
마성홍은 마음속으로 이런 사악한 인간들과는 절대 협력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감히 이 자리에서 상대방을 건드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맞습니다! 우리 둘 다 각자의 장점이 있고, 협력해야만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상쇄할 수 있겠지요.”"맞아요!!" 선봉연 마스터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시 말이 잘 통하시네! 그렇다면 마 선생님은 내일 소민지 씨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시죠. 주소는 나중에 문자로 보내 드리겠습니다.""알겠습니다." 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선봉연 선생, 그럼 다른 할 말이 있으신지요?”선봉연 마스터는 웃으며 답했다. "없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화를 엿들을 까봐 걱정해서 여기에 모셨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요.”마성홍은 속으로 비웃었다. ‘네 놈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알지 못할 줄 알아..? 다른 사람이 대화를 엿듣는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지금 당장이라도 저 좀비 같은 경비원으로 날 한 대 치고 싶었겠지!!’ 그러나 그는 감히 선봉연 마스터를 화나게 하지 않고 정중하게 말했다. "선봉연 선생이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시군요. 당신도 소성봉 회장과 계약을 했으니 이 일에 대해 책임감이 있겠지요. 나도 잘 이해합니다." 마성홍은 이렇게 말한 후 다시 물었다. "선생은 서울로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면 내가 증손자에게 차를 불러달라고 부탁해서 함께 돌아가시죠. 만약 서울로 가고 싶지 않다면 따로 당신을 위해 별도의 차량을 불러 드리겠습니다.”"필요 없습니다." 선봉연 마스터는 땅에 떨어진 시체를 가리키며 비웃었다. "죽은 자의 피는 나에게 필요한 거라서.. 이 기회에 도술 무기를 좀 단련하지요 뭐.. 그냥 떠나기에 아까우니 마 선생님, 먼저 돌아가세요.”마성홍은 그를 비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먼저 가보겠습니다.”선봉연 마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불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 선생님, 그럼 그
이때 안세진의 부하들은 호텔 입구에서 몰래 마성홍과 마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그들의 행방을 역추적하고 있었다.마성홍은 누군가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택시는 버킹엄 호텔 문 앞에 멈췄고, 마성홍은 마크의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내렸다. 지친 두 사람은 곧바로 휴식을 위해 빠르게 객실로 돌아갔다. 안세진의 부하들과 진주 하씨 일가의 사람들은 택시를 쫓아 현장을 떠났다. 몇 분 뒤, 그들은 택시를 교차로에 강제로 정차시켰고, 안세진의 부하 중 한 명이 즉시 택시 운전석으로 다가와 기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방금 내린 노인과 손자는 어디를 다녀온 겁니까?”"그건......" 여러 사람들의 무리를 본 택시기사는 사실대로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긴장했다.그러자 안세진의 부하가 현금 100만 원을 창문 틈으로 던지며 말했다. "우리는 이화룡의 부하들이다. 솔직하게 대답해! 그러면 아무도 당신을 괴롭게 만들지 않을 거야! 이 돈은 간단한 것만 답하면 되는 당신을 위한 보상이고.." 이 말을 한 뒤 그는 화제를 바꾸며 다시 말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거나 대답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지는 상상에 맡기도록 하지!! 당신의 번호판을 적어 두었어. 당신이 여기서 도망간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당신을 찾아 낼 거야!”아마도 택시기사라면, 안세진의 이름이 언급되면 그가 누군지 모를 수 있지만, 이화룡의 이름이 언급되었을 때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화룡은 조폭계의 최고 보스로 알려져 있고, 부하들이 많으며 특히 나이트 클럽과 바를 독점하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들은 밤 늦게까지 매일 일하며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쪽의 사람들을 알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기사는 이화룡의 이름을 듣자마자 즉시 이렇게 답했다. "아이고! 제가 말씀드릴게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두 사람은 봉황산 근처 길가에서 택시를 탔습니다!!”"봉황산?!" 안세진의 부하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봉황산에는 공동 묘지 외에는 별로 있
안세진은 이 문제가 심각할 수 있음을 깨닫고, 그의 부하들이 단서를 찾도록 재빨리 준비했다. 버킹엄 호텔 입구의 감시는 매우 완벽하여 사각지대가 없이 360도 감시가 가능했다. 그래서 안세진의 부하들은 영상을 통해 택시의 번호판을 빠르게 알아냈고, 그 직후 그들은 택시 위치 시스템을 통해 해당 택시를 즉시 찾아냈다..!택시 기사에게 절대적인 압력을 주기 위해 안세진은 특별히 이화룡에게서 마동선을 잠시 데려오라고 했고, 마동선이 직접 택시 기사와 대화하도록 요청했다.택시 기사는 이화룡의 부하가 직접 자신을 만나러 와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너무나 두려워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기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봉황산으로 가는 길에 마성홍과 그의 손자 마크는 계속 선봉연 마스터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다. 당시 두 사람은 택시 기사에게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대화 내용에는 금지되거나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또한 택시 기사가 엘에이치 그룹 및 선봉연 마스터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시후가 단서를 따라 이 기사를 찾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사는 마동선에게 차에 탄 노인과 청년이 선봉연 마스터에 대해 줄곧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선봉연 마스터이라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봉황산에 갔으며, 도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알려주었다. 사실 자신이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 기사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이야기가 시후의 귀에 들렸을 때 시후는 먼저 속으로 물음표를 던졌다. ‘선봉연..? 지금까지 이곳에 머무르면서 이런 사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 혹시 해외에서 왔을까..?’ 이를 생각한 시후는 다시 박청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정중하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박청운 선생님.. 또 여쭤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박청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도련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오자, 그는 종파를 만들고 다양한 제자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동안 그는 매우 인기가 있었습니다만, 많은 부자들과 도술을 배우는 사람들이 그의 제자가 되었지요... 나는 그를 여러 번 만났고, 함께 술도 마시며 도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고 고대와 현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풍수지리에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여러 도술에도 능통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굉장히 유능한 사람이었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풍수, 주역, 팔괘를 알아 점술까지만 알고 있을 뿐, 사람을 죽이는 살인 도술법에는 능숙하지 않습니다..." 박청운은 이렇게 말한 뒤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선봉연 라는 놈은 아마도 30년 전에 마휘건의 제자가 되었을 겁니다.. 내가 30년 전에 마휘건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 갔을 때 그를 만났으니까요.""예..?" 시후는 매우 호기심이 많아 물었다. "이 마휘건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데, 그의 제자인 선봉연이라는 인물이 어째서 더 악명이 높은 건가요..?”박청운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마휘건의 재능은 당시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평생 동안 풍수와 점술의 비밀을 연구해 왔지만, 이 분야에서는 그의 업적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가 없더군요.. 그는 풍수와 점술 외에도 많은 도술에도 능숙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부는 선한 도술법이고, 일부는 악한 도술법이었죠,. 그의 전반적인 성취는 저를 훨씬 능가합니다.. 그래서 뛰어난 재능이 없다면, 누구도 마가휘에게서 모든 기술을 배울 수 없었죠.. 그래서 당시 그의 세 명의 제자들은 모두 각자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봉연이라는 자는 다른 사람들을 죽이거나 자신의 앞에 무릎 꿇게 만들기 위해 벌레들을 길러 조종하는 도술을 잘 했습니다. 도술에서는 이런 것을 사악한 도술이라고 하지요.. 그 중에서 사실, 벌레를 조종하는 것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