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마성홍은 거만하게 말했다. "나는 평생 바르게 행동해왔고, 세상에 해로운 짓을 한 적이 없소!! 당신은 그저 다른 인간이 싼 똥을 내 머리에 얹고 싶은가 본데..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 세상 앞에 서더라도 나는 무죄요! 무죄!”시후는 경멸적인 표정으로 그를 비웃었다. "나는 당신 같은 늙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알아요. 그들은 늘 자기 집 앞에 쌓인 눈은 모두 쓸어도 남의 집 문 앞은 쓸지 않죠.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죽였다고 그게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제가 알려드리죠.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게 속아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당신 역시도 선봉연과 똑 같은 살인자일 뿐입니다!" 그러자 시후는 차갑게 소리쳤다. "내가 오늘 하나 말씀드릴까요..? 선봉연이 국내에서 또 다시 사람을 죽인다면, 나는 당신을 봉황산 묘지에 묻는 것이 아니라 당신 손자까지 개 사육장에 가두고 평생을 개 우리에서 살게 할 겁니다!”시후가 이 말을 했을 때, 그는 살인 의도를 전혀 숨기지 않았고 그의 날카로운 눈빛 때문인지 마성홍은 속으로 겁을 먹고 말았다..! 그는 시후를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 시후가 한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긴장한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선봉연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이 사람은 행방을 알 수 없고 혼자 다니고 있어요! 어제 봉황산에 간 것도 그 사람이 오라고 해서 간 것뿐이오!”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의 연락처를 알려 주시죠. 제가 그 인간을 좀 만나야 할 것 같아서요.”마성홍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는 나와 관련이 없다니까요! 나는 관여하고 싶지 않소! 그 사람에게 불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과 그의 두 사람 사이의 문제이니, 제발 나를 엮지 말라는 말이오! 자꾸 이렇게 나오면 최악의 경우 나는 오늘 밤에 이곳을 떠날 것이고, 더 이상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소!” 마성홍은 선봉연의 능력을 이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선봉연의 적
시후의 의심할 여지없는 어조와 단호한 위협으로 인해 마성홍은 매우 불안해졌다. 그가 인생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징후가 보이면 도망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일본에 의해 나라를 잃었을 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지식인들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 박청운을 보고 그렇게 감동을 받지 않았다면, 그는 백 살이 되어도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에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은시후라는 무자비한 인물을 자극하자, 그는 그저 이 상황으로부터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화를 누그러뜨리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저기 젊은이, 나는.. 그 선봉연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나이가 많으니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마시오..”시후는 그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객실 문을 통해 큰 소리로 소리쳤다. "부장님!! 차를 준비하고 마성홍 씨를 데리고 이화룡 씨의 개 사육장으로 가십시오!”“예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그러자 문 밖에 서 있던 안세진은 이 말을 듣고 주저 없이 동의했다.마성홍의 얼굴은 겁에 질려 창백해졌고, 그가 계속해서 자비를 구하려던 그 순간.. 갑자기 시후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미국에서 전화가 온 것을 보고 박청운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고 응답 버튼을 눌렀다.그러자 스피커에서 박청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선봉연은 잡으셨나요?"시후는 침착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저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봉연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서 돌파구를 찾고 있고요.”박청운은 이 말을 듣고 질문했다.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다른 사람은 바로 마성홍 선생이겠죠?""네 그 분이 맞습니다.” 그 때 마성홍의 표정은 갑자기 겁에 질렸다. 전화로 박청운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방금 시후가 다른 사람에게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
시후는 이때 이렇게 말했다. "박청운 선생님, 이렇게 소심하고 책임감이 없는 말을 들으셨지요? 그러니 이 분은 그냥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선봉연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면 그를 놓아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고집을 부리고 선봉연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도록 허용한다면 나는 그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입니다.”마성홍은 불안해하며 소리쳤다. "아니, 젊은이! 나이도 이렇게 어려 보이는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소? 박 선생과 나는 정말 오랜 친구요!! 당신은 인정도 없소?!”박청운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이렇게 답했다. "마 선생, 불화를 만들지 마시오! 나는 도련님에게 당신을 살려달라고 간청할 생각은 없소!”마성홍은 원래 박청운과의 인맥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 했지만, 박청운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명확한 선을 그을 줄은 몰랐다. 그는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박 선생! 내가 이렇게 위험에 처했는데 모른 척하기요?! 너무한 것 아닙니까?”박청운의 말투는 차가워졌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도련님께 큰 은혜를 입었고 평생에 갚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내가 그렇게 말할 용기가 있겠습니까?”마성홍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박청운이 이렇게 심각하게 말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100세가 넘은 노인이 어떻게 눈앞에 있는 이 청년에게 그렇게 큰 은혜를 입을 수 있지..? 말도 안 되는 일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갑자기 박청운이 이전에 얻었다고 한 기회가 생각나 소리쳤다. "박 선생?! 혹시 선생님이 얻은 그 젊음의 기회가 이 청년과 관련이 있습니까?!"박청운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감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는 시후의 뜻을 거스르고 그의 정체를 외부에 밝히고 싶지 않았다. 박청운의 침묵은 마성홍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는 초조하여 소리쳤다. "박 선생! 정말 그 기회를 이 청년에게서 얻은 겁니까?
마성홍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시후는 역겨워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번 생에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나와 협력하여 선봉연을 붙잡아야 할 겁니다. 선봉연이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잡을 수 있다면, 살아서 돌아갈 기회를 드리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말했듯이 당신은 한국에서 죽게 될 겁니다.”마성홍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감히 반박하거나 반항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는 당신의 명령에 복종하겠습니다..." 이때 그는 자신 앞에 있는 시후가 자신이 반대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할 것도 없어.. 박청운 선생의 능력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이 청년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듯 대하고 있어..! 이걸 보면 이 사람은 절대 별 것 아닌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이 젊기는 하지만 박청운 선생을 20년이나 젊게 만들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렇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수준은 박 선생의 지식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물론 그가 선봉연을 죽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를 화나게 하면 나를 가만 두지 않을 것임은 알 수 있어..!’박청운은 스피커로 다시 말했다. "마 선생! 일찍이 도련님이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이지 그랬소! 왜 이렇게까지 일을 벌인 거요..?”마성홍도 매우 후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이 청년이 박 선생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준 고귀한 인물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겠어요?! 내가 일찍 알았더라면 나에게 하라고 한 모든 것들을 다 했을 텐데.. 그 때 내가 협조를 잘 했다면 선물을 받을 좋은 기회였을 지도 모르지... 그래도 괜찮아. 내가 이렇게 그를 화나게 해서 지금은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했을지 몰라도, 협조를 잘 하면 나를 그냥 무시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또 좋은 기회가 올지도 모르고 말이야..’마성홍이 마침내 저항을 포기한 것을 본
시후가 말했다. "간단합니다. 그저 나와 관련된 단서를 제공하기 전에 선봉연과 조건을 협상하고 싶다고 말씀하세요.”마성홍이 다시 물었다.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 조건 내용은 무엇입니까?"시후는 가볍게 말했다. "그가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다고 말씀하세요. 이렇게 나이가 많은 선생님도 한국까지 와서 며칠 동안 사람을 찾으러 다니는데, 선봉연은 당신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보만 달랑 캐내려고 한다고요.”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초조하게 말했다. "저.. 그런데 은 선생님.. 아마도 선봉연에 대해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는 정말 잔인한 인간 입니다..! 그가 지난 번에 봉황산 묘지에서 만나자고 요청했을 때 그는 처음 만난 저에게 말을 안 들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돌려 말한 인간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와 협상을 해서 그의 손에 떨어질 돈을 나눠 먹자고 한다면.. 그는 분명 저를 죽이려 들 텐데..”"걱정하지 마십시오. 비록 선생님도 그 말을 할 때는 떳떳한 마음으로 하지 못하겠지만, 난 당신의 목숨을 미끼로 사용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당신이 저와 협력하여 선봉연을 유인하는 한, 나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겁니다."마성홍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의 말에 동의했다. "선봉연과 같은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의심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은 선생님은 그 놈을 어디서 만나실 계획입니까? 만약 장소가 너무 외진 곳이라면 분명히 경계할 것 같아서..”시후는 손을 저었다. "그에게 버킹엄 호텔로 오라고 요청하세요. 그러면 그는 당신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와는 이곳에서 만나도록 요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마성홍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버킹엄 호텔에는 사람이 많고 이곳은 시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선봉연과 싸우면 너무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선봉연은 정말 마성홍과 마크를 비밀리에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후의 추측대로 그는 버킹엄 호텔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고 몰래 버킹엄 호텔 밖을 감시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버킹엄 호텔은 늘 사람들로 붐볐고, 거의 완벽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모니터링에서 들키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선봉연은 자신의 기술로 버킹엄 호텔 외부에서 호텔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면밀히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성홍과 그의 손자를 끝까지 따라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봉연은 마성홍을 100% 신뢰하고 있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마성홍이 소극적이게 일을 처리하다 미스터리의 인물을 찾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신의 신용을 떨어뜨릴 까 봐 걱정했다. 결국, 그의 생각으로는 마성홍은 전혀 일을 도울 수 있는 부류가 아니었다. 따라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마성홍을 몰래 감시하는 것이고, 이 늙은이가 감히 등 뒤에서 허튼 수작을 부리려 한다면 먼저 그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봉연은 마성홍이 이미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마성홍은 마크를 버킹엄 호텔에 남겨두고는 시후의 지시에 따라 혼자 호텔을 떠나 소민지의 외할아버지인 박진하의 옛 거주지로 향했다.선봉연은 왜 마크가 마성홍과 함께 나가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마크라는 젊은이에게는 별로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는 마성홍이 자신에게 어떠한 속임수도 쓰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렌트한 소나타를 몰고는 그의 뒤를 줄곧 따라다녔다.마성홍은 박진하의 저택 근처에 오래 머물며 나침반을 꺼내보고, 옛날 동전을 던지기도 하면서 마치 뭔가를 얻은 척한 뒤 택시를 타고는 소민지가 사고가 났던 터널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마침내 버킹엄 호텔로 돌아왔다.선봉연은 마성홍을 계속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를 따라 박진하의 저택으로 간 다음 터널까지 향했다. 그는 이 노인이 분명히 단서를 찾았음에 틀림없다는 확신
“그리고 그 미스터리의 인물을 찾아 죽이는 것이 내 임무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맡은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와 협상을 하고 싶다는 말입니까?"마성홍은 웃으며 말했다. "선봉연 선생, 원래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소? 나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까지 왔어요.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이번 일이 잘못되면 나중에 내 마음이 불안해질 수도 있으니 돈을 조금 더 벌어서 만회라도 해야 할 것 같소.. 그리고 이렇게 내 손자 마크를 한국에 데려와 함께 다양한 단서를 찾아다녔어요.. 내 손자도 정말 많이 돌아다녔고 힘든 일도 많이 했어요.." 그 때 마성홍은 화제를 바꿔 말했다. "하지만 선봉연 선생, 당신은 한국에 온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내가 이렇게 오늘 힌트를 주면 당신은 오늘 밤에 그 사람을 죽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냥 쉽게 일을 처리하여 기분 좋게 돈도 받고 바로 떠나겠죠?! 그에 비해 내가 돈을 버는 것은 선봉연 선생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렵소!"선봉연은 차갑게 물었다. "마 선생, 그럼 나와 돈을 나누자 이 말입니까?”마성홍은 웃으며 말했다. "오, 선봉연 선생~ 그런 뜻이 아니지요. 나는 단지 당신과 만나서 의논을 좀 하고 당신이 엘에이치 그룹에게서 얼마나 받기로 했는지 알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나도 그 때 내가 받기로 한 금액을 알려 드리죠. 그런 다음 우리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과 당신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계산하면 우리 모두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금액을 계산할 수 있지 않겠어요..? 만약 나와 손자가 너무 많이 가져가기로 했다면, 우리는 남은 금액을 선봉연 선생에게 드리도록 하지요, 하지만 당신이 터무니없이 너무 많은 돈을 받기로 했다면 우리에게 어느 정도는 나눠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선봉연은 이 말을 듣고 분노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늙은이가 정말..? 이렇게 뻔뻔한 인간일 줄이야.. 그는 지금 나에게 시간 단위로 돈을 지불 받
전화를 끊은 후 선봉연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는 마성홍과 같은 늙은이가 감히 그와 협상을 하려 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을 때, 갑자기 그의 팔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고, 선봉연은 서둘러 손을 뻗어서는 벌레를 품 안에서 꺼냈다.통통하고 하얀 벌레가 밖으로 나온 뒤 마치 불만스러워 항의하는 듯 계속해서 몸을 비틀어 댔고, 입에서는 ‘찌익’거리는 소리를 냈다.선봉연은 그것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그래 그래~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말라니까~ 지난 번에 충분히 식사를 못 했으니, 오늘 밤에는 내가 꼭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마..!”흥미로운 점은 바로 하얗고 뚱뚱한 벌레가 마치 선봉연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꿈틀댔다는 것이었다. 선봉연이 맛있는 식사를 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즉시 항의를 멈추고 선봉연의 손에서 굴러 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듯했다.선봉연은 이때 사악하게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마성홍 이 늙은이! 내가 너무하다고 비난하지 말도록 해!! 오늘 밤 당신과 당신의 손자를 내 벌레를 위한 먹잇감으로 정했어!’이때 마성홍은 전화를 끊고 옆에 있는 시후를 바라보며 솔직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당신이 지시한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럼 오늘 밤 저와 함께 봉황산에 가셔야 합니다."시후의 말을 들은 마성홍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불쑥 소리쳤다. "예?! 은 선생님, 제가 선봉연과의 약속을 잡는 데 도움을 달라고만 하신 게 아닙니까..? 왜 갑자기 저에게 당신과 함께 가라고 요청하시는 겁니까..?""봉황산 묘지는 면적이 매우 넓습니다. 당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선봉연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어요? 그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 가기라도 한다면 그는 당신이 나타나지 않은 걸 알고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도 알아차리겠죠. 그런데도 선봉연이 당신을 놓아줄 것 같습니까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