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파왔고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다.그녀의 남은 인생은 한때 임현우, 단 한 사람과의 아름다운 로맨스로 이루어질 거라 그렇게 여겨왔던 혜빈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현우가 직접 그의 손으로 혜빈을 나락으로 밀어 넣어버렸다!그녀를 납득시킬 수 없었던 것은, 현우가 자신을 내팽개치고 버린 것은 물론, 심지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까지 자신을 모른 척하며 강한 혐오감을 드러낸 것이다.그녀는 눈이 뒤집혀 거의 폭주하기 직전이었다.현우는 그녀가 통곡하며 소리 지르자 싸늘한 목소리로 "여기서 함부로 귀찮게 굴지 마, 연애하고 헤어지는 건 다 정상 아니야? 헤어진 것 가지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을 이유가 뭐야?"라고 반문했다.시후는 이때 혜빈이 뭔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아 뚜벅뚜벅 다가왔다.현우는 시후를 보자, 놀라며 낯빛이 굳어졌다."은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 염치없는 천한 여자가 굳이 저에게 달라붙어 옛날 이야기를 해대며 소리를 질러서.."혜빈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예전까지 현우는 그녀에게 상당히 애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헌신짝에 불과한 것처럼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현우는 시후에게 빌붙기 위해 자기가 뻔뻔하고 천한 여자라고까지 말하고 있었다!이것은 그녀를 대단히 불쾌하게 만들었다.그녀의 모든 인내심이 바닥났다. 그리고 더욱 큰 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니야? 은시후가 대체 뭔데? 그냥 돈도 없는 거지 같은 데릴사위일 뿐이야! 그런데 왜?!! 왜 다들 하나같이 아부를 못해서 안달이야? 다들 미친 거 아니야?"현우는 소스라치게 놀라,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냅다 후려쳤다."너 미쳤어? 정신 나간 거야? 뭘 모르는 거면 그냥 입 다물고 닥치고 있어! 네가 뭔데 선생님을 판단해? 내가 그냥 죽여줄까?” 신 회장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가 이렇게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 말했다."임 대표님.. 자제분 좀 말려주십시오! 너무 텃세
그는 자신이 당초에 WS의 이 미친 여자에게 현혹되어 하마터면 시후의 미움을 살 뻔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후는 더 이상 자신을 겨냥하지 않았기에 살아 남았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의 로이드 그룹에 해를 끼칠 뻔했다.그런데 지금, 이 미친 여자가 자신과 재결합을 하자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니?이건 자신을 불구덩이로 끌어당기는 게 아닌가?이렇게 생각한 현우는 혜빈을 바닥에 밀어 쓰러뜨려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배를 세게 걷어차며 "김혜빈! 날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우린 딱 이만큼이야!! 계속 매달리면 내가 하늘에 맹세코 죽여버릴 거니까! 당장 사라져!”혜빈은 잠시 벼락을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지금 현우를 보면 옛날 그 소개팅 때 부끄러워하던.. 자신만을 사랑하던 현우가 아니었다. 유나는 혜빈을 계속 못마땅하게 여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촌동생이었기 때문에 그녀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모욕을 당하자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현우에게 "저.. 현우 씨 다시 혜빈이와 잘해보는 것이 어때요? 애인은 못 되어도 원수로 지내는 건 서로에게 좋지 않잖아요?”라고 말했다.이 말이 나오자 현우는 당황해 하며 “아.. 사모님! 제가.. 잘못 처리한 것이니 용서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혜빈은 현우가 자신을 이렇게 흉악하고 무자비하게 대하면서도 유나를 이렇게 존중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유나를 쳐다보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조금의 감사함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증스럽다고 생각했다.그녀의 머리속에는 이 난리가 바로 김유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오늘 일, 그리고 내가 현우 오빠와 헤어진 것 모두가 이 재수없는 김.유.나 때문이야아!!! 만약 김유나, 그리고 은시후가 아니었음.. 난 현우 오빠와 결혼했을 거야!’그리고 만약 자신이 일찍이 로이드 그룹에 시집을 갔으면 지금쯤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고, WS 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WS
김창곤은 이화룡의 협박을 듣자 몸을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그는 조금도 이화룡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그가 자신의 딸과 자신을 죽이는 것은 그저 간단한 일일 것이다.그러자 김창곤은 건장한 두 사나이가 곧 혜빈을 끌고 가려 하는 것을 보자 마음이 조급해져서, 입을 열어 유나에게 구원을 청했다. "유나야, 네가 좀 사정해 봐라!! 혜빈이 네 사촌 동생이 아니냐? 어떻게 그녀가 끌려 나가는 걸 보고만 있어??"유나는 마음이 좀 언짢았지만 참고 입을 열어 말했다. "저기요, 그만 두세요! 혜빈이 잠깐 혼란스러워서 그런 거 아니겠어요..? 일부러 날 해치려고 한 게 아닐 거예요...”비록 유나는 혜빈에게 반감이 좀 있기는 했지만, 사촌 여동생인데.. 어떻게 맞아 죽는 것을 가만히 눈 뜨고 볼 수 있겠는가?이화룡은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고개를 돌려 시후의 말을 기다렸다.그러자 시후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집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잘 들어야죠?"이화룡은 그제서야 "사모님이 말을 했으니 목숨만은 살려줘!"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 회장에게 말했다."내가 진작부터 얘기했죠? 여기서 환영 받지 못할 거라고요? 눈치가 있으시면 어서 제 발로 나가시죠? 그렇지 않으면 이화룡 씨 더러 당신들을 쳐내라고 하겠습니다."신 회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하지만 떨려 길도 제대로 걷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여기에 머물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김창곤의 부축을 받으며, 어서 빨리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혜빈은 아직도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안 가! 난 안 갈 거라고! 난 김유나 저 년 저걸 죽일 거야!"이화룡은 얼굴이 어두워져 그녀를 한 번 걷어찼다. 그녀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혀를 잘라버린다?!"혜준은 곤경에 처할 뻔한 여동생을 급히 붙들어 매고 “야, 혜빈아 집에 가자!"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유
유나는 "어머나, 이게 이렇게 된다고요?"라며 당황했다.시후는 이때 그녀의 손을 잡고 "여보, 부회장님께서 당신을 도우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부회장님의 체면을 구길 수 있겠어요?"유나는 "아니요.. 그냥.. 난 부회장님의 체면이 아니라.. 그냥 이렇게 하면.. 민망하잖아요.."시후는 서 매니저에게서 계약서를 받아 유나의 손에 쥐어 주고, "부회장이 공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니 계약서를 받으셔요. 그리고 앞으로 사모님과 협력할 부분이 많으니 이렇게 절 남처럼 대할 수는 없지 않아요?"라고 물었다.시후의 말에 유나는 마음이 흔들렸다.확실히, 엠그란드 그룹은 가장 대기업으로서, 이룸 그룹 전체와 견줄 만한 규모의 회사이다.만약에 자기가 자꾸 이렇게 부회장을 밀어내면 그녀에게 자신의 모습이 몰인정하게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자 유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부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렇게 할게요!"라고 외쳤다.이태리는 빙긋 웃으며 "그럼 저와 사모님은 이제 비즈니스 파트너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지요?"라고 말했다.유나는 살짝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시후에게 계약서를 건네며 말했다. “제가 입은 원피스에는 주머니가 없으니 이걸 시후 씨가 좀 보관해 주세요.""그래요!" 시후는 계약서를 주머니에 넣고, 유나에게 말했다. "그럼 갈까요? 내가 송민정 대표님과 인사를 할 수 있고 도와 줄게요! 이번에 송 대표님 그룹에서 건축 프로젝트가 있으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겁니다."유나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민정 앞에서는 자신이 콤플렉스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민정의 대범하고 지적인 미소 뒤에는 뭔가 적의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여자의 직감은 늘 정확하다고들 하지 않던가? 아마도 민정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젠가 시후가 자신과 결혼하여 이룸 그룹의 사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아마 적개심이 살짝 비쳤을 지도..?그러나
"네?! 뭐라고요??" 유나는 깜짝 놀라며, 대뜸 "아빠가 많이 다치셨어요? 어느 병원에 계신데요?"라고 물었다.우선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다급하면서 울음이 섞여 있었다."지금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있어! 네 아버지가 충돌 때문에 의식을 잃었으니까 빨리 좀 와! 흐윽..흑흑.."유나는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즐거운 분위기에서 개업을 축하하고 있었고,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이런 날에 느닷없이 이런 비보를 접하게 될 줄은.."알겠어요, 제가 금방 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엄마!"시후는 두 사람 사이의 통화를 옆에서 바로 들었고, 사태의 심각성도 깨닫게 되었다.그러자 그는 두말하지 않고 참석한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집안에 일이 생긴 관계로 저와 아내가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이런 상황에서 호스트가 손님들을 두고 가는 것은 매우 실례되는 행동이지만, 자리에 온 사람들 모두가 시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시후는 아내를 데리고 성모병원으로 향했다.병원으로 들어온 시후와 유나는 급히 ICU 병동으로 달려갔다.문을 밀고 들어가니, 시후의 눈에 병상에 누워 두 눈을 감은 채 의식을 잃은 장인어른의 모습이 들어왔다.장모 우선은 병상 옆에 있었고, 얼굴 곳곳에는 핏자국이 남았고 창백한 낯빛으로 거의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유나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시울을 붉히며 급히 달려가 소리쳤다."엄마!!! 이게 무슨 일이에요?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예요?!!"우선은 눈시울을 붉히며 "너네 아빠가 날 데리고 개업식에 참석하려고 하다가, 속도를 올린 상태에서 신호위반을 하고 달려오던 트럭에 치였어.. 지금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고 하네..”유나는 다시 병실을 지키고 있던 의사에게 다급히 물었다."의사 선생님, 아버지께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선은 창백한 얼굴로, 답했다. "에이~ 난 괜찮아! 그런데 조금 전까지 머리가 좀 띵하니 아프긴 하더라고.. 하지만 조금 전에 그 의사 선생님이 CT 촬영이랑 다 해보더니 큰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 지금 제일 문제는 네 아버지야!! 트럭이 아버지 쪽으로 부딪혀서...." 이야기를 하다가 우선은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렸다.이제 자신의 남편이 곧 전신 마비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했기 때문이다.시후는 사고 직후 신호위반을 한 트럭이 사고 직후 곧 바로 달아났고, 장모와 장인은 사고 직후 정신을 잃었기에 상대방의 차량번호가 무엇인지 기억할 수 없었다.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천만다행으로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아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우선의 경우는 그래도 조수석에 앉았기에 심한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그저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옆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혀 잠깐 동안 의식을 잃었을 뿐, 경상을 부상을 입었기에 병원에 실려온 후에는 바로 깨어났다.하지만 장인 김상곤은 운이 나쁘게도 이런 뺑소니 차에 치일 때, 운전석에 앉아 있었기에 추돌 당시 대부분의 충격을 받게 되었다.시후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하늘이시여.. 왜 이런 일이..’자기 장인이 비록 평소에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허풍을 떨어 댔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쓸데 없는 일을 많이 만들어 시후가 뒤처리를 하느라 귀찮았을 뿐..반면 장모 윤우선은 속물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을 이용하여 돈을 벌 생각만 하는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인간이었다. 지금 결과적으로 장인은 전신 마비로 남은 평생을 살 상황에 처해있었다. 만약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장인 어른의 여생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런데 속물 같고 돈만 밝히는 윤우선은 오히려 아무 일도 없이 멀쩡했다.시후는 이런 생각을 하며 안타까워했다. ‘왜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벌을 받지 않고, 엉뚱한 사람이..’사실
우선은 상대방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문가라는 말을 듣자 감격한 듯 말했다."아이고, 장 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류 선생님에게도 감사합니다."고 말했다.장 부장은 빙긋 웃으며 정중하게 "어머님 천만에요! 이건 다 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라고 답했다.이를 들은 류경진은 앞으로 나와 살짝 웃으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우선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님, 걱정 마십시오. 척추를 다친 것은 치료하기가 굉장히 까다롭기는 하지만, 저는 치료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성모 병원의 담당 주치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척추에 손상을 입으면 세계 어디에도 그 치료 방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다는 사람도 척추를 다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침대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스티븐 호킹이 쟤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루게릭병에 걸렸기에 평생 휠체어에 앉아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그런 것이죠.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고요? 그렇게 자신만만합니까?”경진은 웃으며 “나에게는 마법의 약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이 약을 복용만 한다면 곧 바로 나을 수 있거든요."라고 거만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는 약 상자에서 조심스럽게 반 알의 환약을 꺼냈다.약을 든 경진은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봐, 이게 바로 내가 만든 약이야. 이걸 먹으면 척추 부상은 물론, 식물 인간도 모두 정상으로 만들 수 있지!”그 말에 조용히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유나도 놀라 "정말 그 약만 먹으면 제 아버지께서 정상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거예요??!!"라고 물었다."당연하지요?!" 경진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큰 신통력을 가진 분이 지리산 산 자락에서 피땀 흘려 연마해낸 그런 약입니다. 그래서 이 약의 값어치는 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귀하다고 할 수 있지요. 제가 이 장 부장님이 부탁하지 않으셨다면 약을 내어 놓지도 않았
이 말을 들은 우선은 화가 치밀어올라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 쓸모없는 미물아~~~ 어떻게 이런 사위가 우리 집에 들어왔어~~~!!!? 네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거야??? 자네 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 거야?!"우선은 시후를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 "그냥 자네 장인 어른은 류 선생님께 맡기고 자네는 어서 꺼져버려!!”시후는 장모의 이야기를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리고 동시에 시후는 혹시 인사동의 장 사장에게서 약을 가장 먼저 사간 사람이 바로 이 류경진이라는 의사였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그렇다면.. 그는 수천만 원이라는 비싼 값에 환약 중 하나를 최 선생에게 되판 것이 된다.보아하니, 이 류경진이라는 놈도 역시나.. 뼛속까지 돈만 밝히는 쓰레기였다.장 부장이 그를 이곳으로 불러 치료를 요청한 것도 분명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 것인데.. 이때 장 부장은 자신이 시후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말했다."어이 은시후 씨? 당신의 그 개똥 같은 감에서 비롯되어 당신은 늘 헛소리를 하나 보지?? 그리고 허풍 떠는 게 취미인가??? 그리고 말이야.. 내가 보니까, 당신이 자꾸 류 선생님의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말이야..? 혹시나 장인 어른이 완쾌되는 것이 보고 싶지 않다거나..? 그런 거 아니지? 아닐 거야!?! 그치?"장 부장은 시후의 속 마음을 떠보기 위해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크큭.. 뭔 개소리야??"시후는 장모가 하는 헛소리까지는 참아낼 수 있었지만, 진환의 헛소리까지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진환은 냉소를 터뜨렸다. “당신이나 뭘 알고 말해! 최 선생님은 내가 잘 알아.. 그리고 최 선생님의 병을 저 류경진인가 뭔가 하는 이 돌팔이가 치료했다는 소리를 난 왜 당최 듣지 못했지???”장 부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하하하하!! 은시후 씨, 참 웃기는 소리 잘 한다.. 최 선생님까지 알고 있다고? 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안다고 하지 그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