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는 계속해서 방법을 생각하며 배호영을 설득하려 했지만, 배호영은 이미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젠장... 내가 지금까지 손댄 여자들을 다 합쳐도 혜리 하나보다 안 돼... 만약 혜리도 내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진정으로 완벽해질 거야! 그리고, 지금까지 손댄 여자들은 다 별 배경 없는 평범한 애들이라, 사건 후에 큰 문제가 없었지.. 솔직히 말해서 이제 그런 건 질렸어. 더 짜릿한 게 필요해!”제임스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 도련님, 혜리는 확실히 최고의 여성이기는 하지만, 이번 일은 정말 위험이 너무 큽니다.. 만약 들통이라도 나면, 도련님도 빠져나가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배호영은 더욱 흥분하며 말했다. "위험이 있으니까 더 짜릿한 거야!" 그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각 분야에는 최고 목표가 있잖아. 축구 선순들은 월드컵에 진출하기를 원하고, 달리기 선순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원하지. 누구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지 않겠어? 내게 혜리는 세계 챔피언 트로피나 다름없어. 그녀는 내 인생의 세계 기록이라는 거지!" 잠시 말을 멈춘 후, 배호영은 다시 말했다. "게다가, 혜리는 곧 연예계를 은퇴할 예정이야. 이번이 그녀의 마지막 은퇴 투어라고 했지.. 이게 그녀가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서는 기회라고! 그리고 운 좋게도 첫 공연을 뉴욕에서 시작한다고 하지 뭐야?! 이건 운명이야! 하늘이 내게 기회를 주시는데, 내가 이걸 놓치면 안 되지!" 제임스가 무언가 더 말하려 하자, 배호영은 이미 점점 더 흥분하여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에 혜리를 손에 넣으면, 나는 모든 순간을 녹음하고 녹화할 거야. 모든 상황을 다 찍어서 내가 죽은 후에 세상에 공개할 거야! 사람들이 나의 또 다른 면을 알게 되는 거지. 하하하! 그때 나는 몇 달 동안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걸?" 제임스는 이런 악마들을 섬기기 위해 머리를 굴려 수많은 계획을 세워왔고, 그들이 더 악하게 행동하도록 부추기는 데
하지만 제임스는 이런 요청을 직접적으로 할 수 없었다. 배호영에게 제임스는 단순히 더럽고 힘든 일을 대신해서 처리해주는 사람에 불과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배호영은 평소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배호영은 현재 혜리를 손에 넣는 일에만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제임스가 뉴욕에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그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려고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이 일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었다.이에 제임스는 별다른 생각 없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준비해서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배호영도 친절하게 말했다. "출발하기 전에 알려줘. 내가 비서에게 공항으로 데리러 가라고 할게." "알겠습니다, 도련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임스는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즉시 자신의 비서를 불러 말했다. "비행 준비를 하라고 알려. 뉴욕에 가야 해." 그러자 비서는 조심스럽게 제임스의 동생 제이콥의 시체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큰 도련님, 지금 뉴욕에 가시면.. 셋째 도련님의 장례는 어떻게 할까요?" 제임스는 단호히 말했다. "제이콥의 시신은 우선 장례식장에 안치해 두고, 사건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해. 아무도 이 사실을 몰라야 해. 내가 뉴욕으로 떠나면, 네가 선원들의 가족들을 찾아가서 위로를 해주고. 요트가 사고를 당해서 제이콥이 실종됐다고 말해. 그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입을 다물게 하도록." 비서는 다시 물었다. "큰 도련님, 아버님과 어머님께는 어떻게 말씀드릴까요? 보고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알리지 마." 제임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부모님은 잘 모르셔. 이번 일에 부모님을 끌어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제이콥의 일도 잠시 비밀로 하고.. 만약 부모님께서 물어보시면 제이콥이 나에게 돈을 받아서 여자들 몇 명을 데리고 파리로 휴가 갔으니, 심하게 걱정하거나 방해하시지
이때 제임스는 자신이 이미 발각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그는 여전히 자신의 비서에게 이탈리아 조직의 가족들과 시애틀에 남아 있는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뒤처리 작업을 확실히 마무리하라고 계속해서 지시했다.비서는 모든 것을 메모하며 물었다. "도련님, 밴쿠버로 사람을 보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해 볼까요? 혹시 배후의 인물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안 돼, 절대 안 돼!" 제임스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상대는 밴쿠버에서 한 번에 800명이 넘는 조직원을 납치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밴쿠버에 가서 조사를 한다면, 그건 확실히 자살 행위라고. 그들이 이미 우리를 잡으려고 덫을 쳐 놓았을 가능성이 커. 지금은 그들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몸을 피해야 해." 비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임스는 다시 당부했다. "오늘부터 이 분야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도록 해. 너무 눈에 띄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저자세로 행동하고." "알겠습니다, 도련님!" 비서는 어쩔 수 없이 이 생각을 접었다.30분 후, 제임스는 개인 전용기를 타고 서둘러 시애틀을 떠나 뉴욕으로 향했다. 블랙 드래곤의 정보팀은 그의 이름으로 등록된 여러 대의 전용기 번호를 쉽게 파악했고, 이 전용기들의 실시간 상태를 조회했다. 곧, 그들은 제임스의 전용기 중 하나가 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항공기는 2674번 보잉 BBJ 비즈니스 제트기로, 막 시애틀에서 출발한 상태였다. 시애틀 공항의 공개된 레이더 지도에서도 이 비행기의 실시간 위치, 고도 및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들은 이 비행기가 뉴욕을 목적지로 지정하여 비행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냈다.이 소식이 시후에게 전해지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제임스가 도망가서 어디로 갈지 궁금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뉴욕으로 가네..? 뉴욕은 아내가 있는 프로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후, 세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갈 사람을 배치하도록 할 게요. 그때 한국에서의 음식, 거주지 등을 미리 준비해 둘 겁니다." 이소분은 재빠르게 상기시켰다. "시후 오빠, 클라우디아가 한국에서 공부하는 일도 잊지 말아 줘.."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 잊지 않을게." 그 후, 시후는 이모와 이소분, 클라우디아와 각각 작별 인사를 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갔다. 이륙하기 전에 시후는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비던스에서의 상황을 물었다. 유나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소분 씨의 일은 해결됐나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해결됐어요. 몇몇 불량배들이 소분이에게 수작을 부렸는데, 소분이의 친구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문제는 모두 해결했으니, 소분이는 이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났어요. 걱정하지 마요." 유나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네요..! 어젯밤 내내 걱정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당신에게 전화하고 싶었는데,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시후는 재빨리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지금 공항에 도착했고, 비행기가 곧 이륙해요. 예상대로라면 4시간 후에 도착할 거예요." 유나는 흥분하며 물었다. "정말요? 너무 좋다!" 그리고 급하게 덧붙였다. "소분 씨는 이제 안전하게 떠날 수 있나요? 정말 안 되면 그들을 미국으로 초대하면 좋을 텐데!"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곳에서의 문제는 다 해결됐고, 내 고객에게 부탁해서 현지의 관계자들을 통해 좀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들이 소분이와 이씨 아주머니를 잘 챙겨줄 테니, 나도 걱정 없이 돌아갈 수 있는 거예요." 유나는 한결 마음이 편해진 듯 말했다. "그거 정말 다행이네요! 지금 여기는 오후 5시가 넘었고, 당신이 도착하면 아마 9시쯤 될
“뉴욕?!” 시후는 갑자기 굉장히 놀랐다. 시후는 출발하기 전에 제임스가 뉴욕으로 도망쳤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고은서 역시 뉴욕에 온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걱정하며 물었다. “은서야, 일정은 이미 예전에 정해졌던 거 아니야? 왜 갑자기 이렇게 큰 변동이 생긴 거야?” 고은서는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 “오빠가 프로비던스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 뉴욕과 가까운 거 맞지?” 시후는 놀라서 물었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내가 사람들한테 물어봤지!” 고은서가 말했다.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께 물어봤더니, 오빠가 공부 때문에 미국에 갔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녀는 장난스럽게 화난 척하며 말했다. “사실 내가 오빠를 놀라게 해주려고 오빠를 찾아 가 볼 생각이었어. 그래서 부장님께 협조를 부탁했는데, 이미 한국에 없다고 하잖아! 오빠, 미국에 가는 걸 말해 주지도 않다니.” 시후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건 네 일에 방해될까 봐 그랬던 거지.. 그리고 나는 미국에 놀러 온 게 아니야, 네 새언니인 유나 씨 공부 때문에 온 거야.” 고은서는 재빨리 말했다.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내가 언제 새언니가 있다고 인정한 적이 있어? 나는 그 누구도 새언니라고 인정하지 않아! 나는 나만이 오빠의 아내라고 인정한다고!” 시후는 할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좋아, 내가 잘못 했어. 출발하기 전에 말하는 걸 잊었어.. 다음부터는 말하고 떠날 게, 알겠지?” “이렇게 말해 주니 다행이다.” 고은서는 만족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후우, 이번엔 오빠를 용서해 줄게!” 시후는 코를 문지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은서야. 왜 갑자기 공연 계획을 변경한 거야?” 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오빠 때문이지! 오빠가 프로비던스에서 한 달 동안 있을 거라 그래서, 내가 두 개의 첫 공연을 뉴욕과 보스턴으로 정했지. 뉴욕은 거리가 200km 정도 떨어
이렇게 되면, 고은서가 뉴욕에 도착할 때쯤 자신이 그물을 치는 시간이 아직 부족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고은서는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급히 물었다. “은서야, 공연 날짜를 조금 더 미룰 수 없어? 되도록이면 보름 후에 뉴욕에 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안 돼, 시후 오빠.” 고은서는 설명했다. “공연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고, 미국 쪽 주최 측도 이미 홍보 자료를 제작하기 시작했어. 게다가 공연 티켓도 예매가 시작됐거든.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함부로 바꿀 수는 없지..” 말을 마친 고은서는 급히 물었다. “오빠, 혹시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나를 만나는 게 불편한 건가..? 난 계속 오빠의 풍수 의뢰인인 척 가장할 수 있어. 오빠가 지난 번처럼 그 여자를 데리고 내 공연에 와도 난 티 내지 않을 거야...” 시후는 급히 설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뉴욕이 조금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래....” 고은서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어휴, 오빠! 너무 걱정이 많은 거야. 미국의 치안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 보다 좋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이번 내 전체 일정은 모두 공공장소에서 진행될 거고, 경제적도 비교적 발달하고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지역에서 활동할 거야. 게다가 미국의 보안 팀도 있으니, 절대로 위험할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시후는 이 말을 듣고, 한두 마디로 고은서의 투어 계획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은서야,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미리 나에게 알려줘. 갑자기 서프라이즈 같은 건 하지 말고. 그래야만 내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어, 알겠지?” 고은서는 주저 없이 말했다. “알겠어, 시후 오빠! 출발 날짜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말해 줄게!” “좋아......” 시후는 고은서에게 여러 번 강조한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후 시후가 가장
성도민의 말은 시후에게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블랙 드래곤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성도민의 대규모 인원들은 중동에 있어 이곳을 강력하게 장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뉴욕은 국제화된 대도시이기 때문에 민간 공항이 여러 개 있으며, JFK 케네디 국제공항의 연간 처리 능력은 수천만에 달했다. 하루에 200만 명 이상의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는 난이도였다. 더욱이 제임스는 특권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추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행방을 잠시 놓친 것은 거의 불가피했다. 이에 시후는 입을 열었다. “성도민 씨,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이런 일은 흔한 일이니까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그가 지금 뉴욕에 온 것은 그의 윗선을 찾아가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며칠 동안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을 활용해서 뉴욕에서 최대한 준비를 완료하도록 해요. 그가 다시 나타날 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 하에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도민은 즉시 약속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뉴욕에 그물을 잘 쳐 놓겠습니다. 뉴욕에 나타나면 즉시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시후는 말했다. “이 며칠 간 돌아다니느라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뉴욕에서 이틀 정도 푹 쉬도록 해요.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하죠.”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공항 쪽에서도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제임스 놈이 속임수를 쓰지 못하도록 막아야지요.”...... 그 시각, 뉴욕 JFK 국제공항. 제임스의 보잉 전용기는 이미 두 시간 동안 격납고에 정박해 있었다. 비행기는 착륙한 직후 곧바로 격납고로 들어갔지만, 정박한 후로 문은 계속해서 열리지 않았다. 제임스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해서 손목 시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원래 그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배호영
이 두 시간 동안 제임스는 계속 비행기 안에 앉아 인터넷으로 혜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그는 서두르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배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배호영이 물었다. "제임스, 설마 아직도 꾸물거리고 있다가 이제 막 이륙하려는 건 아니지?" 제임스는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출발할 때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사실 이미 뉴욕에 도착해서 공항에 있습니다." "도착했다고?" 배호영은 다소 불만스럽게 말했다. "제길, 미리 말해달라고 했잖아! 그랬으면 내가 비서에게 널 바로 데리러 가라고 했을 텐데, 왜 연락을 안 한 거야?" 제임스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도련님, 화내지 마십시오. 이걸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제가 이 일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만약 제가 여기 온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도련님께 약간의 위험이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배호영은 제임스가 이미 노출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렇게 신중한 이유가 자신의 사생활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전에 생겼던 불만도 곧바로 사라졌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제임스, 네가 이렇게 조심스럽고 신중한 것이 내가 널 높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야. 혜리와 관련된 이 일도 내가 너에게 맡긴 이유이기도 하지. 이 일은 너만이 완수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는 즉시 말했다. "공항에서 기다려. 내가 비서에게 지금 당장 널 데리러 가라고 할 게. 우리 둘은 같은 대학 동창이잖아. 이 관계는 우리 둘의 기록에 남아 있으니 그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밝힐 수 있어. 그러니 네가 지금 뉴욕에 와서 나를 만나며 며칠 머무는 건 누구에게도 의심을 살 일이 아닐 거야." 사실 배호영은 이미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화벽을 마련해 두었다. 우선 그는 제임스가 노출된다고 해도 절대 자신에 대해서 폭로할 용기가 없다는 것을 확신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