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장 부장이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에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호의를 베풀게 되었다.그래서 이때 장 부장의 전화를 받고 기뻐할 뿐 아니라 죄책감도 함께 느끼는 그녀였다.장 부장은 수화기 너머로 "아이고 어머님, 제가 지난 번 아버님의 교통 사고로 입원하셨던 그 때돌팔이에게 속아서 제대로 돕지 못했지요? 그 일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죄송하다는 걸 한 마디도 못 드려서….""아이고! 장 부장,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날 일은 내가 오히려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지.. 미안하다는 걸 말해야 하는 사람은 나야~”그러자 진환은 "어머님, 이건 제 직무 유기에요. 그 의사의 진상을 알아보지 못해서.." 그러면서 진환은 "그래서 제가 사과드릴 수 있도록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은데.. 사과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좀 허락해 주세요!!"라고 말했다.우선은 마음속으로 갑자기 기뻤다.솔직히 장 부장에게 어떤 잘못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반대로 장 부장도 사실 이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고, 이는 모두 은시후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이 무능력한 사위가 남의 다리 하나를 부러뜨렸지 않은가?.윤우선은 진환의 전화 한 통에 그에 대한 인상이 한결 좋아졌다.‘역시.. 장 부장 좀 봐, 집에 돈이 있어도 사람이 이렇게 열심이고, 또 날 이렇게 존중해주지 않아?! 이런 사위를 만나면 내가 얼마나 좋겠어..? 만약 딸과 좀 더 접촉하게 할 수 있다면, 나중에 은시후를 내쫓아 버린다면 우리 딸이 이 집안에 시집갈 수 있지 않겠어?’그리고 우선에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컨벤션 센터가 이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될 것으로, 그 양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만약 그가 유나와 함께 결혼을 한다면 그 공사는 모두 딸의 회사가 계약을 체결하여 넘어오지 않겠는가?설령 공사를 가져오거나, 되팔거나, 남에게 하청을 준다 하더라도, 적어도 수십 억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그러니 그 백수 은시후보다 수만 배 낫지 않은가?그래서 장
우선은 오전 내내 언니들과 고스톱치는 곳에서 건성으로 앉아 있다가, 시간이 거의 다 되기를 기다렸고 서둘러 서초의 약속 장소로 가서 진환을 기다렸다.오전 내내 그녀는 장진환이 말한 천만 원 상당의 선물은 무엇일까 궁금해했다.액세서리? 보석? 현금 수표? 아니면 다른 어떤 물건일까?우선처럼 돈 욕심이 많고 작은 이익을 탐하는 사람에게 장진환이 준비한 선물은 매력이 너무 컸다.지난 번에 우선은 유나가 받은 수표에서 남은 돈을 가졌는데, 많은 돈을 직접 만지게 된 그녀는 며칠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그런데 또 장진환에게 천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간질간질 하여 기분이 좋았다.11시 반에 우선은 친구들과 언니들에게 인사를 하고, 택시를 잡아탄 뒤 곧장 호텔로 향했다.약속한 장소에 도착하자 그녀는 급하게 들어가지 않고 식당 앞에 서서 장진환을 기다렸다.곧 검은색 벤츠 승용차가 그녀의 눈앞에서 천천히 멈추었다.문이 열리며 정장 차림에 말쑥한 외모의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바로 장진환이었다.장진환은 외모도 참하고, 매너도 좋았지만 지금 절뚝거리며 걷고 있는 것이 아쉬웠다.많은 여자들은 그의 멋진 모습과 벤츠에 매료되어, 눈빛이 번쩍거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절뚝거리며 걷는 거를 보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장진환은 이 모든 것을 눈치채고, 속으로 극도로 분노하여 은시후와 최 선생에게 복수를 더욱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우선과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마음 속의 한을 모두 드러내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그녀를 맞이했다."어머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장진환은 그녀에게 다가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선은 급히 말했다. "아이고 부장님, 참.. 너무 예의 바르시네요. 그런데 저도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어머나.. 그런데 이 벤츠.. 부장님이 새로 산 차예요...? 네?"장진환은 "글쎄요, 벤츠 S500은 제가 오늘 아침에 매장에서 방
사실 우선의 눈에는 재력 말고는 다른 것은 중요한 것이 없었다!그녀가 보기에 사위가 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돈이 많고, 자기에게 돈을 쓰는 것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위라도 그저 개똥처럼 보일 뿐이었다!그러니 장 부장 같은 남자라면 최고의 사윗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녀에게 돈을아낌없이 주었기 때문이다!지금 그는 아직 유나와 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자신을 대하고 벤츠 한 대를 사주는 것을 보면 장차 유나와 결혼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인가?이 생각을 하자, 그녀는 마음이 몹시 흥분되었다.하지만 인사치레도 있어야 하기에, 그녀는 장 부장의 팔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아이고, 진환 씨 정말 감동받았어요!! 하지만, 이 차는 너무 비싸서, 내가 받으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네..”"에이 어머니, 어째서 안 맞을 리가 있겠어요?” 장 부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어머님, 이 선물은 그냥 제 성의니까 안심하고 과감하게 받으세요. 안 어울리는 게 어디에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우선은 그가 이렇게 확고히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키를 주머니에 넣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난 이 차를 받을 게요!! 장 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장 부장은 윤우선이 돈에 눈이 멀어 행복해하는 표정을 짓자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어머니라는 사람이 저렇게 돈을 쓸어 담을 생각만 하는 것을 보니, 자신과 아버지의 계획은, 반드시 원만히 실현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입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럼 어머니, 우리 들어가서 맛있는 걸 드시면서 얘기할까요?"우선은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그럽시다 그럽시다. 우리 들어가서 얘기하자고요!!"두 사람이 서초 스카이워스 호텔로 들어서자, 장 부장은 종업원을 시켜 예약한 자리로 안내했다.두 사람이 착석한 후, 장 부장은 곧바로 자리를
이때 유나와 시후, 김상곤은 집에서 점심을 먹었고 있었다.시후가 부엌에 수저를 가지러 갔을 때, 갑자기 소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전화가 연결되었고, 소희는 수줍게 물었다. “은 선생님 지금 뭐하고 계세요??""집에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나한테 볼일이 있나요?"소희는 "전화로 보고 드릴 일이 좀 있어서요..”"네, 그럼 말씀하세요."소희는 "그게.. 어제 저희 한의원에 장진환 씨랑, 김익수 씨가 왔었어요... 자신들이 얻은 부상을 할아버지께 치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할아버지는 김익수가 선생님께 미움을 샀는지 모르고 하마터면 선생님께서 할아버지께 주신 환약 반 알을 줄 뻔했어요!!” 라고 어제 일어난 일을 알려주었다.그러자 시후는 "왜? 김익수 씨와 어떤 사이길래, 그 진귀한 약을 아낌없이 줄 뻔하신 건가요?"시후는 최 선생이 한 눈에 자기가 준 약을 보물처럼 여기며 목숨처럼 소중하게 다루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모르는 사람에게 그냥 줄 수는 없을 것이다.소희는 다급하게 "할아버지와 김익수의 아버지 두 사람은 오랜 인연이 있어요. 그래서 잘 알고 계세요.” 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소희는 할아버지와 김익수의 집안에서 있었던 여러 해 동안의 자초지종을 시후에게 상세히 털어 놓았다.시후는 이야기를 듣고 서야, 김익수의 집안이 예전에 최 선생을 도와주었던 은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최 선생은 그 당시 받았던 작은 도움 때문에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끊임없이 그들을 도와주고 있었다.하지만 최 선생이 그렇게 오래 된 인연을 자신과의 의리를 생각하여 연을 끊었다는 이야기는 시후로 하여금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시후는 사실 LCS 그룹의 자제였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가문을 떠나 이곳 저곳을떠돌아 다녔다. 그러던 와중에 아버지께서 뜻하지 않게 돌아가신 후, 고아원에서만 생활하며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었다.그가 고아원에서 지내면서 배운 교훈은 바로 도움을
시후는 "네, 오늘 오후에 한 번 방문하려고 합니다." 라고 말했다."은 선생님 너무 좋아요!" 소희는 환호성을 질렀고, "그럼 제가 지금 할아버지께 가서 말씀드릴게요!”라며 기뻐했다.주방을 정리한 뒤, 시후는 유나가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여보, 작업실로 가는 거예요?"라고 물었다.그러자 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친구 한 명이 빌라를 건축하고 싶다고 해서요.. 그래서 견적서를 한 번 받아 보라고 해서 직접 만나 뵐 수 있도록 가 보려고 해요!"라고 했다.시후는 "어느 쪽인데요?"고 물었다."아, 한강 쪽에 있다고 하던데요?"시후는 "어!! 마침 잘 됐네요? 그럼 가는 길에 나 좀 내려 줄 수 있어요? 오늘 오후에 제세당에 들러 최제천 선생을 만나러 갈 생각이거든요."라고 유나에게 말했다.유나는 놀라서 "어.. 최 선생님을 보러 갈 거예요? 그럼 저도 같이 가고 싶은데..? 아니면 뭐 먹을 것을 좀 사서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유나는 최 선생이 지난 번 아버지의 전신 마비를 고쳐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러자 시후는 "아! 당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요. 내가 잘 말씀드리고 감사 인사도 드릴 게요.”라고 말했다.하지만 유나는, "그런데.. 그건 좀......”"괜찮아요! 사실 최 선생님께서는 성격이 좀 괴팍한 면이 있어서 우리 두 사람이 함께 가면 아마 좀 싫어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유나는 그 말을 듣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요. 그럼 시후 씨가 먼저 선생님을 만나 뵙고 감사의 말씀을 좀 전해줘요. 나중에 저는 선생님이랑 약속을 정해서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는 걸로 하구요.""좋아요!"......두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 유나는 시후를 태워 차를 몰았고 제세당 주변에 도착하자 시후를 내려주었다. 시후는 유나에게 운전을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제세당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최 선생은 이때 진찰을 하고 있었는데, 시후를
시후는 최 선생이 자신에게 너무 예의 바르게 행동하자, 빙긋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최 선생님, 저에게는 이렇게 예의를 차리시지 않아도 되고요, 은 선생님이라고 계속 부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시후라고 부르세요!""아이고.. 제가 어떻게 감히! 이름을 부르겠습니까?” 최 선생은 황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시후는 그의 완고한 태도를 보고 더 이상 권하지 않고 대신 "어제 장진환과 김익수가 왔다면서요?"라며 입을 열었다."은 선생님,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옆에 있던 소희가 조금 당황하며 "아.. 할아버지, 제가 은 선생님께 말씀드렸어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최 선생은 "이 녀석! 평소에 바쁘실 텐데 이런 작은 일로 어떻게 폐를 끼치게 만들었냐?"라며 소희를 꾸짖었다.소희는 꾸중을 듣자 순간 조금 위축되었다. 사실.. 외할아버지의 공을 알아 달라고 전화한 것이 아니라, 기회를 봐서 시후와 몇 마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므로..사실 그녀는 시후를 외할아버지보다 더 우상처럼 여겼기 때문에 그녀는 시후와 전화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하지만 갑작스러운 통화는 아무런 주제 없이 할 수는 없지 않은가?그래서 그녀는 어제 있었던 일이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그 이야기를 시후에게 보고했던 것이다.하지만 뜻밖에도 할아버지는 두 말 않고 자신에게 호통을 쳤다..최 선생은 속으로 시후가 조금이나마 자신들을 오해할 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소희가 시후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은 선생이 혹시라도 자신을 속 좁은 늙은이 취급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시후는 그 때 소희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자, "최 선생님, 별 일도 아닌데 왜 소희씨를 탓하십니까? 하하.."라며 웃었다.최 선생은 그제서야 "제가 선생님을 늘 생각하다보니.."라며 다급하게 말했다.시후는 손을 내저었다. "최 선생님, 그런데 장진환, 그리고 그 김익수까지 나에게 큰 죄를 지은 인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그들을
공로도 없으면서 그에 맞는 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그는 단지 장진환과 김익수의 치료 요청을 거절했을 뿐인데, 시후에게 이런 귀한 약을 받다니..그러나 시후에게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 부분 같았다..왜냐하면 이 약은 시후가 직접 만든 것이고, 하루에도 수천 개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많이 없어야 희소성이 생기게 되고, 그에 따라 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이 있기에 최 선생에게 한 알을 주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셈이었다."최 선생님.. 제 곁에서 머물며 근심 걱정을 덜어주고 싶다고 하셨지요? 저 은시후는 언제나 상벌이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만약 최 선생님께서 제게 이익을 주신다면 응당 이렇게 상을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보상을 할 터이니,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미안해하시거나,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최 선생은 마음이 격동하여 눈물을 뚝뚝 흘리며 급히 허리를 숙였다."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러자 옆에 있는 소희 역시도 할아버지를 따라 황급히 머리를 조아렸다. "은 선생님, 저희 할아버지께 이렇게 좋은 일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시후는 소희를 보며 "소희씨, 고개를 들어요!" 하고 싱긋 웃었다.소희는 황급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조그만 얼굴은 발그레해졌고, 수줍은 눈빛은 시후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비켜서 있었다.시후는 그녀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나중에 때가 되면, 소희씨에게도 이 환약을 하나 선물하도록 할 게요. 그 때까지 의술 실력을 좀 더 키울 수 있겠어요?”환약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주로 치료와 신체 기능 향상을 하여 몸을 젊게 회복시킬 수 있었다. 만약 젊은이가 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아마 몸이 원래보다 훨씬 튼튼하게 될 것이었다.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몸의 기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자기 자신의 몸에 있는 기운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더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장수원은 우선에게 "아이구, 윤 여사님 댁의 따님 유나와 우리 집 진환이가 함께 결혼을 한다면 우리는 장차 사돈이라고 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라고 웃으며 말했다.우선은 장수원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구, 장 회장님!! 제가 회장님과 사돈을 맺을 수 있다면 우리 집안의 경사입니다!!"라며 그를 추켜세웠다.수원은 "윤 여사가 중간에서 이렇게 힘쓰시니 두 아이가 결혼을 꼭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우선도 "회장님, 제 생각도 똑같습니다! 만약 두 아이가 결혼한다면 정말 이렇게 어울리는 커플이더 이상 없을 것이니 안심하셔요!! 그러면 저는 나중에 그 은시후 놈과 우리 딸을 꼭 이혼시키고 말 거에요!!""장 부장님! 우리 유나가 결혼을 했다고, 절대 그녀에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우리 유나는 은시후 그 자식하고 결혼하고 잠자리 한 번 가지지 않았으니까요!”진환은 우선의 말을 듣고 갑자기 흥분했다.‘뭐라고? 아직 김유나가 잠자리를 안 가진 거야? 오호라!! 이거 완전 땡잡은 거 아니야??! 왠 재수??’오늘, 김유나는.. 자신과 처음 잠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그 생각에 그는 너무나 마음이 들떠서 지금 당장 유나가 자신의 눈 앞에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우선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자신의 앞에 생겨날 이익들이 그려졌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 간과한 것이 있었다. 진환이 바로 속으로 악독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드러운 미소 뒤에 숨겨진 음흉한 계획을 우선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 뒤에 일어날 큰 재난을 더욱 알 수 없었기에 그녀는 도리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럼 제가 유나를 데려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요!!"부자는 그녀를 문밖으로 내보내고 각기 다른 계략을 품고 있었다.진환은 참지 못하고 "아버지, 김유나가 처녀라는 말 들었어요? 저 진짜.. 한 번만 하면 안 되요? 김유나랑 한 번도 못하고 죽이면 너무 손해일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하지
Samson 그룹에서 점심 식사가 진행된 후, 이토 그룹 일가와 하영수가 아직도 태평양 상공을 비행 중일 때,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위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Samson 그룹의 헬기는 이미 공항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고, 그룹의 조율 덕분에 원래 제트브릿지에 연결되어야 할 항공편은 임시로 외곽 주기장에 세워졌다. 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Samson 그룹 직원들에 의해 곧장 근처에 있는 헬기로 안내되었다.한편, 제이크 한은 AB 빌딩에서 초조한 듯 계속해서 실내를 서성이며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곧 가족들을 마주할 순간에 말실수를 하기라도 할까 봐 배유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준 설득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배유현은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너무 긴장해서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제가 대신해서 사모님께 설명드릴 수 있으니까요.”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그래 맞아, 긴장되면 괜히 어설프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나아. 배유현 회장님이 준비한 설명은 아주 완벽하니까 말이야. 그러니 실수만 안 하면, 오늘은 무조건 잘 넘어갈 수 있어.”제이크 한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감격에 찬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배유현 회장님,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10분 후, 헬기 한 대가 빌딩 옥상에 착륙했고 안충주는 직접 나가 사람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그 모습을 보자마자 박은미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와 다급히 물었다. “충주 씨, 도대체 남편이 어디 있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그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제수씨, 제이크는 무사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자세한 건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박은미는 안심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게다가 딸은 지금 임신 중이었는데도, 자신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함께 다니고 있는 듯했다.안산은 제이크 한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보자 재빨리 말했다. “제이크 한 이 친구야, 큰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사람에겐 반드시 좋은 일이 따라오는 법이야. 지금은 기뻐해야 할 때지, 울 때가 아니라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배유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유현 회장, 조금 전 그 해결책은 정말 완벽 했어요. 수표는 배 회장이 작성했지만, 돈은 어디까지나 우리 Samson 그룹이 낼 겁니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는데, 더는 부담을 드릴 순 없지요.”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회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안산은 다시 제이크 한을 향해 말했다. “제이크, 그럼 충주에게 부탁해서 자네 아내와 딸을 이쪽으로 데려오도록 해. 마침 배유현 회장과 함께 점심 한 끼 하면서 기다리면, 식사 끝날 즈음엔 도착해 있을 거야. 그러면 세 식구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제이크 한은 눈물을 닦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안산은 다시 배유현에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 식사 후에 조금만 더 시간 괜찮겠어요? 조금 전 말한 계획은 빈틈이 전혀 없어서. 만약 제이크의 아내와 딸에게 직접 설명을 해준다면 설득력도 배가 될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그러자 배유현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괜찮습니다, 회장님. 저도 오후에 특별한 일정이 없습니다.”“좋습니다!” 안산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군! 제이크 한 이 친구가 죽음을 넘기고 살아난 것도 그렇고, 우리가 직접 그의 가족들이 만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야! 아주 경사가 겹겹이 겹쳤구먼! 충주야, 이건 영상으로 꼭 남겨둬야 한다. 혹시라도 내일 내가 까먹을 수도 있으니까, 다시 보여줘야 하니!”안충주는 고민할 틈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버지. 저희 다 같이 휴대폰을 켜놓고 동영상 촬영을 해
“그래 알겠어.” 안충주는 흔쾌히 대답하며 제이크 한에게 물었다. “그럼 제수씨가 아직 뉴욕에 계신다고 할 때, 만약 나에게 자네 소식을 아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말해줄까? 있는 그대로 말할까, 아니면 자네가 깜짝 등장할 수 있도록 선의의 거짓말을 해줄까?”제이크 한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혹시 나에 대해 물어보면, 자네가 단서를 찾았다고만 말해줘. 상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다고만 전해주고, 그럼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깜짝 선물처럼 나타나는 것이 좋겠어.”“알겠어.”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제이크 한의 아내 박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었고, 스피커 너머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충주 씨, 제 남편 소식을 들은 게 있으세요?!”안충주는 잠시 멈칫했지만, 일부러 차분하게 말했다. “제수씨, 단서를 조금 찾았어요. 혹시 아직 뉴욕에 계신 겁니까? 만나서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서요.”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박은미는 놀라움에 목소리가 떨려왔다. “정말이에요?! 어떤 단서요? 지금은 워싱턴에 있어요. 제 대학 동창 중 한 명이 여기에 인맥이 좀 있어서 도움을 청하러 왔거든요. 곧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비행기 출발까지는 30분 남았고, 1시간 40분 후엔 뉴욕에 도착할 거예요!”“그렇다면, 항공편 번호만 보내주세요. 제가 공항에 사람을 보내서 픽업하겠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시죠.”그러자 박은미는 살짝 불안한 듯 물었다. “충주 씨, 솔직히 말해주세요... 우리 남편...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안충주는 황급히 답했다. “아닙니다 제수씨! 그건 절대 아니고요, 저를 믿으세요. 제이크 한 그 친구와 관련된 좋은 소식이에요. 항공편 번호만 알려주시면, 나머지는 걱정 말고 오시면 됩니다.”박은미는 감격하여 목이 메인 듯 말했다. “아 정말 다행이네요...” 그리고 그녀는 곁에 있는 듯한 사람에게 말했다. “쥴리, 충주 삼촌이 전화를 주셨네. 네 아빠에 대한 좋은 소식이
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회장님, 저는 단 한 번도, 그때 제가 죽을 뻔했던 일이 Samson 그룹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그는 다시 이어 말했다. “당시 저는 그냥 우연히 회장님과 함께 나들이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했을 뿐이고, 모든 건 제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요.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것도 제 불운 탓이지, 어떻게 봐도 Samson 그룹에 제가 뭔가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날 저는 죽을 뻔하긴 했지만, Samson 그룹을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무장 괴한들 앞에서 저는 아무런 대응도 못 하고 그대로 총알을 맞고 쓰러졌을 뿐이니, 기껏해야 총알받이 정도였을까요...”사실, 제이크 한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은 진심이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Samson 그룹을 위해 뭔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을 살려준 것은 Samson 그룹의 외손자, 시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시후 덕분에 자신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시후에게 목숨을 빚지게 된 상황에서 Samson 그룹의 돈을 받는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 때 안산이 얼굴을 단호하게 말했다. “왜? 총알받이가 된 건 도움이 아닌가? 자네가 총알받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리 Samson 그룹이 맞을 총알들을 대신 맞고 쓰러진 거 아니겠나! 내가 좀 직설적으로 말해볼까? 자네 말대로라면, 예전에 우리 나라를 지키려다 적군들의 총에 맞아 돌아가신 분들은 다 헛되이 죽은 셈인가?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야?!”“저... 그건......” 제이크 한은 할 말을 잃었다. 분명, 안산의 논리는 제이크 한 자신보다 훨씬 논리적이었기 때문이다.그때 안충주가 옆에서 덧붙였다. “이건 자네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집안의 혈통이 이어질 수 있는 문제고, 나아가 사회 계층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해. 그리고 자네도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