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짐 스미스는 지난번 한국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자 또다시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마이크를 붙잡고 마치 공개 성토장이라도 열린 것처럼 나이트 엘리스를 향해 맹렬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자신이 겪은 일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털어놓는 것은 물론이고, 휴대전화까지 꺼내 나이트 엘리스가 직접 보내준 증거 자료들을 모조리 공개해 버렸다.그 순간 회의실은 완전히 폭발했다. 수석 파트너들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두 나이트 엘리스 손에 약점이 잡혀 있었다. 게다가 대부분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사건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만약 문제가 터지기라도 하면 감옥에 가거나 막대한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수준이었다.순식간에 회의실은 나이트 엘리스를 향한 비난과 욕설로 가득 찼다. 모두가 그에게 해명을 요구했고, 심지어 격분한 몇몇 수석 파트너들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를 기세였다.나이트 엘리스는 두려움과 절망에 휩싸였다. 원래는 짐 스미스를 회유한 뒤 그의 인맥을 이용해 스티브 로스차일드와 가까워질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짐 스미스의 함정에 걸려들고 말았다. 이제 상황은 완전히 통제 불능이었다. 정말 몸싸움이라도 벌어진다면 자신이 버틸 방법은 없었다. 설령 폭력이 없더라도 문제였다. 모두가 해명을 요구하는데 대체 무슨 말로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겠는가?짐 스미스는 나이트 엘리스가 겁에 질린 모습을 보며 속이 후련해졌다. 한국에서 겪었던 고생과 억울함도 조금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사람들이 모두 나이트 엘리스를 둘러싸고 설명을 요구하자 그는 마이크를 나이트 엘리스 손에 쥐여 주며 차갑게 말했다.“자, 나이트. 다들 설명을 원하고 있으니 직접 이야기해 보시죠.”나이트 엘리스는 식은땀을 닦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선... 우선 여러분께 사과드리겠습니다... 이 일은 분명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업계 경쟁은 원래 치열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로펌의 핵심 인력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를 순순히 떠나 보낼 수도 없었다. 서로 비밀을 덮고 모른 척 헤어진다고 해도 로펌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이었다.무엇보다 그 약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직접 사건을 만들어 넘겨주며 만들어낸 것이었다. 사실상 돈을 쥐여 주고 약점을 산 셈이었다. 그런데 그 약점을 끝내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돈은 전부 허공에 날아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되면 사람도 잃고 돈도 잃는다.그렇게 된다면 엘리스 로펌의 핵심 전력까지 통째로 빠져나가게 되니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결국 나이트 엘리스는 거의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짐, 우리 함께 일한 세월이 얼마인가. 원하는 게 있으면 직접 말하게. 굳이 로펌 내부의 단결을 무너뜨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짐 스미스가 대답하기도 전에 조금 전 지목당했던 에릭이 벌떡 일어나 외쳤다.“짐!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일이라면 전부 말해 줘! 만약 나이트가 우리 모두의 약점을 쥐고 있다면 우리는 힘을 합쳐 싸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하나씩 각개격파 당하다가 결국 전부 끝장나고 말 거야!”지금 에릭의 심정은 분노와 공포가 뒤섞인 상태였다. 나이트 엘리스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방식은 분명 비열했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건 결국 자기 자신이기도 했다. 마치 아내가 나중에 이혼할 때 더 많은 재산을 가져가기 위해 일부러 다른 여자를 시켜 남편을 유혹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런 짓은 분명 비열하다. 하지만 남편이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외도를 저질렀다면, 외도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에릭의 생각은 단순했다. 짐 스미스와 나이트 엘리스의 대화를 들어 보니 나이트 엘리스가 자신만 함정에 빠뜨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 보였다. 다른 수석 파트너들 역시 이미 함정에 걸려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짐 스미스가 모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모두가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동 전
나이트 엘리스는 짐 스미스의 말을 듣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동시에 모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단번에 깨달았다.그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젠장! 그래서 이 자식이 그렇게 순순히 10년 계약에 서명했던 거였군. 오히려 나를 묶어 놓은 거였어!’분노가 치밀어 오른 그는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짐 스미스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짐, 이렇게 해서 자네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가? 로펌의 실적과 수익이 타격을 입으면 자네 수입도 똑같이 줄어들 텐데. 설마 내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기 위해 자기 팔 하나를 잘라낼 생각인가?”짐 스미스는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우리가 체결한 건 고정 연봉 계약 아닙니까? 로펌 수익이 어떻든 대표님은 매년 저에게 1,4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니 앞으로 대표님이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제 몫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굳이 대표님을 편하게 해 드릴 이유가 없죠.”그제야 나이트 엘리스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떠올렸다. 짐 스미스는 자신이 제시했던 스톡옵션을 받지 않았고 대신 그 가치를 현금으로 환산해 매년 1,000만 달러의 추가 보상으로 바꿔 버렸다.그는 이전까지 짐 스미스를 보고 시야가 좁고 눈앞의 돈밖에 모르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전혀 아니었다. 이 인간은 처음부터 모든 계산을 끝내 놓고 있었던 것이다.나이트 엘리스는 증오 어린 시선으로 짐 스미스를 노려보며 말했다.“짐, 방금까지 한 이야기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네. 하지만 경고하겠어. 더 이상 나를 공격하지 말게. 그리고 다른 비밀까지 들춰내지 마. 그렇지 않으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걸세.”그는 속으로 다급해하고 있었다. 어제 자신은 짐 스미스의 요구에 넘어가 다른 수석 파트너들에 대한 자료까지 모두 넘겨주고 말았다.그런데 짐 스미스는 방금 그중 하나만 공개했을 뿐이었다. 만약 나머지까지 전부 폭로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원수로 여기게 될 것이다.지금 가장 중
그렇게 말한 짐 스미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수석 파트너들을 향해 몸을 돌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여러분,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나이트 엘리스 이 인간은 예전에 업무 과정에서 저에게 함정을 팠습니다. 저를 유도해서 전형적인 금융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죠. 저는 오랫동안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 인간이 저를 범죄에 끌어들인 이유는 제 범죄 증거를 몰래 확보해서 나중에 협박 수단으로 쓰기 위해서였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급히 짐 스미스를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짐, 내가 준 보상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말하게. 얼마든지 더 챙겨 줄 수 있어. 하지만 내 약점을 폭로하고 나를 공개적으로 망신시키면 자네도 좋은 결과는 없을 걸세!”짐 스미스는 비웃듯 말했다.“당신 약점을 폭로하면 어쩌겠다는 겁니까? 내가 폭로해도 당신은 앞으로도 계속 나를 먹여 살려야 합니다. 그것도 무려 10년 동안 말이죠!”그는 다시 참석자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여러분도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여기 있는 수석 파트너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금융범죄에 해당할 만한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저지른 그 일들에 대한 증거는 이미 전부 나이트 엘리스 손에 들어가 있습니다.”“만약 당신이 그 사람에게 가치가 있을 때는 그 증거를 협박용 카드로 쥐고 있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옆에 묻어 두는 거죠.”“하지만 가치가 사라지는 순간, 그 증거를 꺼내 당신을 감옥으로 보내 버릴 겁니다. 그리고 남은 인생을 완전히 망쳐 놓겠죠!”나이트 엘리스는 다급하게 변명했다.“여러분, 이 자식 말은 믿지 마! 이건 완전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이야. 오기 전에 방금 새로운 스톡옵션 계약까지 체결했다고. 매년 천만 달러 이상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는데도 돌아서자마자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날 모함하고 있어. 이런
시후의 말을 들은 나이트 엘리스는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는 ‘저 사람 말이 무슨 뜻이지? 기뻐하기엔 이르다니? 아무리 들어도 좋은 말 같지는 않은데...’ 하고 생각했다. 시후가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사람이라는 점을 떠올린 그는 혹시 저 말이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뜻을 대신 전한 것일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황급히 물었다.“은시후 씨, 그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말 그대로입니다. 엘리스 씨, 저를 만나서 정말 기쁘십니까?”나이트 엘리스는 속으로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했다.“은시후 씨는 로스차일드 씨의 측근이시고, 저는 평소 로스차일드 씨를 매우 존경해 왔습니다. 그런 분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니 당연히 기쁘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세상 일은 너무 빨리 단정 짓지 않는 게 좋습니다. 30분쯤 뒤에 다시 말씀해 보시죠. 저를 알게 된 것이 정말 기쁜 일인지 아닌지 말입니다.”나이트 엘리스는 더욱 의아해졌다. 도대체 시후가 왜 자신을 겨냥해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 대신 스티브 로스차일드를 바라보며 반응을 살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그가 자신을 쳐다보자 곧바로 물었다.“나이트 엘리스 씨 맞습니까? 짐을 통해 저를 부른 이유가 뭡니까?”나이트 엘리스는 재빨리 대답했다.“아, 다름 아니라 저희 엘리스 로펌은 오랫동안 로스차일드 가문의 계열사와 방계 가문들의 법률 업무를 맡아 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로스차일드 가문을 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마침 짐과 친분이 생기셨다고 들었기에 이번 기회에 저희 경영진 회의에 참석해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저희의 전문성을 보여 드릴 기회를 얻고 싶었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짐 스미스를 바라보며 물었다.“짐, 자네가 객관적으로 평가해 지. 상사와 엘리스 로펌은 어떤 곳인가?”나이트 엘리스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짐 스미스를 바라봤다. 방금 자신은 짐
이후 나이트 엘리스는 자신의 노트북을 회의실 프로젝터에 연결했다. 그 안에는 자신과 자신이 창립한 엘리스 로펌을 소개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PPT가 들어 있었다. 이번 기회를 위해 공들여 준비한 자료였고,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그는 참석자들과 함께 PPT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일부 수치는 보기 좋게 조정한 자료이니 실수로라도 사실대로 말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오후 2시 40분, 나이트 엘리스가 모두를 이끌고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던 시각,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이미 버킹엄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시후는 사람을 보내 그를 VIP 접견실로 안내했고, 자신은 폴 스미스에게 픽업을 부탁한 뒤 약 10분 후 현장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만난 뒤 시후는 폴 스미스에게 말했다.“폴, 삼촌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도착했다고 전하세요. 나와서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요.”“알겠습니다, 은 선생님.”폴 스미스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짐 스미스에게 전화를 걸었다.짐 스미스는 시후와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PPT를 설명하던 나이트 엘리스의 말을 끊고 말했다.“대표님, 로스차일드 씨와 수행원 두 분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마중 나가겠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흥분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어서 모셔오게! 어서! 아니면 나도 같이 갈까?”짐 스미스는 고개를 저었다.“저만 오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데려오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대표님은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모시고 바로 오겠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좋네. 그럼 얼른 다녀오게.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네!”짐 스미스는 회의실을 나와 직원의 안내를 받아 VIP 접견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는 먼저 시후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은 선생님, 엘리스 사람들은 전부 데려왔습니다. 수석 파트너
솔직히 말해, 시후는 외조부모가 서울에 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일은 아마도 자신의 통제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여러 번 생각을 거듭한 끝에, 시후는 눈앞의 홍장청을 바라보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 사모님께 메시지를 보내. Samson 그룹을 위해 점을 쳤는데, 이번에 서울에 오면 큰 흉조가 보인다고, 그러니 신중히 생각해 보고 가능하면 이 결정을 철회하라고 말이지.”홍장청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만약 그날 고은서 양이 가져간 약이 정말
시후는 한때 암살자 547가 머물던 거처를 찾아내는 것은 아마도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미스터리의 조직이 죽음의 전사들을 극도로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고, 외부의 빛이나 온도, 소리, 사계절의 변화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죽음의 전사 소속 암살자 547은 자신이 생활하는 장소가 지구의 7대륙 중 어디에 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열대기후인지 한대기후인지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이렇게 유일한 생존자조차 실질적
무대 아래 두 무리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속내를 품고 있었지만, 모두가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건을 들고 있는 중앙대장의 이름은 메이슨으로, 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 동료들은, 손에 쥐고 있는 수건을 마치 부귀영화로 가는 열차의 티켓이라도 되는 양 무의식적으로 꽉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곁에 있는, 수건을 들지 않은 특수부대 대원들이 이미 곁눈질로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언제든지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단상 위의 시후는 미소를
시후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부모님과 외조부 하성호에게 알렸다.진주 하 씨 사람들은 몹시 흥분하여, 온 가족들을 정원에 불러내 시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후가 진주 하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주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양옆에 줄을 맞추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층 더 생기 있는 모습의 소수도 역시 환영 대열에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성호의 지휘 아래 진주 하 씨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외쳤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소수도 역시 진주 하씨 사람들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