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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8장

Author: 로드 리프
오리온의 마지막 의식은 분노와 원한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꿈에도 몰랐다. 자신이 결국 이렇게 시신조차 온전히 남지 못하는 최후를 맞을 줄은... 조금 전 화풀이로 죽인 택시 기사는 그래도 몸뚱이가 통째로 남아 있었는데, 자신은 머리조차 보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의 머리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떨어지고 있었고, 그 사이에도 포탄은 여전히 빗발치며 주변 담장을 산산조각 내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의 몸이 이미 고깃덩어리로 갈려버린 반면, 머리는 크기가 작고 공중에서 회전하고 있었기에 잠시 동안 포탄 세례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블랙 드래곤의 무기 전문가가 설계한 ‘안경형 탄도’는 범위 타격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머리 같은 작은 표적을 완벽히 포착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잠시나마 그의 머리는 보존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포탄이 그의 몸을 산산조각 낼 때 발생한 고열이 살점을 지글지글 태워 공기 중에는 구운 고기 같은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는 것이다.

비록 오리온은 이미 숨을 거두었지만, 떨어지는 머리는 여전히 그 냄새를 맡아버렸다.

그는 곧 땅에 부딪칠 것을 직감하며, 그 순간 오히려 조금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도 머리 하나는 남았구나...’

그러나 그 기대는 단 한순간이었다.

머리가 땅에 떨어지기 직전, 포탄 한 발이 그의 왼쪽 눈을 정통으로 꿰뚫었다!

포탄이 눈구멍을 파고든 순간, 그의 뇌는 즉시 정지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의식 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글로리아가 했던 말이었다. <흙은 흙으로, 티끌은 티끌로 돌아갈 뿐...>

곧이어, 오리온의 머리까지 산산이 폭발해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자신만만했던 오리온은 끝내 이곳에서 무덤조차 남기지 못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성도민과 구지원은 모니터를 통해 이 장면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비록 이런 결말을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의 시체가 고깃덩어리로 갈려 나가는 과정을 보자 두 사람 모두 오싹해지며 공포를 느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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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민의 명령이 떨어지자, 세 문의 근접방어포 밑부분에서 일제히 폭발음이 울렸다. 콘크리트 바닥에 단단히 고정돼 있던 포대가 순간적으로 연결이 끊기며 해체된 것이다.곧이어 유리 온실의 받침대 역시 전부 폭파되었다. 미리 준비된 공정팀이 달려와 유리 지붕을 밀어 떨어뜨린 뒤, 대기 중이던 인양용 끈을 걸어놓고 헬리콥터 도착을 기다렸다.동시에, 이미 철수 준비를 끝내고 있던 특수부대와 그들의 가족들이 소방 훈련처럼 신속하게 내부에서 뛰쳐나왔다. 이들에게는 챙길 짐이 거의 없었다. 원래 이곳에선 사적인 물품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죽음의 전사들과 그 가족들은 며칠 전 이미 배로 이주해 있었기에, 이번 철수는 지상 인원만 빼내면 됐다. 이후 광산 전체를 폭파해 흔적을 지우는 것이었다.오리온이 산산조각난 공터에, 무려 천 명에 가까운 인원이 사전에 수차례 연습해온 절차대로 구역별 집결을 빠르게 마쳤다.광석 운반용 대형 차량들도 모두 시동을 걸었다. 각자 정해진 위치에 정차하면, 대기 중인 사람들이 재빨리 올라탔다. 이와 동시에, 하늘에서는 세 대의 헬리콥터가 굉음을 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항구의 화물선 위에서 대기하다가 포성이 울리자마자 즉시 시동을 걸고 전속력으로 날아온 것이다.그때, 가득 인원을 태운 트럭들이 줄줄이 광산을 빠져나가 항구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예행연습처럼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헬리콥터는 세 문의 근접방어포를 묶어 들어올리더니 빠른 속도로 항구로 되돌아갔다.광산은 워낙 외딴 곳에 있어, 현지 정부는 아직 이곳의 상황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오리온이 사망한 지 겨우 10분 남짓 지났을 뿐인데, 현장에 있던 인원 전원이 철수를 끝마쳤다.네 번째 헬리콥터에는 성도민과 구지원이 몸을 실었다. 수백 미터 상공에서 내려다본 광산은 여전히 불빛이 환했지만, 사람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성도민은 아무도 없는 광산을 내려다보며 손에 쥔 원격 기폭 장치를 눌렀다. 그러자 눈 앞에는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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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405장

    오리온은 이미 영기를 다룰 수 있었기에, 그의 감각은 크게 향상되어 있었다. 수백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광산 안을 지키는 암초병들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었다.광산 내부에는 암초병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리온은 그리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이런 죽음의 전사 거점은 폴른 오더에게 있어 막대한 의미를 가진 곳이었다.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만큼, 보안이 철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다행히도 배치된 기병대의 힘은 대체로 약했다. 대부분 5성에서 8성 무사 수준일 뿐이었고, 이는 오리온과 비교하면 큰 격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 있게 잠입할 수 있고, 자신이 발각될 걱정은 없다고 생각했다.시후가 우연히 『구현보감』을 얻어 곧장 영기를 손에 넣은 것과 달리, 오리온은 무사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밟아 올라온 사람이었다. 소경계, 중경계, 대경계의 경지를 차근차근 밟으며, 기초를 단단히 다져왔다.대경계의 경지에 들어선 후에야 그는 비로소 영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기에, 아직 영기 운용은 초보 수준이었지만, 그의 실전 경험과 싸움 감각은 누구보다 강했다.이처럼 대경계의 경지까지 올랐다는 건, 무도에서 보기 드문 재능을 증명하는 것이다. 평생 무도를 갈고 닦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만해지고, 심지어 현대 과학기술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그래서 오리온은 이 광산, 그 안의 사령관 에이든, 그리고 특수 부대나 죽음의 전사들마저 자신 앞에서는 하찮다고 여겼다. 그의 눈에는 에이든조차 실력이 별 것 없었기에, 신발 끈도 매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위험 따위는 없다고 장담할 정도였다.하지만 그는 몰랐다. 시후는 그를 상대하기 위해 이미 철저하게 과학적인 신식 무기를 준비해 두었다는 것을... 세 문의 근접방어포에는 이미 실탄이 장전되어 있었고, 언제든 치명타를 가할 수 있도록 전원이 켜져 있었다.오리온은 심호흡을 하며 주위를 더 면밀히 살폈다. 혹시 자신처럼 이 광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404장

    오리온은 글로리아가 마지막에 라고만 답하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 두 글자를 본 순간, 그의 기분은 한순간에 엉망이 되었다.그는 글로리아가 자신을 거절할 것이라는 걸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거절을 당하고 나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겉으로는 늘 신사처럼 굴었지만, 실제 오리온은 속이 좁고 앙심을 오래 품는 성격이었다. 자신을 거스른 자는 끝내 반드시 보복해야 직성이 풀렸다. 글로리아가 자신을 거절한 것은, 그의 눈에는 그저 배은망덕한 인간의 전형일 뿐이었다.그래서 오리온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글로리아, 네가 감히 나한테 잘난 척을 해? 날 무시해? 두고 봐라, 언젠가 널 무릎 아래 굴복시켜 쾌락을 맛보게 만들어주마!”그 뒤로도 남은 비행 내내 오리온의 가슴 속에는 불길한 욕망과 분노가 들끓었고, 그것을 해소할 길이 없었다.밤 11시 반, 전용기는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마음을 억지로 가라앉힌 오리온은 빈손으로 공항 밖으로 걸어 나왔다.이때 이미 깊은 밤이었고, 키프로스 남부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오리온은 공항 정문 앞에서 택시 한 대를 세워, 곧장 구리광산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출발하기 전, 오스틴은 구리광산의 위치와 전체 평면도를 그에게 보여주었고, 오리온은 이미 지형과 내부 구조를 꿰뚫고 있었다.그의 계획은 먼저 광산 외곽에서 몰래 잠입해, 주 사무동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바로 그곳에 에이든이 거주하고 있었다.30분쯤 지나, 택시는 광산에서 1km도 채 안 되는 도로변에 멈춰 섰다. 그러나 엔진과 보닛은 여전히 뜨겁게 달궈져 있었음에도, 차 안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승객도, 운전사도 없었다.그 시각, 광산 북쪽 숲 한가운데서 오리온은 거대한 나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울창한 잎사귀 덕에 모습은 감춰지고, 가지 사이로 광산 북측의 움직임을 똑똑히 살필 수 있었다.그리고 그의 뒤쪽, 또 다른 나무에 끔찍한 시체가 매달려 있었다.그 시체는 목이 통째로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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