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김창곤은 화가 난 건지 슬픈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조용히 돌아서서 목발을 짚고 방으로 돌아갔다.신옥희는 마음은 매우 불쾌했지만, 지금은 별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홍라연이 집으로 돌아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녀는 김혜빈에게 의지해 살아가야 했고, 이런 상황에서 김혜빈을 화나게 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김혜빈은 일이 잘 해결된 것을 보고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며 홍라연을 부축하며 말했다. "엄마, 이제 일어나요. 우리 집으로 가요."홍라연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에게는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도 신옥희를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그녀의 가장 큰 소망은 하루 세끼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에게는 청년재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원래는 별로 의욕이 없고 단 한 번도 직장을 다닐 생각이 없었던 딸이 이제는 자기 사업을 시작해서 성공적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자신이 돌아오면서 더 이상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정말로 큰 위안이 되었다. 완전히 안도한 그녀는 김혜빈을 따라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돌아서서 윤우선의 차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감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동서, 아까 정말 고마웠어.. 예전에는 내가 형님으로서 잘못한 일이 많았으니, 내 잘못은 너그럽게 용서해 주길 바라.. 여기서 자네에게 사과할게..” 말을 마치고 홍라연은 바로 윤우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윤우선은 홍라연의 겸손한 태도에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다소 당황한 듯 이렇게 말했다. "형님.. 나한테 반평생 동안 그렇게 못되게 굴더니, 갑자기 이렇게 좋은 말로 하니까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낮은 목
그래서 김상곤은 굳이 자신이 먼저 나서서 문제를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다.이때, 옆에 있던 김혜빈도 나서 매우 공손하게 윤우선에게 말했다. "작은 어머니... 그동안 제가 철없게 굴었던 일들이 많았어요.. 부디 저에게 화가 났다면 다 잊으시고, 앞으로는 자주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윤우선은 김혜빈이 역시도 자신에게 공손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좋아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별일 없으면, 네 엄마랑 같이 놀러 다니도록 할 게. 이제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그 망할 할망구를 골탕 먹여야지!" 그러면서 윤우선은 미스터리한 표정으로 홍라연에게 작게 말했다. "형님, 그 망할 할망구에게는 순종하고 참아주는 게 아니야! 형님도 예전에는 너무 순종하고 참아줬다니까.. 예전에는 할망구가 집안의 주인이었으니까 우리가 할 말이 없었지.. 하지만 아직도 WS 그룹의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거예요? 그 시절은 이미 지났다고! 이제 할망구가 뭘 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이제 할망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나이도 많아졌어.. 우리랑 싸워봐야 이길 수 없고, 말로도 이길 수 없는데 뭐가 두려워요? 아까 형님이 할망구 앞에서 무릎을 꿇었죠..? 정말 정신이 잠시 나갔던 거야! 내가 형님이었다면, 돌아오자마자 바로 집안으로 들이닥쳤을 텐데! 나를 막으려 했다면, 바로 할망구를 계단에서 발로 차서 아래로 떨어뜨렸을 거야!" 이렇게 말하며, 윤우선은 점점 더 격양된 목소리로 이를 악물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녀에게 겁먹지 마요! 만약 할망구가 다시 형님에게 얼굴을 찌푸리면, 바로 욕을 해버려! 입을 열어 반박하면, 바로 때려버리고! 아마 두세 번만 때리면 얌전해질 걸?!"홍라연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맞아! 내가 예전에는 어머니를 너무 두려워했어! 그게 이미 습관처럼 몸에 박힌 거지! 하지만 이제 어머님을 다시 보니까, 그녀는 이제 자신도 부양하지 못하는 할망구일 뿐이더라.. 뭐가 대단해? 게다가 이 빌라도 자기
김창곤은 배유현이 선물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타고 떠났다. 두 채의 빌라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2층 테라스에서 시후와 유나는 김창곤의 롤스로이스가 모퉁이로 점점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유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기력하게 말했다. "큰어머니가 돌아왔으니, 앞으로 또다시 난리가 날 것 같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요. 내가 보기엔 큰어머님이 장모님께 굉장히 친절해진 것 같은데요. 심지어 아부하는 것 같은데..”"그렇긴 해요..." 유나는 입을 다물고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장 걱정되는 건 엄마가 다시 그녀와 어울려서... 만약 두 사람이 다시 힘을 합쳐서 할머니를 괴롭히기 시작하면, 앞으로 우리가 마을 편할 날이 없을 것 같아서..."그러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장모님 말이 맞죠. 할머니는 이제 돈도 없고 권력도 없어서, 어떤 면에서도 큰 어머님의 상대가 될 수 없어요. 할머니의 생활은 점점 더 비참해질 겁니다.."유나는 한숨을 쉬며 감탄했다. "큰아버지와 할머니 가족들은 대체 언제 평화로워 지려나..”시후는 가볍게 말했다. "여보, 이제 그들의 집안 일은 신경 쓰지 말아요. 최소한 그들은 우리에게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테니까.. 그들이 집안 싸움을 하려면, 그냥 하도록 내버려 둬요."유나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시후와 함께 방으로 돌아갔다.......밤이 되자 유나는 이미 잠들었지만, 시후는 침대에 누워 제니퍼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시후는 그녀가 회춘단을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그녀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단지 자신과 좋은 개인적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라면, 비록 그녀가 교활할지라도 공격성이 없을 테니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시후를 회춘단을 얻기 위한 통로로 생각하고 심지어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얻으려고 한다면, 그녀
스미스는 오늘 밤 구현 제약에 가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고자 할 계획이었으며, 동시에 이학수에게 자신이 세 번이나 그를 찾아왔다는 걸 보여주며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배유현의 비서가 갑자기 스미스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이 그와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스미스는 배유현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전화를 끊자마자 급히 약속 장소로 향했다. 스미스가 배유현이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앞에 도착했을 때, 배유현의 경호원 로이가 움직이지 않고 문 밖에 서 있었다.스미스는 다가가며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현을 만나러 왔습니다."로이는 그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가씨께서는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죠." 그 말을 하고 그는 바로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스미스는 놀라며 물었다. "몸수색이나 보안검사는 안 하는 건가요?""필요 없습니다." 로이는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이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스미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객실 안으로 바로 들어갔다.그 시각, 지수연은 약 100평에 달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거실 소파에 앉아 자료를 보고 있었다. 스미스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급히 말했다. "스미스 씨, 잠시만 앉아 계세요. 아가씨께서는 옷을 갈아입고 계십니다.""네 알겠습니다..." 스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쪽 편에 앉아 약간 궁금한 듯 물었다. "유현 양이 저를 부른 이유가 무엇인가요?"지수연은 말했다. "아가씨께서 누군가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 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정말요?" 스미스는 놀라며 물었다. "누군데요?"지수연은 말했다. "아가씨께서 곧 말씀하실 겁니다.""알겠습니다." 스미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흰색 원피스에 어깨에 숄을 걸친 배유
스미스는 사진을 보자마자 즉시 시후를 알아보았다. 그는 약간 흥분한 채로 소리쳤다. "맞아요! 바로 그가 구현 제약의 이사님이에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급히 물었다. "유현, 어떻게 이 분의 사진을 가지고 있죠? 그를 아나요? 제발, 좀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이 순간 스미스는 자신이 익사할 뻔하다가 마침내 구명 튜브를 붙잡은 것처럼 느꼈다. 이학수를 만날 수 없고, 구현재조환도 얻지 못하자 그의 멘탈은 거의 붕괴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사라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의 기억 속에서는 그 이사가 꽤 영향력 있는 인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자신에게 구현재조환을 준 사람도 바로 이 이사였기 때문인데, 하지만 그는 시후를 만났을 때 아무런 신상에 대한 정보를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스미스는 시후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러니 어떻게 그를 찾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배유현이 시후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무척이나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은시후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은 선생님일 뿐만 아니라 회춘단의 실제 소유자이기도 한 거야! 게다가, 그는 심지어 구현 제약의 배후에 있는 인물일 수도 있어!’ 이런 생각에 배유현은 시후의 힘과 가치를 따져보기 시작했다. 회춘단은 한 알에 100억 정도에 달하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시후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구현제약은 현재 두 가지 일반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구현재조환은 의료 분야에서 기적과도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생산량을 최대화한다면, 구현 제약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 것은 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시후는 홀로 세계 3대 최상위 가문에 이어 4대 가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이렇다 보니 배유현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은시후 씨는 이
배유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스미스 씨, 그렇게 예의를 차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을 나갔을 때 한국에서 그 누구라도 당신에게 제 신분을 물어보면, 절대 저를 아는 척하지 마세요. 이해하셨나요?"스미스는 배유현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현, 걱정 마요. 지금부터 난 당신을 모른다고 할 겁니다.”배유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그녀의 진짜 정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한국에서는 더욱 적었다. 그녀의 수행원들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바로 이 스미스였다. 따라서 그녀는 스미스가 비밀을 지키기를 원했고, 자신의 신분을 알아내려는 사람들에게 발각될 여지를 주지 않고자 했다. 그러나 배유현은 시후가 이미 그녀의 신분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박상철은 배유현 일행이 입국할 때 남긴 모든 자료를 시후에게 보냈다. 배유현의 가짜 신분 정보 외에도, 시후는 그와 함께 있는 6성 무인의 정보도 확인했다. 그의 이름은 이해왕이었으며, 역시 법적으로 프랑스계 한국인이라는 정보였다. 시후는 이 이해왕의 신분 역시도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진실인 사실은 입국 시 남긴 얼굴 정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시후는 박상철에게 받은 자료를 성도민에게 보내며 명령을 내렸다. "성도민 씨, 이 여자의 관련 정보를 블랙 드래곤의 네트워크에 전달하고 정보를 준 사람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해요."성도민은 즉시 자료를 열어보고 놀라서 물었다. "은 선생님, 여기에 있는 자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상세한 것 같습니다만..? 신분 정보뿐만 아니라 그녀의 한국 입국 기록까지 모두 명확히 나와 있지 않습니까."시후는 말했다. "나는 이 여자가 다른 신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제니퍼라는 신분은 그녀의 하나의 가명에 불과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여자 곁에는 6성 무인이 경호원으
시후는 성도민에게 배유현의 관련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후, 직접 배유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배유현은 계속해서 시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그녀는 시후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후의 장인 김상곤에게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선물했을 뿐만 아니라, 시후의 아내인 유나에게도 50억의 대규모 인테리어 주문을 제공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후가 적어도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배유현은 곧바로 전화를 받으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선생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를 주시다니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제니퍼 양,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풍수를 봐 드리는 건 그저 간단한 일이라 굳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그런데도 제 장인에게 컬리넌을 선물해 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시후는 이렇게 말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전혀 미안한 감정은 없었다.배유현은 이때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풍수 대가 신데, 제가 풍수를 봤다면 당연히 비용을 지불해야죠.. 만약 제가 선생님께 이렇게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 다른 분들도 선생님께 무례할 수 있으니 제가 다 죄송스러워질 걸요." 그녀는 이어 말했다. "또한, 이건 그냥 예의상 오가는 마음일 뿐이니 너무 크게 신경 쓰시지 마세요.. 저는 그저 서로 교류하며 친구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더 이상 제니퍼 양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시후는 화제를 돌려 말했다. "그런데, 혹시.. 제니퍼 양이 시간을 내주시면 제가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요.. 어떠십니까?”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뻤고, 주저 없이 말했다. "선생님께서 저를 초대해 주신다면 영광이죠. 언제든지 시간은 비울 수 있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 저녁으로 하죠. 장소는 정해지면 메시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배유현은 흔쾌히 동의하며 말했다. "좋아요! 선생님의 연락을
유나는 놀라며 물었다. "아빠, 오늘 왜 갑자기 정장을 차려 입으셨어요?"김상곤은 넥타이를 조인 뒤 웃으며 말했다. "어휴.. 이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모는 사람이니, 옷차림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어?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내가 운전기사인 줄 알 거야."유나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아빠, 잊지 마세요. 그 롤스로이스는 시후 씨가 선물 받은 거잖아요... 시후 씨에게 그 차가 필요한지 물어보지 않으셨어요?"그러자 김상곤은 어색하게 코를 매만지며 곧바로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서방, 그... 차가 필요하나? 필요하다면, 내가 차를 놔두고 갈게..." 그는 이어서 말했다. "은 서방, 하지만 자네가 당분간 차가 필요 없으면, 내가 잠시 몰도록 하자. 언제든지 자네가 필요할 때 말해주면, 내가 바로 차를 내 줄게. 절대 자네가 사용하는 데 지장 없도록 할 테니까 걱정 마!"시후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걱정 마시고 모셔도 됩니다. 저는 그 차를 쓰지 않을 거예요. 가능하다면, BMW 530을 제가 가끔씩 사용하게 해주시면 됩니다."김상곤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은 서방, 그렇다면 내가 자네 대신 저걸 몰고 다니도록 할 게. 언제든지 자네가 롤스로이스를 타고 싶다면, 내가 태워주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BMW 530은 지금 서화협회 건물 아래에 주차되어 있어. 그럼, 내가 도착하면 서화협회 사람들에게 그 차를 자네에게 가져다 주라고 하지!”"좋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마침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차가 필요하거든요."유나는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오늘 저녁은 밖에서 먹고 오는 거예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그래요." 유나는 이제 시후에게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씨, 제니퍼 양의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수주할지 결정은 다 했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