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충환의 말은 주정도의 마음을 굉장히 심란하게 만들었다. 그의 생각으로는 은충환의 말은 분명히 은시후를 보호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은충환이 이 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사소한 문제로 축소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은충환이 자신의 손자를 화나게 하지 말라고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은충환은 주정도의 생각을 짐작한 듯 심각하게 말했다. "주 대표, 내가 시후를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비록 시후가 내 손자이기는 하지만, 우리 그룹 전체는 그 아이에게 전혀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자네는 그 아이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네."주정도는 당연히 이 말을 믿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목소리도 좀 더 공격적이 되어 차갑게 변했다. “저는 겁쟁이가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회장님과 그룹이 정말로 이 일에 전혀 간섭할 수 없다면, 제가 직접 그와 만나 담판 짓는 수밖에 없겠지요!”은충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자네가 정말로 시후와 만나고 싶다면 나는 굳이 막지는 않을 거요. 그리고 내가 결코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도 있소. 그러나 시후에게 당신이 고개를 숙이게 된다면, 꽤나 큰 문제가 생길 것이고, 몇 년 동안 자유를 되찾지 못할 확률이 높아요. 창신 그룹에는 형제들이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자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창신 그룹의 통제권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갈 텐데..”주정도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은충환의 말을 듣고 그는 갑자기 은충환이 시후를 보호하려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구금되어 3년 동안 선원으로 복무하게 된다면, 그는 이 결과를 침착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시후와 담판을 짓겠다고 나가서 시후에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면 은충환이 말했듯이 다른 이복형제들이 모두 달
주정도는 은소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은소리가 은시후에 의해 그렇게 큰 모욕을 당했다면 은시후는 분명 가볍게 여길만한 사람이 아니며, 쉽게 처리하기 힘든 어려운 상대일 것이었다. 은소리도 씹지 못했다면 자신 역시도 꽤나 애를 먹게 될 것이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은소리가 울고 있는 것을 듣고 다급하게 말했다. "소리 씨, 왜 이런 걸 진작에 말 안 했어?"은소리는 한숨을 쉬며 마지못해 말했다. "흐윽..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괜히 또 시후를 건드리면.. 그리고 제가 어떻게 정도 씨가 괜히 시후를 만났다가 죽게 놔둘 수 있겠냐고요!”주정도는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당... 당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여자야. 당신이 한 마디만 한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반드시 무슨 일이라도 다 할 거라고!”은소리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마음이면 족해요. 하지만 난 이렇게 오랫동안 살면서 누구를 건드릴지, 누구를 건드리지 말아야 할지는 알아볼 수 있어요.” 말을 마친 뒤 은소리는 잠시 멈칫했다. "난.. 시후가 우리 그룹이 아니라 외부에서 살아온 친척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서울에서 계속 지내온 것도 아니니, 큰 능력을 갖는 것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평생 우리 그룹을 떠나 있던 일원으로서 LCS 그룹에서 단 하루도 떠난 적이 없는 고모인 나를 보면 존경하고 나에게 꼼짝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는 날 포함하여 그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시후는 이미 서울에서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해졌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의 뒤에 있는 지지자들이 LCS 그룹 뿐만 아니라 Koreana 그룹 전체라는 거예요..! 그들의 태도는 제 아버지의 태도보다 훨씬 더 단호할 걸요?”"Koreana 그룹?!" 주정도가 물었다. "Koreana 그룹은 왜 그 친구를 그렇게 지지하는 거야?”은소리가 물었다. "고선우 회장과 내 둘째 오빠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예
주정도의 간청을 들은 은소리는 이것을 당연히 거절할 수 없었고 이렇게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시후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게요."주정도는 부드럽게 한숨을 쉬며 크게 낙담한 듯이 말했다. "알겠어, 창민 씨. 고마워.”"괜찮아요." 은소리는 "정도 씨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우천이 캐릭터가 아직은 미숙한 것 같지만, 3년 정도 훈련시키면 더 좋을지도 몰라요. 아마 이렇게 계속해서 연예계에서 활동한다면 앞으로 성공하는 게 더 어려울 걸요?”주정도는 심각하게 말했다. "하아, 당신 말이 맞긴 해..! 내가 예전부터 그 녀석에게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정말 말을 안 들어..! 그리고 서클에도 가입하지 말라고 했는데.. 안 그랬다면 이런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텐데..”은소리가 말했다. "3년은 짧지도 길지도 않아요. 시후가 벌을 주고 싶다면 당연히 주변 사람들이 그를 지킬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이어 은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까지의 일처럼 이번 일의 결과는 나쁘지 않을 걸요? 이 일이 은폐되고 유출되지 않는 한 창신 그룹에는 피해가 가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천이의 소속사와 소통은 해야겠네요. 우천이는 이제 공인이니까요. 갑자기 대중에게서 사라지면 분명 많은 추측이 나올 거예요.. 좀 더 합리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 대중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주정도는 잠시 생각하더니 힘없이 말했다. "하아.. 그럼 일단 연예계 활동은 그만두고 학업에 충실하겠다고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이 녀석이 너무 무식하고 능력도 없어서 말이야. 정말 몇 년 유학하고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서 석사학위를 하고 오라고 했더니 끝까지 가기를 거부해서. 이제는 괜찮겠군. 3년동안 배에서 지내는 것과 석사 3년 하는 것이 뭐가 다르겠어?”은소리가 말했다. "맞아요. 그러니 너무 화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조금 전에 말한 방법이 좋은 것 같긴 하네요. 우천이 소속사에 나중에 공
은소리는 서둘러 말했다. "잠깐만 잠깐만! 이 고모가 너에게 좀 부탁할 게 있어. 주우천의 아버지가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싶어해서.. 혹시 괜찮을까?”"전화 통화요?"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겁에 질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주우천을 바라보더니 스피커를 켜며 말했다. "그럼, 전화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하지만 최대 2분만 가능합니다.”시후가 동의하자 은소리는 재빠르게 말했다. "오케이 오케이, 그럼 전화하라고 할 게! 괜찮지?”“네.”은소리에게서 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주정도는 곧 바로 주우천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시후는 전화를 받은 후 스피커를 켜고 휴대폰을 주우천에게 주었다.주정도는 스피커 너머에서 물었다. "우천아, 거기 있니?"주우천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울부짖었다. "아빠! 아빠, 저를 좀 구해주세요!! 아빠!!! 여기에 저를 배에 보내서 3년 동안 선원으로 일하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3년 동안 배에서 내릴 수가 없대요 아빠!! 빨리 저를 구출할 방법을 찾아주세요!"주정도는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우천아, 아빠는 이 문제에 대해 널 도와주지 못할 것 같다...""뭐라고요?!" 주우천은 쓰러지며 소리쳤다. "아빠! 저는 은서의 콘서트에도 참석해야 하고, 다음 분기에는 제 콘서트도 준비해야 해요. 그러니 이렇게 두시면 안 돼요!”"아직도 무슨 헛소리야? 아직도 콘서트를 생각하고 있는 거야?!" 주정도는 화를 내며 아들을 꾸짖었다. "넌 대체 언제 성숙하게 성장할 거야? 아직도 네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겠어? 네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내가 너를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어야 해!? 사실대로 말해주면, 이번에 발생한 문제는 내가 도와줄 수 없다. 네가 직접 해결 방법을 찾아! 네가 할 수 없으면 벌을 받던가!”주우천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흐느껴 울었다. "아빠! 저에게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구시는 거예요! 저를 이렇게 그냥 두
주정도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부끄러워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즉시 그는 재빨리 부인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오해하셨습니다. 고모와 저는 정말 오랜 동창이자 좋은 친구입니다. 그런 일은 전혀 없을 겁니다..”은소리는 아직 완벽하게 이혼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주정도는 당연히 자신과 은소리의 관계를 감히 폭로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고 이 소식이 퍼지면 두 사람의 평판이 나빠질 뿐만 아니라, 체면 때문에 LCS 그룹은 자신과의 모든 연락을 끊도록 강요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은소리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주장하더라도 LCS 그룹은 자신 때문에 이미지를 떨어드릴 수는 없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와 은소리는 평생 공개적으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잘못하다 은소리가 은충환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유산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주정도는 적어도 은 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은소리가 원래 남편과 공식적으로 이혼한 후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까지는 이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급하게 부인하는 주정도의 모습에 시후는 이미 그와 은소리와의 관계를 확고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시후는 사리판단을 논리적으로 하는 능력을 오랫동안 길러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은소리 같은 사람들이 뭔가 평소와 이상하게 행동한다면 꿍꿍이가 있을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번 은소리가 시후에게 구금되었을 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루 종일 온갖 사고를 쳐서 이화룡이 돈을 지불하고 이웃들은 모두 일시적으로 이사를 보냈을 정도였다. 그러니 이와 같이 안하무인의 태도로 누구의 생각도 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으로 어떻게 옛 동창의 아들을 위해 애원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감히 밖으로 나가서 자신을 변호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텐데 말이다. 따라서 이번 은소리의 행동은 매우 비정상적이며, 은소리의 성격과도 절대 부합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더 많이 일어날수록 주정도가 은소리에게 높은 위치에 있으며, 그녀
주우천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기대가 생겨났다. ‘혹시 적합한 어선을 찾지 못해 내가 어선을 타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미리 체험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이때 시후가 이화룡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이화룡은 웃으며 말했다. "제가 100km 정도 떨어진 제부도에 물어보니, 낚시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제 부하들 몇 명이 관리하고 있고요. 방금 전화해서 물어보니 우연히 오늘 2척의 어선이 남았다고 서해 앞바다로 나갈 거라고 하더군요. 어업 회사가 소유한 여러 척의 어선은 모두 중형 어선입니다. 이 배들은 톤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너무 멀리 갈 수는 없습니다. 보통 서해에서만 조업을 하고요. 한 번 나가면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으로 약 한 달 정도될 것입니다. 지금은 물자를 적재하고 있다고 하니, 내일 아침 8시에 정시에 출발한다고 합니다.”시후는 소민지가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그와 그녀가 공동 소유하게 될 해상 운송 사업이 한 달 안에는 시작되어 운영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때쯤에는 주우천은 자신이 소유한 화물선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달 안에 경영이 되지 못한다면 주우천이 어선을 타고 조금 더 적응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걸로 하죠!"주우천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졌다. ‘내일 아침 일찍 출항?!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아닌가?’주우천이 멘붕하여 고민하고 있을 때, 시후가 말했다. "내일 아침 출항은 조금 늦은 것 같은데.. 이화룡 씨의 부하 직원들이 관리하고 있는 회사이니까 그들에게 더 열심히 하고 속도를 높여서 오늘 밤 8시 이전에 물건들을 싣고 일찍 출발하라고 말씀해주세요. 도중에 조금 시간이 늘어져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우천 씨가 먼저 배에 일찍 탑승하게 하는 것이니까요."주우천은 죽고 싶었다.이화룡은 웃으며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냥 제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끝입니다!”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진에
이화룡은 시후의 말을 듣고 매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화룡은 지금까지 모든 사업의 투자 초기에 수입을 올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고, 그의 특별하고도 다양한 인맥을 바탕으로 매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과거에 수익성이 높았던 많은 일들이 더 이상 그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하들이 많고, 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월급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물가가 계속 오름에 따라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아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이화룡은 겉으로는 밝았지만, 고민이 깊어 갔다.그런데 시후가 갑자기 해상 운송 사업의 자재 공급 분야를 그에게 맡기겠다고 말했으니, 이와 관련된 막대한 이익은 이화룡에게 시기 적절히 도움이 될 것이었다. 감동을 받은 이화룡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 참, 변지현 씨의 연락처는 나중에 알려드리죠. 앞으로의 사업 관계에 대해 직접 연락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시후는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그런데, 앞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분명히 지역 사회에서 세력을 형성한 사람들과 접촉하게 될 겁니다. 그 중에서는 수많은 강자들이 있겠죠. 그렇다면 이화룡 씨가 부하들을 배치하여 변지현 씨가 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보안 사업으로 당신에게 아웃 소싱 하죠. 그럼 이윤이 상당할 겁니다. 그 후에 제가 변지현 씨 쪽에서 전문가들을 몇 명 지정해줄 겁니다.”이화룡은 재빨리 말했다. "예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 시후는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돌아가서 계획을 세워 보세요. 변지현 씨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조언을 구하고 미리 준비하시고요.”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시간을 보고 기지개를 켜며 이화룡과 안세진에게 말했다. "자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다릅니다. 소민지 씨도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몇 가지 반박할 수 없는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 소수도를 시리아로 보냈죠. 일단 첫 번째는 소수도가 내 아버지에게 반대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가 내 아버지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문제 삼았죠. 둘째는 소수도가 짐승보다 더 악한 짓을 했다는 겁니다. 남의 악행을 도와 간접적으로 두 딸을 위험에 빠뜨렸으니까요. 셋째는 그가 아버지로서 자신의 딸이 위험에 처했지만 손 놓고 지켜보았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무관심하며 소성봉 회장 옆에서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자비를 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인 그를 시리아로 보냈던 것일 뿐이죠. 소민지 씨도 그가 이런 벌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어 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 소지빈을 시리아에 던져 버리면 소민지 씨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짓을 할 이유도 없고 감정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불합리하죠.""알겠습니다." 안세진은 약간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고은서 아가씨에게 뭔가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자체가 골치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그를 주시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감히 무슨 악한 짓이라도 하려고 한다면 당장 제압하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일 은서가 콘서트를 하러 올 겁니다. 해외에서도 많은 인원들을 준비할 것이고요.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좀 더 세심하게 챙겨 주시길 바랍니다.”안세진은 즉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도련님 다음으로 중요한 분이 고은서 아가씨니까요!”…….다음 날 이른 아침.비즈니스 여객기 두 대가 15분 간격으로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가 아침 일찍 착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비행기의 첫 번째 항공편은 아침 일찍 공항에서 이륙하므로 이른 아침에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많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