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니까?!" 김창곤이 말했다."이 보험이랑 적금은 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부터 넣던 건데.. 우리들에게 돈을 좀 주기 위해서 넣기 시작하신 거야." 그러자 김창곤은 "당신이 한 번 계산을 해 봐, 우리 엄마가 살아도 몇 년 더 살 수 있겠어? 3년? 5년? 아무튼 우리가 어머님을 3년이나 5년 정도 더 모신다고 생각해봐! 아무튼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 그 돈이 다 우리 손에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라고! 그럼 이게 얼마나 큰 거야?!” 이제서야 홍라연은 흥분한 듯 손을 비비며 말했다."그럼 당신 어머님을 잘 돌봐야겠는 걸?? 절대 김상곤네에게 보내서는 안 돼. 그 윤우선이 얼마나 독한지.. 잘 알지 당신?? 그 여자가 들으면 분명 돈을 다 뺏아갈 거야!"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하하하!! 그 억 단위 돈을 누구에게 줘?!! 상곤이에게는 절대! 한 푼도 주지 않아!""맞아 맞아! 그 돈을 어떻게 그 집안에 준다는 말이야? 그리고 만약에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장례식 비용은 전부 다 김상곤이 내라고 해요!"김창곤은 홍라연의 말을 듣고 의아한듯이 물었다."아니 우리 엄마가 관계를 끊었는데 그 돈은 또 어떻게 낼 수 있어?""당신 바보야?” 홍라연은 "관계를 끊어도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김상곤이 만약 돈을 내기를 거부한다, 그러면 우리는 법원에 가서 고소하면 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어머님의 아들인데, 가족을 부양할 책임이 있는 거지! 그러니까 그 돈을 낼 의무도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김창곤은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가 하하 웃으며 즐거워했다."오우!! 여보, 당신 말이 맞아! 그때가 되면 상곤이 돈을 내라고 해야겠구만!! 역시 우리 마누라 참 똑똑해??! 하하하!"홍라연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흥얼거리며 말했다."김상곤, 윤우선 그 두 멍청한 부부가 과연 우리의 적수가 되겠어?!! 호호호!!”조금 뒤 부동산 중개업자가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과 사모님 되시지요?""아! 네, 맞
진숙희는 웃으며 "네, 어서 들어오세요. 이 빌라는 제가 여러 해 동안 살아온 곳이에요. 한 번 쓱 둘러보세요!"라고 말했다."예~” 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홍라연과 함께 안으로 들어선 후, 이 빌라를 둘러보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부동산 소장은 "김 선생님, 신림 원룸촌은 아시다시피 수요가 많아요. 그러니까 이후에 필요하시면 이 집을 허물고 원룸을 지으셔도 되고, 상가 주택을 지으셔서 전월세 주기도 참 좋아요?! 그리고 요즘에는 GTX니, 지하철 연장이니 이쪽 동네에 호재가 많아요!! 워낙 노후된 지역이라 재개발 재건축 이슈만 한 번 들어오면 값이 천정부지로 솟을 그런 동네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빌라는 실제 거주 면적이 70평으로, 이전에 필요하다고 하셨던 요구 사항에 완전히 들어 맞기도 해요."라며 매입을 부추겼다.김창곤이 오래된 빌라를 찾은 이유는, 이런 대형 평수라도 싼 값에 매입할 수 있고, 잘하면 재개발 재건축 호재가 있기 때문에 값을 올려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자 창곤은 진숙희에게 물었다. "혹시.. 여사님, 이 빌라는 얼마에 파실 생각이십니까?""아.. 제가 조만간 미국으로 건너가야 해서, 급매로 내어 놓은 거니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놓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숙희는 미소를 지으며 "두 분이 뜻이 있으시다면, 평당 3천만 원으로 잡아서 21억 정도에 내어 놓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뭐라고요? 21억이요?" 홍라연은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로 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아니.. 이렇게 오래된 빌라를 평당 3천만 원을 달라고 큰소리를 쳐요?! 지금 이거 다 낡아서 무너질 것 같아 보이는데..?”진숙희는 홍라연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음.. 저는 원래 4000, 5000에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미 굉장히 합리적인 최저가라고 생각하고요.”윤우선은 빌라의 안방에 앉아 있었는데, 밖에서 나는 목소리가 매우 귀에 익어 슬쩍 고개를 내
홍라연과 김창곤은 여기서 윤우선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두 사람은 그저 윤우선이 왜 이 빌라에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설마, 이 집주인과 친구인가..?’이렇게 생각하자 홍라연은 속으로 화가 났다. 그녀는 처음에 진숙희에게 평당 1500만원까지 반값으로 깎아 내린 다음 상대방이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자신이 계속 딜을 해서 최대한 1900까지는 한 번 깎아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영끌을 해서 이 빌라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윤우선이 튀어나올 줄이야!?? 게다가, 윤우선은 평소에는 굉장히 고분고분하고 공손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건방진 표정으로 자신을 비웃고 서 있는가? 윤우선은 WS 그룹에 시집을 간 뒤 김창곤과 홍라연에게 늘 업신여김을 당했다. 20여 년간 늘 업신여김을 당했으니, 늘 그들을 뼈에 사무치게 증오하고 있었다.최근에 WS 그룹이 파산하기 직전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늘 이 부부를 어떻게 하면 골탕 먹일까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는데 어쩜 하늘이 이런 기회를 주다니! 이렇게 기쁠 수 없는 윤우선이었다. 윤우선은 오늘 단숨에 복수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홍라연은 그녀의 비아냥거림을 들은 후,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아졌다. "동서, 그게 무슨 뜻이야?"그러자 윤우선이 웃으며 말했다."어머 형님, 정말 못 알아듣겠어요? 이 빌라는 제 친구의 것이고 평수도 넓고 엄청 좋은 자리에 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이걸 평당 1500에 후려치려고 하세요? 이건 너무 낯짝이 두꺼우신 거 아니에요?? 요즘 그룹이 파산하기 직전이라 돈이 없고 가난해진 건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궁지에 몰리더라도.. 기본 상식은 통해야 하지 않겠어요..?”이 말을 할 때, 그녀는 직설적으로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김창곤 부부가 그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남편 김상곤은 늘 WS 그룹에서 아무런 지위가 없었고 무시만 당했다. 그렇기에 그녀 또한 당연히 여러 해 동안 또
김창곤 역시 새파래진 얼굴로 윤우선에게로 다가가서는 이렇게 말했다."동서, 아니.. 지금까지 이런 속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야??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지금 파산하기 직전이라고 하지만, 자네 보다는 낫지?! 훨씬 낫고 말고? 자네도 뭘 가지고 있는지 그냥 보이지 않나? 남편은 뭐 할 줄 아는 것 하나도 없는 멍청이고, 사위도 쓸모 없는 밥만 축내는 놈 아니야?? 그냥 온 집안이 다 형편없고 능력 없는 백수들만 모아 놨어?!”윤우선은 그러자 김창곤에게 대들기 시작했다."아이고! 아주버님, 제 남편이 능력이 없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건 맞아요. 근데 WS 그룹 남자들은 모두 다 쓸모없는 거 아니에요? 아주버님은 아직도 그걸 모르셨어요? 호호호!""자네..??" 김창곤은 부득부득 이를 갈았다. 그리고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좋아, 윤우선.. 내가 네 남편 욕을 하니깐 나와 내 아들 이야기까지 하면서 싸그리 욕을 한단 말이야?’이때 윤우선은 그에게 말을 계속할 기회를 주지 않고, 허리에 손을 얹은 뒤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런데 아주버님. 우리 사위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고 있어요?? 절대! 쓸모 없다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마세요!! 우리 사위가 지금 얼마나 대단한데요?!!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사위는 청년재 아시죠? 그 큰 별장을 얻었잖아요? 우리 식구들은 다음 달이면 별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아주버님은 이런 별장에 들어갈 수 있으세요? 오호호?"사실 윤우선도 시후를 그냥 치켜 세우려고 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후 이야기를 꺼내서 김창곤을 비웃으며 비꼬는 것은 정말 적절해 보였다. 김창곤이 이 말을 듣고 정말 배알이 꼴려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제기랄, 이건 맞는 말이긴 하잖아?! 은시후 그 병신 같은 자식이 청년재 별장을 가질 수 있다니? 우리는 지금 돈이 부족해서 20년 된 이런 중고 빌라를 사려고 하는데… 그리고 그것도 돈이 부족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어떻게든 금액을 깎아
윤우선은 홍라연이 자신에게 손을 대려는 것을 보자마자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소리쳤다."당신은 나를 건드릴 수 없어!! 나를 건들지 않는 게 좋을 걸!?"홍라연은 "뭐? 내가 이 역겨운 네 년을 못 건드린다고? 오늘 네 입을 찢어 놓지 않으면 말이 안 되지!"윤우선은 그러자 콧방귀를 뀌었다."아하.. 우리 은 서방이 어떻게 WS 그룹 놈들을 혼내 주었는지 잊었어? 당신의 그 쓰레기 같은 김혜준을 내가 건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야!! 당신이 나를 건드리면 내가 지금 전화 한 통에 은 서방을 불러서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전화 걸어서 이 늙은 부부를 때려 죽여 버리라고 할 거라고!”이 말이 나오자, 홍라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갑자기 맥빠진 고무공처럼 아무 짓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지난 번 은시후의 모습은 그녀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이다.그녀는 이전에 누구든지 업신여길 수 있었던 그 멍청한 놈이 왜 갑자기 그렇게 강하고 지위 높은 인간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김창곤 역시도 시후를 두려워하고 있었다.윤우선은 두 사람 모두 감히 입을 열지 못하자, 그들 모두 겁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서 더욱 냉소적으로 변했다."아이고, 이렇게 말하고 보니.. 참 두 사람도 딱하네요.. WS 그룹도 이제 거의 다 파산 직전에.. 혜준이랑 혜빈이도 모두 결혼할 상대도 없고.. 게다가 혜빈이는 서울 바닥에서 소문이 자자해서.. 어떻게 앞으로 시집을 갈지..” 윤우선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당신들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탓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제가 감히 한 소리 하자면.. 지금 이렇게 빌라를 구경 올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해서 돈이라도 좀 버는 것이 낫지 않아요?? 지금 이제 앞으로 언제 끼니를 잇지 못하게 될 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인데.. 내가 보기에 교외로 가서 싼 집 한 채를 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남은 푼돈으로 장사를 하시라니까요?”김창곤과 홍라연은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못
아내를 끌고 밖으로 나간 김창곤을 보며 부동산 소장은 더 없이 난처해했다.비록 윤우선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두 사람은 자신의 손님이기는 했기 때문이다.진숙희는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 우선에게 물었다."우선아? 저 두 사람 좀.. 너무한 것 아니야? 아니면 내가 바보라고 생각한 건가..? 무슨 이 별장을 반 값으로 깎는 게 어디 있어?”윤우선은 "그래 저 인간들은 곧 파산할 거라서 아예 돈도 없어. 엄청 가난한 인간들이야. 만약에 네가 저 두 사람이 부른 값으로 빌라를 팔겠다고 계약을 했어도 아마 저 둘은 돈 못 낼 거야!"라고 흉을 보았다.진숙희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에휴 괜히 흥만 깨졌네.. 얘들아~ 다시 고스톱이나 치자아~!!”......김창곤은 아내와 함께 빌라에서 나오자마자 이구동성으로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윤우선을 마주하고 욕설을 내뱉을 수 없는 것은 그저 그녀의 사위 은시후를 만나는 것이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만일 정말 한바탕 얻어 맞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정말 어쨌든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소장은 두 사람의 곁을 따라다니며 기다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음.. 혹시 두 분 다른 집을 보시겠어요?"홍라연의 얼굴빛은 일그러졌고,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어휴? 정말 분위기 파악 좀 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김창곤을 끌고 동네를 가버렸다.홍라연은 그 동네를 벗어 나서도 오히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윤우선 이 더러운 년!!! 잘난 척하는 꼬라지 좀 봐?! 어휴!! 저년이 조만간 청년재로 들어갈 거라고 자랑을 해대니, 나는 저년 때문에 더 짜증이 나 짜증이!!! 그 별장이 자기 꺼야? 사실 그 은시후 그 놈 아니면 저런 걸 얻기나 하겠냐고?!! 아휴!!! 짜증나!! 아휴!!! 진짜 짜증나 죽겠어!!"김창곤은 차가운 표정으로 “윤우선 저거 저거 정말 너무하긴 했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윤우선은 김창곤과 홍라연이 이미 그녀의 자산과 사위 시후의 청년재 별장을 노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녀는 숙희의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스톱을 다시 시작하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저녁 식사 시간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고는 치킨을 배달시켰다.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을 각자가 들고 뜯어먹으면서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시후는 저녁 상을 차려 놓고 아내와 장인 어른과 함께 식사하고 있었는데, 유나는 엄마가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아빠~ 엄마 좀 신경 쓰세요! 지금 하루 종일 이게 뭐예요?""신경을 쓰라고?!!" 김상곤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야야 유나야, 난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 내가 말이야 네 엄마의 일에 관여할 수 있었으면 내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겠어? 그리고 할머니께서 왜 너희 큰아버지를 그~렇~~게 예뻐하시는지, 나한테 묻지 않았냐?”유나는 "혹시 우리.. 엄마 때문이에요??"라며 놀라워했다.“그리!! 바로 네 엄마 때문이야!!!” 김상곤은 한숨을 쉬며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애초에 나와 네 엄마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네 엄마가 혼전 임신을 해서 너를 낳지 않았더라면, 아마 네 할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절대로 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을 거야.”시후는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모와 장인 어른이 혼전 임신이라니?!김상곤은 이때 또 유나에게 "사실 네 할머니는 네 엄마를 좋아하지 않으셔. 그리고 그게 20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으시더라고.."라고 말했다."왜요??" 유나는 "혹시라도 살다가 불만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면 선입견을 버려야 하지 않아요..?”"할머니는 네 엄마가 억척스럽고 네 엄마 집이 가난하다고 싫어 하더라." 김상곤은 유나에게 답을 해주었다.유나는 어색한 한숨을 내쉬며 "어휴.. 할머니도 우리 엄마보다 별로 나으신 것도 없으면서.."라고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다." 김상곤은 고개를 끄덕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자신의 손으로 죄를 지었으므로, 이제는 모두가 싫어하는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다.고바야시 제약 마사오 회장의 사망은 이미 일본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바야시 마사오의 둘째 아들 고바야시 지로의 선언 아래, 고바야시 이치로는 생부를 독살하고 동생을 내치려고 생각한 역적이 되어 있었다.이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는 이치로를 '일본에서 내쫓아야 하는 어리석은 인물'이라고 부르며 욕을 하고 있었다.지로도 이치로의 추격에 대한 현상금을 10억에서 30억으로 올렸다.그는 지금 당장 고바야시 제약의 회장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는 반드시 형을 빨리 죽게 해야 했다. 그리고 죽기 전에는 절대 일본으로 돌아올 수 없어야 했다. 고바야시 지로도 잘 알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의 형이 아버지를 죽이려고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한국까지 가서 약을 보낼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멀리서 약을 보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형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지난 번 고바야시 제약은 은시후에게 환약의 제약에 대해 필요한 정보로 큰 돈을 주기로 결정도 했으니, 이 모든 일의 배후가 사실은 바로 자신의 형 이치로가 아니라 은시후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하지만 지로의 입장에선 큰 형이 아무리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방법이 없었다. 왜냐하면 만약 이치로가 다시 회사의 회장으로 직위를 계승하겠다고 나서면 자신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 아닌가..?그렇기에 지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형을 반드시 제압해야 했다. 그러니 차라리 형님이 서울에서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던 그였다. 고바야시 이치로가 영원히 입을 열지 못한다면 그의 자리도 더욱 더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상금을 부단히 올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지로는 하루 빨리 이치로를 죽일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시후는 이화룡에게 카톡을 보내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