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시후와 헬레나는 성 꼭대기 층에 있는 여왕의 병동에 도착했다.문지기는 원래 그를 막으려고 했지만 올리비아에게 지시를 받은 후 즉시 그를 놓아주었다.병동에 도착한 시후는 의료진을 내보내고 침대에 누워 있는 여왕을 살펴보았는데, 그녀는 오랫동안 질병으로 고통을 받아 더 이상 여왕의 기운과 위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옆에 있던 헬레나는 시후를 기대로 가득 찬 눈빛으로 보며 물었다. "은시후 씨, 우리 할머니를 치료하고 깨워 주실 수 있나요?"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아직 숨을 쉬고 계시는 한 난 반드시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시후는 침대로 걸어가 여왕의 맥박에 손을 얹었고, 조용히 영기를 내보냈다. 잠시 후 시후는 점차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왕님, 지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아닐까요..?" 시후가 이 말을 하자마자 여왕의 손가락이 살짝 떨리는 것을 느꼈다.헬레나는 혼란스러워서 물었다. "은시후 씨... 그게 무슨 말이죠?"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여왕님은 아직 의식이 명확하십니다. 제가 추측한 것이 맞다면 그녀는 우리의 말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뭐라고요?" 헬레나가 소리쳤다. "할머니, 우리 목소리가 들리나요? 그런데 할머니는 왜 의식을 잃고 계시나요?"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녀의 의식이 아니라 몸만 힘을 잃은 것입니다. 단지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시후는 매우 안타까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내가 당신의 할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한 이유는 그녀가 아직 의식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그녀가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몸 속에 영원히 갇혀 있는 것이죠. 몸을 다시 제어할 수 있다면 깨어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몸 속에서 갇혀 사시게 되는 것이죠. 아무도 이야기할 수 없는 채로 몸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는요.. 이런 일은 과장이 아닙니다. 실제로 식물인
그렇게 말하면서 시후는 소량의 영기를 여왕의 몸에 전달하여 여왕이 일시적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어 시후는 "이제 오른쪽 검지와 중지를 컨트롤 할 수 있으실 겁니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여왕의 두 손가락이 몇 번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헬레나는 깜짝 놀라며 외쳤다. "할머니!!! 우리가 말하는 것을 정말 들으실 수 있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제가 여왕님이 외로우셨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시후는 여왕을 바라보며 물었다. "제가 제시하는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여왕님께서 깨어나신 후 즉시 퇴위를 선언하고 여왕의 직위를 헬레나 공주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헬레나 공주가 그 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는 겁니다.. 만약 여왕님께서 동의하신다면 적어도 5년은 더 사실 수 있을 거라고 보장해드릴 수 있습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여왕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즉시 높이 올려졌다.시후의 이전 조건에 동의하기 위해 여왕은 손가락을 들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두 번째 조건은.. 여왕님의 아들 리차드 왕자, 손녀 올리비아 공주 및 그 가족들을 왕실에서 추방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제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어떤 처벌도 제한 없이 무조건 무조건 받아들이시는 겁니다. 협조하실 수 있으십니까?”시후가 말을 마치자마자, 여왕은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다시 높이 들어올렸다!올리비아는 이전에 이 병동에서 헬레나에게 자신의 거친 생각들을 필터 없이 그대로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은 여왕의 나쁜 상태도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리비아는 여왕이 그 말을 분명히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따라서 여왕은 오랫동안 그녀에게 극도로 실망했으며, 심지어 속으로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다. 따라서 시후의 요청을 듣고 여왕은 자연스럽게 주저하지 않고 시후의 제안에 동의했던 것이다.이를 본 헬레나는 서둘러
몸의 통제력을 되찾은 여왕은 여러 번 눈을 뜨려고 했으나 밝은 빛의 자극이 너무 커 실패하고 말았다.이를 본 헬레나는 서둘러 다가와 걱정스럽게 물었다. "할머니, 기분이 어떠세요?"여왕은 힘들게 말했다. "헬레나... 난... 난 괜찮다... 그냥... 단지 내 눈이 아직 강렬한 빛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헬레나는 갑자기 흥분으로 숨이 막혔다. "할머니, 잠깐만요. 제가 불을 다 끌게요!" 그 말을 한 후 그녀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의 불을 모두 끄고 부드러운 조명들만 켜두었다.마침내 여왕은 눈을 떴고, 점차 시력이 회복되자 헬레나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때 여왕은 목이 메어 이렇게 말했다. "헬레나... 이건 다 이 할머니 잘못이다... 올리비아가 이렇게 나쁜 마음을 먹은 줄 알았더라면 나는 그 아이에게 왕위 계승권을 넘기지 않았을 거야..!”헬레나는 "할머니, 다 알게 되신 거예요..?”여왕은 몹시 괴로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와 올리비아가 병동에서 하는 말을 다 들었단다..." 여왕은 말하면서 괴로운 표정으로 헬레나를 바라보며 흐느꼈다. "헬레나, 네가 오랫동안 억울한 일들을 당했다!" 여왕은 수년에 걸친 헬레나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중병에 걸리기 몇 년 전, 헬레나가 건강 상태를 숨긴 것에 대해 매우 불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헬레나에 대해 매우 큰 편견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는 왕실 전체의 미래를 올리비아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헬레나가 수년 동안 왕실에서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아 버리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은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올리비아였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를 데려온 사람은 오히려 상속자 자리에서 물러난 헬레나가 될 것임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여왕의 말을 들은 헬레나는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었다. "할머니, 저는 조금 억울한 일을 당해도 괜찮아요.
"100살이 넘게 살아도 문제가 없을 거라니?!" 여왕은 충격에 빠져 중얼거렸다. 이 평범해 보이는 약이 이렇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그녀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겪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그녀는 모든 의심을 버릴 수 있었다. 이때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약은 정말 놀랍기는 해.. 4분의 1만 먹었음에도 내가 완전히 일어났으니.. 만약 내가 한 알을 통째로 복용할 수 있다면, 효과는 더욱 마법 같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며 그녀는 정중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은시후 씨. 오늘부터 내가 헬레나를 전적으로 도울 것이고 은시후 씨의 요청에 전적으로 협조할 겁니다!"죽음에서 살아 남아 본 사람만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노르웨이 여왕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이미 죽음의 문턱까지 간 사람이자, 오랜 어둠과 외로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그녀에게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녀에게는 이제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는 것 외에 돈, 권력, 존엄성은 모두 쓸모가 없었다. 여왕의 위치는 어떤가..? 여왕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혼수상태에 빠져 여러 차례 죽을 뻔한 게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제 그녀는 여왕이라는 칭호도, 심지어 어떤 왕족의 칭호도 갖지 않고, 그저 건강하고 오래 살 수만 있다면 가장 평범한 노부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제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를 갖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시후에게서 더 많은 마법의 약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어떻게 2~3년만 더 살아도 충분하겠는가..? 앞으로 20년~30년은 더 살아야 지..!”몇 분 후, 여왕은 점차 몸의 통제력을 되찾았으며, 동시에 몸 상태도 병에 걸리기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몇 분 간의 간단한 적응 끝에 그녀는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되었고, 바닥에 서는 움직임까지 시도해 보려고 노력했다. 이 순간, 여왕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매우 흥분했고 동시에 전반적인 기운도
시후는 8세에 고아가 되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의 잔인함과 어두운 면들을 많이 접했다. 그는 현실 사회에서 ‘돈이 최고다’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진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윌리엄과 올리비아에게 50억 유로의 가격을 지불하라고 강요했을 때 시후는 이들이 동의하고 금액을 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후가 그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30분 정도 준 이유는 바로 자신을 죽일 것을 계획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는 윌리엄과 올리비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기 위해 의도적으로 여왕을 구하기로 선택했다. 그들이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솔직히 잘못을 인정한다면, 시후는 그들에게 어느 정도 자비를 베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여왕 앞에서도 그들은 반드시 여왕도 다시 죽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영원한 멸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것이다.여왕은 구체적인 상황을 몰랐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은시후 씨, 올리비아가 왜 당신을 공격하는 겁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시후가 답을 하려던 순간, 시후는 갑자기 먼 곳에서부터 다가오는 촘촘한 발소리를 들었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말했다. "그들은 이미 왔으니, 올리비아 공주가 직접 그 이유를 말하게 하도록 하죠.”이때 헬레나와 여왕은 발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둘 다 약간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발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여왕과 헬레나는 충격에 휩싸였다.그 순간, 갑자기 병동 문이 열리더니 수십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위협적으로 들이닥쳤다..! 그러나 그들은 내부로 들어와서 전혀 아프지 않은 듯 땅을 딛고 서 있는 여왕을 보았고, 모두 깜짝 놀랐다.이때 올리비아는 재빨리 방으로 달려들어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은시후라는 사람을 묶어라!" 그 말을 마치자마자 올리비아의 눈에 시후와 함께 서 있는 왕
이를 생각한 올리비아는 서둘러 설명했다. "할머니, 제 이야기를 잘 들어 보세요~ 사실 할머니께서 알고 계시는 많은 것들이 오해일 거예요. 제가 헬레나 언니에게 한 말 중 일부는 사실 겁을 주고 왕실이 이익을 얻기 위해 강요하려던 의도였어요.. 그러니 모두 사실이 아니에요..."여왕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올리비아, 나는 이미 네게 한 번 속았고 네 손에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런데도 지금 너는 네 말을 아직도 내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올리비아는 즉시 극도로 긴장했다. 그녀는 할머니가 이 시점에 깨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한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이때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올리비아 공주님, 내가 조금 전 제안한 것은 어떻게 결정이 되었죠? 내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서.. 솔루션을 주지 않으면, 내가 당신에게 무례하게 대했다고 비난하지 마십시오.” 올리비아는 자신이 많은 사람들을 데려와 시후를 포위했지만, 그가 이번에도 감히 이렇게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시후에게 차갑게 말했다. "은시후 씨! 당신은 아직도 나를 도발하고 있군요...? 당신을 정말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노르웨이야! 믿거나 말거나, 난 언제든지 이 사람들이 당신을 죽이도록 할 수 있다고!"시후는 화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으면서 눈썹을 치켜 올렸다. "당신이 이렇게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나와 윌리엄이 작성한 계약서의 내용을 불이행할 계획이군요.. 그렇죠?""불이행?!" 올리비아가 비웃었다. "하! 은시후 씨! 이곳은 내 영역이라는 것을 잊지 마. 내 영역에서는 모든 것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나에게 있어! 내가 말하는데, 당신은 윌리엄과 빚을 진 일이 전혀 없어. 그런데 감히 내 앞에서 더 헛소리를 할 생각인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감히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에서 정확하게 말해두죠. 두 사람이
올리비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시후가 자신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할 뿐만 아니라 반역죄로 투옥시켜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는 시후와 여왕을 죽여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만 하면, 자신은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왕의 지위도 성공적으로 계승할 수 있을 것이다..!여왕은 자신의 손녀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을 죽이겠다고 선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갑자기 화가 나서 소리쳤다. "올리비아! 너는 아주 용감하구나..? 감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군주를 죽이려 하다니..?! 네가 군주를 죽이는 것이 가장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것이냐?!"올리비아는 더 이상 여왕의 정체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고 냉랭하게 말했다. "국왕 살해죄가 뭐죠? 할머니를 죽이기만 하면 내가 군주가 될 텐데!"헬레나는 불쑥 소리쳤다. "올리비아! 내가 네 사촌 언니로서 큰 실수를 하기 전에 멈추라고 조언할 게! 할머니와 은시후 씨에게 용서를 빌어! 그렇지 않으면 네 인생은 끝날 거야!"올리비아는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들은 듯 그녀를 비웃으며 경멸적인 태도로 말했다. “헬레나, 지금 저 두 사람을 믿고 네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헬레나는 차갑게 말했다. "왕실 근위대가 두렵지 않아?"올리비아는 불길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 그래서 아직도 왕실 근위대가 언니를 구하러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한 마디 할게. 내가 왕실 근위대 병사들을 모두 1층으로 옮겼고, 이 병동은 방음 시설이 되어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들은 아무것도 들을 수 없다는 거야!” 올리비아는 비록 자신만의 병사 집단을 갖고 있었지만, 궁궐을 지키는 왕실 근위병들은 모두 통제할 수 없었다.왕실 근위병은 여왕에게 충성하며, 노르웨이의 법에 더욱 충실한 군인으로, 국가에서 훈련 받아 왕궁을 지키기 위해 특별히 편성된 군인이다. 따라서 올리비아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은 시후와 전투에서 단 한 라운드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리고 성도민은 블랙 드래곤의 핵심 구성원을 이끌고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시후의 비할 데 없는 힘 앞에서 이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어떻게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하지만 올리비아, 윌리엄 등은 시후의 능력을 몰랐다. 그들은 이미 눈이 충혈되어 오늘 시후와 왕비를 모두 죽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시후에게 헬레나와의 불륜이라는 오명을 씌울 것이고, 여왕의 시신은 잠시 냉동실에 넣어두고 며칠 후 여왕이 자연사했다는 사실을 외부 세계에 알릴 것이었다. 그렇다면 외부 세계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 일의 목격자인 헬레나는 아만 라모비치의 노리개가 된 이후에는 평생 다시는 빛을 볼 기회가 없을 것이기에 올리비아는 오늘 있었던 일이 유출될까 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올리비아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에게 둘러싸인 시후를 보고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많은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날아왔다..!단검을 들고 가장 먼저 시후를 향해 돌진했던 검은 옷의 사내는 시후에게 손이 부러지고, 군중 속에서 곧바로 날아가 버렸다..! 곧이어, 예기치 않은 일들이 발생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차례로 울부짖으며 군중 속에서 날아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예외 없이 모두의 손이 부러졌다.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아, 사내들은 모두 큰 고통으로 바닥에 쓰러졌고 그들의 손은 마치 윌리엄의 손과 같이 부러져 있었기에 보기에 너무 끔찍했다..!하지만 시후는 여전히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고, 옷은 전혀 구겨지지 않았다. 이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의 힘을 합하면 4성 무인 정도의 실력이었기에 그러니 시후에게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올리비아, 윌리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 중 누구도 시후가 이렇게 강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 십여 명의 훈련된 사내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